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erminally Ill Young Master of the Baek Clan RAW novel - chapter (26)
26화 탈검비무 (3)
팽무아가 진리연의 팔을 톡톡 쳤다.
진리연이 돌아보자, 팽무아는 어쩔 줄 모르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어떡해요, 언니. 어떡해!”
“일단…… 진정하자.”
“막 얍! 이렇게 한 바퀴 돌더니 막. 잔을 입에 쑤셔 넣고……! 저런 애인 줄은 전혀 몰랐는데.”
당황했다는 듯 말하는 것치고, 사실 팽무아도 즉시 도를 뽑아 들었었다.
진리연이 붙잡지 않았으면 아마 양정을 도우려 칼을 뽑았던 칠뢰도문 문도는 크게 곤욕을 치렀으리라.
물론 그는 진작 팽무아 대신 백하준에게 명치를 걷어차여서 누워 있었다.
“참, 허약한 줄만 알았는데 또 저런 면이 있을 줄은, 차암.”
그렇게 말하면서 훅훅 숨을 내쉬는 팽무아. 말하는 내용과는 달리 흥미진진한 듯 얼굴이 발갛게 상기되어 있었다.
진리연은 난처해졌다.
‘주루에서 혹시 불미스러운 일이 생겨도 놀라지 마세요.’
이강은 오늘 아침 진리연에게 그렇게 말했다.
불미스러운 일이 딱히 있을까 생각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생겼다.
그것도 이강의 주도하에.
“짜식들, 만약 내 앞에서 저런 소릴 했으면 나 같아도 확!”
팽무아가 이강의 편을 들며 씨근덕댔다.
진리연이 보기에도 칠뢰도문이 도발한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강의 응징은 즉각적이었고 또 아주 과감했다. 문제는 이강이 날을 세운 것이 모용세가라는 것이다.
당연히 모용탁이 분노하리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웃으며 받아들였다.
탈검비무를 할 것이라고 한다. 모용세가와 백씨세가 간의 자존심 싸움이 벌어졌다.
주루에 있는 자들은 때아닌 구경거리에 숨을 죽였다.
“점소이.”
모용탁이 깨진 술병 조각을 청소하던 점소이를 불렀다.
“예, 예!”
“아까운 술을 버렸군. 금존청을 한 병 더 내오게. 향이 특별히 좋은 최상품으로.”
“아아, 알겠습니다!”
점소이는 청소도 잊고 허겁지겁 내려갔다.
모용탁은 느긋이 의자에 몸을 기댔다.
“급할 것은 없으니 조금 여유를 가지지.”
모용진과 백하준은 여전히 서로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동안 함께 수련하느라 사이가 조금 가까워졌었는데, 그것이 무색하게 살벌한 분위기였다.
이강도 가볍게 답했다.
“그러죠.”
잠시 시간을 가지자는 말에 의외로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강은 제 손을 내려다보았다. 수건으로 대강 닦았지만 손에서는 술 냄새가 났다.
“잠시 소피 좀 보고 오겠습니다.”
“도망치려는 것은 아니겠지?”
“……하하.”
“농담이야. 하핫.”
이강이 주루의 계단을 내려갔다.
당장이라도 비무가 벌어지려나 기웃거리던 사람들이 서로의 눈치를 봤다.
“다들 너무 그러지 말고 편하게 있지. 음식도 술도 맛있는데.”
모용탁이 그렇게 말하고 나서야 사람들이 자리에 앉았다.
하준 역시 의자에 앉고 눈을 지그시 감았다.
그러나 모용진은 그러지 못했다. 그는 긴장도 되지 않는 듯한 하준 앞에서 우물쭈물했다.
“너는.”
“……응.”
“갑자기 비무를 하게 됐는데 긴장도 안 돼?”
하준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래서 모용진은 더욱 답답해했다.
“대련도 아니라 탈검비무야. 진검을 쓰는 비무고, 가문의 명예가 달린 거야.”
“그런데?”
“그런데라니. 당연히…….”
당연히 긴장해야지, 라고 말하면 정말 긴장한 모용진의 입장만 우스워질 뿐이었다.
그는 얼마 전 형에게 언질을 들었다.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하준과 탈검비무를 하게 되리라고.
그래서 이 비무를 몇 번이고 생각하면서 마음을 가다듬었지만, 막상 당일이 되니 온몸이 뻣뻣하게 굳었다.
반면 하준은 평온해 보였다. 이대로 가면 또 질지도 모른다.
“너도. 아니, 너는.”
모용진이 침을 꿀꺽 삼키고 물었다.
“형이 시켜서. 비무를 하는 거잖아.”
“그렇지.”
의외로 하준은 시원하게 인정했다. 그 역시, 모용진처럼 형의 의지에 따라 비무를 하게 되었다.
모용진은 동질감과 동시에 억울함을 느꼈다.
그의 아버지가 과거 철혈무정 백류산과의 탈검비무에서 패배했다, 하지만.
그것과 모용진이 백하준과 비무를 하는 것이 무슨 상관일까. 모용의 검이 백씨보다 낫다고? 그것을 강호인들에게 보여서 무엇 한다는 말인가.
이유는 하나였다. 형 모용탁을 위해서다.
겉으로는 표현하지 못했고, 심지어 감히 생각조차 하지 못했지만, 사실이 그랬다. 모용진의 무의식은 이 상황이 불합리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더 마음이 편한 거야.”
그때, 침묵하던 하준이 갑자기 그렇게 말했다. 모용진은 그게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마음이 편해?”
“형은 나보다 훨씬 똑똑해.”
“……그래도.”
“그리고, 형이 나나 우리 세가에 해가 될 일을 할 리가 없어.”
예전 같았으면. 이강과 하준이라는 인물을 알기 전이었다면 동의할 수 없었으리라.
믿을 사람이 없어서 반푼이라는 네 형을 믿냐. 그렇게 쏘아붙였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
하지만 이강과 하준을 알게 된 지금. 모용진은 그 말을 반박할 수 없었다.
“형이 싸우라고 했으니까 싸우는 건 맞아. 그래도 일단 검을 뽑았으니…….”
하준이 모용진의 눈을 똑바로 바라봤다.
“질 생각은 없어.”
모용진은 무심코 그 눈빛을 피해 버렸다.
“진아. 쓸데없는 수다는 그만두고 오거라.”
때마침 모용탁이 모용진을 불렀다.
모용진은 도망치듯, 하지만 거북한 발걸음으로 형의 옆에 앉았다.
“긴장되느냐.”
“……예.”
“당연히 그러하겠지.”
모용탁은 모용진을 탓하지 않았다.
“자, 잔을 받거라.”
그러더니 수정으로 만든 작은 잔을 건넸다.
탁상 위에는 어느샌가 점소이가 가져온 금존청 한 병이 올라와 있었다. 병 주둥이에는 금색 수실이 장식되어 있었다.
“이건…….”
“긴장을 풀고.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여라. 나는 너를 믿는다.”
아직 어린 모용진은 술을 마시지 않는다. 하지만 어떻게 이런 상황에서 형의 말을 거절할 수 있겠는가. 모용진은 감동한 표정으로 잔을 잡았고 모용탁은 잔에 금존청을 따라 주었다.
“저 근데…… 취하면 어떡하죠?”
“하하핫! 겨우 이 작은 잔 한 잔으로 검이 무뎌지지는 않아. 오히려 마음이 편해질 거다.”
모용진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잔을 들이켰다.
겨우 한 모금도 되지 않는 금존청은 무척이나 차가웠다. 하지만 목구멍으로 들어가자 타는 듯 뜨거워졌다.
“으윽.”
“어떠냐.”
“가슴이 뜨거워져요.”
“이제 조금 긴장도 풀리지?”
“그런…… 것 같아요.”
정말로 속이 후끈해지면서 용기가 차올랐다. 그런 동생을 보는 모용탁의 눈이 반달처럼 휘었다.
“오, 마침 왔구나.”
때마침 이강이 계단에서 올라오고 있었다.
“가서 비무를 준비하거라.”
“네!”
모용진이 굳은 표정으로 비무대를 향했다. 중간에 속이 불편한 듯 가슴께를 쓰다듬었지만 조금 전보다 기분이 나아졌다.
모용탁이 다시 이강 쪽을 바라봤더니, 이강은 바로 오지 않고 진리연과 팽무아의 곁에 서 있었다.
무슨 이야기일지는 모르겠지만 둘에게 귓속말을 한다.
“흥.”
별 관심은 가지 않았다. 모용탁의 신경은 모두 앞으로 있을 비무에 가 있었다.
‘준비는 완벽하다.’
굳이 이렇게 번거로운 방법을 선택한 것은 혹시나 하는 위험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었다.
백씨세가의 가신들이 없는 외부의 주루에서.
승부의 증인이 될 강호인들을 불러 놓고.
절친한 친우인 당가의 당고진에게 받은 약, 벽력노분(霹靂怒粉)을 사용했다.
‘이왕이면 하오문을 쓰지 않았으면 좋았겠지만.’
벽력노분의 사용 조건은 까다로웠다. 술에 섞어야 효과가 좋고, 술에 섞은 뒤 최대 일각 안에 섭취해야 한다.
그런 번거로운 과정을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할 수는 없었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오문은 감히 모용탁에게 거역할 수 없을 테니. 분명 잘 처리했으리라.
이강은 대담하게도 모용탁의 옆에 털썩 앉았다.
“슬슬 시작해야지요.”
“조금 오래 걸렸군. 큰 거였나? 하하.”
이강은 모용탁의 농담을 무시했다.
이강 역시 긴장한 것이 분명해 보였다. 그 허약한 이강이 녹야방의 문도를 각법으로 제압했을 때는 놀랐지만, 그래 봤자 하류 수준이었다. 모용탁의 눈에 차지는 않았다.
“진아, 준비해라.”
모용탁이 그렇게 말하자. 모용진과 백하준이 서로를 마주 보곤 검병에 손을 얹었다.
친선 비무와 달리, 탈검비무에서는 서로의 검을 세 번 부딪치는 등의 예법은 하지 않는다.
모용탁이 일어서서 구경꾼들에게 증인으로서의 역할을 고하려던 순간.
누군가가 모용탁을 불렀다.
“저기요 모용 소협.”
뜬금없게도. 팽무아가 다가왔다.
“음?”
이 중요한 순간에 왜 귀찮게 구는지. 모용탁은 간신히 짜증을 숨기고 빙긋 미소지었다.
“무슨 일이니?”
“이거, 떨어뜨리셨는데요.”
팽무아의 작은 손에 들린 것을 본 순간.
모용탁의 심장이 쿵 내려앉은 듯했다.
팽무아는 누런 종이를 들고 있었다. 벽력노분을 밀봉해 두었던 사천의 황지(黃紙)를.
“고, 고맙……다.”
그는 뺏다시피 종이를 채갔다.
“네에.”
팽무아는 다시 진리연의 옆으로 돌아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용탁의 심장은 쿵쾅대며 뛰었다.
확실했다. 이 황지는 모용탁이 품에 넣어 두고 다니던 것이었다. 하오문도에게 건네줬던 그것.
떨어뜨렸다고? 불가능한 일이다. 이미 넘겨준 것을 떨어뜨렸을 리가 없었다.
모용탁의 생각이 거기까지 미쳤을 때였다. 이강의 비웃는 듯한 목소리가 들렸다.
“이 술은 냄새가 다른데. 새로 시켰나 봅니다. 어라. 이것만 금색 실이 묶여 있군요.”
모용탁이 고개를 돌리자 이강이 금존청 한 병을 잡곤 벌컥벌컥 들이켜고 있었다.
팽무아가 모용탁의 시선을 돌린 잠깐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다.
모용탁은 반사적으로 이강의 술병을 빼앗았다.
이미, 잔으로 치면 꽤 많이 삼킨 듯했다. 그 말은 이강이 모용진에게 먹인 벽력노분의 몇 배 만큼을 복용했다는 뜻이다.
“이, 이이……!”
모용탁의 얼굴이 황망하게 일그러졌다.
“술 조금 빼앗아 먹었다고 그렇게 성을 내시니……. 뭐 금가루라도 들어 있나요?”
느물대며 말하는 이강의 표정이 수상했다.
‘벽력노분을 과용하게 되면 어떻다고 했지?’
어느 정도는 괜찮다고 했지만, 당고진이 말하기로는 분명…….
“으음, ……크. 으읏.”
이강이 갑자기 가슴을 쥐어뜯기 시작했다.
“크흑, 커허억!”
격한 기침을 하더니, 크게 몸부림친다. 명백히 이상한 모습이다.
사람들이 웅성거리면서 당황하기 시작했다. 서로를 노려보던 백하준과 모용진도 이강을 바라봤다.
“어, 어이!”
모용탁도 당황해서 이강의 상태를 살폈다. 이강은 벌게진 얼굴로 모용탁을 노려보았다.
피를 토하듯, 한마디를 내뱉는다.
“도, 독을……!”
독이라는 말이 나온 순간 누군가가 날 선 비명을 질렀다.
“무슨!”
모용탁이 비칠거리는 이강을 붙잡았다.
사람들은 경악스러운 얼굴로 이강과 모용탁을 바라보았다. 그 쏟아지는 시선 속에서 모용탁은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 왔다.
이강은 당장이라도 피를 토할 듯했다.
“그럴, 그럴 리가 없어. 그건 결코 독이 아니라…….”
차라리 모용탁이 결백했다면 그렇게 말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 부주의한 말에. 이강은 웃음을 흘렸다.
“하. 하하.”
조용히 어깨를 떨며 웃는 그 모습을 모용탁은 이해하지 못했다.
“웃어……?”
“당연히 독은 아니겠지.”
그제야, 모용탁은 이강의 상태가 보기보다 멀쩡하다는 것을 눈치챘다.
숨도 편안했고 웃기까지 한다. 얼굴이 빨간 것은 술을 마시고 몸에 힘을 줬기 때문이었다.
“초오(草烏), 현호색, 백지씨앗으로 통증을 느끼지 못하게 하고.”
모용탁의 표정이 얼음처럼 굳었다.
“마황(麻黃), 석상초 등으로 각성시키고. 조금만 먹어도 감각이 예민해져 며칠은 잠도 못 잘 텐데.”
당고진이 벽력노분을 주면서 언급했던 재료들을 이강이 읊고 있었다.
“위험한 것들도 많이 넣었군요. 국경의 병사들은 전투 전에 돼지 오줌을 삭혀 흡입한다던데. 그것보다 더해.”
“무슨 헛소리냐!”
“하하.”
이강이 웃는 소리는 모용탁에게 마귀의 웃음소리처럼 들렸다.
“내가 어느 정도 약학에 조예는 있지만 모르겠는 것도 많더군요. 제조한 사람 솜씨가 제법 대단한데…….”
“그 입 다물어!”
“목소리 줄이는 게 좋을 거야.”
이강이 작게 말했기에 구경꾼들은 둘의 대화를 제대로 듣지 못했다. 하지만 분명 수상한 일이 벌어졌음은 알고 있으리라.
이강은 멀쩡한 모습으로 일어섰다.
그리고 얼빠진 얼굴로 보고 있는 구경꾼들에게 선언했다.
“셋 셀 때까지 나와 관계없는 자들은 모두 이곳에서 나가라. 여기서 일하는 자들도 마찬가지다.”
갑작스럽고 무례한 명령이었다.
하지만 그 말을 하는 자가, 이곳 서안에서 누구도 얕볼 수 없는 백씨세가의 소공자다.
“남아 있는 자들은 반드시. 나와 세가의 이름을 걸고 대가를 치를 것이다. 셋.”
그리고 바로 셋을 세기 시작한다.
칠뢰도문과 녹야방이 아니더라도, 모용탁의 초대를 받고 구경하던 강호인들은 모두 분한 얼굴을 했다. 어떻게든 한마디 해 달라는 듯 모용탁을 바라보았지만.
“둘.”
그는 일그러진 얼굴로 침묵할 뿐이었다.
“하나-”
“다들 떠나 주시오.”
모용탁은 참담한 목소리로 말할 수밖에 없었다.
곧, 주루의 4층을 가득 채웠던 인파가 모조리 내려갔다. 혹여 이강의 심기를 거스를까 서두르기까지 했다.
자리에 남은 것은 이강, 모용탁을 비롯한 칠성지회의 사람밖에 없었다.
“쯧.”
이강은 모용탁에게 혀를 찼다.
“그깟 비무에서 이기게 하려고 동생에게 그딴 것을 먹여?”
이번에는 목소리를 낮추지 않았다. 모용진이 당황해서 이강과 제 형을 번갈아 보았다.
“차라리 이기기 위해 하준이에게 산공독이라도 썼다면 이해할 법도 해. 이겨야 하는 비무이니.”
“…….”
이강의 목소리에는 은은한 노기가 담겨 있었다.
조금 전 정구를 만난 이강은 모용탁이 건넨 분말을 확인했다. 분말의 향을 맡고 조금 섭취해 봄으로써 그것의 정체를 깨달았다.
몸으로 체득하고, 꾸준히 공부해 온 약학 지식 덕택이다.
산공분 따위가 아니었다. 일시적으로 무력을 끌어올리고 공포를 잊게 하는 류의 약이었다.
즉, 하준이 아니라 제 동생에게 먹이려는 것이었다.
“일시적으로 몸의 잠력을 끌어내는 이따위 약은 당연히 부작용이 있지. 당신도 알 테고.”
이강은 진심으로 모용탁의 계획에 분노했다.
“그러면 사람된 도리로. 형의 도리로.”
“닥쳐.”
“무인이 될 동생에게 이딴 쓰레기를 먹이면 안 되지. 부끄러움도 모르는 자식아.”
이강의 눈빛은 차가웠다.
“닥치라고 했다!
모용탁이 번개처럼 검을 뽑아 들었다.
일류에 다다른 완벽한 발검술은 보이지도 않을 정도였고, 날카롭게 벼려진 검날이 이강의 목덜미를 위협했다.
“안 돼!”
그리고 모든 사람이 이강과 모용탁을 향해 달려왔다.
“형님!”
그리고 가장 앞서 달려오는 것이 모용진. 그는 울 듯한 표정이었다.
모용탁은 그런 동생의 얼굴을 보았다.
“이, 이이…….”
늘 가면처럼 썼던 미소는 어디 가고.
그는 금방이라도 무너져내릴 듯, 얼굴을 일그러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