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142
제142화
142화
중국에 뮤턴트 사태가 터졌고 중국 정부는 핵을 사용했다.
핵폭발 앞에 뮤턴트도 인간도 평등하게 증발을 했다.
예전이었다면 세계 각국에서 비난 열풍이 휩싸였겠지만 그 누구도 중국 정부를 비난하지는 못했다.
오히려 핵의 사용은 그동안 서로 눈치를 보고 있던 핵보유국들에 자유의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었다.
도시 하나가 통째로 날아가 버리고 그 도시에 바글거리던 3형 뮤턴트들이 녹아 버렸다.
위협적이던 뮤턴트들을 완전히 제거한 것으로 여겨졌지만 핵의 사용은 폭심지 주변의 살아남은 인간들에게 재앙이었다.
“죽고 싶지 않아.”
“아파. 몸이 아파. 죽을 것같이 아파.”
치료는 없었다.
아니 치료가 있다 한들 방사능 피폭에 치료는 무의미했다.
모든 것이 오염된 땅에서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이들에게 선택지는 없었다.
“먹어. 이걸 먹으면 살 수 있어. 아니 고통이 없을 거야.”
그냥 아픈 몸이 아프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자신이 먹는 것이 진통제인지 아니면 마약인지 아니면 다른 위험한 것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리고 먹었다.
이미 파괴된 몸 안의 DNA와 RNA는 인간의 형체를 하고 있지만 인간의 유전자와는 다른 존재로 만드는 것이었다.
파괴된 신체 안으로 엔젤이 투약되었다.
그렇게 투약된 엔젤은 변이 물질과 결합하지 않은 채로 일단 신체를 복구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세포 단위로 파괴된 신체였기에 엔젤의 놀라운 회복력에도 꽤나 버거웠다.
엔젤은 복구를 하면서 주변의 세포를 참고했다.
파괴되지 않은 세포를 기반으로 파괴되고 망가진 세포들을 복구하는 것이다.
하지만 멀쩡한 세포가 드물었다.
아니 멀쩡한 세포들도 있었지만 그것이 멀쩡한 것인지 아니면 망가진 세포가 멀쩡한 척하는 것인지 구분을 하기는 어려웠다.
그렇게 각자 알아서 복구되고 회복이 됐다.
23쌍의 정상 염색체대로 복구된 인간은 인간 그 모습 그대로였다.
하지만 23쌍의 정상 염색체가 아닌 다른 비정상 상태의 염색체들대로 복구된 인간들은 인간이 아닌 다른 무언가가 되었다.
“크어어어어어!”
그것을 뮤턴트라고 불러야 할지는 논란이 있을 터였지만 그 괴물들을 발견한 군인들은 괴물의 명칭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뮤턴트다! 죽여라!”
인간이었지만 인간이 아니게 된 괴물.
박멸의 대상이었다.
수십만의 군대 앞에 수천 마리의 변질체들은 학살당했다.
뮤턴트의 전투 능력은 보이지 않았다.
생명체의 유전자라는 것은 생각보다 매우 정교하게 짜여 있는 법이다.
무엇 하나 어긋나 있다면 제대로 된 건축물이 아니듯이 아슬아슬한 모습을 보이기 마련이었다.
제대로 두 발로 걷지도 못하는 살덩어리들에 현대 무기로 잘 무장한 군대가 패배할 리가 없었다.
“살려 줘요. 제발. 살려줘요.”
뇌까지는 변질이 된 것이 아닌지 변질체들은 군인들에게 살려달라고 애원을 했다.
하지만 그 누구도 변질체를 도와줄 수는 없었다.
“더 이상 안으로는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방사능 수치가 너무 높습니다!”
핵이 떨어진 폭심지 주변으로도 군대조차 들어갈 수 없었다.
그 안에서 얼마나 많은 뮤턴트들이 만들어지고 있는지는 알 수 없게 된 것이다.
“완전히 해치운 건가?”
오만스러운 말이었다.
인간에게 완벽이란 존재할 수 없었다.
완벽이라는 것은 신에 대한 도전이었다.
그리고 인류의 길고 긴 역사에서 신에 대한 도전이 성공을 거둔 적은 없었다.
“뮤턴트가 나타났습니다.”
또 다른 도시.
100km 정도인지 200km 정도인지 떨어져 있는 한 도시였다.
중국 대륙에서 많고 많은 도시들 중에 하나에 불과했지만 전 세계의 도시로 따지면 결코 작은 규모의 도시가 아니었다.
도시 속의 생쥐와 바퀴벌레는 절대 박멸할 수 없는 법이었다.
더욱이 살아남은 인간들에게 생존을 위해 엔젤은 필수적인 것이 되었다.
중국 대륙은 점점 붉은색으로 번져가고 있었다.
* * *
지하 유적지에서 살아남아 탈출을 한 특수부대원들은 전원 격리 조치가 되었다.
입구에서부터 전신 소독을 받아야 했으며 그것도 부족해 임시 격리지에서 3개월간의 격리 과정을 겪어야만 했다.
만에 하나 푸른 고사리의 포자가 지상으로 유출되었을 것을 두려워한 각국 지도부의 결정이었다.
그렇게 창수와 한국의 특수부대원들은 한국으로 복귀하지 못한 채로 임시 격리지에서 격리를 당해야만 했다.
더욱이 강화 물약으로 인해 뱀파이어로 변이가 될 수도 있었기에 강화 물약의 사용은 당연히 금지였다.
그렇게 창수가 남미에서 격리 중인 사이 대한민국은 마침내 북한 지역의 점령을 완료할 수 있었다.
“압록강이다!”
8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회복되지 못했던 고토를 마침내 회복한 것이다.
압록강에 도착한 군인들은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압록강에 목을 축이고 수통에 압록강의 물을 담았다.
뮤턴트로 인해 너무 많은 희생이 있었다.
그 희생을 과연 복구할 수 있을지조차 짐작을 할 수도 없었다.
압록강 너머의 중국의 국경 수비대들은 의미를 알기 힘든 복잡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중국 전체가 뮤턴트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군과의 전쟁을 감행하기에는 무리였다.
한국 정부도 중국 정부와 모종의 거래를 했지만 그건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한국군 공병대는 곧장 중국과의 국경을 폐쇄하고서는 장벽을 세우기 시작했다.
이제는 한국 정부에게 남은 것은 시간과의 싸움이었다.
압록강에서부터 두만강 끝까지 천 리 장벽을 세워야만 했다.
완전한 섬이 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었다.
중국 정부에서 격렬하게 항의했고 전쟁을 하겠다고까지 엄포를 놓았지만 한국 정부에서도 생존을 위해서는 물러설 수 없었다.
북한 주민들까지 7,000만 명의 국민을 어떻게든 살려야만 했다.
온 국토의 남은 자원들을 전부 징발해서는 장벽이 세워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국 정부도 알고 있었다.
“중요한 것은 식량과 의약품이다.”
7,000만 명의 국민을 먹일 식량과 의약품을 마련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전 세계는 고립되었으며 한반도의 좁은 땅덩어리에 7,000만 명을 유지하기에는 인구가 너무 많았다.
아무리 강력한 통제도 굶주림과 아픔 앞에서는 소용없었다.
공포와 불신은 엔젤보다 인간들에게 더 해로웠다.
* * *
한국의 선택은 수많은 도시 국가들을 만들었다.
중국의 베이징도 상하이도 장벽을 세우기 시작했다.
유럽의 네덜란드는 바다 쪽에서 세우던 장벽을 육지 쪽으로 돌려세우기 시작했고 독일과 프랑스 할 것 없이 자신들의 도시에 장벽을 세웠다.
“우리도 같은 프랑스 시민이라고! 왜 우리는 들여보내 주지 않는 거야!”
“열어! 우리도 들어가게 해 달라고! 당장 열라고!”
아직 뮤턴트가 나타나지 않았음에도 공포에 질린 사람들은 장벽과 성벽을 세우기 시작했다.
마치 중세 시대로 돌아간 듯한 모습들이었다.
반도 국가들은 운이 좋았다.
외부와의 격리가 쉬운 것이다.
이탈리아는 북쪽에 한국처럼 장벽을 세웠다.
유럽 연합 국가들 사이에 이동의 자유를 주는 솅겐 조약은 휴짓조각이 되어 버렸다.
국경에는 국경 수비대가 아닌 군대가 주둔을 했고 자국민이 아닌 타국민이거나 불법 체류자들은 강압적으로 추방을 당하게 되었다.
“우리를 추방하지 말아줘요! 우리를 추방 말아요!”
“꺼져! 네놈들에게까지 줄 식량은 없다!”
한때 유럽을 휩쓸던 온정주의와 연민주의는 더 이상 볼 수 없었다.
“나는 프랑스 국민이요! 나는 프랑스 국민이라고!”
“너희 대륙으로 돌아가! 당장!”
“나는 프랑스 국민이라고! 나는 여기서 태어나고 여기서 자랐다고!”
자국민조차 피부색에 의해 추방을 당할 정도였다.
정부들은 이런 참상을 알고 있었지만 묵인했다.
자국민을 보호할 방법과 자원이 부족했기에 조금이나마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살아남기 위한 인간들의 의지는 강인했고 행동은 더욱 처절했다.
중동과 아프리카의 난민들이 생존을 위해 유럽으로 몰려들었다.
그들 사이에 뮤턴트가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생존을 위해 그냥 목숨을 걸고 안전한 곳으로 이동을 할 뿐이었다.
그 끝이 파멸뿐이라고 해도 수억 명의 인구가 전 세계를 이동하기 시작했다.
인류 역사상 이토록 많은 숫자의 사람들이 대규모로 이동을 한 때는 단연코 없었다.
전쟁의 피난에서도 이 정도의 피난민은 없었다.
그리고 그건 전쟁이었다.
“저 성벽 안에 먹을 것이 있다!”
“성벽을 넘어! 성벽 안으로 들어가!”
높게 쌓은 성벽.
그곳을 향해 몰려드는 사람들의 모습은.
“좀비다. 좀비야. 저건 사람이 아니라 좀비야.”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었고 이성도 있었으며 상대를 문다고 해서 전염을 시키지도 않았고 엔젤과 변이 물질로 인해 변이가 된 것도 아니었지만 성벽 안의 사람들은 성벽 밖의 사람들을 좀비로 보았다.
타탕! 타타탕!
“꺼져! 이 좀비 놈들아! 꺼지라고!”
성벽 위에서 쏘아댄 총탄에 성벽 아래의 사람들이 피를 흘리며 죽어 나갔다.
다들 도망을 갈 것이라 여겼지만 성벽 아래의 사람들에게도 더 이상은 갈 곳이 없었다.
더욱이 무기라면 피난민들에게도 있었다.
타탕! 탕!
성벽 아래에서 성벽 위를 향해 총탄을 쏴대었다.
“RPG다! 저놈들 대전차 무기를 가지고 있어!”
쾅!
대전차 무기까지 가진 무장 세력에게 성벽은 구시대의 유물이었다.
현대에 이루어진 공성전의 결과는 둘 중에 하나의 결말을 맞을 수밖에 없었다.
하나는 지켜내거나 다른 하나는 약탈당하거나 였다.
지켜낸 이들은 다음의 약탈을 두려워해야 했고 지켜내지 못한다면 모든 것을 다 잃을 뿐이었다.
인간들이 쌓아 올린 고귀한 문명이 무너져 내리는 것은 수천 년도 수백 년도 아닌 수년에 불과했다.
그렇게 세상이 무너지고 있다는 사실을 다들 알고 있으면서도 체감하지는 못했다.
“얼마나 가야 해?”
“저 산만 넘으면 있을 거다. 유토피아가.”
사람들은 어딘가에 풍족한 자원과 식량이 가득한 땅이 있을 것이라 여겼다.
그리고 그곳에서는 굶주린 자신들을 받아주는 마음씨 착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라 여겼다.
하지만 유토피아는 존재하지 않았다.
* * *
“회개하라! 회개하라! 신께 그대의 죄를 아뢰고 용서를 구하라!”
일부 강대국들과 새롭게 구성되는 도시 국가들 외에 작은 마을이나 도시들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때로는 뮤턴트에 의해 학살당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그대로 자신들만의 집단을 이루었다.
그리고 그런 집단들 사이로 헤인트가 파고들어 왔다.
맨정신으로는 도저히 버틸 수 없는 세상이었으니 종교는 골치 아픈 문제를 잊어버리기 좋은 방법이었다.
더욱이 그 종교가 기적까지 보여준다면 믿지 않을 수 없었다.
과거였다면 항생제 한 대만 맞아도 될 질병이었지만 지금은 항생제를 구할 길이 없었으니 엔젤은 너무나도 매력적인 약물이었다.
더욱이 헤인트는 엔젤의 용량을 4분의 1로 나눠서 사람들에게 나눠 주었다.
효과는 떨어졌지만 뮤턴트로 변이가 되지 않는 수준으로 용량을 줄인 것이다.
사람들은 그 때문에 자신들이 먹은 것이 세상을 이렇게 만든 엔젤이 아니라고 여겼다.
아니 엔젤이라고 알고 있는 이도 있었지만 침묵했다.
그렇게 헤인트는 전 세계에 영향력을 발휘하는 듯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스스로 헤인트라고 말하고 다니는 이들은 보이지 않게 되었다.
헤인트가 남긴 유산은 존재했지만 헤인트 자체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마치 누군가 의해 지워진 것 같이 사라져 버린 헤인트들이었다.
하지만 엔젤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으니 세상의 혼란이 멈추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