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152
제152화
152화
벤잔과 동료가 된 창수는 험준한 산악지역을 넘어 에콰도르의 국경 지역에 도착했다.
중간중간 마을과 도시를 만날 수 있었지만 대부분은 무장한 경비들과 마피아들에 의해 외지인들은 들어가기가 쉽지 않았다.
완전 무장을 하고 있는 창수뿐만 아니라 인간과 생김새가 다를 벤잔이 별다른 시비가 걸리지 않고 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별다른 말 없이 총부터 쏘고 볼 정도로 외지인에 대한 경계심은 강해져 있었다.
결국 별수 없이 마을과 도시들을 피해 가야만 했다.
그건 대도시도 마찬가지였다.
수십만 이상이 사는 대도시들도 도시를 빙 두르는 철망을 친 채로 사람들을 잔뜩 경계했다.
“도시 전체가 텅 빈 것 같은데.”
“뮤턴트군요.”
움찔!
창수의 말에 벤잔은 찔리는 일이라도 있는 것처럼 움찔 몸을 떨었다.
그런 벤잔의 반응에 창수는 혀를 찼지만 벤잔이 먼저 이야기를 할 때까지 기다려 주기로 했다.
“식료품도 그렇고 필요한 것도 있으니 이번에는 탐색 좀 하고 갑시다. 탈것도 한번 확인을 해 보고요.”
“도시 안으로 들어가려고?”
“예.”
“괜찮을까?”
“괜찮을 겁니다.”
도시의 입구에 경비병들이나 마피아들이 보이지 않는 것으로 봐서는 대부분의 주민들이 대피했거나 뮤턴트들에게 당한 듯했다.
다른 지역들이 멀쩡하다면 도시를 다시 수복하려고 했을 것이었지만 다른 곳의 사정도 그다지 좋지 않았기에 방치되고 있었다.
창수는 도시 내에서 쓸 만한 것들이 있는지를 찾기 위해 조심스럽게 도시 안으로 들어갔다.
도시 내에 얼마나 많은 숫자의 뮤턴트들이 있는지 알 수 없었기에 총을 사용할 수는 없었다.
그 때문에 창수는 티타늄 골드 재질의 정글도를 빼 들었다.
처음에는 대검을 사용했지만 대검의 리치가 짧고 베어내는 것보다는 찌르는 것에 더 효율적이다 보니 뮤턴트들에게는 그다지 효과가 좋지 않았다.
인간이었다면 대검에 찔리는 것만으로도 전투력을 상실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뮤턴트는 몸에서 머리가 분리되어야 전투력이 상실된다.
그렇기에 단번에 목을 베어낼 수 있는 정글도가 대검보다 효율적이었다.
“여기 있으실래요?”
“아니. 따라가고 싶구만.”
“위험해지면 구해드리기 힘듭니다.”
“걱정 말게. 나도 내 한 몸 정도는 지킬 수 있으니까.”
벤잔은 말을 할 때마다 자신의 침으로 촉촉하게 젖어드는 수염을 부르르 떨며 대답했다.
벤잔의 손에 들린 도끼는 창수의 정글도보다는 훨씬 믿음직스러운 무기로 보였다.
일단 지금까지 자신을 쫓아온 벤잔의 지구력과 무거운 짐을 드는 근력은 부족해 보이지 않았다.
칠레에서 1형 뮤턴트가 시작되었던 것처럼 남미에서는 1형 뮤턴트들이 주로 보였다.
물론 1형 뮤턴트도 새로운 변종들이 있었기에 칠레의 아리가의 뮤턴트들과 남미의 다른 지역에서의 1형 뮤턴트가 같지는 않았다.
창수는 되도록 뮤턴트들은 상대하지 않은 채로 상점이나 식당과 같은 건물 안으로 숨어들었다.
뮤턴트들을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물품들을 찾는 것이었으니 뮤턴트들을 상대할 필요는 없었다.
물론 건물 내부에 뮤턴트가 있다면 피할 이유가 없었다.
서걱!
창수는 자신의 정글도에 묻은 뮤턴트의 피를 털어내었다.
너무나도 쉽게 뮤턴트를 죽이는 창수의 모습에 벤잔은 감탄했다.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창수가 훨씬 대단한 특수부대원으로 보이는 것이다.
“자네 대단하군.”
“대단할 것까지는 없습니다. 대부분 다 털린 것 같은데 혹시라도 쓸 만한 것 좀 있나 확인해 보십시오.”
“어디 가게?”
“위에 몇 마리 있는 것 같아서 마저 처리하려고요.”
창수는 위로 올라가는 계단을 가리켰다.
1층에는 한 마리뿐이었지만 2층에 몇 마리인가 기척이 느껴지고 있었다.
그런 창수에 벤잔은 고개를 끄덕였다.
창수의 실력을 목격한 지금 자신은 방해만 될 것을 알아차린 것이다.
그렇게 벤잔이 1층을 수색하고 있을 때 창수는 2층으로 올라가서는 남은 뮤턴트들을 마저 처리했다.
“뮤턴트들의 생명력이나 재생력이 대단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안 먹고 버틸 수 있는 것은 아닌데.”
창수는 다소 말라 있는 뮤턴트들을 보며 식량 섭취를 한 지 제법 오래되었음을 짐작했다.
1형 뮤턴트와 2형 뮤턴트는 지능이 상당히 떨어졌다.
특히나 1형은 뮤턴트들 중에서 가장 지능이 떨어져 좀비 같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였다.
만일 전염성까지 있었다면 좀비라 칭했을 것이었다.
그렇게 공격성은 강하지만 처음부터 좀비처럼 생기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아무것도 먹지 못한 지 오래된 것인지 생기가 없는 모습이 흡사 좀비 같았다.
“그냥 놔둬도 결국에는 죽을 것 같은데.”
2층은 별다른 것은 없었다.
버려진 지도 제법 된 도시였고 어떤 비밀이 있을 만한 장소도 아니었기에 일반 상가 건물에 불과했다.
그래도 혹시나 쓸 만한 것이 있나 뒤져보다가 화장지와 통조림 캔 몇 개를 발견할 수 있었다.
“문명 생활의 척도. 화장지는 아주 중요하지.”
매번 뒤처리할 때마다 꽤나 까다로웠다.
화장지가 없으면 식물의 이파리로 처리를 해야 하는데 제대로 닦이지도 않았고 찢어지기도 해서 곤란한 상황을 만들고는 했다.
그렇게 창수는 화장지를 챙겨서는 다시 1층으로 내려왔다.
그리고서는 그곳에서 웬 알약을 들고 있는 벤잔을 볼 수 있었다.
“그건.”
“어! 엔젤인 것 같네만.”
“어디서 찾으신 거예요?”
“여기 서랍장 안에 있던데?”
“엔젤 확실한 건가요?”
“그건 모르겠네.”
창수는 벤잔에게서 엔젤이 든 봉투를 받아서는 냄새를 맡아 봤다.
특별한 냄새는 없지만 창수는 미묘한 위화감이 느끼지는 엔젤의 냄새를 알고 있었다.
그리고서는 살짝 엔젤의 알약에서 엔젤을 조금만 떼어서는 혀에 대보았다.
“음! 엔젤 맞네요.”
“구분을 할 줄 아는가?”
“예. 여러 번 먹어 봤거든요.”
“자네 뮤턴트 아니지?”
창수는 걱정스러운 듯이 묻는 벤잔에 피식 웃었다.
사실 모르는 남이 본다면 뮤턴트 같다는 생각이 들 만도 했다.
“다른 건 뭐 구한 거 없습니까?”
“딱히 없네.”
“그럼 다른 곳을 좀 더 뒤져보도록 하죠.”
창수와 벤잔은 다른 건물들을 뒤졌고 제법 넉넉하게 식료품들을 챙길 수 있었다.
“다음으로는 차가 필요한데.”
언제까지나 계속 걸어갈 수만은 없는 노릇이었으니 차가 한 대 있었으면 좋을 것 같았지만 도로 상태가 엉망이라 차가 있어도 제대로 쓸 수 있을까 싶었다.
물론 연료 구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때마침 제법 쓸만한 픽업트럭 한 대를 발견할 수 있었다.
짐을 싣고 다니기에는 적합했기에, 창수는 픽업트럭 주변에 뮤턴트들이 제법 많았지만 뮤턴트들을 전부 쓰러트리기로 했다.
“운전하실 수 있으시죠?”
“그럼.”
“음! 발이 닿으실까요?”
“자네. 농담이겠지?”
창수는 농담이 아니었지만 벤잔을 한번 믿어보기로 했다.
그렇게 창수는 정글도 하나를 들고서는 뮤턴트들을 향해 달려갔다.
“으아아아아!”
“……?”
창수가 뮤턴트들에게 달려가는 모습에 벤잔도 도우려는 것인지 고함을 내지르며 달려왔다.
‘괜히 데리고 왔나?’
벤잔의 고함 덕분인지 주변에 보이지 않던 골목길의 뮤턴트들로 달려 나왔다.
숫자가 늘어버린 것에 한숨이 절로 나왔지만 창수는 자신의 앞에 있던 뮤턴트의 머리를 날려버렸다.
뮤턴트들도 오랜만에 만난 싱싱한 고기의 냄새에 취한 것인지 두 눈을 희번덕거리며 달려들었다.
툭!
“머리를 노리세요! 머리를!”
“나도 알고 있네!”
창수의 외침에 벤잔은 커다란 도끼로 뮤턴트의 머리를 후려쳤다.
빠각!
머리가 쪼개지며 몸이 무너지는 뮤턴트였다.
생각보다 두개골이 단단할 텐데도 단번에 머리를 쪼개버리는 벤잔의 힘은 상당해 보였다.
“이놈 어림없다!”
또 다른 뮤턴트의 머리를 향해 도끼날을 휘두르는 벤잔의 모습을 본 창수는 딱히 걱정을 할 필요는 없어 보였다.
허기짐에 바짝 말라 있어서인지 속도도 느렸고 힘도 약했다.
창수와 벤잔의 활약 덕분인지 바닥에는 수많은 뮤턴트들의 시체들이 쌓여갔다.
“운전석이나 확인하세요! 그만 잡으시고!”
“허억! 허억! 허억! 뭐라고?”
“시동 걸리는지 확인하시라구요!”
“아! 알았어! 이놈 뒤져라!”
벤잔은 마치 그동안의 스트레스라도 푸는 것인지 장작 쪼개듯이 뮤턴트들의 머리를 부수고 있었다.
그렇게 창수가 밀려드는 뮤턴트들을 막는 사이에 벤잔은 픽업트럭의 안으로 들어갔다.
“저기 열쇠는?”
“거기 자동차 운전석 아래에 시체 있잖아요! 거기 찾아보세요!”
픽업트럭의 운전사로 보이는 시체 하나가 크게 훼손되어 있었다.
자신의 차를 타고 도망을 치려다가 뮤턴트들에게 당한 듯했다.
창수도 열쇠가 없는 것은 알고 있었기에 돌아다니다가 픽업트럭의 아래에 찢긴 옷 조각과 뼈 그리고 짐들이 널브러져 있는 것을 보고서는 그 희생자가 트럭의 주인이라고 짐작해 확인을 해 보려던 것이다.
“잠시만 기다려 보게! 아이고! 도망 좀 잘 치지.”
벤잔은 픽업트럭의 운전사로 추정되는 시체의 품을 뒤져서는 열쇠 꾸러미를 찾아내었다.
“찾았어!”
“시동 걸어 보세요!”
자칫 방전이 되어 시동이 걸리지 않을 수도 있었다.
얼마나 방치가 된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최소 한 달은 넘은 듯했다.
물론 한 달 정도는 전에 관리만 잘했다면 크게 문제없이 시동은 걸릴 터였다.
그리고 그런 창수의 의도대로 픽업트럭은 큰 문제 없이 시동이 걸렸다.
부르릉!
“시동 걸렸네! 빨리 타게!”
“출발부터 하세요!”
창수는 자신의 짐과 땅바닥에 버려져 있던 가방을 픽업트럭의 짐칸에 던져 넣고서는 달려드는 뮤턴트를 향해 정글도를 휘둘렀다.
픽업트럭의 엔진음이 요란해서인지 도시의 뮤턴트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느린 덕분에 가속도를 올리기 시작한 픽업트럭은 뮤턴트들을 피해 빠르게 앞으로 나아갔다.
창수는 조수석에 올라타고서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미소를 지었다.
“자! 출발합시다.”
“하하핫! 그래! 가자고! 모험의 세계로!”
벤잔은 지금의 상황이 꽤나 유쾌한 모양이었다.
물론 그런 두 사람의 유쾌한 모험은 오래가지 않았다.
얼마 가지 않아 도로가 꽉 막힌 곳에 도착한 것이다.
“이거 못 가겠는데.”
“하아! 걸어가야겠네요.”
멸망해 버린 세계에서 차는 그다지 유용한 이동 수단이 되지 않았다.
결국 차를 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창수와 벤잔은 다시 걸어야만 했다.
그리고 뮤턴트에 습격받고 있는 마을을 발견하게 되었다.
“…….”
“…….”
창수와 벤잔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고서는 뮤턴트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뮤턴트에게 위험해진 마을을 도와준다면 마을의 환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서였다.
노숙은 아무리 자주 해도 익숙해지지 않는 것이었다.
그렇게 뮤턴트들에게 의해 함락당할 것 같은 마을의 뒤에서 창수와 벤잔이 정글도와 도끼만 들고서는 뛰어들었다.
마을의 망루에서도 그런 창수와 벤잔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저놈들 뭐야?”
“모르겠습니다! 미친놈들 같은데요. 뮤턴트는 아닌 듯한데.”
뮤턴트가 아니어도 하는 행동은 결코 정상은 아니었다.
하지만 미친놈들의 도움이라도 필요한 때였다.
창수와 벤잔이 맹렬하게 마을 입구의 목책에 달라붙어 있던 뮤턴트들을 공격하기 시작하자 뮤턴트들의 숫자가 빠르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저놈들 정말 뮤턴트 아니지?”
목책 위의 사람들이 놀란 눈으로 창수와 벤잔을 바라보고 있을 때 창수와 벤잔이 목책 위의 사람들에게 외쳤다.
“다들 괜찮으십니까?”
“이봐! 우리 좀 들여보내 줘!”
사람의 말을 하는 창수와 벤잔에 마을 사람들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