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78
제78화
78화
그다지 크지 않은 도시의 한복판에서 검은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었다.
마치 폭격을 받은 듯한 모습과 함께 연신 총소리가 들렸다.
전쟁터의 한복판인 것 같은 모습들에 사람들의 비명까지 함께 들려왔다.
충격과 공포.
TV에서만 보던, 내 일은 아닌 남의 일로만 여기던 일이 자신들의 눈앞에 닥쳐왔다.
크어어어어어!
“사람들을 대피시켜! 빨리!”
흉측한 괴물.
온통 징그러운 근육 결이 피부를 뚫고 외부로 돌출되어 있었다.
마치 축구선수의 굵은 허벅지만 한 팔뚝으로 승용차도 단번에 뒤집을 정도로 강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 괴물에게 붙잡히면 온몸이 단번에 찢겨 나가고 괴물은 사람의 몸을 찢으면서 쏟아지는 피를 받아마셨다.
그 끔찍한 광경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절하거나 패닉에 빠졌다.
만물의 영장으로 지금까지 인간이 아닌 다른 것에 생명의 위협을 느껴보지 않았던 도시 속의 인간들로서는 이성이 마비가 될 만한 큰 충격이었다.
“쏴! 쏴라!”
탕! 탕! 탕!
괴물을 향해 경찰은 망설임 없이 총을 쏘았다.
사격장에서나 규정대로 일 년에 몇 번 쏘아 본 것이 다였다.
실전에서 총을 쏴 본 경찰이 얼마나 있을까 싶었다.
출동한 경찰들도 실전에서는 처음 사격을 해 보는 것이었다.
그렇게 경찰이 가지고 있는 권총탄으로는 2형 뮤턴트의 질기고 두꺼운 근육 갑옷을 뚫을 수 없었다.
크어어어어!
“피…… 피해!”
권총탄은 오히려 2형 뮤턴트의 성질만을 돋울 뿐이었다.
도망을 가는 경찰관의 뒤로 순식간에 다가와 굵은 통나무 같은 팔을 휘둘렀다.
그래도 80kg은 족히 나갈 법한 중년 남자의 몸이 종이비행기처럼 훌쩍 날아가 벽에 처박혔다.
벽에는 붉은 페인트가 묻은 것처럼 붉은 얼룩이 만들어졌다.
양 떼들 사이에 뛰어든 늑대처럼 2형 뮤턴트는 마음껏 살생을 저질렀다.
그렇게 죽이고 또 죽이고 도롯가가 온통 붉은 피로 흐를 때쯤 한 용감한 시민이 자신의 덤프트럭으로 2형 뮤턴트를 받아버렸다.
브르르릉!
“이 괴물 자식아! 죽어!”
쾅!
25톤의 500마력이 넘는 육중한 운송 도구는 치명적인 병기가 되었다.
2형 뮤턴트를 받은 뒤에도 멈추지 않고 단단한 벽까지 밀어붙인 덤프트럭의 행동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와! 잘했다! 잘했어!”
“잘 뒤졌다! 이 괴물 놈아!”
“기사 양반! 괜찮아?”
사람들은 용감한 덤프트럭의 운전사를 걱정하며 환호를 했다.
그렇게 다행히도 덤프트럭의 기사는 무사한지 창문 밖으로 손을 흔들며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아직 할부금도 다 끝나지 않은 자신의 차였지만 괴물을 쓰러트려 사람들을 구했다는 뿌듯함에 조금도 아깝지 않았다.
주먹을 불끈 쥐고 자신이 해낸 성과를 자축하는 덤프트럭의 운전사였지만 이내 무언가 잘못되어 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그그그!
25톤의 덤프트럭이 흔들리고 있었다.
조금씩 뒤로 밀리는 것을 온몸으로 느낀 덤프트럭 기사는 점차 당황해하다가 엑셀을 있는 힘껏 밟았다.
하지만 이미 연기를 피워 올리며 움직임을 멈춘 덤프트럭은 앞으로 가지 못한 채로 뒤로만 밀리고 있었다.
“도…… 도망쳐!”
도망치라는 말과 함께 기사가 자신의 덤프트럭에서 뛰어내려 뒤로 뛰기 시작하자 덤프트럭은 뒤로 확 밀리고서는 괴물이 튀어나왔다.
크어어어어어!
절대적인 포식자.
인간이라는 종이 이제는 더 이상 만물의 영장이자 지구의 지배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리려는 포효처럼 들렸다.
하지만…….
텅!
묵직한 단말마의 비명과 함께 지구의 지배자가 되고자 했던 괴물은 허탈할 정도로 허무하게 무너져 내렸다.
“후우! 더럽게도 시끄럽네.”
“수…… 수고하셨습니다. 최 상사님.”
“저격은 내 특기는 아니지만 수고하셨어요. 한 준위님.”
창수는 흔들리는 헬기 위에서 자신의 총으로 포효하고 있던 2형 뮤턴트의 머리를 저격했다.
처음 보았을 때는 절망스러울 정도의 위압감과 존재감을 보이던 2형 뮤턴트였지만 이제는 조금 강한 흔하디흔한 뮤턴트에 불과했다.
상대가 인간보다 강한 사자나 호랑이 그리고 불곰이라고 할지라도 머리가 터져 버리면 끝나는 법이었다.
“공터로 내려 주십시오.”
“알겠습니다.”
창수가 공터로 내려 달라는 부탁에 수송 헬기를 조종 중이던 한 준위는 적당히 창수가 내릴 수 있을 만한 장소를 찾아서는 곧장 수송 헬기의 고도를 낮추었다.
“사…… 살려 줘!”
또 다른 2형 뮤턴트에게서 쫓기고 있는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건물 사이여서 금세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끄응! 별수 없네. 저 먼저 내리겠습니다!”
“예? 최 상사님! 아직 고도가 높습…….”
건물 3층 높이보다 높은 상공이었다.
하지만 창수는 아랑곳하지 않고서는 그대로 헬기 아래로 뛰어내렸다.
이내 끔찍한 비명이 들릴 것이라 예상을 한 한 준위였지만 그대로 뛰어가 버리고 있는 창수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내 한 준위는 또다시 놀라야만 했다.
왈!
“안 돼!”
창수와 같이 있던 비글 한 마리도 훌쩍 뛰어내려 버린 것이다.
분명 온몸의 뼈가 다 부서진 채로 죽을 것이라 여겼지만 놀랍게도 비글은 창수를 향해 쫓아가 버렸다.
“뭐…… 뭐야? 저 둘은?”
도저히 인간과 강아지 같지 않은 두 콤비에 어안이 벙벙해지는 한 준위였다.
그렇게 창수와 비글은 비명이 드리는 방향으로 급하게 달렸다.
이내 시민을 향해 손을 뻗으려는 2형 뮤턴트의 모습이 보였다.
“큭!”
창수는 이대로는 늦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때 어느덧 자신의 옆에 달리던 비글이 짖었다.
캉!
평소와는 달리 적의가 있는 울음소리였다.
비글의 앞으로 무형의 공기 덩어리가 퍼져나가는 것이 보였다.
이 음파 덩어리는 순식간에 2형 뮤턴트의 등을 후려쳤다.
2형 뮤턴트를 쓰러트릴 정도의 수준은 아니었다.
그냥 충격을 줘서 이목을 돌리는 정도였다.
크르륵!
하지만 그것으로 충분했다.
본능적인 위협을 느껴 뒤를 돌아본 2형 뮤턴트는 자신을 향해 총구를 겨누고 있는 창수를 볼 수 있었다.
“원한은 없습니다. 부디 편하게 떠나시길.”
변이되기 전에는 평범한 시민이었을 이였다.
엔젤을 이용해 사람들을 변이시키는 헤인트가 증오스러운 것이지 이용당해 괴물이 되어 버린 시민들은 안타까울 뿐이었다.
탕!
단 한 발의 총성과 함께 천천히 쓰러지는 뮤턴트는 육중한 소리를 내며 차가운 바닥에 몸을 눕혔다.
“후우!”
창수는 한숨을 내쉬며 자신을 따라온 비글을 바라보았다.
여전히 꼬리를 흔들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귀여운 강아지였지만 조금 전의 모습은 뮤턴트로 여겨지기에 충분했다.
창수는 칭찬을 해 달라는 듯이 해맑은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비글에 고민에 빠졌다.
혹시라도 정이 들까 싶어 이름조차 지어주지 않은 강아지였다.
‘지금 당장 죽여야 한다는 걸 알지만.’
자신을 제외한 그 누구에게도 접근을 허용하지 않는 녀석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뮤턴트처럼 사람들을 공격하지도 않았다.
계속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창수의 모습에 비글도 뭔가 이상함을 느낀 것인지 해맑던 눈빛이 점차 안절부절못해지기 시작했다.
자신이 무언가 잘못을 한 것은 아닌지.
창수에게까지 버림을 받는 것이 아닌지 두려워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 눈빛이 너무나도 아파 보여서 창수는 자신도 모르게 비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잘했다.”
컹!
창수의 말을 알아들은 것인지 비글은 연신 꼬리를 흔들며 창수의 손을 핥았다.
‘나중에 생각하자. 괴물이 되면 그때 처리하자.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벌써부터 고민해 봐야 소용없는 일이니.’
비글도 희생양이었기에 창수는 매몰차게 죽일 수가 없었다.
그렇게 쓰러진 2형 뮤턴트에게로 다가갔고 2형 뮤턴트의 뒤로 기절해 있는 시민을 볼 수 있었다.
“저기 괜찮으세요?”
“으…… 으으.”
몸에 별다른 부상은 없었지만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다친 곳은 없으신데. 혹시…… 너 그 울음소리 사람한테 쏘면 안 된다!”
컹?
창수는 비글의 음파 덩어리가 2형 뮤턴트의 몸을 뚫고 뒤에 있던 사람에게도 영향을 미친 것이라 추정했다.
창수의 예상처럼 음파 공격에 충격을 받은 시민이었다.
그나마 2형 뮤턴트의 몸에 위력이 상쇄되어 정신만 잃었을 뿐이었다.
기절한 시민을 살펴보고 있을 때 창수는 뒤에서 비글이 뭔가를 먹고 있는 듯한 소리를 들었다.
우적! 우적!
“응? 야! 뭘 먹고 있냐?”
컹?
“야! 그걸 먹으면 어떻게 하냐! 너 괜찮아? 괜찮냐고?”
창수는 비글이 머리가 날아가 버린 2형 뮤턴트를 먹고 있는 모습에 깜짝 놀라서는 비글을 뮤턴트에게서 떼어냈다.
뮤턴트를 먹지 못하게 하는 창수에 살짝 불만인 듯했지만 비글은 이내 창수를 향해 꼬리를 흔들며 즐거워했다.
“너 문제 생기는 거 아니지? 그치? 아니 어떻게 그걸 먹을 수가 있냐?”
컹?
다행히 별다른 변화는 보이지 않았다.
살짝 덩치가 커진 느낌이 들었지만 뮤턴트화가 되거나 하는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뮤턴트의 살점과 피를 먹은 비글을 걱정스럽게 지켜보고 있을 때 한 무리의 군인들이 달려왔다.
군인들은 머리가 터져서는 쓰러져 있는 뮤턴트와 제식 소총이 아닌 다소 기묘한 모양의 총기를 든 창수를 보았다.
“누…… 누구십니까?”
“특전사령부 소속 최 상사라고 합니다.”
“아! 충성!”
“일반 시민이 기절해 있으시니 병원으로 옮겨 주시고 뮤턴트 수거팀 올 때까지 뮤턴트 건들지 말고 지켜 주십시오. 그리고 다른 뮤턴트 존재 여부하고 위치 아시면 바로 알려주시고요.”
창수의 군복의 계급장과 함께 특전사 휘장 그리고 머리가 날아가 있는 뮤턴트에 군인들은 창수가 그 무시무시한 뮤턴트를 제압했음을 알게 되었다.
대대장으로부터 특전사들을 만나면 적극 협조하라는 지시를 받은 인근의 보병 부대 소속의 병사들이었다.
그렇게 창수는 두 마리의 2형 뮤턴트를 제거하고서는 검은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는 곳을 바라보았다.
“최 상사님이십니까?”
“아! 예.”
“타십시오!”
창수의 옆으로 한 대의 차량이 멈추어 섰다.
창수는 그 차량에 탑승해 검은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는 건물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리고서는 대략적인 상황에 대해서 알 수 있게 되었다.
“지상 오 층 지하 이 층짜리 상가 건물에서 뮤턴트가 나타났습니다!”
“총 몇 마리입니까?”
“그게 밖으로 나간 것이 세 마리로 알고 있습니다. 두 마리는 최 상사님께서 잡으셨고 다른 한 마리는 도시 외곽으로 가고 있는데 전투 헬기가 출동했다고 합니다.”
창수는 도시의 머리 위로 세 대의 전투 헬기가 빠르게 지나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2형 뮤턴트라고 해도 전투 헬기 앞에 몸을 드러내고 있으면 고기 파편일 뿐이었다.
맨몸의 인간한테나 위협적일 뿐 기갑이나 헬기와 같은 공중 전력 앞에서는 사냥감에 지나지 않았다.
“건물 안에는요?”
“그게. 정확하게 숫자를 확인하지는 못했습니다. 화재가 나서 상가 사람들을 구조해야 하는데 뮤턴트 때문에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화재를 잡고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서도 뮤턴트 처리가 필수적인 상황이었다.
창수는 눈앞에 보이기 시작하는 불이 붙은 건물을 보며 자신의 무기를 매만졌다.
그리고 그런 창수의 옆에 주둥이가 붉은색으로 물든 비글이 입맛을 다시고 있었다.
창수와 비글의 환상의 콤비가 시작되려고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