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hird generation of tycoons became a genius actor RAW novel - Chapter (265)
쇼케이스의 폭탄 발언은 원세븐의 이름을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게 할 정도로 화제였다.
(주성 그룹 3세이자 故 이희서 씨의 아들, 유연서 씨가 어제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했습니다.)
원세븐과 원세븐 연서라는 이름이 다음 날 그리고 그다음 날까지 실시간 검색어에 박혀 있었고, 심지어 뉴스에도 짤막하게 등장했는데 그만큼 파급력이 셌다.
-그 사건이 그렇게 유명해?
└유명하지;; 어떻게 그걸 모름?
└나 그때 3살이었어서ㅠ
└아 그럼 이해함ㅋㅋ 내가 정리해서 글올려봄
-와ㅠㅠ 아이돌 데뷔라니 엄마랑 같은 길을 가는구나
-거푸집이네;; 이희서 혼자 낳았나 되게 잘컸다
-다시보는 이희서 레전드.swf
-재벌이 아이돌하는 건 처음이지?ㅋㅋ
주성 그룹과 이희서에 관련된 사건까지 끌어 올려져서 도배하다시피 올라왔다.
이때까지만 해도 유연서에 관한 여론은 호의적이었다. 그런 비극을 겪고도 잘 컸다. 엄마랑 똑같은 길을 걸어가는 게 눈물 난다는 과몰입 반응도 있었다.
‘뭔, 별······.’
유연서는 그 반응이 거북해져서 화면을 껐다. 문득 제게 싸늘한 말만 내뱉던 할머니가 생각나서였다. 이런 일이 다시 조명되면 가족들에게 좋지 않을 텐데. 마음이 무겁다.
“화제성 대박이다.”
“근데 쟤는 괜찮나?”
원세븐 멤버들도 이때는 드디어 데뷔했다는 기쁨, 그리고 다른 신인 그룹보다 출발선이 더 앞당겨진 느낌에 싱글벙글했다. 대부분의 관심이 유연서에게 쏠려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저 사람이······.”
“가서 말 걸어볼까?”
오늘 음악 방송은 이른 아침부터 모든 출연진이 모여서 전체 리허설을 했는데, 좌석에 앉은 많은 출연진이 유연서의 얼굴을 흘끔 쳐다보고 말을 붙여보기까지 했다.
“얼굴 뚫어질 거 같다.”
“우리 리허설도 되게 잘해야겠는데.”
시선을 받는 본인은 아무런 생각도 없었는데, 오히려 유연서의 양옆에 앉은 이한결과 김이준이 안절부절못했다. 얘는 이런 시선을 어릴 때부터 받아온 건가.
“넌 괜찮냐?”
“안 괜찮을 게 뭐가 있어?”
“그, 그래?”
얼굴이 너무 닮아서 숨길 수 없으리라는 것은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그 때문에 그 사건도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리라는 것은 알았지만······ 머리로는 이해해도 가슴은 조금 답답했다.
“그래도 너무 그러면 말해.”
“맞아.”
말해서 그게 해결되나? 그래도 신경 써 주는 건 고마워서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네, 다음 그룹 준비해주세요.”
대형 소속사도 아니고, 중소 소속사의 신인 그룹은 순서가 앞에 있었다. 원세븐이 자리에서 일어서 인이어와 마이크를 꼈다.
유연서만 핸드 마이크를 쥐고 멤버들을 관찰했다. 예상치 못한 시선 집중에 잠이 확 달아난 얼굴은 핏기가 없이 창백했다.
“고작 리허설인데 왜 긴장해?”
“너는 안 하게 생겼냐? 저기 선배 그룹도 있는데······.”
“어차피 저 사람들 다 나만 볼 텐데?”
“너무해.”
이게 유연서 식 위로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원세븐이 무대 위에 올라가서 큰 목소리로 고개 숙여 인사하자, 몇몇 신인 가수들이 손뼉을 쳤다.
“쟤가 걔야?”
“잘생기긴 했네.”
좌석에서 졸던 사람들도 원세븐의 리허설에 집중했는데, 이것도 유연서 때문이었다.
“와······ 즈그 엄마랑 판박이네.”
“아침인데 라이브 괜찮게 한다?”
카메라 감독이 유연서의 얼굴을 줌 땡겼다가 혼자서 감탄했다.
멤버들도 나름 연습생 기간도 길었고, 데뷔 전 벼락치기 덕분에 라이브도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보컬 파트가 시작될 무렵 유연서가 마이크를 들고 중앙으로 향했다. 홀을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성량과 음색에 몇몇 사람들이 소리 없이 감탄했다.
“오······.”
어차피 메인 보컬 파트를 맡아서 춤은 수납 대형으로 들어갔는데, 맨 뒤에 있어도 무심한 듯 살랑살랑 추는 게 범상치 않아 보였다.
“이야······ 엄마랑 똑같네 똑같아.”
“이희서도 아이돌 시절에 날렸었지?”
다만, 아직 예능도 안 나갔는데 벌써 들리는 ‘엄마’ 소리에 유연서는 한숨을 쉬었다.
“연서야?”
“어?”
언뜻 하얀 물체가 시야에 담겼다가 사라졌다.
오늘 스케쥴은 팬들 사이에서는 꼰대 음악 방송으로 불렸다.
이른 아침부터 전 출연진을 모아서 전체 리허설에 그치지 않고 이름표를 달고 한 번 더 그리고 카메라 리허설도 진행한다. 다른 음방보다 리허설이 많은 방송이었다.
“오늘 분위기 왜 이러지?”
“아, 빨리 인사하고 퇴근하고 싶다.”
음악 방송이 끝나고 바로 퇴근하는 것도 아니었다. 대기실 복도에 일렬로 서서 감독과 작가에게 인사를 하는 시간까지 있었다.
“안녕하세요!”
원세븐도 선배 가수들에게 꾸벅 인사하고 제 자리를 찾았다. 짬이 좀 찬 가수는 이미 퇴근했다. 유연서는 이런 쓸데없는 관행이 왜 있는지 짜증 나기만 했다. 우리 아버지도 허례허식 다 빼버리자고 하는 마당에······.
“아, 원세븐은 이쪽으로 오세요.”
“네?”
보조 작가는 그들을 이끌고 가장 선두에 세웠다. 여긴······ 너무 앞인데? 원세븐은 맞은 편에 있는 선배 아이돌 그룹에게 다시 한번 인사했다.
“우리 왜 이쪽에 있어?”
“모, 몰라.”
딱 보니 유명 아이돌이나 경력직 가수들이 서있는 곳인데 원세븐만 신인이었다.
출연 가수들이 복도 벽에 양옆으로 붙어 서 있고, 음방 핵심 제작진이 그들의 인사를 받으며 지나갔다.
“······뭐지?”
“저분들 누구야?”
그런데 오늘은 다른 날과 좀 달랐다. 감독과 카메라 감독 앞에 예능국장과 방송국 사장까지 행차한 것이다.
“이 친구가 그······.”
이것 때문에 여기에 세웠군. 방송국 사장이 유연서의 얼굴을 보고 눈을 크게 떴다.
“하하! 반갑구먼! 나 여기 사장일세.”
“······안녕하세요.”
“내가 자네 어머니 드라마 감독도 했었는데, 기억 못 하겠지?”
내가 태어나기도 전인데 그걸 어떻게 기억해?
초면인데도 마치 오래전에 본 것처럼 어깨를 두드리는 모습에 안면 근육이 살짝 꿈틀거렸지만, 유연서는 애써 입을 열었다.
“네, 잘 부탁드립니다.”
“아이돌로 데뷔한다고 했을 때는 깜짝 놀랐지 뭐야. 아주 엄마랑 닮게 잘 컸네!”
“······.”
“노래도 곧장 하더구먼, 역시 핏줄 어디 안 가? 그렇지 이 피디?”
“그럼요.”
리허설 진행 때까지만 해도 은근한 짜증으로 갑질하던 이 피디는 언제 그랬냐는 듯 사장에게 굽실거렸다.
“나야말로 앞으로 잘 부탁하지. 자네 덕분에 우리 방송국 광고가······ 으하하!”
유연서가 눈썹을 꿈틀거렸다. 할아버지는 당연히 아니겠고. 설마, 아버지가 했나?
“이 친구들 잘 좀 부탁해. 방송계 보배가 될 예정이니까! 하하!”
“이만 가시죠.”
유연서를 앞세워 다른 가수들에게 어필했다. 정작 원세븐은 식은땀을 흘렸다. 윗사람들은 이게 독인지 모른다.
그저 이희서와 조막만 한 친분을 앞세워서 유연서에게 잘 보이려는 것뿐이었다. 그래야 주성 그룹의 광고가 들어오니까.
“아, 드디어 끝났네.”
“바빠 죽겠는데······.”
폭풍이 지나간 뒤, 원세븐의 근처에 있던 그룹들의 날 선 시선이 들어왔다. 안 그래도 음방 준비 때문에 하루를 통으로 날리고 쪽잠을 잤는데, 사장 때문에 인사도 오랜 시간이 걸린 탓이었다.
“야, 존나 부럽다. 나는 신인 때 존나 굴렀는데.”
“야 나도 핏줄 좀 잘 타고날 걸 그랬다. 다시 태어나면 가능?”
“다시 태어나서 엄마 자살한 거까지 봐야 가능.”
아니꼬워하는 사람들도 물론 있었다. 마지막 말은 그냥 넘어갈 수 없어서 유연서가 멈춰 섰다.
“예?”
그가 죽일 듯이 노려보자, 본능적으로 눈을 깔았던 선배 그룹 중 한 명은 다시 고개를 들었다. 내가 얘한테 왜 쫄아야 해?
“뭐? 내가 틀린 말 했냐?”
“야, 네가 심했어. 그만해.”
“아니 근데 이 새끼는 선배한테 눈을······.”
“으아악! 죄송합니다!”
결국 같은 멤버에 의해 끌려간 것을 멍하니 바라보던 원세븐 멤버들이 입을 뻐끔거렸다. 아니 연예계가 뒤에서 이런저런 말 나온다는 건 알긴 했는데······ 저렇게 대놓고?
“저, 저, 미친놈이 선배라면 다냐?!”
“그러니까!”
김이준과 박주원은 이미 사라진 그들을 향해 뒤늦게 삿대질했다.
“이준아. 주원아. 좀만 작게 말해.”
“아니 빡치잖아! 형들은 안 빡쳐? 야! 정우현, 강준우! 너희들은?!”
“우리도 빡치는데 여기서는 하지 말자고.”
윤유찬이 멤버들을 이끌고 주차장으로 향했다. 매니저는 그들의 속도 모르고 싱글벙글해져서 운전대를 잡았다.
“뭔 일 있었냐?”
“두현 형! 들어봐요!”
유연서 그룹 매니저라고 하자, 데뷔 전에 인사 다녔던 것과는 대우가 180도 달라졌다고 한다. 대충 무슨 일이 벌어진 지 안 김두현은 듣기 싫다는 듯 손을 휘적였다.
“얘들아. 이 바닥이 원래 그런 걸 어쩌겠냐. 너희가 좀 참아라.”
“이 바닥이 원래 그렇다고 숙여야 해요?!”
“너희는 그래야 해. 엊그제 데뷔했잖아. 괜히 이상한 소문 만들지 말고 입 다물고 있어.”
김이준은 아직도 화가 안 풀린 듯 제 머리를 쥐어뜯었다.
“아니 다시 생각하니까 개 열받네! 유연서는 까도 내가 까!”
“나중에 너희가 유명해져서 갚으면 되는 거 아니냐.”
원래라면 주둥이를 시원하게 털어댈 오히려 유연서는 차분했다.
“어딜, 얼굴도 화장 벗으면 아스팔트에 갈린 것처럼 생길 놈이 우리 애한테 지랄이야!”
“맞아!”
“이준이 형 잘한다!”
“꼬우면 핏줄 타고나던가!”
유연서에게 말투가 옮은 김이준이 버럭 외치자, 정우현과 강준우가 추임새를 넣으며 재촉했다. 옆자리에 앉은 이한결이 유연서의 눈치를 봤다.
“연서야. 괜찮냐?”
“······됐어. 별것도 아닌데.”
주변에서 하도 이희서 얘기를 들어서 그런지 귀가 간지럽다. 또 그 증상인가? 요새 조금 잠잠하더라니. 표정이 안 좋은 유연서의 얼굴에 매니저와 멤버들은 그의 눈치를 봤다.
“아, 근데. 아까 그 새끼 어느 그룹의 누구야?”
“어?”
박주원이 냉큼 대답했다. 그러자 유연서는 입가를 비틀어 웃었다.
“흐음······ 그래?”
그 웃음을 목격한 멤버들의 팔뚝에서 소름이 오소소 돋았다.
***
그러고 보니 그 사람은 어떻게 됐더라? 나중에 갚아 준다고 기억해두긴 했는데, 그 그룹은 유연서가 뭘 어떻게 하기 전에 재계약하지 않고 뿔뿔이 흩어졌다고는 들었다.
특히 그 재수 없는 면상은 유연서가 손대기 전부터 더는 업계에 얼굴을 내비치지 않았다. 다시 생각해 보면······.
‘뭔가 압력이 있었을 거 같은데······.’
유연서는 가족들을 살펴봤다. 일단 할아버지는 아니었다. 배우로 재데뷔했을 때나 돼서야 ‘쟤 고집을 누가 말려’라고 생각하곤 최유진과 함께 뒤를 봐줬다고는 들었다.
“연서야, 잠깐 좀 와 봐!”
유연서의 시선은 자연스레 최유진에게로 향했다. 음, 설마. 어머니인가?
“우리 둘째 아들이에요.”
“안녕하세요.”
“어머. 안녕하세요.”
이렇게 많은 정재계 인사들이 모인 자리도 없었다. 각자 사업 얘기로 바빴는데, 유은호의 근처에도 비슷한 업계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최유진의 뒤를 이을 유연서도 다르진 않았다. 각종 엔터계 인사들을 만나 이리저리 돌아다녀야 했다.
“형, 죽겠다. 여기 어디 숨을 데 없어?”
“너 열심히 하겠다며. 어딜 꼼수를 부리겠다고.”
박선우는 인터넷 방송을 꾸준히 하고 있었지만, 컨텐츠 제작에 한계를 느끼곤 작은고모 회사에서 말단부터 시작하고 있었다.
“씨이······ 형도 예전엔 이런 행사 안 왔었잖아.”
“그때 나는 회사에 지분 없었거든.”
그때와는 많은 게 달라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