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329
제329화
329화
다음 날 아침 호텔 밖으로 나온 창수와 빅 그리고 세라핌은 자신의 이름을 부오라고 하는 두족인의 안내를 받아서 도시를 구경할 수 있었다.
인간과 두족인들 모두 아침부터 일을 하고 있었다.
성인들뿐만 아니라 어린아이들도 보였다.
“저 아이들은 어디로 가는 겁니까?”
-저 아이들은 학교에 가서 미래를 위한 위대한 지식을 습득합니다.-
교육 기능까지도 살아 있다는 건 꽤나 놀라운 일이었다.
“구경할 수 있습니까?”
-예. 가능합니다. 따라오시지요.-
부오를 따라 도시의 학교 건물로 향하자 수많은 인간 아이들과 두족인 아이들이 있었다.
수업은 꽤나 특이했다.
두족인 선생의 촉수 다리에 인간 아이들과 두족인 아이들이 손가락과 촉수 다리를 대고 있었고 그렇게 수업이 진행되는 듯했다.
“꽤나 특이한 수업 방식이군요.”
-저희는 지식뿐만 아니라 감정도 서로 나누면서 성장을 합니다. 종족이 다르다고 하지만 평등하게 지식과 감정을 나누고 삶의 터전을 지키며 발전해 나갑니다.-
학교 내에서는 웃음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물론 대부분은 소리를 낼 수 있는 인간 아이들의 웃음소리였다.
두족인 아이들도 즐거운지 자신들의 촉수 다리를 흔들며 즐거워하는 듯 보였다.
그 밖에 책을 보며 지식을 쌓고 있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매우 비현실적인 광경이었지만 그 내부의 구성원들은 이상함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듯했다.
그렇게 도시를 충분히 둘러본 창수는 부오에게 마지막 부탁을 했다.
“그대들의 지도자를 만나고 싶소.”
-우…… 우리들의 지도자를 말입니까?-
“그렇소. 당신도 느꼈겠지만 내게 당신들의 능력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은 알 것이오. 그대들을 살려 줄지 말지를 결정해야겠으니 그대들의 지도자를 만나고 싶소.”
인간의 언어와 두족인들의 언어가 완전히 같을 수는 없었다.
당장 언어가 다른 나라의 사람들만 해도 문화에 따라 그 의미가 미묘하게 달라지는 법이었다.
하지만 의지로 전달되는 언어는 서로 큰 오해를 만들지 않았다.
두오는 자신들을 전부 죽일지 말지를 결정하려고 한다는 창수의 말에 상체의 촉수를 부르르 떨었다.
순간 화를 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부오는 창수의 눈동자에서 아무런 감정을 느낄 수 없었다.
당장 두족인들에 대한 끝없는 믿음과 신뢰를 보이도록 자신의 의지를 밀어 넣고 있었음에도 창수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았다.
-잠시 기다려 주십시오.-
부오는 자신의 선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며 기다려 달라는 부탁을 했다.
창수는 만족할 만한 대접이었기에 기다려 주기로 했다.
“어쩌려고? 주인?”
“그들의 지도자에게 경고를 하려는 거지.”
“경고?”
“인간을 적당히 가지고 놀라는 경고?”
“흐음! 경고를 무시하면?”
“전부 아담으로 만들어야지.”
“마치 신의 선언 같군. 아니, 신이라기보다는 마왕의 선언인가?”
빅이 보기에도 꽤나 풍족하고 발전된 모습을 하고 있는 도시였다.
그런 도시에 원시인 같은 아담들만 돌아다니게 된다면 사실상 도시는 멸망을 해 버리는 것이나 다를 바 없었다.
“인간들 행복해 보이는데.”
빅의 말대로 두족인들과 함께 있는 인간들은 꽤나 행복해 보였다.
단지 육체적인 노동이나 힘든 일들은 인간들이 담당을 하고 있는 것 같았고 두족인들은 머리를 사용하는 일들을 담당하는 것처럼 보였다.
지배층과 피지배층이 매우 평화롭게 구성되어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물론 인간들의 의지는 별로 없는 것 같았다.
카페에 앉아 음료를 마시며 기다리고 있자 부오가 다른 두족인들과 함께 다가왔다.
사실 두족인들을 구별할 방법이 딱히 없어서 부오인지 아닌지도 알 수 없었다.
자신을 향해 내미는 촉수 다리에 손가락을 대자 제법 강렬한 의지가 밀려들어 왔다.
강압적으로 제압을 하려는 듯한 의지는 일반인들이었다면 의지가 꺾일 듯했다.
하지만 창수에게는 강렬한 의지도 별다른 영향을 줄 수 없었다.
창수뿐만 아니라 빅과 세라핌에게도 촉수 다리를 내미는 두족인이었다.
지금까지 주인인 듯한 창수의 허락을 받기 전에는 손을 대지 않으려고 했지만, 이번에는 허락을 구하지 않은 것이다.
물론 강제적으로 창수가 허락을 할 것이라 여겼다.
자신들에게 한없이 순종적인 인간이 된다면 당연하게도 허락을 할 것이라 믿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내 빅의 몸에 촉수 다리를 댄 두족인은 온몸에 경기가 일어난 듯이 바르르 몸을 떨었다.
작은 동물이었다.
인간과 같은 섬세한 지능의 동물의 정신도 통제할 수 있었으니 작은 동물 따위는 죽는 순간까지도 자신들을 따르게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빅은 작은 동물 따위가 아니었다.
“호오! 이런 건가?”
빅의 몸에 닿은 두족인은 절망적이고도 거대한 절대적인 의지를 마주했다.
자신의 정신 모두가 압도적인 절대 의지 앞에서 굴복을 시키기는커녕 굴복을 해 버리고 말았다.
일반 두족인들보다 훨씬 정신 지배 능력이 강한 엘리트 두족인들이 그들의 지도자의 명령에 따라 창수와 애완동물들을 데리러 온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자연재해나 크게 다를 바 없는 존재들 앞에 굴복해야만 했다.
파르르 떨며 무릎을 꿇는 두족인과 함께 세라핌의 몸에 닿은 두족인은 세라핌에 의해 엔젤을 모조리 흡수당해 버렸다.
두족인들은 지구 밖에서 온 외계 생명체가 아니었다.
인간을 베이스로 변이된 진화체들 중에 하나에 불과했기에 세라핌에 의해 아담으로 역변이가 되어 버렸다.
끼긱?
동료가 갑자기 유인원으로 모습이 바뀌자 주변에 있던 두족인들은 깜짝 놀랐다.
더욱이 자신들의 동료였던 유인원은 자신들을 알아보지 못하는지 두려워하며 도망을 치려고 하는 것이었다.
다행히 유인원이 도망을 가기 전에 촉수 다리를 대고서는 잔뜩 흥분한 정신을 억누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워낙에 유인원이 흥분을 한 상태라 진정을 시키기 위해 여러 두족인들이 촉수 다리를 갖다 대고서야 간신히 진정을 시킬 수 있었다.
그렇게 두족인 하나는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바들대고 있었고 다른 두족인 하나는 외모가 바뀌어서 날뛰고 있었으니 다들 시선이 창수에게로 향했다.
“마지막 기회다. 너희의 지도자에게로 안내해라.”
전혀 우호적인 눈빛이 아니었다.
정신 통제가 통하지 않는다는 의미였다.
별수 없이 두족인들은 창수를 데리고 자신들의 지도자에게로 갔다.
도시의 시청 건물인 듯한 곳으로 안내를 받은 창수는 다른 두족인들과는 다소 다른 외모의 두족인을 볼 수 있었다.
“크툴루?”
크기는 크툴루 신화의 거대한 존재만큼은 아니었다.
하지만 언젠가 본 적이 있는 크툴루 신화 속의 신인 크툴루의 모습과 꽤나 유사해 보였다.
“그대 인간들의 상상력에 찬사를 보이오. 내 그대들의 신화의 크툴루는 아니지만 나를 본 인간들은 그렇게 말을 하더군요.”
“성대가 있는 모양이군. 인간의 말을 하는 것으로 봐서.”
“정확하게는 의지를 더욱 강하게 한 것이지 인간처럼 목소리를 낸 것은 아니라오.”
두족인들의 지도자는 촉수 다리에 닿지 않아도 자신의 의지를 상대에게 전달할 수 있는 듯했다.
일본에서의 구울들 중에 일부가 지배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창수는 이번에도 그런 것이라 생각했다.
“그대는 인간이 아니구려.”
두족인들의 지도자는 자신의 강렬한 의지를 받아내고도 전혀 이상이 없는 창수가 인간이 아닌 다른 어떤 존재임을 느꼈다.
그리고 창수뿐만 아니라 자신을 향해 입맛을 다시고 있는 빅 또한 인간들이 말을 하는 강아지가 아님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유심히 창수를 주시하던 두족인들의 지도자는 이내 몸을 떨었다.
“다…… 당신! 그…… 그대는 대체 어떤 존재요?”
자신과 대등한 존재로만 생각했었다.
아무리 흉포한 뮤턴트라고 해도 자신들의 종족의 정신 지배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자신들에게 복종하고 자신들의 뜻에 따라 행동을 했다.
물론 뮤턴트들은 난폭했고 제대로 통제되지 않았다.
그에 비해 인간들은 비교적 쉽게 통제되었다.
물론 완전히 이지를 제압하고 가축처럼 사육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런 것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지만 지능이 높은 두족인들은 자신들을 인간들이 매우 신뢰하게 만들어 자신들을 따르게 하는 정도로만 정신을 통제하기로 했다.
그것이 훨씬 효과적인 방식이라 여긴 것이다.
그렇게 인간의 모습을 한 창수도 여느 인간들과 다를 바 없이 통제하려고 했지만 창수가 자연재해나 다를 바 없는 재앙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 것이다.
창수에게 정신 지배는 통하지 않았다.
아니, 창수의 의지가 더 강해 두족류의 정신을 지배할 수 있을 정도였다.
“인간.”
“인간?”
“일개 군인이다. 최창수라고 하지.”
“최창수? 서…… 설마. 그대가 아리가의…….”
“나에 대해서 아는 건가?”
한국도 아닌 중국 너머의 어디 지역인지도 모를 장소였다.
그런 곳의 뮤턴트가 자신에 대해서 알고 있자 창수도 의아할 지경이었다.
“인간들. 인간들의 기억 속에 당신의 존재가 있소. 설마 이런 터무니없는 존재였다니.”
영웅이라 불리는 존재.
그런 존재들 중에 하나라는 것에 두족인들의 지도자는 인간이 생각보다 만만한 존재들은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자신조차 창수를 정신 지배할 수 없다면 창수를 죽이는 방법 말고는 없었다.
창수가 신이 아닌 이상 죽음으로부터 벗어날 수는 없었다.
피해는 있겠지만 몸에서 머리를 뜯어내면 별수 없을 터였다.
하지만 두족인의 지도자는 창수가 어느덧 자신의 바로 앞에 와 있음을 보고서는 화들짝 놀랐다.
자신이 인지할 수도 없을 만큼 빠르게 움직인 것이다.
창수는 맨손으로 두족인의 지도자 촉수 다리에 손을 대었다.
이내 창수의 의지가 두족인의 지도자에게로 흘러들어 왔다.
의지뿐만 아니라 창수로부터 어떤 지식 같은 것도 함께 전해져 왔다.
지식과 진리를 추구하는 두족인들이었다.
인간들이 남긴 지식에 경외감을 느끼고 있었고 그렇기에 인간을 다른 뮤턴트들과는 다소 다르게 대우하기도 했다.
물론 그 방대하고 뛰어난 기술이 인간들에게서 잊히고 있었다.
두족인들은 그런 인간들의 기술과 지식을 자신들이 이으면서 지구의 완전한 지배자가 되려고 했다.
하지만 지구는 넓었고 두족인들의 상식을 뛰어넘는 뮤턴트와 인간들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이…… 이것이 진실이란 말입니까?”
두족인들의 지도자는 창수에게서 전달받은 진실에 온몸을 떨었다.
너무나도 충격적인 진실에 정신이 아찔해지며 숨이 막혀 왔다.
창수는 지금이라도 두족인들을 전부 죽이거나 아담으로 바꿔 버릴 수 있었다.
하지만 두족인들이 진실을 오랫동안 유지시킬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창수는 그들의 지도자에게 진실을 각인시킨 것이다.
“후대에 전해라. 그리고 깨달아라. 너희가 지구를 지배한다 한들 결국에는 파멸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라는 사실을.”
창수의 눈에 인간은 두족인들에게 사육당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인간이 조금이나마 살아남을 수 있다면 눈감아 줄 수 있다고 여겼다.
두족인들이 아니라면 인간들은 뮤턴트들에 의해 살해당하거나 아니면 엔젤에 의해 다른 생명체로 변이가 되어 버릴 것이 분명했다.
그렇게 창수는 진정한 진실이 아닐 수도 있는 진실을 알려 줌과 동시에 경고를 해 주고서는 두족인들과 인간들의 도시를 떠났다.
“맛있냐?”
“문어 먹는 느낌이야.”
결국 두족인 한 마리는 잡아먹어 버린 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