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180
제180화
180화
인적 없는 밀림과 버려진 도시를 지나 마침내 멕시코의 국경 지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멕시코에 도착한 줄도 몰랐다.
녹슬고 부서진 도로의 표지판을 보고 멕시코에 도착했음을 알게 되었다.
“마침내 멕시코군요.”
“그러게 이제 조금만 더 가면 미국인가.”
사실 거리상으로는 아직 절반도 오지 않았다.
멕시코 또한 무척이나 넓은 땅이었기에 미국까지 걸어서 가려면 앞으로도 얼마나 더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었다.
물론 창수의 목적지는 미국이 아니라 멕시코에 있을지도 모를 한국군 주둔지였다.
하지만 멕시코가 작은 땅도 아니었고 한국군이 멕시코에 상륙했는지도 알 수 없었다.
‘정말 멕시코에 상륙했을까?’
정보가 너무나도 부족했다.
특수부대 하면 최강의 군인들이라는 생각이 들지도 몰랐지만 정보 제공과 각종 지원을 받지 못한다면 그냥 경보병과 다를 바 없었다.
한때는 특수부대 만능론이 존재하기도 했지만 고립된 특수부대원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었다.
창수도 한국군 부대를 만나지 못한다면 결국 미국까지 가야 했다.
미국 쪽의 상황이 어떠한지는 알 수 없었지만 세계 최강국인 미국이었으니 잘 버티고 있을 것이라 여기고 있었다.
그렇게 계속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서는 인간을 발견했다.
“캡틴.”
“봤어. 후우! 하필이면.”
폭탄 인간을 만나 보았던 창수의 일행이었다.
다수의 인간과 만났다면 안심을 했겠지만 홀로 있는 남자를 발견한 것이다.
홀로 떠도는 인간인지 아니면 뮤턴트가 되어 버린 폭탄 인간인지 알 수가 없었다.
만에 하나 폭탄 인간이라면 접근조차 불가능했다.
“뮤턴트로는 안 보입니다.”
“하아. 인간을 믿지 못하게 된 세상이라니.”
“아무래도 위험 부담이 너무 큽니다. 우회하거나 그냥 지나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다른 대원들의 말에 창수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배회를 하고 있는 남자를 지나쳐 가려는 순간 총소리가 들렸다.
탕!
총소리와 함께 남자는 곧장 땅바닥에 주저앉았다.
창수와 대원들도 몸을 최대한 낮추며 총소리가 들린 곳을 찾았다.
“저격인가? 위치 찾아.”
“거리가 제법 먼 것 같습니다. 위치 파악은 되지 않습니다.”
총소리를 통해 거리와 위치를 짐작하는 대원들이었다.
“저 사람 어떻게 합니까? 저 정도 움직임이면 폭탄은 아닌 듯합니다.”
총소리에 놀라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바닥을 기어 다니는 남자였다.
이미 몇 차례 과도한 움직임으로 신체가 폭발하는 폭탄 인간을 본 뒤였다.
“데리고 와. 이탈한다.”
남자가 정상 인간이라면 외면할 수 없었다.
물론 그가 나쁜 인간인지 좋은 인간인지는 알 수 없었다.
다만 알 수 있는 건 뮤턴트가 아닌 같은 인간이라는 점이었다.
“이봐요. 이쪽으로 와요! 빨리!”
지형지물에 숨어서 은폐하고 땅바닥을 기고 있는 남자를 향해 손짓했다.
남자도 그런 창수와 대원들을 보고서는 살기 위해 빠르게 기어왔다.
“사…… 살려 주세요.”
“당신 뮤턴트 아니지?”
“뮤턴트요? 아니요. 저 사람입니다. 사람! 믿어주세요.”
한사코 자신은 뮤턴트가 아니라는 남자의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캡틴. 왼쪽 숲을 통해 빠져나가면 될 것 같습니다.”
“포터 챙기고. 이동하자고.”
아마도 마피아나 무장 세력이라 생각을 했다.
물론 총기를 가지고 있는 소규모 집단일 수도 있었다.
대규모든 소규모든 굳이 접전을 벌일 필요는 없었다.
완벽하게 우위의 상태가 아니라면 회피를 하는 것이 나았다.
반드시 해야 할 임무가 아니라면 모험을 할 이유가 없었다.
눈먼 총알에도 목숨을 잃을 수 있었다.
그렇게 숲 쪽을 통해 빠르게 이동을 하는 중에 창수는 멀리서 들려오는 소음에 걸음을 멈추었다.
“캡틴?”
“장갑차다.”
“예?”
“장갑차라고. 기다려 봐.”
창수는 멀리서 들리는 무한궤도 소리에 대원들을 잠시 대기시키고서는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향했다.
하지만 이내 총소리와 함께 자신의 근처에서 총알이 날아든 것 같은 광경을 볼 수 있었다.
‘경고 사격인가.’
창수는 힐끔 숲의 위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거리가 어느 정도 있는 허공에 정찰 드론 한 대가 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유도하는 거로군.’
상대는 이미 자신들을 완전히 포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좀 더 앞으로 나아가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허공에 떠 있는 정찰 드론은 허공에서 창수를 정확하게 주시하고 있었다.
“후우.”
아무래도 상대는 완전 무장을 한 대규모 군사 집단 같았다.
더욱이 자신들의 위치도 정확하게 알고 있는 듯했으니 피해 없이 도주하는 것은 어려울 듯했다.
창수는 결국 숲 가운데서 대기 중이던 대원들에게로 돌아갔다.
다행히 뒤로 이동하는 것에는 총알이 날아들지는 않았다.
“캡틴.”
“포위되었어.”
“포위되었다구요?”
“그래. 장갑차뿐만 아니라 정찰 드론까지 가지고 있다.”
“정찰 드론이요?”
장갑차에 정찰 드론까지 보유하고 있는 무장 집단에 포위되었다는 말에 다들 표정이 어두워졌다.
하지만 한편으로 그 정도의 무력을 가진 집단이라면 마피아나 일반적인 무장 세력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피아나 무장 세력이라면 무작정 공격을 해 왔을 것이었다.
“미군인가요?”
“그럴 가능성도 있지만 아직 확실하진 않아.”
“공격을 해 올까요?”
“그것도 모르지만 공격을 하고자 했다면 벌써 우리는 죽은 몸이겠지.”
창수가 초인이라지만 광학 장비로 수 킬로미터 밖에서 들여다보는 것을 알 수는 없었다.
“우리 소속을 모르니 저러는 것이겠지요?”
“일단 백기 만들고 천천히 나가 보자고.”
아군에게 오인 사격을 당할 생각은 없었다.
물론 아군이 아닐 수도 있었지만 창수는 지금 상황에서는 별수 없다고 여겼다.
그렇게 숲 밖으로 천천히 움직였다.
“그런데 왜 이렇게 복잡하게 할까요?”
“아마도 폭탄 인간 때문이겠지.”
“아! 그럴 수도 있겠네요.”
자신들도 폭탄 인간에 시달려서는 사람에게 접근을 못 하고 있었으니 다른 이들도 충분히 그럴 터였다.
“그럼 지금 우리들 다 지켜봐지고 있는 겁니까?”
“그런 것 같은데.”
“하! 기분 더럽네요. 우리가 할 때는 괜찮았는데.”
각종 임무 중에 광학 장비로 아무것도 모르는 적들을 살펴보던 대원들이었다.
자신들이 철장 안의 동물 꼴이라는 사실에 불쾌해졌다.
그렇게 아군인지 적군인지는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다들 천천히 숲 밖으로 향했다.
그렇게 숲의 입구에서 다들 멈추었다.
“캡틴.”
“내가 할 테니까 대기해. 만에 하나 내가 공격받으면 엔젤 투약하고 숲을 통해 빠져나가.”
“너무 위험합니다. 차라리 이대로.”
“기다려 봐. 짐작되는 것이 있으니까.”
창수도 숲을 통해 빠져나갈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위험하기도 했고 뭔가 짐작이 되는 것도 있었다.
그러는 와중에도 장갑차도 포위를 하기 위해 조여오고 있었다.
창수는 숲에서 나와 개활지에서 하얀 천으로 만든 백기를 들고 나왔다.
자신을 주시하는 눈길이 수없이 많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홀로 있던 남자와 조우했을 때는 거리가 멀기도 하고 포위망이 이루어지지도 않았기에 움직이지 않았지만 지금은 완전히 포위망을 친 듯했다.
“유엔군 산하 특수목적부대인 호프 팀의 최창수 원사요! 한국군 특전사령부 예하 국제평화유지단 소속의 최창수 원사요!”
창수는 영어와 한국어로 연달아 자신의 신분을 밝혔다.
그렇게 창수가 자신의 신분을 밝히자 멀리서 사람의 외침 소리가 들려왔다.
“무기 버려!”
한국어였다.
창수는 한국군이 결국 멕시코에 상륙했다는 것과 함께 이역만리 떨어진 곳에서 동향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는 것에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좀 더 고생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다행이었다.
“무기 버리라고 새끼야!”
“아니. 욕은 왜 하냐. 하! 새끼들이.”
성격이 곤두서 있는지 욕을 하는 병사들에 창수는 좋았던 기분이 나빠졌다.
“나 한국군 최창수 원사라니까!”
“손바닥 땅에 대고 누워!”
십여 명의 병사들이 창수를 향해 총기를 조준한 채로 멀찍이 서 있었다.
어느덧 다가온 장갑차 두 대도 포신을 창수에게 향한 채였다.
무기를 버리고 땅바닥에 손을 대고 누우라고 외치면서도 다가오지는 않았다.
“나 폭탄 인간 아니라니까!”
탕!
분명 자신의 목소리를 들었을 텐데도 접근을 하지 않는 것에 창수는 한국군이 폭탄 인간에 꽤나 시달린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캡틴!”
“괜찮아! 한국군이다!”
“한국군이요?”
“그래. 기다려 봐! 괜찮으니까!”
창수는 괜찮다는 말을 하고 천천히 두 손을 땅바닥에 붙이고서는 몸을 땅바닥에 눕혔다.
그렇게 창수가 완전히 바닥에 누웠음에도 불구하고 한국군 병사들은 좀처럼 가까이 다가오지 않았다.
위잉!
이내 원거리에서 고주파로 여겨지는 소음을 쏘아대는 것이었다.
“아우! 귀 먹먹하네. 나 특전사령부 최창수 원사라고! 이놈들아!”
한국에서였다면 간부라며 암구호도 안 댔겠지만 전장에서 시달린 군대에서는 FM보다 더한 FM이 되어 있었다.
잠깐의 실수가 자신뿐만 아니라 동료의 목숨까지 잃게 만들었으니 두드린 돌다리가 부서질 때까지 두드리고 있었다.
그렇게 어디서 구해온 지 모를 긴 장대로 바닥에 누워 있는 창수의 몸을 찔러보기까지 한 뒤에야 중사 계급의 간부 하나가 엉거주춤 다가왔다.
“어디 부대냐?”
“누구?”
“특전사령부 최창수 원사다.”
“…….”
김원희 중사는 잔뜩 열이 받은 것인지 으르렁거리는 창수의 목소리에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특전사 원사님께서 여긴 왜?”
“특수 임무 중이다. 폭탄 인간 아니니까 이제 그만 좀 하지.”
그렇게 오해가 풀린 창수는 동료들과 함께 제7 기동군단의 사령부가 주둔하고 있는 곳으로 향할 수 있었다.
그리고 가는 동안 그동안의 상황에 대해서 전해 들을 수 있었다.
창수의 예상대로 폭탄 인간들에 엄청나게 시달린 7 기동군단이었다.
* * *
“한국 쪽 상황은 어때?”
“저희도 잘은 모르겠습니다. 평화유지군 임무로 태평양 건너왔는데 피해가 너무 큽니다. 이대로 피해를 더 입으면 아무래도 임무를 포기하고 본토로 되돌아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창수는 지금까지의 상황을 전해 주는 후배 부사관의 말을 들으며 한 가지 알 수 있었다.
‘멕시코에 온 정확한 이유에 대해서는 알고 있지 못하나 보네.’
평화유지군 임무가 아니라 멕시코 점령 임무로 온 한국군이었다.
사실상 미군 대신으로 피해를 감수하는 임무였다.
그 대가로 새로운 멀티 지역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한국 상황이 어떠한지는 알 수 없었지만 쉽게 포기하고 돌아갈 수는 없을 터였다.
‘7기동군단을 보냈다면 아주 작정을 하고 보낸 것일 텐데. 본국 입장에서는 7기동군단을 전부 소모하더라도 이 땅을 확보하려고 할 테니.’
대한민국 전체를 위해서라면 군단 하나 전멸을 하는 것은 아무렇지도 않을 터였다.
“미군 쪽은?”
“그게 보급만 해주고 다른 지원은 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보급만인가?”
“예. 문제는 그 보급도 요즘에는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초반에는 각종 보급을 잘 해주던 미군도 벅찬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에서인지 보급이 줄어들고 있다고 했다.
물론 보급 물자가 줄어든 것이 아니라 일선 부대로의 보급이 원활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었고 일선 부대의 하급 간부가 자세히 알만한 상황도 아닐 터였다.
그렇게 그다지 영양가도 없는 이야기를 들으며 창수는 원정부대 사령부에 도착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