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273
제273화
273화
뿌우우우!
또 다른 선박이 이제는 아사달이라고 불리는 곳에 도착을 했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아사달에 내렸다.
여전히 젊은 여인들과 어린아이들이 함께 있는 무리였다.
피곤해 보이는 군인들의 안내를 받으며 공무원들이 있는 막사로 이동을 한 이들은 앞으로 살아 갈 장소에 대한 것들을 설명 들으며 필요할지도 모를 물품들을 전달받았다.
대부분 얼떨떨해하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알지 못했다.
“저기요. 본국은 무슨 상황인가요? 무슨 특별한 일은 없나요?”
먼저 아사달에 와 있던 사람들이 이제 막 아사달에 온 사람들에게 한국의 상황에 대해서 묻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한국에서 이제 막 왔다고 해도 한국의 상황에 대해 아는 것은 많지 않았다.
그나마 라디오 방송이 아직 이루어지고 있다지만 정부에서 해 주는 이야기에는 모든 것이 잘 되고 있다는 것뿐 정말 한국의 상황이 어떠한지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었다.
그냥 소문을 통해 단편적인 정보들만 알 수 있을 뿐이었다.
“중국에서 커다란 메뚜기 뮤턴트들이 날아온대요.”
“그럼 한국은 더 이상 사람들이 살 수 없는 곳이 된 거래요?”
“그 정도는 아니래요. 군인들이 잘 막아주고 있대요. 저도 아는 건 별로 없어요. 멕시코는 어떤가요? 살기 좋은가요? 남편한테 먼저 가서 자리를 잡아 놓는다고 말을 했어요. 정말로 이곳에 오면 집도 주고 땅도 주던가요?”
한국보다 아사달이 더 안전하고 살기 좋은 곳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바로 위에 강력한 미국도 있어서 안심을 하고 살 수 있다는 사실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몇몇 뮤턴트들이 나타나 도시나 마을을 엉망으로 만든 곳도 있었지만 딱히 뮤턴트들에 대해서 체감을 하지 못하는 곳의 사람들도 제법 많았다.
뮤턴트 사태로 엉망이 되어 버린 세상이라지만 여전히 뮤턴트를 단 한 번도 목격하지 못한 사람들도 많았다.
사실 뮤턴트들을 가까운 곳에서 목격한다는 것은 살 수 있는 확률보다 죽을 수 있는 확률이 더 높다는 것이었다.
정부에서 어디 어디에 뮤턴트들이 나타났다는 소식과 사람들 사이의 소문만이 뮤턴트라는 존재를 알게 해 주었다.
그 때문에 일부 사람들은 뮤턴트는 다 정부가 사람들을 통제하기 위한 음모라는 말도 할 정도였다.
“말로는 개척지로 가면 집도 땅도 준대요. 농사를 지어서 먹고 살아야 하기는 하지만 한국처럼 추운 겨울이 없어서 농사짓기는 좋대요.”
“뮤턴트는요?”
“글쎄요. 저희도 잘 모르겠어요. 군인들이 뮤턴트들을 다 물리쳤다고만 들었어요.”
아사달도 뮤턴트로부터 안전하지는 않다는 말을 이제 막 아사달에 발을 디딘 사람들에게 할 수는 없었다.
이곳 또한 한국처럼 교통도 그리고 통신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수십 킬로미터 밖의 소속을 알기 힘들었다.
그렇게 군대에 의해 다소 안전하다는 길을 따라 이어져 있는 개척 마을로 사람들이 이동을 할 뿐이었다.
한 번 정착을 하면 두 번 다시 개척 마을을 떠나지 못하게 된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
물론 강압적으로 개척 마을을 떠나지 못하게 한 것은 아니었다.
그냥 단지 현실적으로 뮤턴트들이 득실거리는 곳을 맨몸으로 떠돌아다닐 수가 없기에 떠나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게 마치 중세시대 때처럼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자신이 태어난 마을이나 도시를 벗어나지 못하는 운명이 이들과 이들의 자식 및 후손들에게 찾아온 것이다.
“사람들이 참 많네요.”
태평양 연안의 항구 지역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한국보다 더 희망차 보이기도 했다.
물론 항구 지역에서 개척 마을로 본격적으로 이동을 시작하게 되면 그 희망이 절망으로 바뀌는 것은 금방이었다.
말단의 개척 마을은 이미 뮤턴트들에게 잿더미가 된 지 오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사람들을 밀어 넣고 있었다.
성과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어서 뮤턴트를 밀어내고 인간의 영역을 다시 넓히고 있었다.
그리고 아사달 임시 정부의 통제를 벗어난 사람들과 마을들도 생겨나고 있었다.
* * *
“민정 언니! 저희 왔어요!”
“오셨어요?”
민정은 창수의 아내인 혜은과 함께 집 안으로 들어오는 여인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민정은 어린아이들을 돌보는 일을 하고 있었다.
혼자 열 명이 넘는 아이들을 돌보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이런 것뿐이었다.
“제법 실한 고기를 잡아 왔어요.”
“어머! 안 그래도 애들 먹을 것이 부족했는데 다행이네요.”
핏물이 아직 완전히 빠지지 않은 고깃덩이를 혜은에게서 받아 드는 민정이었다.
다들 무슨 고기인지 알고 있지만 입 밖으로 무슨 고기인지는 말을 해 주지 않았다.
“그런데 위험하진 않았어요?”
“괜찮았어요. 키나 씨 덕분에요.”
“제 덕분은요. 오히려 혜은 씨 덕분에 다행이었는데요.”
세 여인은 테이블에 앉아 수다를 떨었다.
아이들도 세 여인이 모여 수다를 떨기 시작하면 정신이 없어진다는 사실을 그동안의 경험으로 알기에 집 밖으로 나가 뛰어놀았다.
“그나저나 정말 놀랐어요. 혜은 씨가 최 원사님 아내분이셨을 줄은.”
“저도 키나 씨가 남편 동료였다는 건 정말 예상도 못 했네요.”
2형 뮤턴트에게 위기에 처하던 순간 혜은과 민정을 구한 것은 불의 마법사로 불리는 키나였다.
창수를 따라 한국으로 따라가지 못한 키나였다.
자신의 능력이 한국군에 알려지면 이용을 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창수로부터 들은 키나는 자신의 능력을 숨기면서 지내오고 있었다.
그렇게 남자 동료들은 미국으로 떠난 이도 있고 일부는 멕시코에 남은 이들도 있었고 키나도 개척 마을로 갔다가 자신의 몸을 노리는 남자들 때문에 홀로 떠돌아다녔다.
그러다가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생존자 그룹과 만나서 생활을 하고 있었다.
멕시코 토박이 출신들도 있었고 한국인들도 있었으며 미국인이나 전혀 연관이 없는 외부인들도 모여 있었다.
그렇게 그들은 오직 생존을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
군인들의 보호도 받지 못한 채로 뮤턴트들이 득실거리는 곳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그들에게 키나가 있기 때문이었다.
그들의 정착지에도 뮤턴트들이 몰려왔다.
그때 키나의 마법이 아니었다면 위험했을 것이었다.
누군가에게는 마녀라고 불렸고 누군가에게는 불의 마법사라고 불렸다.
뭐라고 불리던 키나는 그들에게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다.
그리고 혜은이라는 한국인 여전사가 나타났다.
연약해 보이는 몸과는 달리 괴력과 빠른 민첩성을 보여 주었다.
키나도 그런 혜은의 모습에 처음에는 꽤나 놀랐다.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불완전 뮤턴트는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혜은이 창수의 아내라는 사실을 알고서는 그냥 이유 없이 납득을 해 버렸다.
혜은도 키나가 창수와 남미에서 함께 했던 동료라는 것을 알고서는 키나의 기이한 힘을 납득했다.
“현이는 많이 컸네.”
“그러게. 어린아이들은 금방금방 큰다니까.”
“최 원사님하고 혜은 씨 아들이라 그런지 벌써부터 엄청난 힘을 보이네요.”
“그러게요.”
집 밖의 마당에서 자신보다 큰 형과 누나들과 함께 놀고 있는 최현을 바라보며 하는 키나의 말에 혜은은 미소를 지었다.
병원에서 현이의 울음 때문에 살 수 있었던 혜은이었다.
혜은이나 키나 모두 최현에게 엄청난 잠재력이 있음을 느끼고 있었다.
지금 당장은 잠재력이 몸 밖으로 드러나지는 않고 있었지만 성장을 하고 난 뒤에는 그 잠재력이 폭발적으로 발휘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힘은 뮤턴트들로부터 사람들을 구하고 지키는 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혜은과 키나였다.
“그런데 언제까지 이곳에서 지내야 하는지 모르겠네요. 이대로라면 그냥 한국으로 되돌아가고 싶은데.”
민정은 혜은을 힐끔 보며 말을 했다.
자신이야 한국으로 돌아가도 반겨 줄 사람이 없었지만 혜은의 남편 창수가 여전히 한국에 있었다.
먼저 멕시코로 가서는 기다리고 있으면 창수도 넘어오겠다고 약속을 했지만 혜은과 민정은 멕시코에 도착을 하고 난 뒤에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창수도 분명 몰랐을 것이 분명했다.
실상을 알고 난 뒤에 창수의 마음이 어떨지 걱정까지 되는 혜은이었다.
정부에 완전히 속은 것이다.
그렇기에 혜은은 어떻게든 다시 한국으로 되돌아가고자 했다.
창수가 멕시코로 와 봐야 자신을 찾기는 불가능했기에 한국으로 돌아가려는 것이었다.
물론 이미 멕시코로 넘어와서 자신과 아들을 찾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한국으로 바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더욱이 너무 위험하기도 하고요. 들리는 소문에 바다에서 거대한 괴물이 나타난다고 하더라구요.”
“저희도 봤어요. 멕시코에 도착을 할 때 바다 괴물이 배 한 척을 공격했어요.”
온몸이 오싹한 기억이었다.
“멕시코에서 한국까지 가는 건 너무 시간이 많이 걸려요. 만일 가려고 한다면 보다 안전한 미국 쪽을 통해 가야 할 거예요.”
미국으로 가서도 태평양을 건너는 것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물론 더욱 북쪽으로 올라가 베링해를 통해 지나가는 방법이 있었다.
“듣기로 지구 온난화가 많이 해소되어서 알레스카 쪽의 바다가 겨울에는 얼어서 걸어서 건너갈 수도 있다고 하더라구요.”
“걸어서요? 아! 북극을 통해서 가는 건가?”
“북극은 너무 춥지 않을까요?”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미국에서도 아시아로 넘어가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브로커들이 있다고 그러더라구요.”
“아니 왜요? 아시아에서 미국으로 넘어오는 것이 아니고요?”
“그건 잘 모르겠어요. 이번에 미국 간 동료가 돌아오면 더 알아봐야겠어요.”
정보의 확보가 무척이나 어려웠다.
설령 알게 된 정보도 이미 반년은 넘게 지나가 버린 정보가 되기 일쑤였다.
“확실한 건 더 이상 이곳은 안전하지 않다는 거예요. 어떻게든 미국으로 가야만 해요.”
키나는 혜은이 합류를 하면서 뮤턴트들에 대한 방어력이 더 강해지기는 했지만 그것도 점차 한계를 보이고 있다고 생각했다.
한국군의 영역으로 가도 되지만 한국군의 영역이라고 해도 뮤턴트로부터 안전하지만은 않았다.
그러니 뮤턴트들로부터 가장 안전하다는 소문이 도는 미국으로 가려는 것이다.
생존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 때문에 한때 창수와 키나와 함께 했던 특수부대 출신의 요원들이 미국으로 향했다.
미국까지 가는 안전한 길과 미국 안으로 넘어가는 길을 찾기 위해서였다.
한국군이 통제하고 있는 지역은 멕시코 중남부 지역이었다.
멕시코 북부 지역은 미국 정부의 영향권이기도 했지만 사실상 버려진 땅이었다.
당연히 뮤턴트들이 득실거리고 있었다.
그런 뮤턴트들을 뚫고 미국 국경까지 도착을 해야 했고 과거 트럼프 대통령 당시에 만든 미국과 멕시코 장벽을 넘어야만 했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자칫 미국에 도착을 하기도 전에 모두 죽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들 가만히 있다가는 아무것도 못 해 보고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기에 어떻게든 해야만 했다.
그렇게 며칠 뒤 키나의 말처럼 미국으로 향했던 이들이 되돌아왔다.
“미국 쪽은 어떤가요?”
“미국 국경까지 비교적 안전한 루트를 개척했습니다. 미국 안쪽까지 깊이는 못 들어가 봤지만 국경 지역 안쪽으로 뮤턴트들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역시 미국이네요. 뮤턴트들을 전부 제압했나 봐요.”
“아마도 그렇겠지요.”
지구의 모든 인간들에게 미국은 유토피아와 같았다.
그곳에 가면 뮤턴트로부터 위협을 받지 않고 안전하게 살 수 있다고 믿고 있는 것이다.
도망간 곳에는 유토피아가 없다고 하지만 그렇게 믿지 않고서는 버틸 수 없었다.
결국 생존자 마을의 주민들은 오랜 시간 고민 끝에 미국으로 가기로 결정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