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167
제167화
167화
해가 질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달려드는 모기떼들을 젓가락으로 휘저으며 잡아내는 창수였다.
“동양인들은 정말 젓가락 잘 사용하네요.”
“그러게요. 저 동양 영화에서 저런 거 봤어요. 저걸로 파리 잡고 사람도 잡잖아요.”
“초이 님은 정말 잡을 수 있을걸요.”
“초이 님. 중국인이세요?”
“아니요. 한국인이래요. 아! 한국인이면 BT…….”
“맞아요. 거기 나라 사람이시래요.”
마녀 키나와 드워프 루사는 젓가락으로 날아다니는 모기를 잡고 있는 창수를 신기한 듯이 바라보았다.
다행히 국적이 분실되는 일은 없을 듯했다.
‘아룬을 제때 지원해 줘야 하는데. 어떻게 파나마 운하를 넘지. 바다를 통해 가는 것이 쉽지도 않고 카리브 해로 가야 하나.’
카리브 해를 통해서도 넘어가기가 쉽지 않을 것이었기에 창수의 고민은 깊어졌다.
더욱이 카리브 해를 통해 가면 멕시코가 아닌 미국 플로리다로 가야 했기에 꽤나 돌아서 이동을 해야만 했다.
‘한국군이 멕시코로 온다는 보장도 없긴 하지만.’
연락이 완전히 끊기고 교통도 끊겼기에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대한민국이 멀쩡한지도 알 수 없었기에 창수의 답답함은 해소가 되지 않았다.
그렇게 창수는 자신의 몸을 뜯으려는 모기들을 잡아내며 밤이 되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마침내 어두운 밤이 되었다.
경계를 서는 마피아의 조직원들이 일부 있었지만 거의 요식 행위에 불과했다.
뮤턴트가 창궐한 세상이었지만 인간은 익숙함에 나태해지는 법이다.
계속된 긴장감을 인간은 버틸 수 없었다.
안으로 들어갔던 레일리가 두 명의 난쟁이를 데리고 돌아왔다.
레일리를 포함한 셋 모두 자신이 본 것, 자신들이 들은 것을 여전히 믿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레일리가 데리고 온 두 명의 난쟁이는 루사의 바뀌어 버린 몸을 보고서는 경악했다.
“정말 루사야?”
“예. 풀리쉬 아저씨. 저 루사예요. 루사.”
“왜 이리 몸이 불었어? 키는 왜 이리 컸고?”
정상적인 인간은 아니었지만 키도 큰 루사였다.
레일리로부터 루사가 뮤턴트가 되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아무리 봐도 뮤턴트로는 보이지 않았다.
“저 드워프예요.”
“드워프인지 뭔지는 모르겠고 우리 루사는 맞지?”
“예. 맞아요. 아저씨! 저 루사 맞아요.”
“맞으면 됐다! 맞으면 됐어.”
두 난쟁이는 자신들보다 훨씬 덩치가 커져 버린 루사의 몸을 꼬옥 안아주며 루사를 위로했다.
그렇게 감정이 진정되고 나자 루사는 자신을 드워프로 만든 벤잔을 바라보았다.
지금의 숫자로는 마피아들을 공격할 수 없었다.
아니 인질들을 안전하게 전부 대피시킬 방법이 없었다.
‘모두를 뮤턴트로 만든다.’
뮤턴트의 변이 시간은 형에 따라 일정하지는 않았다.
어떤 뮤턴트는 몇 초 되지 않아 변이가 완료되는 경우도 있었고 어떤 뮤턴트는 하루가 다 되도록 시간이 걸리기도 했다.
“변이는 고통스러운 과정이다. 뼈가 으스러지고 구겨지며 늘어나. 피부도 근육도 몸 안의 내장과 신경까지 다 변질한다.”
그냥 약만 먹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맨정신으로 변이 과정을 버티는 건 쉽지 않아. 사실 미치지 않는 것이 이상한 거지. 불완전 변이라는 거 뭔가 조금 이상한 거라고.”
맨정신인 채로 온몸이 변이되는 것을 견디어내는 건 초인이라고 해도 쉽지 않았다.
“그…… 그럼. 잘못하면 그냥 괴물이 될 수 있다는 겁니까?”
벤잔에게서 이야기를 듣는 두 명의 난쟁이는 겁을 집어먹었다.
그리고 창수가 한 마리 했다.
“시간 없으니까 장난치지 말고 빨리합시다.”
“에이! 알았어! 초이!”
창수의 핀잔에 벤잔은 난쟁이들에게 겁을 주다가 실은 그냥 정신 차리고 나면 몸이 바뀌어 있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말을 했다.
분명 고통스럽기는 하겠지만 뇌는 그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듯했다.
신경이 고통을 차단하는 것인지 아니면 고통을 느꼈지만 잊어버린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중요한 것은 드워프로 변이되는 데 3시간이면 충분하다는 것이었다.
“3시간이면 충분하다고요?”
“예. 3시간이 지나면 저나 루사처럼 완전한 드워프가 될 수 있습니다. 발이 빠른 것은 아니지만 힘도 세지고 하니 마피아들로부터 도망을 칠 수 있을 겁니다. 아! 도망을 치고서도 다른 사람들이나 뮤턴트들로부터 자신의 몸도 지킬 수 있을 것이고요.”
두 난쟁이는 고민했다.
지금 자신들을 노예로 부리면서도 자신들을 보호해 주고 있는 마피아들로부터 도망을 가자는 것이었다.
쉽게 선택을 하기에는 어려웠다.
과연 자신들이 너무나도 위험한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지 자신을 할 수 없는 것이다.
“우…… 우리가 과연 할 수 있을까요?”
“여자도 드워프가 될 수 있습니다. 루사처럼요. 여자들을 구하려면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남자 난쟁이들에 대해서는 감시가 소홀했다.
사실 도망을 가도 신경 쓰지 않을 정도였으니 세 명의 난쟁이들이 이곳에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여자 난쟁이들은 마피아들의 돈벌이도 되었기에 감금되어 있었다.
그렇게 내부의 사정을 잘 아는 난쟁이들의 도움도 필요한 것이다.
두려움에 머뭇거리는 두 난쟁이였다.
“나는 할래요. 나를 드워프로 만들어줘요.”
“레일리!”
“저 더 이상 노예처럼 살고 싶지 않아요! 저 노예가 아닌 사람이었다구요!”
처음부터 노예인 난쟁이들은 없었기에 뼛속까지 노예인 것은 아니었다.
그렇게 레일리는 자신을 드워프 아니 뮤턴트로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좋아. 나도 억지로 강요할 생각은 없어. 루사의 부탁으로 다른 난쟁이 동료들에게 기회를 주려는 거지. 모두를 위험하게 할 생각은 아니니까.”
벤잔은 레일리가 뮤턴트가 될 수 있도록 엔젤과 드워프 변이유발 물질을 투약했다.
이미 루사를 통해 성공했지만 아직 불안감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그렇게 떨리는 손으로 엔젤과 드워프 변이유발 물질이 투약되고 기형의 몸을 가지고 있던 레일리는 몸이 변이되기 시작했다.
3시간이었다.
길면 길고 짧으면 짧은 변이 시간 동안 레일리의 몸의 변화를 다들 지켜보았다.
장애를 가지고 있는 난쟁이였지만 스스로 인간이 아닌 뮤턴트가 되는 것이었다.
창수는 그런 모습에 착잡함이 들었다.
‘인류는 스스로 인간임을 버리기 시작하는구나.’
안타까운 일이었지만 어쩔 수 없어 보였다.
그렇게 3시간이 지나고 왜소하고 부자연스러웠던 레일리의 몸은 한눈에 보기에도 강인해 보이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가지게 되었다.
“이게 나? 몸이 너무 잘 움직여져.”
인간의 몸이 아니었지만 기형은 아니었다.
몸에서 힘이 넘치고 전에는 하지 못했던 행동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변해 버린 레일리에 두 명의 난쟁이들도 눈동자가 세차게 흔들렸다.
어쩔 수 없이 살아왔던 인생이었지 원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레일리 정말 괜찮아?”
“풀리쉬 아저씨. 몸이 날아갈 것 같아요. 힘이 넘쳐요!”
레일리는 풀리쉬의 왜소한 몸을 잡아서는 허공 위로 들어 올렸다.
“히익! 뭐하는 짓이야?”
“하하하하! 너무 좋아요. 환상적이에요!”
레일리의 변이 된 몸에 고민하던 두 난쟁이의 생각도 바뀌었다.
“나도 드워프가 되겠소.”
“나도 마찬가지요.”
서로 드워프가 되겠다는 두 난쟁이에 루사는 대답했다.
“안에 있는 동료들도 같이 구해야만 해요.”
“흐음! 그렇군.”
마피아들의 숙소 안에는 20명 정도의 남자 난쟁이들과 열 명 정도의 여자 난쟁이들이 있었다.
20명의 남자 난쟁이들은 숙소 외곽의 허름한 방에서 생활하고 있었고 열 명의 여자 난쟁이들은 마피아들의 숙소 안쪽 건물에 갇혀 있었다.
“스무 명의 남자들은 어떻게든 드워프로 바꾸기 어렵지 않을 거요. 문제는 안쪽이지.”
어떻게든 소란을 일으키고 갇혀 있는 여자 난쟁이들을 구출시켜야 했다.
“일단 남자 난쟁이들만이라도 해 봅시다.”
“따라오시오. 내가 안내하겠소.”
안내를 하겠다는 폴리쉬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창수는 작전을 이야기했다.
“제가 경계병들을 처리할 테니. 키나는 루사하고 이곳에서 퇴로 확보하고 혹시라도 마피아들이 몰려오면 지원을 부탁할게요.”
“제가 도움이 될까요?”
키나야 불을 쏘아낼 수 있었지만 루사는 자신이 도움이 될까 의아해했다.
“돌멩이라도 던져요. 뭐 상대가 총을 쏘면 대응하지 말고 도망치시구요.”
“아! 예! 알겠어요.”
마피아들이 당연히 총을 쏠 것이라 생각을 했지만 지금 마피아들도 총은 있어도 총알이 없는 상태였다.
이미 가지고 있던 총이나 무기 및 탄약들은 뮤턴트 사태가 길어지면서 거의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렇기에 파나마 아래의 사람들의 모임에서 마피아들이 제대로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창수도 총알이 부족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여자 드워프가 남자 드워프보다 힘이 강할 것 같지는 않았지만 일반 인간보다는 훨씬 강할 것이 분명했다.
이미 루사가 남자 허벅지만 한 나무를 완력으로 부러트리는 것을 봤으니 루사가 던진 돌에 맞는다면 죽지는 않아도 크게 다칠 것이 분명했다.
“벤잔은 난쟁이들을 뮤턴트 아니 드워프로 만드세요. 해가 뜨기 전에 끝내야 합니다. 해가 뜨기 전 새벽에 여자 난쟁이들이 있는 곳을 기습해야 합니다.”
“알겠네. 고마워. 초이.”
“후우! 일단 무사히 끝이 나고 난 뒤에 이야기할게요. 아! 참. 그리고 모든 난쟁이를 다 믿지 마세요. 모두가 드워프가 되는 것을 원하지는 않을 겁니다.”
창수의 말에 벤잔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작전이 시작되었다.
남자 난쟁이들까지는 변이를 시킬 수 있겠지만 여자 난쟁이들을 변이시키는 것은 힘들기에 일단 숲속으로 구출을 하는 것까지만 하기로 했다.
그렇게 벤잔과 레일리 그리고 두 난쟁이와 함께 마피아들이 있는 숙소와 건물로 들어가는 것을 보며 창수는 조금은 걱정스러운 듯이 중얼거렸다.
‘잘 돼야 할 텐데.’
현재 상황으로는 어쩔 수 없었기에 창수는 더 이상 고민을 하지 않고 움직였다.
“제압하는 건 어렵지 않겠네.”
정신을 바짝 차리고 경계를 서고 있다고 해도 창수를 막기 힘들었지만 거의 잠들어 있다시피 한 이들이었으니 제압을 하는 것은 전혀 어렵지 않았다.
굳이 죽일 필요는 없었기에 창수는 기절을 시키고서는 묶어 버렸다.
탈출할 때를 위해 부지런하게 움직이며 경계병들을 하나씩 제압해 주는 창수였다.
“탈출로에 부비트랩도 설치해 둘까? 키가 보자.”
창수는 그렇게 경계병들을 제압하는 것뿐만 아니라 시간이 남자 난쟁이와 드워프보다는 높은 위치이지만 성인 남자에게는 몸에 걸릴 위치쯤에 검은 밧줄을 설치했다.
폭약은 없었지만 이런 부비트랩도 의외로 효과가 좋았다.
그렇게 창수가 부지런하게 움직이는 동안 벤잔은 난쟁이들과 남자 난쟁이들이 잠들어 있는 허름한 건물로 들어갔다.
“그럼 깨우겠습니다.”
“그럴 시간 없어요. 그냥 합시다.”
“예? 설득 안 하구요?”
“뭔 설득입니까. 바로 입 벌리세요. 레일리는 거기 입구에서 망 좀 봐 줘.”
“예? 아! 예!”
막무가내로 잠들어 있는 난쟁이들에게 전부 엔젤과 드워프 변이유발 물질을 투약하는 벤잔이었다.
“여자들까지는 엔젤이 조금 부족 할지도 모르겠는데.”
“아! 엔젤이면 두목이 가지고 있습니다.”
“두목이요?”
“마피아 두목이요.”
“그럼 그것도 챙겨야겠네요.”
창수가 그동안 확보한 엔젤을 다 사용해도 30명의 난쟁이에게 전부 먹일 양은 되지 않았다.
물론 엔젤만 확보하면 드워프 변이유발 물질은 얼마든지 벤잔이 만들 수 있었기에 다른 문제는 없었다.
그렇게 벤잔은 상대의 의사도 묻지 않고 난쟁이들 모두를 변이시키기 시작했다.
그건 창수도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뭐 어쩌라고! 그냥 하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