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77
제77화
77화
창수의 가치는 교육 훈련이 아닌 전투력이었다.
압도적인 전투력으로 뮤턴트들을 처리할 수 있는 창수에게 교육 훈련을 시킨다는 것은 전혀 효율적이지 않았다.
그리고 그 사실을 국방부와 특전사령부에서도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창수가 알고 있는 대뮤턴트전의 노하우와 뮤턴트 연구소에서 연구된 뮤턴트들의 특성과 약점들을 모아 대뮤턴트전 교본을 만들어 냈다.
사실상 전문가가 없다 보니 창수가 교육 훈련을 했지만 교본과 노하우가 수집되어 체계화가 된다면 창수는 본 소속으로 돌아가면 되었다.
전문적인 교관들이 교본을 가지고 특전사와 경찰특공대들을 훈련하기로 한 것이다.
그렇게 창수는 전투 교본을 만들고 세 번에 걸친 4주간의 대뮤턴트 교육 훈련을 진행하고 난 뒤에야 특전사령부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리고서는 뜻밖의 부대로 전입을 명령받았다.
“국평단이요? 평화 유지 임무에 투입되는 겁니까?”
분명 뮤턴트 대응팀에 배속될 것이라던 특전사령부의 지시였지만 대뜸 국평단으로 가라는 명령서를 받았다.
그렇게 국평단장을 만나고 나서야 창수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게 되었다.
“국평단에 제26 특전대대를 창설할 예정이야.”
국평단은 직할대와 함께 제21, 22, 23, 25 특전대대가 존재한다.
이 특전대대는 해외 파병과 함께 순환 배치를 하며 임무와 휴식 그리고 훈련을 번갈아 가며 하게 된다.
그런 4개 특전대대에 26 특전대대를 새롭게 편성을 하기로 한 것이다.
명칭만 보면 특별할 것이 없는 해외 파병을 위한 부대였지만 이 26 특전대대가 바로 대뮤턴트 대응 부대의 위장 대대였다.
“그러니까 온전히 국내 대응이 아닌 해외 파병 대응을 위한 부대입니까?”
“그래. 현재는 별기군 내의 개마무사 1팀이 해외 임무 중이지만 별기군이라는 것이 군 조직이 아니기에 법률 근거가 없어. 그렇다고 근거를 만들기도 곤란하고.”
국내에서야 활동하는 데 별문제가 되지는 않았지만 UN군 소속으로 해외의 뮤턴트와 테러단체인 헤인트를 처리하는 전투부대로 별기군은 법적 인정을 받기 힘들었다.
긴박한 상황이어도 대한민국은 법치주의 국가였고 모든 조직은 법률에 근거해야만 했다.
그렇기에 별기군의 해외 활동은 현재로써는 불법이었다.
결국 본래부터 해외 파병을 주로 가게 만들어진 국평단에 대뮤턴트 대응 부대를 창설해서 해외 파병을 보내는 방식을 사용하기로 한 것이다.
별기군은 국내에 나타날지 모르는 헤인트와 뮤턴트들에 대응하기로 하고 제26 특전대대를 뮤턴트 사냥에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무엇 때문입니까?”
“후우! 자네니까 솔직하게 말하지. 뮤턴트나 엔젤의 가치가 너무 크네. 지금 세계 각국은 뮤턴트의 사체와 엔젤을 손에 넣으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네. 전투병 파병은 그런 뮤턴트와 엔젤을 손에 넣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야.”
“엔젤과 뮤턴트가 세상을 파멸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말입니까?”
“그렇네. 인간은 그렇게 합리적이고 현명하지 않은 것 같아.”
국평단장도 창수의 질문에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국평단장도 스트랭스 물약과 스피드 물약 그리고 힐링 물약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들이 엔젤과 뮤턴트를 연구하고 나온 부산물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 세 가지만 해도 놀라울 지경인데 그 이상의 무언가가 더 나올 수도 있는 것이다.
‘위기는 새로운 기회인가? 하지만 그것도 위기를 넘었을 때나 할 수 있는 말인데.’
창수는 어차피 자신의 힘으로 이 흐름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우리의 적이 우리를 위협할 무기를 가지게 해서는 안 돼.”
과거 미소 양국의 핵 경쟁 때의 일이 다시금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으로서도 생존을 위해서 엔젤과 뮤턴트를 확보해야 하는 것이다.
“위에서는 직접 뮤턴트를 만들어 연구를 한다고 하더군.”
창수는 국평단장의 말에 인상을 구겼다.
인간을 대상으로 뮤턴트 실험을 하는 국가와 단체들이 있다는 의미였다.
대한민국에서 사람을 대상으로 연구를 할 수는 없었으니 뮤턴트의 시체라도 확보를 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그럼 저는 대원들과 함께 뮤턴트 사냥을 하면 되는 것입니까?”
“그게 우리가 그렇게 어리석지만은 않네.”
“예? 어리석지 않다니요?”
“뮤턴트 사냥도 중요하지만 자네 말대로 뮤턴트와 엔젤은 세상을 멸망시킬 만큼 위험한 것이네. 욕심 많은 이들에게는 탐욕을 불러일으키는 물건이지만 세상의 모든 이들이 탐욕스럽기만 한 것은 아니야.”
국평단장은 창수를 빤히 바라보았다.
“다시 과거의 평화로운 시기로 되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노력은 해 보아야 하지 않겠나.”
“헤인트를 추격 섬멸하라는 말씀이십니까?”
“UN군에서 헤인트를 테러단체로 지정했네. 헤인트와 함께 엔젤 생산 시설을 제거하는 특별 임무단을 편성하기 위해 세계 각국의 특수부대에 대원들을 요청해 왔네. 그중에 창수 자네를 콕 집어서 보내 달라고 하더군. 물론 강요는 아니야. 상부에서는 자네를 그렇게 소모하고 싶어 하지 않아.”
창수는 자신에게 선택을 하라는 것임을 알 수 있었다.
국가를 위해 다량의 엔젤과 뮤턴트를 확보하는 것과 전 세계를 위해 헤인트의 박멸 부대에서 헤인트를 저지하는 임무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는 것이었다.
당연히 둘 다 위험한 일이었지만 헤인트를 찾아다니면서 전투를 벌이는 것이 더욱 위험할 것임이 분명했다.
“아직 시간은 있으니 한번 고민을 해 보게나.”
“알겠습니다.”
창수는 고민해 보겠다는 말을 하고서는 국평단장실을 나섰다.
사실 창수가 선택할 것은 정해져 있었다.
헤인트를 막는 것이었다.
대한민국 정부뿐만 아니라 각국 정부들도 아직 엔젤의 비밀에 대해서 풀지 못하고 있었다.
일부 학자들은 외계에서 온 물질이 포함되어 있을지도 모른다고 추측하고 있을 정도였다.
그렇기에 헤인트만 제거해서 엔젤의 비밀을 없애 버린다면 더 이상 뮤턴트는 나타나지 않게 될지도 몰랐다.
국평단장실을 나서며 창수는 중얼거렸다.
“어! 어어! 하다 보니 여기에 와 있네.”
기가 막히는 일이었다.
* * *
제26 특전대대는 빠르게 구성이 되어갔다.
특전사 체계처럼 분대나 소대 그리고 중대 형태가 아닌 팀으로 구성이 되었고 각 주특기별로 하나의 팀이 구성됐다.
당연하게도 위험한 임무에 투입되는 부대였기에 전원 지원으로만 구성된다.
물론 특전사 자체가 전원 지원자들로 이루어진 것이기는 했지만 그들 중에서도 다시 한번 지원을 해야 했다.
그리고 그 지원도 대뮤턴트 교육 훈련을 통과한 특전사들만이 가능했다.
왈! 왈!
26 특전대대의 주둔지에서 웬 강아지와 놀고 있는 상사 계급의 사내를 향해 26 특전대대로 전입을 온 특전사들은 황급히 경례를 해왔다.
“단결! 최 교관님! 오랜만입니다!”
“응? 아! 이 중사님. 결국 여기로 오셨네요.”
“예! 최 교관님 따라 이 한 몸 불 싸지르고 싶어서 제26 특전대대로 지원했습니다.”
창수를 바라보는 이 중사의 눈은 존경이라는 감정으로 가득했다.
창수보다 기수도 더 높고 나이도 많은 이 중사였기에 그런 존경심 가득한 눈빛이 창수로서는 부담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군대는 역시나 계급순이었으니 계급이 더 높은 창수가 선임 대우를 받아야 했다.
물론 창수도 자신보다 기수가 높은 이들을 대우해주는 것은 잊지 않았다.
훈련 때야 어쩔 수 없지만 지금은 같은 부대 소속이었으니 존중을 해주는 것이다.
“최 교관님은 몇 팀이십니까?”
창수의 팀으로 들어가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
새로 신설되는 부대였기에 다들 새로운 팀원들과 새로운 팀을 형성하게 된다.
그리고서는 팀별로 동고동락하며 팀워크를 형성해 나가야 했다.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몸짓과 눈빛으로도 서로의 생각을 알 수 있을 정도가 되었을 때 실전에 투입이 되는 것이다.
그렇게 창수도 특정 팀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 다들 여겼다.
하지만 이들과 창수가 한팀이 되기는 힘들었다.
“아! 나는 내일 해외 파병을 가야 해서요.”
“예? 아! 벌써 팀 구성이 완료되신 겁니까? 생각보다 빠르네요. 아직 임무 투입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말입니다.”
창수와는 같은 팀이 되지 못한다는 것에 아쉬워하는 이 중사였다.
“저만 따로 군사고문단으로 가야 할 것 같아서요.”
“아! 역시. 최 교관님이십니다.”
창수가 UN군 소속 특별 임무단에 소속되는 것은 역시나 비밀이었기에 좋은 핑곗거리는 군사고문단이었다.
이미 한 차례 군사고문단으로 활동했기에 이상하게 생각하는 이들도 없었다.
‘남들은 한 부대에서 전역할 때까지 있는다는데 나는 뭔 소속이 이렇게 많이 바뀌고 파견을 자주 가는지. 일단 군 생활 꼬인 것은 분명하네.’
특전사의 특성상 팀별로 움직이기에 어떤 때는 하사에서부터 상사가 될 때까지 한 팀에서만 있는 경우도 있었다.
창수도 뮤턴트 사태가 터지지 않았다면 3팀에서 전역할 때까지 있다가 전역을 했을 터였다.
하지만 뮤턴트 사태 후 특전사들뿐만 아니라 육해공군 가릴 것 없이 대혼란에 빠져있었다.
일반 소총으로는 뮤턴트들을 제압하기는커녕 저지력조차 없다는 사실과 함께 전주와 대전에서의 엔젤과 뮤턴트 유출 사건 이후 대한민국 정부 고위층은 극도의 위기감을 가지게 되었다.
그렇게 지금껏 지지부진하던 군 장비 개선 사업이 일사천리로 이루어졌다.
안 그래도 미군의 총기 탄약 교체 사업에 한국군도 장비 호환성 문제로 교체를 하려고 하고 있었다.
그것이 뮤턴트 사태 이후 빠르게 교체 작업이 이루어지기로 한 것이다.
그렇게 전군의 부대 개편 사업과 군 복무 연장 작업도 함께 이루어지고 있었으니 한국군 전체가 폭탄을 맞은 듯이 난리가 났다.
특히나 군 복무 연장 작업은 정치권에서도 꽤나 민감한 사항이었지만 종지부를 찍는 사태가 마침내 일어나고야 만다.
왜에에엥!
아직 어수선한 분위기의 26 특전대대에 긴급 사이렌 소리가 터지고 창수와 대화 중이던 이 중사는 즉시 몸을 움직였다.
훈련이라는 말은 없었으니 북한군이 기습 침공을 한 것이 아니라면 뮤턴트가 나타났다는 의미였다.
“무슨 일입니까?”
“상주에서 뮤턴트 나타났어! 당장 출동 준비해!”
“몇 형입니까?”
“2형!”
“제길!”
창수는 자신의 장비를 착용하고서는 어느 사이엔가 연병장에 내려앉고 있는 수송 헬기를 향해 내달렸다.
아직 팀이 없는 창수였지만 일인 팀으로 인정받고 있었기에 특전사령부에서는 가장 최우선 투입 자원으로 창수를 뽑고 있었다.
그렇게 다른 팀들이 출동 준비를 하고 있을 때 창수는 홀로 수송 헬기에 올라타고서는 외쳤다.
“출발해!”
“예? 예! 어! 잠시만요…… 강아지가!”
“그냥 신경 쓰지 말고 출발해! 시간 없어!”
“알겠습니다!”
창수의 애완견인 비글이 창수가 탄 수송 헬기에 같이 올라탔다.
그렇게 창수와 비글을 태운 군 수송 헬기는 곧장 대전에서 상주로 이동했다.
별기군이 수도권에 주둔지가 있는 대신 특전사령부 예하 26 특전대대는 대한민국의 가운데인 대전 인근에 위치해 있었다.
해외 파병을 주목적으로 삼고 있었지만 모든 팀이 해외 파병을 가는 것이 아니었으니 남은 팀들은 국내의 뮤턴트 사태에 대응하는 것이다.
물론 아직은 체계가 완전히 잡히지 않았기에 어수선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창수는 얼마 지나지 않아 경상북도 상주시에 도착했다.
이미 상주시의 한 건물이 불타오르고 있는 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