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87
제87화
87화
“앞으로도 계속 불완전 변이체들이 나오게 될 겁니다. 그들을 계속 가두어 둔다면 그들은 우리가 아닌 헤인트들과 손을 잡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최 상사는 불완전 변이체들을 세상에 공개하자는 말인가?”
“이니 공개되어 있습니다. 더욱이 미국은 불완전 변이체를 헤인트와의 전쟁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창수의 말에 회의실의 사람들이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수군거렸다.
“그 말 사실인가?”
“예. 헤인트 토벌 임무 중 과거 멕시코에서 접촉했었던 불완전 변이체와 조우했습니다.”
창수의 말은 충격적이었다.
불완전 변이체를 인간으로 봐야 할지 아니면 뮤턴트로 봐야 할지 쉽사리 결론 내릴 수가 없었다.
본래 인간이었고 인간의 정신과 기억을 가지고 있지만 모습은 영락없는 괴물이었다.
그나마 인간의 형태와 유사한 1형 뮤턴트와는 달리 2형과 3형 이상의 뮤턴트들은 그 누구도 인간이라고 여기지 않을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불완전 변이체라는 것이 대체 얼마나 존재하는 건가?”
“현재 1형과 2형 그리고 3형의 불완전 변이체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사우디에서 만났던 특이체인 불사신과도 대화가 가능했었습니다. 다만 불사신은 반군의 지도자로 대화는 가능했어도 대화가 통하지는 않는 상대였습니다. 그 또한 불완전 변이체일지 알 수 없습니다.”
“앞으로 계속 불완전 변이체가 나올 거란 말인가?”
“그럴 가능성이 큽니다. 어쩌면 우리가 알지 못하는 불완전 변이체가 더 있을 수 있습니다.”
단순한 괴물이 아닌 불완전 변이체를 무엇으로 정의 내려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불완전 변이체가 늘어날수록 인간은 그들과 공존을 해야 할지 배척을 해야 할지를 선택해야만 할 것이다.
불완전 변이체를 본래의 모습인 인간으로 되돌리지 못한다면 말이다.
“결국 모두가 불완전 변이체에 대해서 알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까! 그걸 왜 우리가 먼저 해야 하느냐는 거야! 우리가!”
먼저 맞을 매가 두려웠다.
국민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두려웠다.
불확실성이 너무나도 두려웠다.
창수는 극심한 거부감을 보이는 높은 분들의 반응을 이해할 수 있었다.
창수도 넬시아에게 마음의 부채를 가지고 있었지만 마음 같아서는 넬시아를 공개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의 도움이 필요했다.
“고스트를 사로잡는 데 그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
회의실에 모인 이들은 다들 고스트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
인간을 숙주로 삼아 기생하는 뮤턴트.
기체형 뮤턴트로 기존의 그 어떤 뮤턴트와는 달리 대응 자체가 힘든 뮤턴트였다.
“넬시아를 뮤턴트 사냥에 동원하겠다는 건가? 최 상사?”
“예.”
뮤턴트에 대해서는 최고의 전문가인 창수였다.
UN군뿐만 아니라 세계 최강이라는 미군에서도 창수의 실력과 능력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부정하지 않았다.
당장 또 다른 고스트를 사로잡은 건 창수였다.
창수가 아니었다면 고스트의 특성에 대해서도 알지 못했을 것이며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아무런 이유도 모르고 잡아먹혔을 터였다.
창수가 넬시아를 고스트 생포에 동원해야 한다는 주장에 다들 인상을 찡그린 채로 고민에 빠졌다.
“만일 도망가면?”
“제가 사살하겠습니다.”
창수가 사살하겠다고 한다면 사살된 것이나 다를 바 없었다.
“덕유산 수색 작전 중에 민간인 통제 확실한 거 맞지?”
“예. 입산 금지입니다.”
“확실히 해. 실수하면 안 돼!”
“알겠습니다.”
덕유산이 동네 뒷산도 아닌데 그 넓은 산을 완전히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지 말라고 해도 하는 인간이 있는 법이었다.
“이렇게 하는 건 어떻겠습니까?”
“뭐?”
“덕유산 입산 금지라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니 덕유산에 2형 뮤턴트가 나타났다고 하고 통제하는 겁니다.”
“2형 뮤턴트 등장?”
“예. 행여라도 덕유산 지역에서 넬시아가 목격되더라도 2형 뮤턴트가 나타난 것이라고 위장을 할 수 있습니다. 고스트의 정체가 발각되는 것보다는 2형 뮤턴트가 차라리 낫습니다.”
“언론 쪽도 그걸로 숨길 수 있는 거고?”
“예.”
“흐음!”
넬시아를 이용해 고스트를 가리자는 주장에 넬시아의 투입은 비교적 손쉽게 이루어졌다.
“그럼 한번 시도해 보자고.”
허락이 떨어지자 창수는 다시 넬시아를 만났다.
* * *
“뮤턴트와 싸워야 한다구요?”
“그래요. 넬시아.”
커다란 덩치와는 달리 넬시아는 공포에 질려 있는지 몸을 떨었다.
인간을 뛰어넘는 힘과 육체를 가지고 있었지만 그녀의 정신은 일반 여인에 불과했다.
“만일 하지 못한다면 연구소에서 나갈 수가 없어요.”
“…….”
왜 자신에게 이런 가혹한 시련이 생긴 것인지 도무지 납득을 할 수 없었다.
“왜 제가 이렇게 된 거지요?”
“헤인트의 사악한 욕망에 의해서죠.”
“헤인트.”
마피아.
세계적으로 보면 대부분의 사람은 이름 한 번 못 들어 본 마피아의 이름이었다.
하지만 아리가에서 살았던 그녀는 헤인트에 대해서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아리가의 주민들을 괴롭히고 마약을 팔았던 그저 그런 로컬 마피아였다.
언제 그들에게 끌려가 끔찍한 일을 당하거나 죽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기는 했었다.
결국 끔찍한 일을 당하게 되었다.
분노.
넬시아는 공포에서 점차 분노로 몸을 떨어대었다.
2형 뮤턴트.
코드명 헐크는 그 신체가 가진 분노와 폭력이 정신을 지배하려 한다.
넬시아도 정신이 아찔해질 만큼 강렬하게 뿜어지는 분노의 감정에 자신을 이렇게 만든 헤인트가 눈앞에 있다면 갈기갈기 찢어버렸을지도 몰랐다.
넬시아를 바라보고 있던 창수도 그녀가 공포에서 증오와 분노로 감정이 이동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미안해요. 넬시아.’
창수는 자신이 그녀를 낭떠러지 앞에서 밀어버리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비정한 일이었지만 창수에게나 넬시아에게나 다른 길은 없었다.
“본래의 몸으로 돌아갈 수 없는 거죠?”
“100%라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결국 복수뿐이겠군요.”
“그 선택도 있는 겁니다.”
선택을 할 수 있다지만 선택을 할 수밖에 없음을 넬시아도 알고 있었고 창수도 알 수 있었다.
몇 달 동안 갇힌 공간에서 나가기 위해 발악을 했던 그녀는 그 고통스러운 시간이 지금의 선택을 강요하기 위한 것이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할게요. 제가 어떻게 하면 되나요?”
“당신의 가치를 증명해 주셔야 해요.”
“저의 가치요?”
“예. 당신의 가치를 당신을 통제하는 이들에게 보여주셔야 합니다. 그렇게 당신은 당신과 같은 이들을 위해 선구자가 되셔야 합니다.”
창수는 넬시아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저와 같은 존재들이 있는 거군요.”
“예.”
넬시아는 그들도 자신처럼 어딘가에 갇혀 있을 것이 분명함을 깨달았다.
자신의 모습을 일반인들에게 보여 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하지만…….
“제가 사람들에게 필요성이 있다는 것을 인정받게 된다면.”
“사람들과 함께 섞여 살기에는 힘들 겁니다. 하지만 좀 더 자유롭게 사실 수 있으실 거예요.”
“그렇겠네요. 할 수밖에 없는 거였네요.”
“미안합니다.”
“아니요. 고마워요. 솔직하게 말씀해 주셔서.”
넬시아가 하겠다고 하자 진행은 일사천리로 이루어지게 되었다.
* * *
넬시아가 결정을 내리자 창수는 넬시아를 훈련했다.
인간 이상의 힘을 가지고 있다지만 넬시아는 자신의 힘을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을 알지 못했다.
단순히 미끼의 역할만 할 넬시아였음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힘을 사용하는 방법은 알려줘야 했다.
물론 시간을 넉넉하게 줄 수는 없었다.
며칠 되지 않는 사이에 창수로부터 혹독한 훈련을 받아야만 했다.
그러는 동안 창수는 덕유산 일대에서 또 다른 여성의 시체가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여전히 덕유산에 머물러 있는 모양이야.”
“일단 덕유산 일대에서 넬시아를 노출해 덕유산 입산을 금지하고 난 뒤에 수색 작전이 시작될 것입니다.”
“수색 개시일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창수의 질문에 책임자는 D-데이를 밝혔다.
“일주일 뒤.”
넬시아를 훈련하고 준비를 할 시간이 일주일 동안 주어진다는 의미였다.
그렇게 일주일은 순식간에 지나가 버렸다.
그러는 동안 미끼 역할을 할 넬시아를 위한 장비가 제작되어 지급되었다.
“이걸 착용하면 고스트가 제 몸 안으로 못 들어 온다구요?”
“예. 폐쇄형 호흡기입니다. 대화는 내부의 마이크 통신기를 통해 할 수 있습니다.”
코와 입 그리고 귀를 통해 파고들어 오는 기체형 뮤턴트인 고스트의 습격을 막기 위한 장비였다.
“그리고 만약 고스트가 습격하면 이 장치를 작동시키세요. 오래 잡아둘 수는 없지만 임시로 잡아둘 수는 있을 겁니다. 그 안에 고스트를 생포하는 생포조가 포획을 할 것입니다.”
넬시아는 각종 장비를 받을 수 있었다.
그렇게 은밀하게 넬시아는 덕유산 자락으로 이동했다.
그리고서는 민간인으로 위장된 요원에 의해 목격됐다.
경찰 신고부터 해서 일사천리로 진행되기 시작했다.
덕유산 일대의 민간인 소개령이 떨어지고 군과 경찰에 의해 민간인들의 대피가 이루어지게 되었다.
당연히 입산 통제는 당연했고 군부대의 군인들에 의해 덕유산은 물 샐 틈 없는 봉쇄가 이루어지게 되었다.
그것만으로도 넬시아의 쓰임새는 충분했다.
“넬시아. 걱정하지 말아요. 제가 뒤를 계속 따르며 움직일 테니까.”
“예. 최 상사님.”
창수는 덕유산을 홀로 배회할 넬시아의 뒤를 은밀하게 따르기로 했다.
창수도 고스트가 넬시아를 습격할지 안 할지를 자신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일반 인간보다 뮤턴트가 더 듀라한으로 만들기에 적합하다는 것을 고스트도 알 것이라 여기고 있었다.
그렇게 창수와 넬시아는 덕유산을 배회하며 고스트를 수색했다.
* * *
고스트를 연구한 예상대로 덕유산에 숨어 있는 고스트는 오직 여성만을 습격하고 있었다.
“죄송해요. 정말 죄송해요.”
검은 연기.
검은 연기는 죄송하다는 말을 하면서 등산객 여성의 몸 안으로 들어갔다.
처음에는 꼭 여성만은 아니었다.
남성의 몸에도 들어갈 수 있음을 알게 된 고스트는 남성의 몸 안에도 들어갔지만 이내 자신의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한 불쾌감과 어색함에 여성을 노렸다.
“이러면 안 되는 걸 알지만.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어요,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어요. 미안해요.”
금단 증상처럼 기체 상태로 오래 버틸 수가 없었다.
사람을 해칠 생각은 없었다.
그 때문에 사람이 드문 깊은 산으로 숨어 지냈다.
괴물이 되어 버린 자신을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 여기며 깊고 깊은 산 속에서 영원히 숨어 지낼 생각이었다.
하지만 인간의 신체에서 빠져나와 기체 상태로 오래 있을수록 극심한 고통과 괴로움에 빠져야 했다.
이러면 안 된다고 하면서도 홀로 등산하는 여인을 습격한 것은 이성이 거의 날아갈 때쯤이었다.
정신이 돌아오고 난 뒤에 소스라치게 놀랐지만 한 번이 어렵지 두 번은 쉬웠다.
버티다 버티다 결국 사람을 습격하고 그렇게 사람의 몸 안의 모든 것이 자신에 의해 녹아들면 몸 안에서 빠져나오길 반복하고 있었다.
점차 살인이 무디어 가기 시작했다.
살인귀가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불완전 변이체일지도 모를 그녀는 완전한 뮤턴트가 되어 가고 있었다.
“제발. 이런 저를 누가 말려 주세요. 말려 줄 수 없다면…… 차라리 나를 죽여 줘.”
스스로 죽을 수 없다면 누군가 자신을 죽여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그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