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hird generation of tycoons became a genius actor RAW novel - Chapter (244)
“어우, 깜짝이야.”
“와······ 미친.”
단순 팬 서비스용 드라마라고 생각해 기대하지 않았던 관객들은 생각보다 본격적인 CG와 연출에 술렁거렸다. 어쩐지 공연 사전 안내문에 깜짝 놀랄 수 있으니 주의하라고 쓰여 있는 게 괜히 있는 게 아니었구나.
(······여기 숨어 계십시오.)
괴성을 지른 괴물이 두 사람을 향해 쿵쿵 걸어온다. 워낙 거구라 움직임이 빠르지 않다는 게 그나마 희망적이었다. 침을 꿀꺽 삼킨 김우진은 침착하게 성현우를 엄폐물 뒤로 보내고, 소총을 들었다.
(야!)
괴물의 시선을 끈 김우진은 괴물이 내지르는 주먹을 몸을 옆으로 굴려 피했다. 괴물의 주먹은 바닥을 움푹 꺼질 정도로 파괴적이었다. 애써 중심을 잡은 김우진은 방아쇠를 당겼다. 머즐 플래시에 맞춰 공연장 곳곳에서 조명이 터진다. 마치 4dx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
(이런 씨······!)
김우진의 재빨리 움직여 괴물의 빈틈을 노려 총을 발사한다. 불리함을 느낀 괴물은 엄폐물에 숨어 있는 성현우를 발견하고 돌연 몸을 틀었다.
김우진이 빠르게 성현우의 앞을 막아서고 소총을 겨눴을 때, 성현우가 손을 뻗었다.
(잠시 빌릴게요.)
자신마저 움직이면 방해가 될까 봐 숨어 있던 성현우는 김우진의 홀스터에 꽂힌 권총을 꺼내 괴물의 눈을 맞췄다. 김우진은 그 빈틈을 놓치지 않고 괴물의 급소에 총탄을 박아넣는다.
괴성을 지른 괴물이 비틀거리다가 쓰러졌다. 파도 소리와 김우진의 헐떡이는 소리가 들린다. 한숨 돌린 김우진은 성현우를 바라봤다.
(잘······ 쏘십니다?)
(별말씀을.)
성현우는 경계를 풀지 않고 두 손으로 권총을 잡았다. 김우진도 방심하지 않고 쓰러진 괴물에게 조심스레 다가갔다. 그리고 괴물의 숨이 끊어진 것을 확인하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지?)
처음 보는 괴생명체였다. 김우진과 성현우가 심각한 표정으로 괴물의 시체를 관찰했다. 김우진은 성현우에게 권총의 탄창을 건네주고 자신의 무기를 점검했다.
“크으······ 민 작가님, 제가 뭐랬어요.”
“뭐, 쫌 좋네.”
새침한 말과는 다르게 민주경 작가는 감격해서 손으로 입을 막고 있었다. 그녀는 김대성 작가의 설득에 넘어가 성현우를 ‘백호함’ 세계관으로 보냈다.
-그러니까 지금 성현우랑 김우진이 총을 들고 함선 탈환을 한다는 거야?
개맛있네
└영상 중계는 아직 없는거지?
└아 미친 나도 보고싶다고ㅠㅠㅠㅠ
-팬미 기사떴어!
유연서 팬 미팅에서 주성 전자의 신기술 선보여
유연서 팬 미팅에 작가들 뭉쳤다
[연예이슈] 유연서 팬 미팅, 실시간 반응 폭발적인 증가유연서 팬 미팅 관심 폭증에 헤일로 미디어 “추후 블루레이 나올 가능성 있다”
-미친 팬미팅 블레 꼭 산다
-준오야 빨리 내놔!
똑같은 얼굴의 두 사람은 각기 다른 매력을 풍겼다. 분위기가 거친 엘리트 군인과 고생이라고는 모를 것같이 말간 얼굴의 대공은 총을 쥐고 있었다. 영화 같은 연출과 음향 그리고 주인공은 보기에도 훌륭했다.
(김우진 중사, 이런 상황일 때 지휘권을 누가 갖습니까?)
(대공 전하이십니다.)
(좋습니다. 우선 함선 내부의 사람들과 합류하죠.)
그렇게 두 사람이 함선 복도를 거닐며 생존자를 찾는다. 망망대해 위의 함선, 도망칠 곳이 없다. 비좁은 공간 속에 등장하는 괴생명체를 하나둘 쓰러뜨린다.
나이프를 쥔 김우진이 복도 벽을 박차고 뛰어올라 괴물의 어깻죽지에 나이프를 박아 넣는다. 뒤에서 몸을 숨기며 엄호 사격을 하는 성현우. 숨 막히는 분위기에 관객들의 몰입도 점점 짙어졌다.
(우진아!)
(살아 있었냐?)
(어으, 이게 다 뭐냐? 헉······ 전하도 계셨습니까?)
함선 곳곳의 군인과 합류하고, 곳곳에서 괴물과 대치 중인 생존자를 찾는다. 그동안 성현우의 손에는 권총 대신 소총이 들려 있었다.
(저기만 지나면 함교입니다.)
(······잠시만요.)
김우진은 근처에 굴러다니는 파이프를 복도에 굴린다. 그러자마자 괴물들이 튀어나와 괴성을 지르고 파이프에 화풀이한다.
(눈으로 확인한 개체는 5마리 정도.)
(다들 작전 숙지했지?)
군인들이 자신의 상태를 점검한다. 김우진의 어깨를 성현우가 잡았다.
(뚫을 수 있겠어요?)
성현우와 김우진의 눈이 마주쳤다. 같은 얼굴인데도 분위기와 표정이 사뭇 달라 보였다. 김우진이 입을 꾹 다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타들어 갈 것 같은 눈빛에는 살고자 하는 굳건한 의지가 보였다.
(해 보겠습니다.)
마지막 페이즈는 전광판 화면으로만 보여주지 않았다. 화면이 서서히 꺼지고, 무대에 조명이 켜진다.
“우와······.”
관객들은 이태오의 액션 무대를 이미 봤기 때문에 이번 무대도 기대의 눈빛으로 쳐다봤다.
바닥부터 올라오는 빛 입자는 함선의 복도와 곳곳에 숨은 괴물들을 사실적으로 출력했다. 신기한 점은 복도 벽이 쳐져 있어서 배우의 모습이 안 보일 거라 생각했는데, 어느 자리에 있어도 유연서의 모습이 잘 보인다는 것이다. 심지어 군인으로 출연한 단역 배우들까지 출력됐다.
“꺄아아악!”
흥겨운 록 밴드 음향에 맞춰 김우진이 현란하게 움직인다. 성현우도 괴물을 피해 바닥에 슬라이딩하고 총을 겨눈다. 마치 원 테이크 액션 장면을 보는 것처럼 긴박하고 시원스러운 액션이었다. 관객들의 함성이 커졌다.
홀로그램으로 꾸민 액션 공연이 마무리되고, 전광판 화면에 엔딩 장면이 송출된다. 유연서는 무대 아래로 내려가 성현우가 입었던 개량 한복을 벗고 무대 의상으로 재빨리 갈아입었다.
헤어 아티스트가 그에게 붙어 머리를 손질하고, 유연서는 인이어를 착용하고 핸드 마이크를 번갈아 쥐며 다음 세트리스트를 기다렸다.
(김우진 중사!)
(가세요!)
김우진의 외침에 성현우가 복도를 뛰어간다. 그를 잡으려던 괴물은 김우진이 막아선다. 함교 안으로 들어온 건 성현우 하나였다. 그는 문 틈새로 보이는 김우진의 모습을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봤다. 그리고 장면이 바뀐다.
“와······.”
그때서야 관객들은 숨을 토해냈다.
긴 밤을 어찌어찌 넘긴 군함 근처에 대한민국 국기를 단 함선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 군함을 둘러싼다.
(휴가받았는데 뭐 할 거냐?)
(일단 잠 좀 자야지.)
(어으, 나도.)
무사히 살아난 김우진이 관사로 들어와 침대에 지친 몸을 눕혔다. 창문을 통해 들어온 따사로운 햇살이 김우진의 얼굴을 비추고, 김우진의 입꼬리가 호선을 그렸다.
무사히 살아난 사람의 뒷이야기 치고는 소박한 마무리였지만, 평범한 일상으로의 복귀였다.
그리고 다시 장면이 전환된다. 사람이 많이 몰린 경복궁 안과 밖, 저 멀리서 의전 차량이 보이자 기자들이 카메라를 든다.
(저기 온다!)
(대공 전하!)
의전 차량에서 내린 성현우는 기자들을 무시하고 다급히 궁 안으로 들어간다. 당장 보고 싶은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카메라는 누군가를 발견해 활짝 웃는 성현우의 얼굴을 클로즈업한다. 안도와 기대, 상대에 대한 애정이 뚝뚝 묻어나오는 표정이었다. 이윽고 그가 자신에게로 뛰어오는 사람을 향해 두 팔을 벌린다. 화면은 솜사탕 같은 색감의 하늘을 비추면서 두 번째 미니 드라마가 끝난다.
“꺄아아악!”
그리고 무대의 조명이 켜진다. 전주가 흐르고 유연서가 마이크를 입가에 갖다 댄다. 곡은 성현우의 마지막 모습의 연장선인 사랑 노래였다. 나풀거리는 재질의 하얀 셔츠에 베이지색 면바지, 머리는 반을 넘겨 잘생긴 이마가 드러났다.
“누구 아들인지 노래도 잘하고······.”
팬들이 함성을 지르고 응원봉을 흔든다. 유건민이 흐뭇한 표정으로 무대 위에서 라이브를 하는 둘째 아들을 지켜봤다. VIP석 근처의 관객은 그런 유건민을 사진으로 담아 SNS에 올렸다.
-유연서 팬미 현장에 나타난 유건민 근황
여전히 아들사랑맨ㅋㅋ
└표정봐ㅋㅋㅋ
└누구 아들인지 노래도 잘하네~ 같아 보이는데
└└ㅋㅋㅋㅋㅋ왜 음성지원되냐
유연서는 총 두 곡을 막힘 없이 불렀다. 그리고 첫 번째 토크 시간이 다가왔다.
“여러분 극은 재밌게 보셨나요?”
“네!”
그는 팬 호응을 유도하면서 스태프가 가져온 의자에 걸터앉았다.
“팬 카페를 통해 질문을 받았잖아요? 혼자 하면 재미없을 것 같아서 게스트를 불렀습니다. 나와주시죠.”
팬들의 호응 끝에 등장한 사람은 최준영이었다.
“안녕하세요. 오늘 연서 팬 미팅의 일일 MC, 최준영입니다.”
“이 형이 하도 하게 해달라고 사정해서 어쩔 수 없이 불렀습니다.”
최준영이 충격받은 얼굴로 유연서를 바라봤다. 그는 자신의 지인 때문에 앨범 작업 소식이 유출된 게 미안해서 일일 MC를 하겠다고 자처했다.
“제가 연서 씨의 앨범 작업을 프로듀싱했어요, 아시죠?”
“네!”
“곡 어땠어요? 좋았죠?”
관객의 호응을 받은 최준영이 장난스럽게 웃었다.
“마침 아까 음원 차트 얘기를 하시던데······ 지금 한 번 결과를 볼까요? 저도 순위 확인하고 깜짝 놀랐거든요.”
전광판에 중요 음원 사이트의 실시간 순위가 보였다.
“허······.”
“꺄아아악!”
유연서는 작게 헛웃음을 지었다. 음원 차트 순위권에 그의 이름이 있었다. 한 곡도 아니고 무려 세 곡이나. 최준영이 과장된 행동을 보이며 유연서에게 악수 요청을 했다.
“차트 상위권 먹은 거 축하합니다.”
“감사합니다. 다 여러분들 덕분입니다.”
유연서는 얼떨떨했지만, 일단 토크에 집중했다.
“제가 앨범 작업에 참여해봐서 아는데······ 이게 다 팬 미팅, 여러분들을 위해 작년부터 준비해왔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최신 기술을 사용해서 무대를 꾸릴 줄은 몰랐습니다. 이것도 다 연서 씨 생각이었나요?”
“네.”
“어떤 식으로 계획했는지 들어볼 수 있을까요? 연서 씨가 어떻게 팬들을 생각하는지! 연서 씨 입으로 듣고 싶네요. 그렇죠?”
최준영은 진행도 잘했다. 관객의 호응을 유도하면서도 그들이 원하는 질문을 술술 내뱉었다.
“음······ 제가 논란의 중심거리였잖아요?”
“어우, 그런 소리 하시면 객석에 있는 분들이 많이 슬프죠?”
유연서가 당황해서 손을 흔들었다. 팬들이 우는 소리를 냈다.
“아무튼, 여러 사건 사고에 휘말려도 제게 항상 사랑과 관심을 보여주시는 분들께 보답할 방법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팬 미팅을 생각했고, 직접 무대를 기획했습니다.”
“그렇군요. 자, 연서 씨가 얼마나 이 공연에 진심이었는지 저희가 짤막하게 보여드리겠습니다.”
무대 위 조명을 약하게 틀었다. 그리고 전광판에 유연서가 팬 미팅을 준비하는 과정을 브이로그 형식으로 보여줬다.
지금 어딜 가고 있나요?
(저느은······ 지금 팬 미팅 준비하러 갑니다.)
화면 속 유연서는 잠에 덜 깬 목소리로 눈을 비비적댔다. 그 모습에 곳곳에서 앓는 소리가 들렸다.
여기가 어딘가요?
(팬 미팅을 위해 공연장과 똑같은 크기의 빈 땅을 샀고요, 아마 팬 미팅이 끝나면 저희 제작사의 특수 효과 스튜디오가 될 것 같습니다.)
아무렇지 않게 말했지만, 그 내용은 관객들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팬 미팅을 위해 이 넓은 땅을 샀다고?
(오늘은 ‘백호함’의 김우진 중사를 연기할 거고요, 나중에 ‘국새’의 성현우를 연기해 두 사람을 합칠 예정입니다.)
유연서는 팔굽혀펴기와 철봉 운동으로 몸을 풀었다. 팬들을 위한 서비스 장면이었다.
(갑니다. 레디, 액션!)
그리고 곧바로 촬영이 시작된다. 크로마키 속 그가 고난도의 액션을 막힘 없이 소화하자, 관객들의 함성이 터졌다.
(음······ 맘에 안 드는데. 한 번 더 찍죠?)
(넵.)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완벽해 보여도, 유연서는 쉽게 넘어가지 않았다. 지치지도 않는지 몇 번을 촬영하고 만족스러운 그림이 나오자, 유연서는 차에 올라탔다.
촬영 끝나고 어디 가세요?
(앨범 추가 녹음이 있어서 잠깐 준영이 형네로 갑니다.)
그리고 최준영의 스튜디오에 도착해 녹음 부스에 들어간다. 쉴 새 없이 녹음했고, 새벽 세 시가 되어서야 끝났다.
“이야······ 그동안 진짜 소처럼 일했네요. 이 와중에 영화 촬영도 하시지 않았나요?”
“네. 그래도 컨디션 조절 잘하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시고요.”
“자, 그럼 본격적으로 QnA를 진행하겠습니다. 첫 번째 질문입니다!”
최준영이 프롬프터에 뜬 질문을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