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123
제123화
123화
모든 뮤턴트들이 다 인간들에 대한 공격성이 높지만 그중에 9형 뮤턴트인 하피의 공격성은 생각보다는 낮았다.
물론 낮다는 것이 인간을 보고도 공격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었다.
다른 뮤턴트들이 인간들을 찾아 돌아다니며 인간들을 습격하는 것에 반해 하피들은 평소에는 산속에 숨어서는 지내는 일이 다반사였다.
먹이도 인간보다는 사냥이 상대적으로 쉬운 야생 동물이나 죽은 사체를 좋아했다.
물론 그런 하피의 생태적 연구는 아직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지금은 모두 박멸해야 할 대상에 지나지 않았다.
창수와 병사들은 자신들의 무기를 들고서는 총에 맞은 하피가 떨어진 곳으로 달려갔다.
하피 또한 뮤턴트답게 상처 회복 속도가 비현실적으로 빨랐다.
자칫 늦으면 상처를 회복하고서는 도망을 가 버리거나 습격해 올 수 있었다.
“정신 바짝 차려라! 실수하는 순간 나나 내 동료가 죽는다!”
“알겠습니다!”
한 치의 실수도 용납할 수 없었다.
다들 방검복으로 몸이 무거웠지만 열심히 뛰었다.
“주임 원사님! 저기 있습니다!”
얼어 있는 하천의 옆에 쓰러져 날개를 파닥거리고 있는 하피의 모습이 보였다.
저 정도 거리라면 창수나 특등 사수들로 구성된 뮤턴트 대응 중대 병사들의 사격 실력으로는 어렵지 않게 닿을 거리였다.
병사들 숫자도 한둘은 아니었으니 정확하게 머리에는 못 맞히더라도 하피의 몸을 부숴놓을 수 있을 터였다.
물론 운이 좋다면 단번에 머리를 맞혀 죽일 수도 있을 터였다.
하지만 창수는 사단 사령부에서의 부탁을 떠올렸다.
“생포한다!”
“예?”
“생포한다고!”
살아있는 하피의 샘플을 구해 달라는 부탁.
명령은 아니었다.
명령으로 하기에는 너무 위험했기에 가능하다면 이라는 단서가 달린 부탁이었다.
UN군 산하 특수전략팀인 호프 팀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동안 수도 없이 해왔던 임무 중 하나였다.
물론 창수는 그런 샘플들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
연구의 연 자도 알지 못하는 창수였으니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상부에서 떨어진 명령을 수행하는 것뿐이었다.
이번 하피의 샘플을 구해 달라는 것도 그런 명령의 일환으로 여겼다.
“하피 생포는 내가 할 테니까 걱정 마라.”
아무리 뮤턴트들 중에서 가장 완력이 약하다고 하지만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은 성인 남자의 몸을 찢어버리기에 충분했다.
물론 창수가 일반 인간은 아니었기에 부상을 당한 하피 한 마리는 전혀 위협이 되지 않았다.
그렇게 병사들이 하피를 향해 총구를 겨누고 있을 때 창수가 하피에게로 다가갔다.
‘그물 같은 거 챙겨 올 걸 그랬나?’
눈앞의 9형 뮤턴트 코드명 하피가 판타지 소설 속의 하피와 같을 리는 없었지만 과거 창수가 즐겨 보던 판타지 소설 속의 하피는 발톱이나 이빨에 독이 있다는 설정이 있는 경우도 있었다.
눈앞의 하피에게 정말 독이 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괜히 실수해서 독에 중독되면 창수도 난감해지는 것이다.
그렇게 창수가 다가오자 맹렬하게 저항을 하는 하피의 모습에 창수는 일단 복부에 총알 한 발 박아 넣어주고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철컥!
그렇게 방아쇠를 당기려는 순간이었다.
“주임 원사님!”
뒤에서 들려오는 분대장인 장 병장의 외침에 창수는 몸을 비틀었다.
펄럭!
자신의 옆으로 날아 들어오는 하피의 날갯짓에 창수는 자신이 꽤나 꼴사납다는 생각이 들었다.
병사들에게는 방심하지 말라고 했는데 자신이 방심해 버린 것이다.
감각이라면 그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고 자부했는데 창수가 느끼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자신을 죽이지 못한 이상 자신의 손이든 자신의 부하들인 병사들의 손에 죽을 것이기 때문이다.
창수는 생포는 포기한 채로 그냥 사살하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그 마음도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살려 주세요! 제발 살려주세요!”
하피 한 마리가 부상을 입은 하피를 가로막으며 살려달라고 외치고 있었다.
“뮤…… 뮤턴트가 말을 한다고?”
“말도 안 돼.”
“하지만 말을 하고 있는데?”
병사들은 하피들의 말에 경악하고 있었다.
창수는 병사들이 놀라 사격을 할까 싶어서 외쳤다.
“사격 중지!”
“예?”
“하아! 불완전 변이다.”
“예?”
창수는 몸을 털고 일어나서는 날개를 활짝 펴고 있는 하피에게 물었다.
“이름이 뭐야?”
“…….”
하피는 적의는 느껴지지 않는 창수의 눈을 보며 어쩔 줄을 몰라 했다.
“불완전 변이. 우리는 너와 같은 뮤턴트들을 그렇게 부른다. 너는 뮤턴트가 아니라 인간이다.”
창수는 왜 이리도 계속 불완전 변이들이 나타나는지 알 수가 없었다.
‘누군가는 완전 변이가 되어 버리고 누군가는 불완전 변이가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냥 체질의 문제일 수도 있었다.
그것이 운이 좋은 것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었지만 창수는 또다시 불완전 변이체에게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인간으로 되돌아가고 싶습니까?”
“…….”
불완전 하피는 자신에게 손을 내미는 창수에게 무어라 말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런 그녀의 뒤에서 상처를 회복한 하피 한 마리가 창수에게로 덤벼왔지만 창수의 손에 간단히 사로잡혀 버렸다.
키익!
“안 돼요! 죽이지 말아요! 제발! 죽이지 말아 줘요!”
하피 여인은 창수의 손에 목이 움킨 하피를 죽이지 말아 달라고 간청을 했다.
“가족입니까?”
“예. 동생이에요. 제발 죽이지 말아주세요.”
자신의 동생이라는 말에 창수는 엘리스가 떠올랐다.
그리고 그때 하피 여인이 고통스러운지 땅바닥에 주저앉았다.
“아! 아아! 으으!”
“어디 아프신가요?”
“아…… 아이가. 아이가.”
“……?”
창수는 배를 움켜쥐고 있는 하피 여인의 배가 불러 있는 것을 보았다.
이내 어떤 상황인지 알아차린 창수는 분대장인 장 병장에게 외쳤다.
“군의관님 불러와! 빨리!”
“예?”
“이 대위님 불러오라고!”
“아…… 알겠습니다! 이 대위님!”
장 병장은 마을 쪽을 향해 달려갔다.
신평군의 주민들에게 구호품과 함께 아픈 환자들을 진료하기 위해 군의관도 함께 와 있었다.
“넌 좀 가만히 있어라! 누나 아프다고 하잖아!”
끼에엑!
창수는 계속 파닥거리는 하피를 제압해서는 포승줄로 묶어서는 옆에 던져두었다.
“걱정 말아요. 죽이지 않을 테니까.”
“…….”
덜덜 몸을 떨며 불안해하는 하피 여인은 완전히 묶인 자신의 동생에 도망을 갈 수도 없었다.
더욱이 자신의 배 속의 아이가 나오려고 하는 것에 도망을 가기도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아…… 아기가. 아기가.’
괴물을 낳을지 아니면 인간 아기를 낳을지 알 수 없었다.
괴물이라면 그것으로도 충격이겠지만 만일 인간 아기라면 뮤턴트들 사이에서도 함께 있을 수 없었다.
그녀가 하피들과 함께 있지 않은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었다.
자신의 아이를 지키기 위해 홀로 떨어져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장 병장이 군의관인 이우원 대위를 데리고 왔다.
“주임 원사님! 군의관님 데리고 왔습니다!”
“아니! 최 원사님! 갑자기! 히익! 뮤턴트!”
군의관인 이 대위는 살아있는 뮤턴트를 보고서는 기겁을 했다.
군의관인 자신이 살아있는 뮤턴트를 볼 일은 없었다.
더욱이 군의관이라고 해도 전문의도 아닌 일반의였고 본래는 전역을 했어야 했지만 뮤턴트 사태로 인해 전역도 못 하고 강제로 군에 있는 중이었다.
병사들의 복무 기간도 연장이 되었지만 간부들도 전역을 할 수 없었다.
“이 대위님! 애 좀 받아 주십시오!”
“예? 뭘요?”
“애 말입니다! 아기! 아기 좀 받아 주시라구요!”
“무…… 무슨 아기요?”
“여기 안 보이십니까? 야! 물 끓여야 하나? 장소가…….”
창수는 당장에라도 아기를 낳을 것 같아 보이는 하피 여인에 자신이 더 다급해졌다.
“저기 주임 원사님! 저기 건물! 건물이요!”
“그래. 일단 저리로 가자. 여긴 안 되겠다!”
다시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임산부라고 하기에는 다소 그랬지만 눈 내리는 야외에서 아기를 낳게 할 수는 없었다.
이제 20대 초반의 어린 병사들도 어쩔 줄을 몰라 하며 창수의 지시에 따라 아직 이름도 모르는 하피 여인을 데리고서는 가까운 건물 쪽으로 향해야 했다.
“이 대위님! 빨리요! 빨리!”
“예? 아니 나 산부인과도 아닌데.”
산부인과는 아니었지만 의사는 자신뿐이었다.
그리고 군대라는 것이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도 해야 하는 곳이었다.
“이 대위님!”
“아! 갑니다! 가! 하! 미치겠네! 야! 깨끗한 헝겊하고 물! 깨끗한 물로 가지고 와! 아니! 뮤턴트 애는 어떻게 받아야 하는 거야?”
세계 최초로 뮤턴트 아기를 받아내는 군의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이 대위였다.
그렇게 빈 건물 안에 하피 여인을 데려다 놓은 창수와 병사들은 이 대위를 빤히 바라보았다.
자신을 바라보는 군인들의 눈빛이 이해가 가지 않는 건 아니었지만 이 대위도 미칠 노릇이었다.
“일단 아기가 감기 걸릴 수 있으니까. 온도 좀 올립시다.”
“어떻…… 아! 야! 가서 나무 좀 베고 아궁이에 불 좀 지펴라! 빨리!”
“알겠습니다!”
창수의 지시에 따라 병사들은 근처에서 불에 탈 만한 것들을 찾았다.
“구호품 몇 개 가지고 와! 거기 깨끗한 수건하고 식수 있으니까! 빨리! 가지고 와!”
“예!”
“찬 바람 들어오니까 문 닫고 다녀!”
“알겠습니다!”
어쩔 줄을 몰라 하면서도 자신들이 할 일을 하는 군인들을 보며 하피 여인은 왠지 모르게 웃음이 나올 뻔했다.
“저기 저는 당신을 위험하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제가 군의관! 그러니까 의사거든요! 절대 위험하게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아직 뮤턴트인 하피 여인이 무서운 이 대위였다.
“이 대위님. 불완전 변이입니다!”
“그게 뭔데요? 주임 원사님?”
“뮤턴트가 되지 않은 불완전 변이체입니다. 인간의 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것이 있었나요?”
“예!”
“그러면 지금 우리 말 알아듣는 거지요?”
“예. 아! 저는 최창수라고 합니다! 남한 군인입니다. 그러니까 남조선 군인이요.”
창수는 하피 여인에게 자신의 이름을 말하며 안심을 시켰다.
“준희.”
“예?”
“김준희라고 합네다.”
창수와 이 대위는 하피 여인의 이름을 알게 되었다.
“으윽!”
이내 다시 신음을 하는 준희에 창수와 이 대위는 아기를 받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다행히 병사들의 노력 덕분인지 건물 내부도 훈훈해지기 시작했고 구호품과 깨끗한 식수들이 건물 내부에 쌓여갔다.
“물 좀 따뜻하게 덥혀! 너무 뜨겁게 하지는 말고!”
“알겠습니다!”
그렇게 모든 준비가 끝날 때쯤 중대장도 왔다가 뮤턴트 여인이 출산한다는 보고에 아연실색해야만 했다.
본래 뮤턴트가 인간이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미 뮤턴트가 된 여인의 출산을 자신들이 도와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자신의 선에서 결정을 하기 어려웠다.
그나마 창수가 불완전 변이체에 대해서 전에 말해 준 것이 있어서 출산하는 하프 여인이 불완전 변이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자! 나…… 나온다!”
몇 시간의 고생 끝에 마침내 이 대위는 인간 아이를 받아낼 수 있었다.
응애에! 응애에!
“인간이다. 맙소사.”
뮤턴트가 뮤턴트를 낳을 것이라는 예상을 했지만 인간 아이를 낳는 것에 다들 할 말을 잃어야만 했다.
“내 아이. 내 아이를 보여주세요. 제발.”
누가 보더라도 뮤턴트였지만 자신의 아이를 보고 싶다는 그녀의 말에 이 대위는 창수를 바라보았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이고서는 여인에게 아기를 안겨주었다.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야.”
준희는 자신의 아기만은 자신과는 달리 괴물이 아닌 것에 다행이라 여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