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19
제19화
19화
폭도의 습격 사건이 일어나고 난 뒤에 경계는 강화되었다.
한국군 주둔지에 폭도들의 습격이 일어난 뒤 대한민국은 한바탕 난리가 났다.
다행히 한국군 사망자는 없었지만 중상자가 한 명 나왔고 여러 명의 경상자도 나왔다.
한국군 피해는 적었지만 예방 접종을 받기 위해 대기 중이던 칠레인들 중 다수가 사망하자 책임 소재에 관한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한국군뿐만 아니라 다른 다국적 지원군에서도 동일하게 폭도들의 습격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아니 다국적 지원군뿐만 아니라 칠레의 병원에서도 동일하게 폭도들에 의한 공격이 이루어진 것이다.
“하아! 도무지 이해가 안 갑니다.”
“뭐가? 이해가 안 가?”
“아니. 분명 군의장교님을 습격한 그 사람 말입니다. 바로 전에는 간호장교님한테서 예방 접종을 받고 고맙다고 이야기를 하고서는 천막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러다가 간질 비슷하게 쓰러졌다가 깨어나서는 말입니다.”
“폭도가 아니라는 거야?”
“아니 그게. 박 중사님도 보셨지 않습니까. 마치 좀비.”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라.”
“예.”
창수는 고참의 험악한 표정에 입을 다물었다.
폭도는 제압되어서는 바로 칠레 군인과 경찰들에게 인도되었다.
자신들을 습격한 이유에 대해서 직접 알아내고 싶었지만 칠레인들을 심문할 그 어떠한 권한도 없었다.
당장 한국 내의 여론이 들끓고 있는 중이었다.
한국군 장병들뿐만 아니라 죄 없는 민간인들의 피해에 특전사들이 제대로 임무를 수행하지 못했다고 하고 부정적인 여론이 돌고 있었다.
그나마 한국군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의 군 주둔지도 습격을 받으면서 우발적인 범행이 아니라 계획적인 테러라는 옹호 여론도 있었다.
그렇게 폭도들의 범행 이유는 칠레 경찰에서 발표할 때까지 기다려야만 했다.
박 중사는 창수가 말했던 것처럼 자신을 공격했던 폭도가 좀비는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에서 보았던 것처럼 이빨로 물어뜯으려는 모습이 떠오른 것이다.
“좀비였으면 박 대위님이나 이 중사는 벌써 좀비로 변했겠지!”
“에이! 박 중사님. 그거야 영화지. 현실에서 진짜로 물린다고 좀비가 되겠습니까. 그냥 좀비 같다는 거지요.”
“좀비는 아니지만 좀비 같다는 거지?”
“저도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전에 최 중사님께서 그러시던데 약 말입니다.”
“약? 아! 약에 취한 거란 말이지?”
“저도 그것까지는 모르죠. 그냥 그럴지도 모른다는 거죠.”
창수라고 해도 추측만 가능하지 정확하게 알 수 있을 리 없었다.
창수의 추측처럼 칠레 아리가에서 파병부대 수뇌부들은 심각하게 대책 회의를 하고 있었다.
“칠레 정부 쪽에서는 뭐래?”
“예! 단장님. 사회 불만 세력의 폭도라고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군 주둔지에 맨몸으로 습격을 해 왔다고? 그걸 지금 믿으라고 하는 거야? UN 쪽은?”
“그게 그곳에서도 일단은 칠레 정부의 발표에 따른답니다.”
“혈액은? 혹시나 말이야.”
“바이러스나 다른 질병은 없는 듯 보입니다. 검사를 하는 것에 한계는 있습니다만 물린 장교 및 하사관들 중에 특별한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고 있습니다.”
“그럼 다행이고. 신종 약이나 항정신계 약품 아니면 백신 문제는 없는 거지?”
“일단 백신 접종은 중단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확인 안 된 약이나 술 등을 마신 인원의 치료소 접근을 막기로 했습니다.”
“잘했어.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조심해서 나쁠 건 없지.”
파병부대 단장은 칠레 경찰과 군인들에게 폭도를 인도하기 전에 폭도들을 잠시나마 조사를 했다.
일단 아무런 대화가 통하지 않았다.
적의만을 보이며 공격성을 보였다.
말도 안 되는 일이었지만 마치 영화 속의 좀비의 모습과 흡사했다.
다행인 것은 폭도에게 공격을 받은 이들이 폭도들처럼 좀비로 변하는 모습은 없었다는 점이었다.
“그런데 돌아가는 것입니까? 단장님?”
“폭도들에게 공격 조금 받았다고 도망이라도 가자는 말인가! 대한민국 특전사가 고작 이따위밖에 안 돼! 이럴 때일수록 더욱더 임무를 수행해야 할 것 아니야! 내일부터 다시 대민 지원 강화하고 군이 흔들리는 모습 보이지 않도록 해.”
“알겠습니다! 단장님!”
군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일 수는 없었다.
오히려 더욱더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며 주어진 임무를 완수해야 했다.
폭도들의 기습에 움츠러든 다른 국가의 지원군들과는 달리 한국군은 곧바로 대민 지원을 강화했다.
환자들에 대한 진료와 치료를 재개하고 중단했던 주둔지 밖의 식량과 식수 보급 지원뿐만 아니라 이재민들에게 집을 지어주는 일까지 시작했다.
비극은 있었지만 무너졌던 터전에서 반듯한 집들이 일어서는 모습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품게 만들었다.
그만큼 한국군의 헌신은 칠레 현지의 반응을 우호적으로 바꾸어 갔다.
그렇게 폭도들의 습격 사건 이후로 한동안은 습격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결국 지진으로 인한 시민들의 불안정한 심리 상태로 인해 벌어진 우발적인 사건으로 마무리가 될 듯싶었다.
“다음 환자분.”
“오늘은 더 이상 환자가 없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벌써 없다구요?”
“예.”
환자들의 숫자가 하루가 멀다고 줄어들었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셀 수 없이 많은 숫자의 환자들이 줄을 서고 있었는데 딱 끊기는 듯이 없어지는 것이다.
상식적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었다.
물론 많은 환자들을 치료했기에 더 치료할 환자들이 줄어들었다고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동안 의료 지원을 해 왔던 경험상 절대 환자의 숫자가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더 이상 환자분들이 없다면 우리야 편하긴 하지만 뭔가 이상하군요.”
“아마도 전의 일 때문에 겁을 먹은 사람들이 오지 않아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음! 그럴 수도 있겠네요. 계속 환자들이 줄어든다면 주둔지 밖으로 외진이라도 가야겠습니다.”
“아직은 조금 위험하지 않을까요?”
“위험해도 마냥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으니까요. 물론 당장은 못 하겠지요. 준비를 해야 할 것도 많으니까요.”
특전사 장병들의 호위 임무 부담도 컸기에 외진을 하기는 어려울 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줄어든 환자 수 때문에 할 일이 없어져 버린 의료 인력들이었다.
“환자 한 명이 더 있는데 진료 보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들어오라고 하세요!”
“예! 자! 들어가세요.”
마지막 환자가 한 명 더 온 듯했다.
하지만 환자는 전혀 아프지 않은 모습으로 들어왔다.
군의장교는 전혀 아파 보이지 않는 환자의 모습에 의아해했다.
“어디가 아파서 온 겁니까?”
현지 통역자의 도움을 받아 환자에게 어디가 아픈지를 물었다.
“여기가 아픕니다. 그런데 아프진 않아요.”
“아픈데 아프지 않아? 응? 잠시만 이거 부러졌잖아. 아프지 않다고! 이거 응급 수술해야 하겠는데! 간호장교! 수술 준비해! 당장!”
팔이 완전히 부러져 있었다.
이 정도라면 고통을 참기 힘들 것인지 환자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했다.
“아프진 않아요.”
“아프지 않다고? 아니 어째서 아프지 않다는 거지? 이 정도라면 진통제로도 참기 힘들 텐데?”
“약 먹었어요. 진통제.”
“진통제를 먹었다고? 어디서?”
“그게 어른들이 줬어요. 그 약 먹으면 아프지 않게 된다고.”
“어른? 약? 그게 무슨 약이지?”
“그 엔젤이요.”
“엔젤?”
“잘은 몰라요. 그냥 그 약 먹으면 아무리 아파도 낫는다고 했어요.”
엔젤이라는 약의 존재가 알려지게 되었다.
부러진 팔을 응급 수술한 군의장교는 곧장 파견단장에게 엔젤이라는 약에 대해서 보고를 했다.
“약? 엔젤? 그게 뭔가?”
“아무래도 신종 약인 듯합니다.”
“신종 약?”
“예!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조금 있습니다. 마약을 한 것으로 보이는 환자의 상태가 의식이 너무 깨끗합니다.”
“응? 보통 정신적으로 이상하게 되는 거 아닌가?”
“예. 보통은 환각 작용이나 이상 증세를 보이는데 엔젤이라는 약은 환각 작용은 일어나지 않고 강력한 진통 효과를 보이는 듯합니다.”
“그럼 그게 마약이 아니고 진통제 아닌가?”
“저도 정확하게 무엇인지는 모르겠는데 그 엔젤을 입수해 보는 것은 어떨까 싶습니다.”
“그걸 입수해 보자고? 알려지기라도 하면 문제가 클 텐데.”
“그렇겠지만 너무 이상해서. 효과가 좋아도 너무 좋습니다.”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부작용은 없이 진통 효과만 강한 약이었다.
물론 진통 효과가 너무 좋다는 것도 결코 좋은 것은 아니었다.
고통을 느끼는 것은 인체의 방어기제였고 통증이 없다는 것은 각종 부상이 일어나도 대비나 치료를 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군의 장교가 본 환자의 진통 효과는 과도할 정도로 좋은 것이었다.
물론 마약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약이 될 수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는 법이었기에 엔젤이라는 신종 약을 소량이나마 입수해 연구한다면 도움이 될 수 있을지도 몰랐다.
“알겠네.”
파견단장인 한석 중령은 엔젤이라는 신종 약을 입수해봐야 한다는 군의관의 보고에 고민하다가 소령 계급의 한 남자를 바라보았다.
“저희 쪽에서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해 주십시오. 군에서는 모르는 일입니다.”
“예.”
의무부대와 특전사들만 파견된 것이 아니었다.
국정원에서 위장 신분으로 함께 파견된 인원이 있었다.
다른 다국적 군에서도 각국의 정보기관에서 파견된 인원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물론 공식적인 일은 아니었고 정보기관에 속하는 인원이라 절대 인정을 하지 않을 터였다.
물론 칠레 정부도 그러한 사실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재난 복구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알고도 모른 척을 할 뿐이었다.
그렇게 국정원 소속의 요원은 엔젤이라는 약을 입수하기 위한 행동에 나섰다.
그리고 국정원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의 정보국에서도 엔젤이라는 약에 대해서 알게 되었으며 해당 약을 조사하고 있었다.
일부는 이미 엔젤을 손에 넣은 뒤였다.
마약의 항정신성 효과는 없는 채로 강력한 진통 효과만 보여 주는 엔젤은 꽤나 특이한 약이었다.
그렇게 엔젤에 대해서 주시를 하고 있을 때 또다시 폭도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문제는 그 폭도들의 숫자가 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많다는 것이었다.
폭도들은 주변의 모든 것을 가리지 않고 공격했다.
“멈춰! 멈추란 말이다!”
지진 복구가 완전히 이루어진 것은 아니었지만 이제 치안 정도는 충분히 잡혀 있었다.
여전히 부족하지만 식량과 식수 그리고 의약품들도 충분히 보급되고 있었다.
세계 각국에서 지원된 지원품들로 풍족하지는 않아도 부족하다고 볼 수 없었다.
폭도들이 대규모로 나올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폭도들은 이성을 잃고서는 자신들을 막으려는 경찰들과 군인들을 공격했다.
“쏴! 쏴버리라구!”
치안을 맡고 있던 군 지휘관이 폭도들을 향해 발포를 명령했다.
그리고 결국 비극이 일어났다.
무장한 칠레 군인과 경찰들이 폭도들을 향해 사격을 시작한 것이다.
탕! 탕! 탕!
처음에는 위협 사격이었다.
하지만 위협 사격에도 조금도 주춤하지 않고 달려드는 폭도들에게 결국 조준 사격으로 바뀌었다.
그렇게 조준 사격을 받은 폭도들은 쓰러지는 듯했지만 공격받지 않은 폭도들은 기이하게도 도망을 가거나 몸을 숨지 않았다.
“계속 몰려옵니다! 악!”
“쏴! 전부 쓸어버려!”
총격을 받으면 인간인 이상은 겁을 먹고 도망을 가야 했다.
하지만 폭도들은 공포감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군인과 경찰들을 공격해왔다.
순식간에 아리가는 혼란에 빠져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