The S-Classes That I Raised RAW novel - Chapter 57
57화 한밤의 저주독룡 (2)
은신류 스킬이라도 쓰고 있는지 모습을 정확하게 알아볼 수는 없었다. 하지만 실루엣은 틀림없는 인간이었다. 말도 했고.
은신 스킬을 지닌 S급 헌터인 건가.
내 기억 속에는 없었다.
쓰러져 있는 실루엣을 주시하며 삐약이가 있는 바구니로 다가갔다. 세상모르고 잠들어 있는 삐약이를 안아 들기가 무섭게, 실루엣이 벌떡 일어난다.
“우와, 짜릿해. 자기야, 이게 뭐야? 내 저주 저항 S급인데 해주 아이템 착용하고서야 겨우 풀렸네?”
여자 목소리였다. 저주 저항이 S급이라니, 내가 이런 말하기 뭣하지만 괴물이군.
약자의 예감에 따르면 스탯 S급에 S급 독 스킬과 저주 스킬, SS급 근거리 물리 공격 스킬에 SSS급 칭호… 뭐야 이게. 진짜 듣도 보도 못한 헌터였다. 대체 무슨 칭호기에 S가 세 개나 붙냐.
물론 내 L급 칭호처럼 공격력은 전무할 수도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였다. 왜냐하면.
[각성자 – 리에트현재 스탯 등급 S
각성 가능 스탯 등급 S
최적화 초기 스킬
영원의 단절(SS) 획득
칼의 길(S) 획득
눈부신 오라(S) 획득
흘러가는 구름(A) 획득]
단절, 칼, 오라. 어딜 봐도 저주나 독과는 관련 없는 초기 스킬들이었다. 즉, 그녀가 가지고 있는 독과 저주 스킬은 SSS급 칭호 스킬일 가능성이 높았다.
“뭘 그렇게 보고 있을까, 우리 예쁜이.”
…말하는 게 영. 이름도 그렇고 서양인인가.
‘스탯은 그렇다 쳐도 스킬이 장난 아니네. 랭킹전이 지금 있었다면 분명 최상위권을 차지하겠지.’
근접 전투 적성에 독 저주 SSS급 칭호. 거기에 은신 스킬도 지닌 듯했다. 라우치타스의 천적 스킬이 발동된 것으로 보아 SSS급 칭호가 저주독룡과도 관계있겠지. 디오 발쉐시스, 였었지. 처음 듣는 몬스터지만 이름만 봐도 보통 괴물이 아닐 것이다.
“자기야? 슬슬 반응 좀 보이지 그래? 놀라서 굳었어?”
“용건이 있으시면 낮에, 전화로 방문 요청을 먼저 하셨어야죠, 리에트 씨.”
“어머나?”
놀람이 담긴 감탄사 직후 흐릿하던 실루엣이 선명해졌다.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유쾌한 미소를 머금은 미녀였다. 활동하기 좋게 짧게 자른 숏컷은 짙게 검었으며 두 눈은 뚜렷한 황금색이었다.
황금색 눈이라니. 상급 헌터는 적성이나 스킬에 따라 외관이 특이하게 변하기도 하지만, 저건 인간의 것이라기에는 너무나 이질적인 금속성을 띠고 있었다.
“어떻게 알았을까, 내 이름. 게다가 자기, 스탯 F급에 공격 스킬은 전무한 것 아니었어?”
동양인처럼 보이지 않는데 한국어가 능숙했다. 목에 걸고 있는 아이템 덕분이겠지. S급 던전에서 가끔 나오는 통역 아이템이었다.
“원래 헌터는 한두 수쯤 숨겨 두는 게 기본 아닙니까.”
“한두 수 정도가 아닌데? 조금 전 건 저주 스킬, SS급은 되겠지. 거기에 상대의 정보를 알 수 있는 스킬도 있는 듯하고. 뭔갈 열심히 읽었잖아?”
역시 S급 헌터 앞에서 떡잎스킬 쓰면 바로 들키는구나. 삐약이를 다시 바구니에 내려놓으며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비장의 한 수였죠. 그게 통하지 않아 꽤나 낙담했답니다.”
“상대가 나빴을 뿐이야. 저주 저항 S급까지 무력화시키는 스킬이라니, 엄청난걸.”
라우치타스의 천적 스킬로 다시 두 배가 되었으니까. 대체 몇 배로 뛴 거지.
“일단, 공격 의사는 없다고 생각해도 되겠습니까?”
바로 옆에 삐약이도 있고 피스와 명우도 근처에 있으니 가급적 싸움은 피하는 게 나았다. 게다가 저 정도 스킬이면, 유현이가 온다 해도 승산이 그리 높지 않았다. 혼자도 아니고 지켜야 할 사람이 많은 판에 근접 적성에 S급 독과 저주까지 있다. 막아내는 것만으로도 버거울 터였다.
다행히 상대에게도 전의는 없는듯 내 물음에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물론이지. 무엇보다 우린 너무 상성이 나쁜걸. 내가 저주에서 풀려나자마자 저주 스킬 날린 거, 느꼈어?”
못 느꼈다. S급짜리 저주 스킬이라 너무 하찮아서 그냥 사라졌나 보다.
“제 저주 저항 스킬 등급이 좀 높거든요.”
하지만 아는 척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그녀가 대답하듯 양손을 들어 보였다.
“내 저주 스킬은 조건 특화라 전투 중에 쓰기엔 약하긴 하지만, 조금도 안 통하니 분하네.”
깜둥이의 가시 덫 같은 단순 공격 저주 스킬은 몬스터나 주로 가지는 것이고, 일반적인 헌터의 저주 스킬은 조건 특화였다. 인벤토리 봉인이나 계약서 등으로 쓰이는 범용성 높은… 잠깐. 설마.
“…혹시 계약서 찢은 것 때문에 찾아온 겁니까?”
“맞아! 자기가 그랬구나?”
아니 겨우 그거 때문에 온 거냐. 어이가 없네. 내 표정을 보고 리에트가 얼른 변명을 덧붙였다.
“그 이유만은 아니고. 부탁도 할 겸 온 거야. 애초에 자기가 계약서 파기했을 거란 생각은 못 했는걸. 겸사겸사 아는 거 있나 물어나 볼 생각이었지. 근데 한유진 씨 능력 보니까… 역시 납치 사건은 MKC를 향한 함정이었나 봐?”
아닌데. 하지만 나는 그럴 수도 있고, 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런 소문이 도나 보죠?”
“너무 쉽고 빠르게 구해내서 말이야. 의심 사고는 있지. 그보다 계속 이렇게 서서 얘기할 거야?”
침대 쪽으로 걸어 간 리에트가 긴 다리를 한쪽만 스윽 올리며 걸터앉았다. 이게 뭐 하는 짓이야, 여긴 한국이다!
“신발 벗죠.”
“아, 참.”
리에트가 순순히 워커를 두 짝 다 벗어던졌다. 고양이 무늬 양말이다.
“귀엽지? 동대문에서 샀어.”
“아, 네.”
“자기, 너무 건조하다. 이럴 땐 알아서 침대 위로 올라와야지.”
그러면서 비스듬히 누워 살랑살랑 손짓한다. 창에 비치는 달빛… 은 아니고 건너편 빌딩 불빛 아련하니 분위기는 좋다만 낯모르는 S급 헌터-SS급 근접 절단 스킬 보유자와 침대 같이 쓰고 싶진 않은데.
잠시 고민하다가 침대로 갔다. 눕지는 않고 그냥 반대쪽에 앉았다.
“불법 계약서가 파기되는 건, 보통 신경 쓰지 않는 일 아닙니까.”
불법이 괜히 불법이겠냐. 상대가 저주 저항에 해주 아이템 빵빵하게 준비하고 계약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그런데 주목적이 따로 있다고 해도 굳이 확인하려 하다니.
내 말에 리에트가 조금 멋쩍은 얼굴을 했다.
“개시한 지 얼마 안 되어서 그래.”
“얼마 안 됐다고요?”
“그래. 장사 막 시작했으니 신경이 쓰일 수밖에. 저주 스킬 얻은 게 바로 열흘 전이거든.”
열흘? 고작?
“혹시 어떻게 얻게 되었는지 물어봐도 될까요.”
“자기, 너무 캐묻는다. 가까이 오지도 않으면서.”
“제 비밀도 알게 되었으니 서로 입 다무는 걸로 합의 보죠.”
“비밀? 스탯과 스킬 말이야? 어차피 자기 동생은 아는 거잖아. 사육소 계약한 다른 길드장들도 알고 있을 거고.”
“모릅니다.”
내 말에 그녀가 빙그르 몸을 돌려 엎드렸다. 황금색 두 눈이 동그랗게 커진다.
“모른다고? 진짜? 의외네. 동생도?”
“네. 진짜 몰라요. 이 정도면 교환할 만한 비밀 아닙니까.”
비록 내 패는 반쯤 가짜지만. 하나 사실을 알게 되면 내게 무언가 특별한 스킬이 있다는 것쯤은 짐작할 수 있을 터였다. 그러니 적게 내주는 것은 아니었다.
“어쩔까.”
“칭호로 비롯된 스킬이라는 것도 압니다.”
“와, 역시 상태창 확인하는 스킬도 있구나. 자기, 너무하네. 알았어. S급 던전 보스 몬스터 잡고 얻은 칭호야.”
“디오 발쉐시스요?”
“아니 다 알면서 왜 물어?”
리에트가 입술을 삐죽거렸다.
“SSS급 칭호 디오 발쉐시스의 쌍둥이. 쌍둥이 드래곤인 디오 발쉐시스를 동복형제와 단둘이 잡아야 얻을 수 있는 칭호지. 내 남동생도 S급 헌터거든.”
높은 등급답게 어려운 조건의 칭호였다. 근데 남동생도 S급이라니, 좋겠다. 부러워.
“혹시 어느 던전인지도 알 수 있을까요.”
“중국의 불법 던전이었는데…….”
그녀가 미간을 살짝 좁히며 말을 이었다.
“내 말 믿기 힘들겠지만, 공략 후 사라졌어.”
“사라졌다고요.”
“…안 놀라네? 거짓말 아냐.”
“압니다. 믿어요.”
쌍둥이 저주독룡 디오 발쉐시스. 그런 몬스터가 보스로 있는 던전의 정보가 5년간 밝혀지지 않았을 리 없었다. 그러니 분명.
5년 후에 나왔어야 하는 던전이었다.
던전이 갑자기 사라진 것은 시스템 관리자들이 손썼기 때문이겠지.
‘그래서 저 엄청난 헌터에 대한 정보가 없었던 거로군.’
단순 근접 공격 적성 여성 헌터라면 들은 적 있었다. 이름은 달랐지만 본명 안 쓰는 헌터도 많으니 동일인 맞겠지. S급 헌터가 흔한 것도 아니고, 적성에 성별까지 같으면 틀림없을 것이다.
즉, 원래의 미래에서 리에트는 디오 발쉐시스의 쌍둥이 칭호를 얻지 못했다. 아직 해당 던전이 나타나기도 전이었으니까.
…이 비슷한 일이 더 있었을까.
“믿는다고? 진짜?”
리에트가 슬금슬금 내 옆으로 다가왔다. 가까이서 보니까 정말 미인이긴 미인이었다. 순간 그 얼굴에 홀려 뻗어오는 팔이 내 허리를 감을 때까지 멍하니 앉아 있고 말았다.
“그런데 자기, 좀 묘하다.”
“…뭐가요?”
리에트가 내 허리를 당기며 몸을 바싹 붙여왔다. 아니, 잠깐만. 상체를 일으킨 그녀가 내 어깨에 코끝을 대었다. 앉은키가, 나보다 꽤 크시네요.
“…혹시 자기도 용종이야?”
“인간입니다만.”
“하지만 느낌이… 동족? 아니, 그보다는… 디오 발쉐시스쯤은 가볍게 때려잡을, 으음, 거물 느낌?”
…깜둥이 스킬 때문인가 했는데, 아무래도 라우치타스의 천적이나 드래곤 슬레이어 칭호 효과인 듯했다. 하긴 깜둥이도 겁먹었으니 리에트가 묘한 느낌을 받는다 해도 이상할 건 없었다.
“자기 좀 흥분된다.”
“…네?”
“냄새도 좋은데. 향수 써?”
바디워시를 좀 많이 쓰긴 했지. 그보다 너무 달라붙는데.
“좀 떨어지죠?”
“자기 진짜 스물다섯 살 맞아? 너무 냉정하다.”
“상대 가려 가며 덤빌 정도의 나이는 됩니다. 그보다 용건이나 말씀하시죠.”
난 궁금한 거 다 풀었으니 그만 돌아가 줬으면 좋겠는데. 리에트가 토라진 듯 팔을 탁 거칠게 풀더니 침대에 대자로 드러누웠다.
“너무하네. 맞장구 좀 쳐준다고 거시기가 닳냐? 안 그래도 평범한 인간은 안 끌려서 슬픈데.”
“…안 끌린다고요?”
“응. 안 끌려. 반룡반인쯤 된 셈이라, 성적 취향도 바뀌었나 봐.”
저런. 안됐지만 남 일이었다.
“용건이나 마치고 가세요. 저 자야 합니다.”
“차가워라. TV로 볼 땐 귀여웠는데. 그러고 보니 자긴 왜 얼굴이 그대로야? 스탯 꽤 높은 거 같은데. 지금도 괜찮긴 하지만 혹시 보정받은 게 그 정도라면 원래는—”
“안 받았습니다.”
원판이다.
“하긴 각성한 지 얼마 안 됐다고 했지. 내 용건이야, 뻔해. 맡기고 싶은 몬스터 새끼가 한 마리 있거든.”
“그런 거면 낮에 전화를 하세요. 설마 제 연락처 모르진 않을 테고.”
별별 스팸전화 다 오는데 S급 헌터가 내 전화번호 하나 못 구할까. 내 말에 리에트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모르는 척하는 거야? 자기랑 협상한 길드들이 눈에 불을 켜고 있는데 어떻게 직접 전화를 걸어. 특히 자기 동생이 자기한테 개인적으로 연락할 생각 말라고 대놓고 으름장 놓고 다니는걸.”
유현이가 그러고 다녔었나.
“그런데 이렇게 직접 와도 되는 겁니까?”
그녀가 입가에 미소를 베어 문다.
“안 들키면 그만이니까. 내 스킬 봤잖아. 원래는 얼굴 밝힐 생각 없었어. 자기가 S급 헌터 상태창까지 꿰뚫어 볼 수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지. 몰래 들어와서 자기 의향 확인해 보고 살살 낚을 계획이었어.”
하긴 은신 스킬이 있다면 추적 가능한 전화 통화보다야 직접 찾아오는 게 더 안전할 것이었다.
“그래서 새끼 몬스터 키워 달라고요?”
“대놓고 맡겼다간 자기랑 연락한 거 들통날 테고, 어찌 줄 댈 통로 좀 만들어 주면 안 될까? 나 말고도 안달난 사람들 많아.”
부탁해~ 하고 귀여운 척을 한다. 줄 댈 통로라.
“SNS 해요?”
“응?”
“조만간 하나 만들 겁니다. 길드들은 물론이고 헌터들도 SNS 많이들 하니까, 제가 먼저 팔로우하고 연락하죠. 제 SNS 생기면 관련 포스팅하세요. 아이디는 지금 주고.”
“앗, 제대로 관리 안 했는데. 여기 내 아이디.”
인벤토리에서 양피지와 펜을 꺼내 아이디를 적은 뒤 쭉 찢어 내게 건넨다.
“고마워, 사랑해~”
사랑한다는 너스레를 들으니까 문득 리에트에게도 키워드 적용시켜 둘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두 배 효과 받아서 대충 한 마디만 해도 될 거 같은데. 말 안 통하는 깜둥이도 얼마 안 걸렸으니 사랑타령 이해하는 상대면 금방 적용될 것이다. 어쩔까. S급 빈자리도 하나 채울 겸 가끔 성장 버프나 걸어 줄까.
성장 버프도 두 배 적용이면, 너무 퍼주는 거 같기도 하고. 일단 키워드 효과 나타날지 확인이나 해보자.
“혹시 양육자로 생각하는 사람 있습니까? 키워 준 사람이요.”
“응? 아니. 저언혀. 오히려 내가 동생을 키웠지. 그러고 보니 자기도 동생 키웠다고 했지?”
“예에, 뭐…….”
키우긴 했지. 하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나는, 그냥 뭐.
“…그래 봤자 알아서 각성하고 알아서 제 갈 길 갔죠.”
하루아침에. 곧 수능 치고, 졸업하고, 대학 갈 거였는데. 그러면 내 일도 끝날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 생각났다. 학자금으로 넣어 놓았던 적금. 쓸 일 없어서 내내 묵혀 두었다가 각성브로커 만나러 가기 전에 해지했었다. 그래서 통장 잔고가 생각보다 더 넉넉했구나.
“자기야?”
어쩐지 의욕이 사라져 침대에 드러누웠다.
“볼일 끝났으면 이제 그만 가주시죠. 전 잘 겁니다.”
“진짜 그냥 자게?”
“예, 잡니다.”
그냥 눈을 감았다. 리에트가 내 위에서 기웃거리는 기척이 느껴진다. 내려다봐오는 시선 또한.
“한유진 씨, 또 놀러 올게.”
“…됐거든요.”
“고마워. 잘 자.”
이마에 솜털처럼 가벼운 감촉이 닿았다 떨어졌다. 신발 신는 소리에 이어 문이 여닫혔다. 내내 시끄럽던 약자의 예감이 잠잠해진다.
고요하다.
다시 눈을 떴다.
‘…시스템분들, 일하고는 있구나.’
진행을 막는 것에 더해 튀어나온 5년 후의 던전을 삭제까지 하고. 이미 공략해 버리긴 했지만. 첫 공략이었을 텐데 보상은 뭘 받았을까. 이것도 물어볼 걸 그랬나.
‘5년간 난이도 따라 보상도 높아졌었는데. 하긴 칭호에 비하면 어지간한 희귀 템도 별거 아니겠지.’
디오 발쉐시스의 쌍둥이. SSS급 칭호면 5년 후에도 아직 나온 적 없는 등급이었다. 내가 아는 한은 말이다.
반인반룡쯤 되었다고 했으니 디오 발쉐시스의 능력을 그대로 물려받는, 그런 류가 아닐까. 심지어 쌍둥이 칭호니 남매가 둘 다 받았을 게 분명했다.
‘단둘이 보스 몬스터를 잡았다면, 그것도 불법 던전을 공략한 거라면 길드나 팀 없이 남매끼리 활동하는 거겠지. S급 두 명이면 아직까지는 충분하고도 남을 테니까. 리에트가 근접 공격 적성이니 동생 쪽은 보조나, 혹은 힐러? 아니, S급 힐러면 알려지지 않았을 리 없으니 보조 쪽일 가능성이 높겠지.’
원거리 적성이나 마법 쪽일 수도 있고.
어쨌든 둘 다, 현재로서는 등급 외 수준이었다. 그냥 내버려두기엔 아까운 것은 둘째치고 불안할 정도로.
그나마 리에트가 내게 아쉬운 소리 해야 할 처지라 다행이라 할까. 하나 그게 언제까지 갈지는 알 수 없었다.
‘리에트에겐 키워드 효과도 딱히 안 나타날 테고.’
저주독룡종이라 적용은 쉽지만 양육자로 생각하는 사람 따윈 없다 하니. 그렇다면 역시, 동생 쪽을 낚아야겠다.
저 누나가 키운 남동생이다. 안 봐도 성격이 대충 짐작 갔다. 최소한 누나 말은 참 잘 듣겠지.
똑같이 저주독룡종이니 키워드 적용 바로 될 거고.
‘동생 한번 소개시켜 달라고 해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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