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294
제294화
294화
너무나도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어둠에 물든 버려진 도시가 다시 네온사인에 휩싸인 것처럼 활기차 보였다.
아직 전기가 다 사라진 것은 아니었지만 지구는 빛의 행성에서 어둠의 행성으로 바뀌어 가고 있었다.
그렇게 우주 위에 떠 있는 우주 정거장에 사람이 아직 있다면 도시의 반짝이는 불빛들을 보며 감동을 했을지도 몰랐다.
창수도 수많은 요정들을 보며 감탄을 했다.
낮에는 볼 수도 듣지도 못한 것이었다.
크기는 작았다.
전설 속의 요정들처럼 손바닥만 했다.
만일 코드명이 발급이 된다면 팅커벨이라는 이름이 붙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뮤턴트였다.
아름다운 빛무리에 넋을 잃고 다가가면 이 치명적으로 아름다운 요정들에 의해 온몸이 분해가 되어 버릴지 알 수 없었다.
“가까이 가지 마시오.”
거리는 한참 멀었다.
하지만 아름다움에 취해서인지 몇 발짝 앞으로 걸어간 창수를 향해 남자가 경고를 했다.
“도시의 사람들이 사라진 것이 저 요정 같은 존재들 때문입니까?”
“모르오. 다만 밤에 저 도시로 간 사람들이 낮에 도시 밖으로 나오진 않았소. 저 괴물들에게 잡아먹힌 것인지 아니면 저 괴물로 변해 버린 것인지 그건 아무것도 모르겠소.”
남자의 말에 창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낮에 도시를 지나온 창수였다.
해가 질 때까지 도시에 머물렀다면 요정들이 나타나고 그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아무 대책 없이 당했을지도 몰랐다.
판타지 소설에서 등장하는 요정들은 인간들에게 꽤나 우호적이라는 설정이었지만 실제로도 그럴지 장담을 할 수 없었다.
“저 요정들이 도시 밖으로도 나옵니까?”
“도시 밖으로 나오는 것은 본 적이 없지만 장담은 할 수 없겠지.”
“그렇겠군요.”
요정들의 위험성을 시험해 볼 생각은 없었다.
도시 전체를 가득 채우고 있는 요정의 군집의 숫자는 아무리 창수가 초인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쉽지 않아 보였다.
한 개체의 전투력이 낮다고 해당 개체들의 힘이 약하다고 보긴 어려웠다.
창수는 요정들이 도시 밖으로 퍼져 나간다면 인충들보다 더 위협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위험을 정부에서는 아는지 모르는지 알 수 없었다.
“어르신은 대피 안 하십니까?”
“후후! 어디로 말이오? 인간 흉내를 내는 괴물들이 득실거리는데. 오히려 이곳이 안전하다오.”
“안전하다구요?”
“그래. 인충들도 저 꼬마 괴물들에게는 별수 없는 것 같더군. 이 근처로는 얼씬도 하지 않아. 뭐, 괴상한 멧돼지는 어쩔 수 없지만.”
자신의 아들을 습격한 기형 멧돼지를 떠올리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창수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자신의 아들도 죽었을 것이고 남자는 더 이상 삶을 이어 갈 의지를 잃고 아름다운 도시로 돌아가 죽음을 맞이했을지도 몰랐다.
남자도 알고 있었다.
자신이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장담을 할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창수는 자신이 남자를 도울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정부에서도 이제는 한계에 직면한 것으로 보였다.
“행운을 빌겠습니다.”
“고맙소. 그대도 행운을 빌겠소.”
다시 만나게 되는 일은 없을 듯했다.
창수는 두 부자에게서 이미 체념의 기색을 느낄 수 있었다.
결국 창수는 두 부자를 떠나 계속 위로 올라갔다.
정읍시를 지나 김제에 도착을 한 창수는 다행히 도시의 입구에서 군 병력을 볼 수 있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넓은 평야를 가지고 있는 곳이었다.
식량 보급이 원활하지 않았지만 식량 생산에 최적화된 지역은 반드시 지켜야 했다.
그렇게 정부에서도 김제 평야는 보호를 하고 있었다.
물론 비료도 농약도 제대로 없었기에 생산량은 과거와 비교하면 상당히 떨어졌다.
더욱이 생산된 쌀들도 제대로 운송을 하기 어려웠다.
지금은 수확도 끝난 늦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시기였기에 논들은 텅 비어 있었고 여인들이 논바닥에 떨어진 벼 이삭을 줍고 있었다.
창수는 그런 사람들을 보며 고민을 했다.
자신에 대한 체포령이 떨어져 있는지에 대해서 알 수 없었다.
만에 하나 자신에 대한 체포령이 내려져 있다면 무턱대고 군인들과 접촉을 할 수도 없었다.
“대전으로 가야 하는데.”
김제에서 익산을 거쳐 논산을 지나면 대전으로 갈 수 있었다.
계룡대에 있는 육군 본부뿐만 아니라 뮤턴트와 관련된 핵심 기관들이 대전에 몰려 있었다.
창수는 박충렬을 찾을 생각이었다.
박충렬이라면 지금의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그렇게 멀쩡한 김제시를 멀리서 지켜보던 창수는 도시 쪽으로 가지 않고 외곽을 돌아 계속 북상을 했다.
전북 완주와 익산시의 경계를 지나가고 있을 때였다.
갑작스럽게 날씨가 추워지고 있었고 눈만 오지 않았을 뿐 초겨울이 성큼 다가온 듯했다.
부지런하게 움직인 마을이라면 제법 넉넉한 식량을 쌓아 두고 있을 터였지만 게으른 곳이라면 내년까지 버티기에는 꽤나 어려울 것 같았다.
주위로 논과 밭이 있었지만 마을 시내 안으로는 돌담이나 목책을 쌓아 둔 채 외부의 공격에 대비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저래서는 뮤턴트를 막기 힘들 텐데.”
돌담이나 목책의 높이가 그다지 높아 보이지 않았다.
웬만한 뮤턴트라면 속수무책으로 뚫릴 것같이 허술해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창수는 그 허술해 보이는 장애물들이 뮤턴트들을 상대로 만든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약탈자들이다! 약탈자들이 나타났다!”
돌담 안에서 경계를 서고 있던 경계병이 목이 터져라 고함을 질렀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돌담으로 둘러싸인 마을을 향해 달려왔다.
손에는 총이나 창 그리고 칼과 같은 무기를 들고 있었다.
뮤턴트가 아닌 같은 사람이 적이었다.
혹시나 인충인가 싶기도 했지만 인충이라면 인간이 먹는 식량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그렇게 이내 요란한 총소리가 울렸다.
하지만 총알이 서로 충분하지 않아서인지 총소리는 얼마 지나지 않아 끊기고 약탈자라는 자들이 마을의 돌담을 넘어가려고 했다.
마을 주민들도 어떻게든 약탈자들을 상대하려고 했지만 수적으로 많이 불리한 듯했다.
더욱이 마을은 노인이나 여자 그리고 아이들도 있어서 젊은 남자들로 구성된 약탈자들을 상대하는 것이 힘겨워 보였다.
창수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괜찮던 질서가 이토록 무너졌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
약탈자들은 마을의 식량과 생필품들뿐만 아니라 여자와 아이들을 납치하려는 듯했다.
마을의 젊은 남자들이 어떻게든 막으려고 하는 듯했지만 약탈자들은 여자를 붙잡아서는 마을 밖으로 끌고 나가려 했다.
창수는 그런 이들을 보고서는 곧장 약탈자들을 향해 뛰어들었다.
“당장 멈추시오! 이게 뭐 하는 짓이오!”
“넌 뭐야?”
군복을 입은 창수가 뛰어들자 약탈자들은 혹시나 군대가 왔나 주변을 둘러보다가 창수 혼자인 것에 비웃음만 짓고서는 자신들이 하는 일을 계속했다.
딱히 마을의 주민들을 죽이지는 않았다.
물론 몽둥이나 주먹으로 죽지 않을 정도로만 두들겨 팰 뿐이었다.
종종 살인이 일어나기는 했지만 의도적으로 죽이진 않았다.
마치 내년에도 다시 약탈을 하려면 살려 두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살려 줘요! 까아악! 제발 살려 줘요!”
약탈자들에게 사로잡힌 여인들은 애처롭게 비명을 지르며 살려 달라고 울부짖었다.
약탈자들에게 붙잡혀 가면 그들의 노리갯감이 될 터였다.
이미 지옥인 세상에서 더욱더 끔찍한 지옥을 경험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창수는 누가 봐도 선과 악이 구분되어 있는 것에 여인을 붙잡아 가고 있는 남자의 몸을 움켜쥐었다.
“아아악! 아…… 아파!”
살짝 붙잡은 정도였지만 약탈자 남자는 비명을 지르며 주저앉았다.
좀 더 세게 붙잡았다면 뼈가 으스러지고 살은 터졌을 터였다.
창수가 붙잡는 것만으로도 피부에 피멍이 들 정도였으니 한동안은 팔을 제대로 쓰진 못할 것이었다.
그렇게 창수는 약탈자들의 팔이나 다리를 움켜쥐었다가 놓았다.
주먹으로 후려쳤다가는 죽거나 죽지 않더라도 뼈가 부러질 것이었다.
의료 체계가 유지되고 있었다면 뼈가 부러져도 죽지는 않을 터였지만 의료 체계가 무너진 상태에서는 단순히 뼈가 부러진 것만으로도 생명의 위협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비록 약탈자였지만 창수는 무작정 죽이지는 못한 채로 제압만 했다.
순식간에 네다섯 명의 약탈자들이 비명을 지르며 땅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러자 약탈자들의 시선이 창수에게로 모였다.
“뭐야? 저 새끼?”
자신들의 동료의 몸을 툭툭 치며 팔다리를 움켜쥐는 창수의 모습에 나름 힘에 자신이 있는 이들이 달려들었다.
하지만 그들도 창수 앞에서 비명을 내지르며 땅바닥에 주저앉았다.
순식간에 십여 명의 약탈자들이 땅바닥에 나뒹굴었다.
“이 자식이! 뒤지고 싶나!”
몽둥이를 들고서는 창수를 향해 휘두르는 남자도 비명을 내질렀고 칼을 들고 달려든 이도 마찬가지였다.
“저 새끼 쏴 버려!”
결국 창수를 죽이겠다며 소총으로 조준을 했다.
하지만 그런 움직임은 무척이나 선명하게 창수에게 느껴지고 있었다.
탕!
총소리가 울렸지만 창수는 쓰러지지 않았다.
“제대로 조준 안 해!”
“아니, 조준 제대로 했는데!”
분명 정확하게 조준을 했지만 창수가 쓰러지지 않았으니 맞지 않은 것일 터였다.
그렇게 다시 조준 사격을 하려고 했지만 이미 자신의 앞에 창수가 와 있는 것에 당황을 해야 했다.
창수는 간단하게 소총을 빼앗고서는 약탈자의 팔과 다리를 움켜쥐었다.
“아아아악!”
비명과 함께 쓰러지자 약탈자들의 두목인 듯한 존재가 외쳤다.
“에…… 엔젤이다!”
엄청난 힘과 속도를 보이는 창수의 모습에 엔젤을 먹었으리라 여겼다.
“군인 놈이 엔젤을 먹었다!”
엔젤을 먹으면 엄청난 힘과 함께 죽지 않는 재생력을 보인다.
일반인으로서는 결코 이길 수 없었기에 상대를 하려면 동일하게 엔젤을 먹어야만 했다.
그렇지 않다면 절대 이길 수 없었다.
“대장! 어떻게 하죠?”
“제길! 내가 직접 상대한다!”
대장이라 불린 남자는 입 안에 뭔가를 던져 넣고서는 꿀꺽 삼켰다.
엔젤을 먹는 듯했다.
창수는 대체 엔젤이 얼마나 퍼져 있고 남아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듯이 고개를 내저었다.
“으아아아아아아!”
엔젤을 먹은 약탈자의 두목은 괴성을 내지르며 창수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엔젤을 먹었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엔젤을 먹었으니 좀 튼튼해졌겠네.”
창수는 이제 쉽게 죽지 않게 된 약탈자의 두목을 향해 자신의 힘을 조금 더 보여 주었다.
퍼억!
“커억!”
주먹으로 뼈를 부러트린 창수는 약탈자의 두목을 고문하기 시작했다.
“걱정하지 마라. 엔젤을 먹은 이상 쉽게는 죽지 않을 테니까. 참고로 변이 유발 물질로 뮤턴트로 변이하겠다면 말리진 않지.”
인간이 아닌 뮤턴트가 된다면 죽이는 것에 전혀 거리낄 것이 없었다.
“도…… 도망쳐!”
그렇게 엔젤을 먹어 괴력과 재생력을 가지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창수에게는 힘 하나 제대로 써 보지 못하고 약탈자들의 두목까지 사로잡히자 약탈자들은 두려워하며 도망을 가기 시작했다.
약탈자라고는 하지만 얼마 전까지는 일반인들에 불과했다.
허기짐과 추위에 이성을 잃은 이들이었다.
그런 이들이 약탈자의 두목의 선동에 넘어갔을 뿐이었다.
물론 얼마 지나지 않아 약탈자들의 두목의 생각과 행동에 물들어 진짜 약탈자들이 되어 갈 것이었다.
아니, 이미 늦은 것인지도 몰랐다.
대한민국 곳곳에 약탈자들이 나타나 무정부 상태가 되어 가고 있었다.
“사…… 살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약탈자들에게 유린될 뻔한 사람들은 자신들을 구해 준 창수에게 감사의 인사를 했다.
“군대의 지원을 요청하십시오.”
“군대라. 이미 몇 번이고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도움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노예로 대하지나 않으면 다행일 겁니다.”
이미 군대가 자신들을 버렸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을 수 있었다.
가까운 김제에서 군부대를 보았다는 창수의 말에도 마을 주민들은 알고 있었지만 그들은 주변의 마을 주민들을 보호하기보다 식량에 더 관심을 가질 뿐이라고 했다.
아무도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이들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