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12
제12화
12화
“첫 휴가라고 흥분해서 사고 치지 말고. 알았냐?”
“알겠습니다!”
특전사 후보생 교육을 수료하고 하사로 임관을 했을 때 1주일간의 휴가를 받고 집에 다녀온다.
자대 배치 후 처음으로 휴가를 받은 창수였다.
간부이기는 했지만 특전사의 특성상 영내 생활을 해야 했다.
고참 간부가 되면 영내 생활이 아니라 관사나 부대 외부의 집을 얻어 출퇴근을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의 창수는 부대 적응을 위해서라도 영내 생활이었다.
주말에는 필요에 따라 외출이나 외박을 할 수도 있었지만 인천이 고향도 아니었고 서울까지 점프를 했다가 걸리면 깨질 것이 분명했기에 별달리 외출도 하지 않았다.
더욱이 체육대회 준비로 인해 주말에도 정신없이 일을 해야 했다.
그렇게 자대 배치 후 처음으로 휴가를 나가게 된 창수였다.
그런 창수에 행여라도 사고를 치면 절대 안 된다며 충고를 해 주는 선임부사관들이었다.
젊은 혈기에 첫 휴가에 나가서는 싸웠다가 영창을 가는 특전사들이 제법 있었던 것이다.
특히나 다소 황당하기는 했지만 밖에서 해병대하고 싸워서는 사고집에 실리는 경우도 있었다.
물론 민간인을 건드렸다가 언론에라도 타면 그때는 부대 내에서도 어떻게 해 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그렇게 처음도 조심 두 번째도 조심 세 번째도 조심이라는 당부를 듣고서는 휴가를 나올 수 있었다.
“하아! 무슨 어린애도 아니고. 그나저나 뭔가 멋짐이 느껴지기 시작하네.”
후보생을 마치고 처음 1주일간의 휴가를 나갔을 때는 처음이라 뭐가 뭔지 모르게 시간이 지나갔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여유가 생긴 것인지 군복도 꽤나 몸에 잘 맞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휴가 나간다고 선임하사가 군복과 베레모의 각도 잡아 줘서 제법 그럴듯해 보였다.
“일단 친구 녀석들 좀 보러 갔다가 집으로 가야겠다.”
서울에서 아직 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을 보기로 약속이 잡혔다.
고향 집은 전라도 전주였기에 내일이나 내려갈 예정이었다.
그렇게 부대 앞의 버스를 타고서는 서울로 출발했다.
버스의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같은 대한민국이었지만 어쩌면 이리도 다른 느낌인지 신기할 뿐이었다.
그렇게 지하철도 타고 서울로 들어오는 동안 부대와 소속은 다르지만 같은 군인들이 눈에 들어왔다.
군인이 아니었을 때는 눈에 보이지도 않던 군인들이 군인이 되자 너무나도 잘 보였다.
“충성.”
“단결.”
길거리에서 본 대부분의 군인들은 병사들이었기에 간부인 창수를 보고서는 먼저 경례를 해 왔다.
물론 상병 이상의 고참 군인들은 하사 계급의 창수에 대충 시늉만 할 뿐이었다.
그나마 군복의 공수마크를 보고서는 일반 하사관이 아닌 특전사임을 알아보고서는 완전 무시하지는 않았다.
그래 봐야 두 번 볼 일은 없는 타 부대 아저씨라는 건 변함없었다.
거기까지는 별로 특이할 것은 없었다.
병사와 간부를 포함해 60만 명의 군인 중에 일부가 휴가를 나온 것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창수도 별다른 사고 하나 없이 조용히 놀다가 부대 복귀할 생각이었기에 몸조심을 했지만 가는 날이 장날이었던 것인지 평소에는 전혀 경험해 보지도 못할 일이 발생을 했다.
“까아악!”
여인의 비명.
그런 비명 자체보다는 뭔가 사고가 터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창수는 약속 장소로 가던 중에 비명이 들린 방향을 바라보았고 그곳에서 한 남자가 흉기를 들고서는 사람들을 위협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이미 한 사람은 칼에 찔린 것인지 피를 흘리며 땅바닥에 주저앉아 있었다.
-괜한 일에 나서지 마라! 알았냐?-
군인이었기에 더 몸조심을 해야 했다.
특히나 군대 밖에서는 군대가 군인을 지켜 주지 않았다.
그렇게 경찰에 신고나 해 주면 충분할 일이었지만 창수는 시간이 지체되면 다치는 사람이 더 나올 뿐만 아니라 땅바닥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사람이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다 죽여 버릴 거야! 다 죽여 버릴 거라고!”
묻지 마 범행.
세상이 각박해져서인지 증오와 분노를 타인에게 터트리는 범죄가 일어나고 있었다.
당장 창수도 힘을 가지기 전까지는 암담하기 짝이 없는 자신의 현실에 울분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증오와 분노의 끝이 자기 파멸로 끝난다는 것을 알면서도 스스로는 멈추기 힘들었다.
“진정하세요! 아저씨! 그 칼 내려놓으세요!”
“뭐야! 이 자식! 죽어!”
창수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흉기를 든 남자의 앞에 서 있었고 남자는 흥분을 해서는 창수를 향해 흉기를 휘둘렀다.
진정하라는 말을 한다고 진정되는 상황은 영화에서나 일어나는 일이다.
자신의 분노와 증오를 토해 낼 상대를 찾고 있던 남자에게 다가온 창수는 또 다른 피해자일 뿐이었다.
물론 군인의 복장인 것에 잠시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미 모르는 사람을 찌른 뒤였기에 뭐든 상관없었다.
그렇게 빠른 속도로 흉기가 창수의 배를 향해 찔러 들어왔다.
-칼 든 상대와 맨손으로 싸우게 될 상황이 오면 말이야. 도망가. 그냥 도망가라고. 알았냐?-
특전사 교관에게서 들은 경고이자 충고.
특수 훈련을 받은 군인이라지만 맨몸으로 칼 든 상대를 상대하는 것은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이다.
‘탁하고 막고’라는 과정은 그 전에 몸에 칼날이 몸 안에 몇 번이고 들락거리고 난 뒤의 일이라고 분명히 배웠다.
몸에 칼날이 한 번이라도 들어오고 나면 온몸의 힘이라는 힘은 다 빠져서는 움직이기도 힘들다는 것도 배웠다.
그렇기에 배운 대로라면 도망을 가야 했지만 도망을 갈 수도 없었다.
아니 도망을 갈 필요가 없었다.
덥썩!
“이익! 이 자식이!”
흉기를 든 남자의 손을 곧바로 잡아버린 창수였다.
남자는 자신의 팔이 잡힌 것에 격렬하게 저항하며 창수를 향해 몸을 밀었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어?”
“죄송합니다.”
남자가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꼈을 때 창수는 흉기를 든 남자의 손을 세게 움켜쥐었다.
이내 뼈가 부러질 듯이 통증이 밀려왔고 남자는 온몸을 뒤틀면서 고통스러워 했다.
당연히 흉기는 남자의 손에서 땅바닥으로 떨어졌다.
창수는 흉기를 발로 멀리 차 버리고서는 주변에서 구경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외쳤다.
“여기 아저씨! 경찰하고 구급차 좀 불러 주세요!”
“어? 어! 그래! 꽉 잡고 있으라구! 군인!”
멍하니 구경하고 있던 중년의 남자에게 신고를 부탁하자 곧장 자신의 휴대폰으로 경찰과 구급차에 연락하는 걸 볼 수 있었다.
물론 이미 경찰에 신고가 들어간 상황이었지만 창수가 알 수는 없었기에 최대한 빨리 경찰과 119 구급대가 와야 했다.
“이익! 익! 이 개자식아! 죽여 버릴 테다! 죽여 버릴 거야!”
“진정하세요! 진정! 아저씨! 진정하시라구요!”
남자는 격렬하게 저항을 했지만 창수의 힘에 빠져나갈 수 없었다.
힘을 줘 봐도 꿈쩍도 하지 않는 창수였다.
발과 머리로 창수의 몸을 쳐 보았지만 단단한 시멘트벽을 치는 것처럼 자신의 몸만 아파왔다.
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이 달려왔고 저항하는 남자를 제압했다.
구급대도 와서는 피를 흘리고 있는 사람을 차량에 태우고서는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5분도 되지 않아 일어난 상황이었지만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몇 시간이나 지난 것처럼 긴 느낌이었다.
“후우!”
“군인이신가요?”
“아! 예.”
“어떻게 된 상황인지 말씀 좀 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창수는 자신을 노려보는 경찰에 그제야 귀찮아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어떻게 된 상황인지를 말하려고 할 때 구경하던 사람들이 창수의 편을 들어주기 시작했다.
“이봐요! 그 군인이 난동 부리던 사람을 제압한 거요! 그 군인 아니었으면 사람들 여럿 다쳤을 거요!”
“맞아요! 아까 그 사람이 칼 들고 사람 찔렀을 때 군인 아저씨가 막아 준 거라니까요!”
“아이고! 군인 양반 어디 안 다쳤나?”
주변 사람들의 설명으로 어떻게 된 상황인지 알게 되었지만 일단 경찰서로 가서 다시 한번 상황 진술을 해야만 했다.
주변의 CCTV뿐만 아니라 목격자들이 워낙에 많았기에 별다른 문제가 될 것은 없었지만 절차상 헌병대에 연락이 가게 될 것이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
“후우! 약속 시간 늦었네.”
경찰서에서 나온 창수는 이미 자신의 핸드폰에서 셀 수 없이 많은 부재중 전화 흔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어! 야! 미안하다! 곧 갈게. 뭔 일 있었냐고? 아! 그게. 사건에 휘말려서 경찰서…… 아우! 귀 아프다! 귀 아퍼! 알았어. 그리로 갈게.”
나타나지 않는 창수에 친구들끼리 창수를 꽤나 물고 뜯고 씹어댄 모양이었다.
거기에 더해 군인이 사회 나와서 사고 쳐서는 경찰서에 갔다고 하니 오늘 안주는 결정된 것이나 다를 바 없었다.
그렇게 자신의 영웅담을 술자리에서 이야기했지만 당연히 믿지 않는 친구들에 의해 뜯겨야만 했다.
다음 날 고향으로 내려간 창수였지만 그 전에 부대에서 연락이 먼저 왔다.
-걔가 너냐?-
“예? 아! 단결! 하사 최창수!”
-너 서울 시내에서 흉악범 제압한 것이 너냐고!-
“아! 예. 그 연락이 갔습니까?”
-아우! 진짜! 내가 사고 치지 말라고 했지!-
“죄송합니다! 저기 복귀할까요?”
창수는 다시 인천으로 돌아가야 하나 고민을 했다.
경찰이 별걱정 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한 말에 안심을 했는데 아무래도 안 될 것 같은 것이다.
-아니. 일단 휴가는 보내. 휴가 끝나고 보자.-
“알겠습니다! 단결!”
경찰 쪽에서 헌병대로 잘 이야기한 것인지 크게 뭐라고 하지는 않았지만 휴가 복귀하고 난 뒤에 털릴 것 같았다.
뒷일은 나중에 생각하기로 한 창수는 부모님과 만나 저녁 식사를 하게 되었다.
부모님이 걱정하실까 싶어 그 일은 말하지 않기로 했다.
“군대 일은 할 만하니?”
“군대가 할 만하겠어. 당연히 힘들지. 아무리 간부라고 해도 특전사면 만만치 않지.”
사병이었기는 하지만 군대를 다녀온 아버지는 간부여도 내무 생활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의 아내에게 설명을 해 줬다.
괜히 걱정스러운 표정에 창수는 걱정 마시라며 부모님을 안심시켰다.
“에이! 괜찮아요. 선임들도 잘 대해 주시고요.”
“그래. 그럼 다행이고. 휴가는 언제까지라고 했지?”
“다음 주 월요일까지예요.”
부대 복귀까지는 시간이 있었기에 그동안 효도나 하다 들어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런 창수의 계획은 얼마 지나지 않아 부서져 버렸다.
“응? 저거 너 아니냐?”
“어?”
켜놓은 TV에서 창수가 나오는 것이다.
흉기를 든 사람을 제압하는 군복을 입은 남자가 나오더니 창수의 휴대폰이 울렸다.
“단결! 하사 최창수! 예? 복귀하라구요? 내일 아침이요?”
창수는 휴가 3일째에 결국 부대로 복귀를 해야만 했다.
휴가 둘째 날 부모님과 저녁 식사 중에 TV 뉴스가 흘러나오고 다음 날 부대로 복귀하라는 지시가 떨어진 것이다.
거기에 더해 생각지도 못한 일이 온라인상에서 벌어져 한가하게 휴가를 보낼 수 없게 되었다.
창수는 몰랐지만 특전사의 위엄으로 수많은 커뮤니티에서 맹렬하게 달리고 있었다.
-야! 창수야! 인천 말고 경기도 이천 사령부로 바로 가라! 사령부 연락처 문자로 보내 줄게.-
인천으로 가던 창수는 특수전 사령부가 있는 이천으로 방향을 돌려야만 했다.
“대체 뭔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냐? 그냥 조용히 군 생활하다가 전역하려고 했는데.”
창수는 자신의 군 생활이 그다지 순탄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