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63
제63화
63화
“엔젤이 다 떨어진 모양이네.”
“엔젤이요? 캡틴?”
예상보다 반군의 저항은 빠르게 약화되었다.
몇 차례 뮤턴트가 나타나기도 했지만 피해를 각오하자 빠르게 정리가 되었다.
성지에 피해가 어느 정도 가해지더라도 반군을 제압하기로 하자 어떻게든 정리가 되어갔다.
무엇보다 뮤턴트의 숫자도 그다지 많지 않았다.
처음의 수십 마리가 넘는 뮤턴트들에 비해 몇 마리씩 밖에는 나오지 않고 있었다.
예상보다 약한 저항에 창수는 반군들에게 엔젤이 다 떨어진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변이 유발 물질이야 구하려면 어렵지 않을 수도 있지만 엔젤은 반군으로서도 구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헤인트에서 반군에게 얼마만큼의 엔젤을 넘긴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꽤나 오랫동안 계속되는 전쟁에 엔젤도 막대하게 소모되었을 것이 분명했다.
멕시코에서 엔젤의 상당수를 직접 불태웠던 창수였다.
“엔젤의 효과가 떨어지고 있어. 움직임이 굼뜨군. 엔젤을 먹은 지 오래되었다는 건데.”
시간이 지날수록 엔젤의 효과는 떨어져 간다.
그건 창수가 직접 경험한 일이었다.
엔젤의 효과가 바닥나면 변이 유발 물질에도 변이가 되지는 않았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인 일이었다.
“더욱이 그 가스를 사용했다는 것은…….”
변질 유발 가스를 살포한 것부터 이미 반군들의 엔젤 확보량이 바닥이 났음을 예상했어야 했다.
특수부대원들에게도 위험한 가스였지만 엔젤을 먹은 반군들에게도 변질 유발 물질은 위험한 가스였다.
그나마 남은 엔젤을 뮤턴트 만드는 것에 사용했으니 반군 병사들이 가지고 있는 엔젤이 많지는 않을 터였다.
창수는 이제 특수부대가 아니어도 반군을 토벌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곧장 지금의 상황을 연합군 사령부에 알렸다.
반군들의 엔젤이 바닥난 것인지 모른다는 보고와 함께 창수는 직접 반군을 사로잡기로 했다.
“반군을 잡아 올 생각이시라구요?”
“그래. 뭐 어렵지는 않아. 그냥 머리가 아닌 딴 곳을 날려버리면 되니까.”
창수는 여전히 저격하고 있는 반군 병사의 팔을 향해 대물 저격총으로 사격을 가하고서는 반군 병사가 나뒹굴고 있는 건물로 뛰어갔다.
“캡틴!”
“그거 챙겨서 가지고 와.”
“예?”
“먼저 간다.”
UAE의 특수부대인 지니 대원들의 외침 소리를 뒤로하고 창수는 순식간에 반군 병사가 숨어 있던 건물 내부로 들어가 버렸다.
건물 내부로 들어가자 피비린내와 함께 붕대로 날아가 버린 한쪽 팔을 묶고 있는 반군 병사가 보였다.
본래라면 쇼크사로 죽었을 터였지만 엔젤 덕분에 죽지 않은 채로 버티고 있었다.
엔젤의 효과가 남아 있다는 의미였다.
엔젤을 먹은 반군 병사 하나가 일반 분대 병력보다 우위에 있었으니 홀로 사우디군을 막고 있었던 듯했다.
반군 병사도 창수를 발견하고서는 곧바로 권총을 들어 사격을 가하려고 했지만 창수의 대검이 더 빨랐다.
퍼억!
창수의 대검이 반군 병사의 손을 든 팔의 어깨에 날아가 박혔다.
“크윽!”
“고통 없다는 건 알고 있다. 잠시만 입안 좀 볼까?”
창수는 곧장 반군 병사의 입을 움켜쥐고서는 입안을 살폈다.
괜히 뮤턴트로 변해서 또 이 짓을 반복할 생각이 없었다.
“없네?”
“흐흐! 괴물이 될 생각은 없어서 말이야. 나한테서 뭘 알아내고 싶어 할지는 모르겠지만 소용없다. 고문을 해도 고통 없다는 거 알고 있겠지. 크크크크!”
엔젤을 먹은 이들에게는 고문이 소용없었다.
물론 엔젤의 효능이 떨어지고 난 뒤에는 일반인이나 다를 바 없었기에 그때 이후로는 고통을 느끼게 해 줄 수 있었다.
문제는 그렇게 되면 시간이 너무 많이 지난다는 점이었다.
적어도 하루 이상은 고문을 해 봐야 아무런 소용도 없는 것이다.
“걱정 마라. 너는 자연히 불게 될 거니까.”
“크크! 웃기는 놈이로군. 뭐? 나를 포섭이라도 할 수 있을 거라 보는 거냐?”
“아니. 내가 너한테 뭘 해 줄 수 있는 능력은 없어서 말이야. 아. 왔군.”
창수의 말과 함께 계단을 올라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캡틴!”
“가져왔냐?”
“하아! 하아! 예! 가져왔습니다. 그런데 이걸 왜?”
압둘은 창수가 가지고 오라고 했던 깡통을 들고 있었다.
대부분 회수되었지만 몇 개는 땅바닥에 굴러다니고 있던 것이었다.
“그…… 그 건?”
깡통을 본 반군 병사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아주 고통스러워하던데 말이야. 괴물도 아니고 그냥 썩은 고깃덩이가 되던데 말이지. 아! 죽지도 않더군.”
대부분의 가스가 빠져나가 버린 깡통이었지만 깡통의 표면에는 변질 유발 물질이 가득 묻어 있었다.
“자! 이제 말을 하고 싶어졌나?”
“아…… 악마!”
“악마는 내가 아니고 네놈들이겠지.”
창수는 자신 스스로 정의롭고 선한 존재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처음 특전사 부사관 후보생일 때는 다소 순박하고 나름 정의롭다고 생각했지만 비인간적인 전장에서 구르다 보니 충분히 잔인해질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몇 가지만 말해 주면 편안하게 보내 주지. 자네도 알잖아. 이대로 포로가 되어 봐야 합법적인 실험도구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야.”
성지를 노린 반군이었다.
UN 연합군에서야 반군 포로도 인간적인 대우를 해 주려 하겠지만 사우디 정부에서는 반군 포로들을 가만히 놔둘 생각이 없을 터였다.
보는 눈이 있어서 사형을 처하지는 못할지라도 엔젤을 먹은 반군 병사에 대한 것을 핑계로 각종 실험과 연구를 행할 수도 있었다.
차라리 죽는 것이 나을지도 모를 실험과 연구가 될 수 있었으니 이대로 죽는 것이 나을 수도 있었다.
“뭐…… 뭘 알고 싶은 거지?”
“엔젤 다 떨어졌지?”
“…….”
대답은 듣지 못했지만 고개를 미세하게 끄덕이는 모습에서 반군에게 엔젤이 거의 바닥 났음을 알게 되었다.
물론 일개 반군 병사가 그런 중요한 사실을 다 알고 있을 수는 없었다.
그럼에도 엔젤이 거의 떨어졌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게 했다.
“헤인트. 그놈들도 여기 있나?”
“엔젤을 우리에게 판 자들을 말하는 건가?”
“그래. 그놈들.”
헤인트의 마피아들이 아직 남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자들은 이미 떠났다.”
이미 예상한 일이었기에 창수는 남은 반군의 숫자가 얼마나 되는지를 물어보려고 했다.
“이번 전쟁은 너희들의 승리가 되겠지만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크크크! 이미 수많은 집단들이 그들과 손을 잡을 것이다.”
반군 병사는 전 세계가 곧 지옥이 될 것이라는 듯이 말했다.
“그런 말 안 해도 충분히 예상되는 일이야. 뭐 내가 그런 말 들었다고 놀랄 것이라 생각했나? 남은 반군의 숫자가 얼마나 되는지나 말해. 그리고 네놈들 생각처럼 헤인트 그놈들이 엔젤을 막 그렇게 만들어 낼 수 있는 줄 아냐. 네놈들에게 엔젤을 그 정도밖에 주지 못한 상태에서 어련히 풀어 재끼겠다.”
“…….”
반군 병사는 창수의 말에 충격을 받은 듯이 창수를 빤히 바라보았다.
창수의 말대로 엔젤이 부족하게 된 시기는 꽤나 되었다.
만일 엔젤이 충분했다면 성지의 수만 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모두 엔젤을 먹이고 뮤턴트로 만들었을 것이었다.
수만 마리의 뮤턴트가 쏟아져 나왔다면 연합군으로서도 감당할 수 없었을지도 몰랐다.
“반군 숫자나…….”
“어차피 의미 없어.”
“뭐?”
“어차피 다 죽을 거니까. 크크크! 네놈들이고 우리고 전부 죽을 거다.”
“무슨 소리 하는 거지?”
“곧 시작될 거다. 성지에서 신세계가 열리게 될 거야. 태초에 예언되었던 것처럼.”
창수는 반군 병사의 말에 오싹함을 느꼈다.
무언가 아주 좋지 않은 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압둘! 사령부에 전원 퇴각 명령을 내리라고…….”
창수의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성지의 중심부에서 거대한 폭음과 함께 기괴한 울부짖음 소리가 들려왔다.
크오오오오오오오!
그것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고 앞으로도 다시 보고 싶지 않은 무언가였다.
창수가 있는 곳에서는 보이지 않았지만 창수는 불길한 무언가가 탄생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
* * *
“사…… 살려 줘!”
“살려 주세요! 제발! 살려 주세요! 까아악!”
그것의 주변에는 사람들이 있었다.
“제길! 대체 저 괴물 놈은 또 뭐야!”
“반군 지도자가 변이되었다! 임무 실패! 변이된 반군 지도자가! 크으! 인간을 먹는다.”
반군 지도자를 생포하는 임무를 수행하던 델타포스는 반군 지도자를 생포하려는 그 순간 반군 지도자가 변이되는 것을 막지 못했다.
반군 병사들은 다국적군 특수부대원들에 의해 제거되거나 제압되었다.
특히나 한국군 특전사들인 개마무사의 전투력은 놀라웠다.
반군의 주력뿐만 아니라 3형 뮤턴트까지 무력화시켰다.
철저하게 준비 끝에 탄생한 개마무사들은 대뮤턴트전에 있어서는 최고의 스페셜 리스트들이었다.
전원 뮤턴트와 상대를 했던 경험자들이었던 것이다.
그런 개마무사들도 탐욕스럽게 인간을 집어삼키고 있는 괴물 앞에 할 말을 잃어야만 했다.
“저놈은 대체 뭐야? 저런 건 있다는 말을 못 들었는데.”
“뉴 타입인가?”
“저…… 저놈 덩치가 커지고 있습니다!”
“뭐? 커진다고?”
살아 있는 사람을 집어삼키는 새로운 타입의 뮤턴트는 점차 덩치가 커지고 있었다.
뮤턴트 중에 가장 덩치가 큰 2형 뮤턴트의 크기를 넘어 엄청난 속도로 덩치를 키우고 있었다.
“머리를 노려! 머리를!”
특수부대원들은 5형 뮤턴트의 머리로 추정되는 곳을 향해 연신 각자의 무기의 방아쇠를 당겼다.
특수 소총과 소총탄이었다.
퍼억!
퍽!
개마무사 팀의 총탄은 5형 뮤턴트의 몸에 박혔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5형 뮤턴트에게 별다른 데미지를 주지는 못하는 것 같았다.
그때 5형 뮤턴트의 몸이 폭발을 일으켰다.
퍼엉!
펑!
퍼펑!
개마무사가 사용하는 총탄은 폭발탄이었다.
뮤턴트의 몸에 파고들어 간 뒤에 추가 폭발 데미지를 일으키는 신형 탄환을 사용하고 있었다.
3형에게는 큰 효과는 없었지만 다른 형태의 뮤턴트들에게는 상당한 효과를 주는 무기였다.
“제길! 효과가 없어!”
머리 부분에 수십 발의 신형 폭발탄이 적중하고 추가 폭발을 일으켰지만 5형 뮤턴트의 움직임은 계속되었다.
수십 명의 민간인을 집어삼키고도 부족해서는 자신을 잡으러 온 특수부대원들을 향해 탐욕스러운 촉수를 뻗어냈다.
“크윽!”
“월! 촉수를 잘라! 빨리! 촉수를 자르라고!”
“안 잘려! 사…… 살려 줘!”
엔젤을 먹은 특수부대원들이었다.
본래보다 월등하게 강하고 빠른 힘을 얻었지만 5형 뮤턴트가 뻗어낸 촉수에 끌려가는 동료를 멍하게 바라보고 있어야만 했다.
5형 뮤턴트는 주변에 있던 건물들을 부숴댔고 그 건물들에는 사로잡혀 있는 성지의 주민들이 있었다.
처음부터 의도된 상황임을 다들 알 수 있었다.
-크르륵! 나는 신이 된다.-
사람들을 집어삼키고 점점 거대해지는 5형 뮤턴트는 다른 뮤턴트들과는 달리 이성이 강하게 남아 있는 것인지 인간의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다만 남아 있는 이성은 정상이 아닌 듯했다.
“맙소사!”
그렇게 수십 수백 명의 사람들을 집어삼키면서 더욱더 거대해지는 반군 지도자에 연합군 사령부도 충격에 빠진 듯이 사령부에 설치된 대형 화면 속의 괴물을 멍하니 바라보기만 했다.
괴물은 수많은 촉수로 수많은 인간들을 사로잡아 탐욕스럽게 먹어치우고 있었다.
비현실적인 일이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