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274
제274화
274화
한국의 산골 마을.
백두대간의 깊은 산은 여전히 철망이나 장벽 등으로 막아 두었지만 국토의 70%가 산지였기에 여전히 많은 산골 마을이 있었다.
그 산골 마을에 수색대가 수색 정찰을 위해 찾았다.
“이런 곳에 아직도 마을이 남아 있네요.”
“그러게 말이야. 거미 뮤턴트인가 하는 놈들이 아직도 있어서 위험할 텐데.”
“그러게요. 그런데 왜 이리 젊은 사람들이 많지?”
젊은 남자들은 대부분 군대에 있었다.
물론 젊은 여성들까지 군대에 보내는 것은 아니었지만 사람이 많을 것 같지 않은 산골 마을에 꽤나 많은 젊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실례합니다.”
“무슨 일이십니까?”
“예! 저희는 제21사단 수색대입니다. 혹시 근처에 뮤턴트들의 흔적을 발견하셨는지 여쭤 보려고 합니다.”
뭔가 조금 이상하기는 했지만 수색대의 군인들이 조사할 일은 아니었기에 자신들의 본래의 임무를 수행하기로 했다.
“뮤턴트들은 보지 못했습니다.”
“그런가요?”
뮤턴트가 나타났다면 마을 주민들이 살아남기가 힘들 터였기에 당연한 대답이기는 했다.
수색대의 소대장도 벌써 수많은 마을 주민들로부터 들었던 이야기였기에 그러려니 했다.
“오늘 시간이 늦어져서 하룻밤 머물다 갈까 합니다.”
“그럼 집을 비워 드릴까요?”
“아니요. 아닙니다. 숙영은 저희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마을 주민들에게 피해가 가는 일은 없을 겁니다. 혹시라도 물이 있으시면 조금 보급을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편하게 머물다 가십시오.”
마을 주민들에게 허락을 받은 수색대의 군인들은 마을에 있는 학교 건물에 숙영지를 마련했다.
학교가 비어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네.”
“뭐가?”
“아니. 젊은 사람들이 꽤나 많은데 아이들이나 노인들은 또 없어.”
“노인들? 아까 전에 몇 명 보이던데.”
“아! 그래?”
“어! 노인들은 좀 있더라. 애들은 못 봤지만 말이야.”
인간은 생존에 위협을 받으면 종족 보존의 본능이 커진다.
물론 절망적인 세상을 어린아이들에게 물려줘야 한다는 것이 꽤나 못 할 짓이었지만 그렇게 태어난 아이들이 많았다.
그런 아이들을 뮤턴트 세대라고 부르고 있었다.
뮤턴트 세대는 바로 전 세대들과는 달리 찬란하게 빛이 나던 인류의 문명 생활을 경험하지 못했다.
오직 생존을 위해 살아남는 것이 우선인 세대였다.
그렇게 태어나자마자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아이들이었지만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태어났다.
한때는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지역에서도 수십 명의 아이들이 뛰어놀고는 했다.
개인주의가 커지던 대한민국도 뮤턴트 사태 이후로는 아이들을 집단 공동체가 보살펴야 한다는 개념이 강해졌다.
그렇게 아이들을 보호하는 것은 모든 어른들의 의무이자 권리가 되었다.
그런데 이 마을에서만큼은 아이들이 보이지 않았다.
“산골 마을이라 위험해서 대피시킨 건 아닐까요?”
“대피? 어디로?”
“뭐 도시나 그런 곳으로요.”
“그러면 부모들도 같이 가지. 아이들만 보내진 않지. 아무리 아이들은 성인들 전부가 보살핀다지만.”
“그렇긴 하죠?”
“그래. 보니까 거의 아이들 한둘은 있을 법한 젊은 사람들뿐이더만.”
남자는 군대에서 복무하지만 여자들은 꽤나 젊은 나이에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한다.
십 년 전이었다면 상상도 못 할 일이었지만 20살 중반이 넘어가면 노처녀라는 말과 함께 주민 센터에서도 난리가 났다.
결국 10대 후반에서 늦어도 20대 초반에는 대부분의 여자들이 결혼을 해야 할 지경이 되었다.
언제 죽을지 알 수 없었기에 체력이 있을 때 아이를 낳아 빨리 키워 내야만 했다.
물론 여인들은 자식을 낳아야 정부나 집단에서 보호를 받고 지원을 받을 수 있었기에 최대한 빨리 결혼을 하고는 했다.
그렇게 수색대의 병사들은 이상한 마을에 의아해하고 있었다.
“거기 잡담하지 말고 빨리 움직여!”
“알겠습니다!”
구형의 텐트를 치고서는 주둔지를 마련한 수색대원들은 자신들의 임무에 들어갔다.
“뮤턴트들의 흔적이 있는지 잘 수색해라. 꼼꼼히 살펴서 놓치는 거 없이 조심하고.”
“알겠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뮤턴트의 흔적이 없다고 이야기했지만 이제는 이골이 나 있는 수색대원들의 눈에는 뮤턴트들의 흔적을 찾아내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뮤턴트의 흔적이 발견된다면 사령부에 보고 후 대규모 병력으로 뮤턴트를 사살하거나 뮤턴트 부대 및 최근 실전에 투입 중이라는 거미 뮤턴트들을 동원했다.
그렇게 마을 뒷산을 수색하는 수색대원들이었다.
“마을 주민들이 산 뒤로 꽤나 자주 올라오는 것 같습니다.”
“산나물이나 고사리 끊으러 왔겠지. 버섯도 캐고.”
“그런데 취나물이 그대로인데요.”
“지금 취나물 끊을 때가 아니잖아.”
“그렇긴 한데. 요즘처럼 식량 없을 때는 가을에도 취를 끊더라구요. 아래는 억센데 윗부분은 아직 연해서 겨울까지 계속 끊어요. 그리고 버섯도.”
“흐음! 그렇긴 하네.”
위험하다고 해도 기어코 산속으로 올라와 산나물과 식용 버섯들을 캐는 사람들이었다.
괴물보다 굶주림이 때로는 더 무서운 법이었다.
비록 마을에서 조금 깊게 산속으로 들어오기는 했지만 생각보다 식용 약초와 산나물들이 가득 널려 있었다.
사람들이 올라온 흔적이 없다면 모르겠지만 문제는 사람들이 올라온 흔적도 꽤나 많았다.
“뭔가 이상합니다.”
“너도 느꼈냐?”
“예. 이거 전에 뮤턴트들 봤을 때하고 비슷한, 아니 어쩌면 더 안 좋은 느낌입니다.”
과거 같았다면 병사의 말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을 것이었다.
하지만 수많은 실전을 경험한 군인들은 때로는 증거보다 개인의 감이 더 정확할 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만 정확하게 무엇이 자신들의 신경을 계속 건드리고 있는 것인지를 알기에는 정보가 부족했다.
“해가 곧 질 것 같습니다! 복귀하셔야 합니다!”
“일단 복귀한다.”
“알겠습니다.”
해가 금방 지는 산속이었기에 무리를 할 필요는 없었다.
주변 수색을 마치고 물러서는 수색대원들이었다.
아무래도 다들 이곳에서는 며칠 더 머물러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산을 내려가며 마을 쪽으로 향하고 있을 때 수색대원들을 이끌고 있던 소대장은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밥 짓는 냄새가 안 나네.”
“그러게요. 밥할 시간인데. 뮤턴트 때문에 냄새가 안 풍기나?”
“최 중사님.”
“예! 소대장님.”
“중사님팀 이끌고 본대로 가 주시겠습니까.”
“예? 왜 그러십니까?”
“모르겠습니다. 불길해서 그럽니다. 혹시 모르니까 애들 데리고 본부대 가서 지원 요청을 해 주십시오. 여기 뭔가 이상합니다.”
소대장은 산 아래로 보이는 한적한 산골 마을에 이상함을 느꼈다.
“같이 안 가십니까?”
최 중사도 이 마을에 오고부터 계속 느껴지고 있는 의구심과 본능을 간질간질하게 만드는 느낌에 다들 같이 떠나자는 말을 하려고 했다.
“숙영지에 애들 남아 있잖습니까! 상황 봐서 아침에 애들 전부 데리고 본부대로 가겠습니다. 저쪽 산 너머로 우회해서 본부대 쪽으로 가서 지원 요청 좀 부탁드립니다.”
“알겠습니다. 바로 지원 요청해서 돌아오겠습니다.”
“예, 부탁 좀 하겠습니다.”
삶과 죽음은 정말이지 얇디얇은 종이 한 장과도 같았다.
그렇게 최 중사는 자신의 분대원들을 데리고서는 점점 어두워지는 산을 넘어 이동을 했다.
야간 전술 행동은 웬만하면 금지되어 있었다.
야간에 뮤턴트에게 습격을 받으면 제대로 대응을 하지도 못하고 당할 수 있는 것이다.
더욱이 개활지도 아닌 산속이었으니 자칫 최 중사와 분대원들 전부 전멸을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불길한 느낌은 위험함을 감수하게 만들고 있었다.
인간은 그다지 감이 뛰어난 동물은 아니었다.
시력도 높지 않고 후각이나 청각도 좋지 않았다.
피부의 촉각이 그나마 다른 동물들에 비해 섬세하긴 하지만 감각적인 부분은 그다지 대단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본래 인간의 감은 생각보다 뛰어났다.
현대에 와서 그런 감이 필요치 않아 퇴화되었을 뿐이었다.
특히나 육감이라 불리는 특별한 감각은 인간의 생존에 꽤나 큰 역할을 해 왔었다.
삶과 죽음 사이에 오랫동안 머물다 보니 군인들은 그 육감이 활성화되어 가고 있었다.
“정신 바짝 차려. 정신 못 차리면 전부 죽는다. 이거 실전이니까. 뒤처지지 말고 따라와라.”
“알겠습니다. 분대장님.”
“좋아. 경식아. 네가 후방 맡아.”
“예. 알겠습니다.”
가장 믿음직한 대원 하나를 뒤로 보냈다.
다소 빠르게 야간 행군을 할 생각이었다.
다들 수색대에서 잔뼈가 굵어지고 있었지만 낙오가 되는 대원이 나올 수 있었다.
과거였다면 낙오가 되어도 혼나고 말 정도였지만 지금은 낙오가 죽음으로까지도 이어졌다.
그렇게 위험할 수도 있는 어두컴컴한 산속으로 우회를 하는 최 중사와 분대원들이었다.
최 중사를 본부대로 보낸 소대장은 남은 대원들과 함께 마을 외곽의 초등학교로 향했다.
“마을 주민들과 접촉하지 마라. 접촉하게 되면 나한테 바로 보고해.”
“알겠습니다. 소대장님.”
해가 지기 전에 학교 건물로 돌아온 소대장과 수색대원들은 텅 빈 학교 건물을 보게 되었다.
“뭐야? 다들 어디 갔어?”
“소대장님! 아무도 없습니다!”
“핏자국이나 시체 있는지 찾아봐!”
혹시나 뮤턴트의 습격을 받은 것은 아닌가 싶어서 핏자국을 찾아보라는 지시를 내리는 소대장이었다.
하지만 시체는커녕 핏자국도 보이지 않았다.
“총소리 들렸었어?”
“아니. 못 들었는데. 멀리 가서 수색을 하긴 했지만 총소리가 안 들릴 정도는 아니었는데.”
산속 깊이 수색을 했다지만 총소리가 들렸다면 분명 들렸어야 할 거리였다.
하지만 아무도 총소리를 듣지 못했다.
“다들 경계하고 김 중사님하고 이 병장은 따라와 주십시오!”
“알겠습니다! 영재야! 가자!”
“예! 김 중사님!”
소대장은 대원 둘을 데리고서는 마을 쪽으로 향했다.
마을의 주민들이 의심쩍었지만 아직 확실한 것은 아니었기에 알아보아야만 했다.
학교의 주둔지에 대원들을 많이 남겨 두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부하들을 어떻게든 찾아야만 했다.
뮤턴트들에게 잡아먹혔더라도 신체 조각만이라도 찾아야 했다.
그렇게 학교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집으로 간 이성건 소위는 집의 문을 두드렸다.
이 소위를 따라온 두 명의 대원들은 수상한 일이 벌어진다면 당장에라도 사격을 할 각오를 한 채로 주변을 살폈다.
쾅쾅!
“계십니까!”
문을 두드리며 안에 사람이 있냐고 외치자 잠시 뒤에 집 안쪽에서 인기척과 함께 문이 열렸다.
“무슨 일이십니까? 군인님들.”
“학교에 있던 저희 대원들이 보이지 않아서 그런데 혹시 보지 못하셨습니까?”
“군인들이요?”
“예.”
문을 열고 나온 남자는 소대장의 뒤에서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두 명의 군인들을 보았다.
허튼수작을 부리면 곧바로 머리에 총알 구멍을 내 줄 것 같은 분위기였다.
“혹시 마을 주민 센터로 간 거 아닐까요? 식량을 나눠 준다고 했었거든요.”
“식량이요?”
“예. 오늘 보급 들어오는 날이어서 저희도 받아 왔습니다. 아마 일손이 부족해서 이장님께서 군인 친구분들에게 일 좀 거들어 달라고 부탁이라도 했나 보네요.”
옛날이나 지금이나 군인을 일꾼으로 부려먹는 것은 대한민국의 전통인 듯했다.
소대장은 만일 그런 것이라면 차라리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허락 없이 병사들을 마음대로 부려먹는 것은 꽤나 화가 날 일이었지만 최악의 상황은 아니라는 것에 다행인 것이다.
물론 주둔지의 모든 병사들이 전부 일을 도우러 갔다고는 보기 힘들었지만 산골 마을 아래에 있는 복지 센터 건물로 가 보기로 했다.
그곳에서 자신의 부하들이 일을 하고 있다면 빼 오기라도 해야 했다.
그렇게 소대장은 두 명의 부하 대원들과 함께 산골 마을 아래의 복지 센터 건물로 향했다.
복지 센터 건물로 가는 동안 주변의 마을에서 주민들의 시선이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