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ower of Babel and the Only Begotten Son RAW novel - Chapter 100
00100 살아가는 것 =========================
호접과 레이븐의 전투는 점점 격해지더니 이젠 아예 장소를 옮겨 함선 하나를 통째로 차지하며 싸우기 시작했다.
“으라라라라라라!”
타타타타타타탕!
레이븐의 총구가 불을 뿜었다.
거칠게 쏟아지는 총알 세례는 호접의 전신을 벌집으로 만들것만 같았다.
하지만,
탕탕타타타-
호접은 거칠게, 그러면서도 우아하게 움직였다.
양팔을 자신의 신체가 아닌 신외지물을 움직이듯 거칠게 휘두르며 총알을 쳐내다가도 우아한 곡선을 그리며 움직이니 그 모습이 마치 한마리의 나비胡蝶와도 같았다.
서걱!
그런 그녀의 한바탕 공간을 휘저으면 그 자리에서 푸른 달과 같은 기운이 뽑아져나왔다.
푸른기운은 단박에 대기를 가르고 나아갔고, 레이븐이 아 이건 안되겠다! 싶어서 몸을 피하면 그대로 뒷편에있는 1천인용 함선의 거대한 돛대를 깔끔하게 잘라버리고 지나갔다.
“짜릿한데?”
쿠쿠쿠쿠쿵
높이는 20m가 넓고 폭은 성인 남성 2명이 팔을 벌리더라도 부족하다.
재질은 포인트를 대가로 천사가 제공해준 턱에 단단하기 그지 없는 절체불명의 무언가인 그것이 굉음을 일으키며 떨어져내리는데 신경줄기를 타고 흘러내리는 아드레날린은 거칠 것 없이 광란의 질주를 행하고 있었다.
“아주 좋아!”
타타탓!
타타타타타탕!
돛대는 레이븐과 호접을 동시에 덮치며 쓰러져오고 있었다.
레이븐은 뒤로 뛰어 피해내며 총알을 갈겼고 호접은 그 총알을 막느라 돛대가 떨어져내리는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했다.
콰앙!
길고 긴 돛대는 뒷편 더 높이 쌓여있던 함선의 구조물을 부숴내리며 굉음을 퍼트렸다.
나무파편과 연기가 피어오르며 시야를 막았지만 레이븐은 신경쓰지 않고 계속하여 총알을 퍼부었다.
그 때,
“이런”
서걱스걱서걱!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연기속에서 푸른 기운들이 쏟아져나왔다.
방아쇠를 당겨 정면으로 쏘아져오는 것들은 마주 맞쳐 궤도를 틀어버리니,
어느새 뛰쳐나온 호접의 낫이 머리위에서 내리찍힌다.
콰앙!
총신을 서로 겹쳐 머리위에서 막는데 상대의 일격에 담긴 거력이 두다리를 아릿하게 만든다.
퍼억!
일순간 힘을 주어 튕겨내고 오른발을 날려 호접의 복부를 걷어찼다.
경쾌한 타격음과 함께 밀려나가지만 어느새 공중에서 휘리릭 돌아 내리 앉으니 별다른 충격은 없어보인다.
“뜨겁군.”
바닥에 내리 꽂히며 산산조각이난 기둥의 파편에 착지한 호접이 입을 열었다.
“엉?”
“당신은 뜨거워.”
“흐흐, 그렇지, 지금은 최고로 하이high 한 기분이거든”
달아올라 오버히트하는 총구만큼이나 레이븐 자신도 뜨거워졌다.
피는 거칠게 끓어오르고 신경줄기는 마모될만큼이나 저릿저릿하다.
아드레날린이 과다분비됬는지 머리는 뺑뺑돌고, 전신에서는 위험을 알려오지만 느껴지는 감정은 쾌감이다.
즐겁기 그지 없다.
인류의 존망이 걸린 전쟁에서 이런 기분이라니.
자신도 참 글러먹은 놈이다 싶지만 어쩌랴, 천성이 이러한 것을.
“너도 그렇지 않나?”
상대 또한 처음과 다르다.
점점 날카로워져가고 점점 빨라져간다.
아름다운 나비의 날개는 칼날과도 같고 날으는 궤적은 아름다운 푸른 달과 같은데 섬뜩하기 그지없어 당장이라도 베일 것만 같다.
분명 그것은 상대 또한 자신과 같음이라는 증거다.
“아니, 그렇지 않아.”
하지만 호접은 고개를 저었다.
“온기溫氣는 생자生者의 증거. 우리에게는 허락되지 못한 것이다.”
“엉?”
무슨 소린가 하고 보니 상대에게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무언가 이상하다.
사람과 비슷한 외형이나 얼굴에 둘러진 것은 가면과도 같은 것이 씌워져있어 표정을 알아보기가 힘들다.
하지만 분명히 느껴지는 감정은,
“부럽군.”
우울함이다.
“에엥?”
이해할수가 없다.
높아져가는 자신의 텐션만큼이나 상대도 뜨거워져있음이 분명한데 어째서 저리도 우울하고 축쳐져있을까?
“아니, 아무것도 아니다.”
작게 고개를 저은 상대는 다시 두팔을 들며 전투를 준비한다.
그저 부질없는 감정을 지워버리듯 고개를 저으며 다시 기세를 다듬는다.
무엇일까 하지만, 고민해봐야 답은 나오지 않는다.
자신은 달변가도 아니고 유창한 화술을 가지지도 못했다.
언제나처럼 몸으로 말하고 그렇게 살아가면 될 뿐.
“다시 시작하지.”
다시 그녀의 전신에서 피어오르는 푸른 기운.
아름답고 고아한 그 기운은 차가운 예기를 지녔다.
하지만 뭐랄까,
뭐라고 해야할까…
“그렇군.”
고개를 끄덕였다.
콰콰콰카아앙!
그리고 다시 거친 충돌음과 폭음이 울려퍼진다.***내부의 전황은 점점 거칠어져갔다.
적의 수준이 높기는 하나 이 곳에 들어온 이들은 4개의 길드 중에서도 최고의 정예.
어떻게 방어진을 구축하자니 못 버틸 것도 없었다.
“와, 저것들 또 저러네.”
“징그럽기도 한데, 쟤네들은 저게 또 정상일지 몰라서 뭐라 말도 못하겠다.”
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전장.
최종관문의 보스인 하프라인 데드라이브를 초 소규모화시킨듯한 적들의 시체가 여기저기 너부러져 있었다.
그 시체는 여기저기 육편과 체액을 흘리고 있어 그로테스크하기 그지없었는데, 전투가 길어지니 다른 살아있는 놈들이 촉수를 움직여 그 시체를 먹기 시작했다.
거기까지라면 그럴만했다, 그런데 아직 죽지도 않았는데 부상을 입은 놈들을 다른 놈들이 덮쳐서 먹기 시작한 것이다.
“저거 또 커진다.”
“허허”
그리고 동족을 포식한 놈들은 조금씩 커지기 시작했다.
체형이 커지고 촉수가 굵어지며 점점 더 강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당연 경계심이 커진 인류는 그런 놈들을 공격해 죽었는데, 포식 상태에서 죽자 다른 놈들이 몰려와 그것들을 또 먹고 커지기 시작했다.
실로 끔찍한 상황.
인류는 그런 놈들부터 처리하려 했지만 원체 적의 수가 많았다.
당장 눈앞에서 덤벼드는 놈들부터 처리하자니 그런 놈들을 방관할 수 밖에 없었고, 그게 반복되니 이제는 그냥 저놈들 종족특성이 저러려니 하고 눈 앞의 적부터 처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동족포식의 광경은 도저히 적응할 수 없는 것이였다.
“어이, 아까 그 폭탄 더 없나?”
보던 중 답답한 팽효월이 소리쳤다.
단순히 썰어버린다면 죽일 수는 있지만 적들은 동포가 죽으면 그것을 양분으로 먹고 더욱 강해졌다.
배틀 알케미스트의 연금폭탄처럼 한꺼번에 화끈히 완전연소시켜야만 했다.
그러나,
“있긴 있는데, 쓰긴 힘들 것 같네요.”
들려온 것은 부정적인 것.
아까야 적들이 멀리서 몰려오는 상태라 휘말릴 일 없어 화끈하게 쏟아부었지만, 지금은 가운데는 몰라도 외곽지역은 다 적들과 둘러쌓인 형국이였다.
“아 그러게 왜 처음부터 저 친구들 힘좀 쓰지 왜 싸우자고 해서!”
“아 씨 제일 먼저 달려간건 아저씨거든요!”
전장의 한복판이지만 아라곤과 팽효월은 티격태격며 싸웠다.
아직은 여유가 있다는 반증이였다.
그 떄,
쿠르르르릉!
다시 한 번 울려퍼지는 진동소리.
“어? 설마?”
모두가 설마하며 무기를 휘두르면서도 먼 곳을 바라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다시 한번 굉음이 울려퍼지며 적들이 추가로 몰려오기 시작했다.
“하…”
보는 이들의 입에서 자연스레 탄식이 흘러나왔다.
“마탑, 밑천좀 꺼내봐!”
절레절레 고개를 들으며 창을 휘두르던 아라곤이 소리쳤다.
아무래도 이런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서도 화력을 쏟아내기에는 마탑이 제일이니까.
그러자 뒷편에서 대답이 들려왔다.
“걱정마십시요, 이제 거의 다 됬으니까.”
“오오!”
안 그래도 전투가 뜸한 중앙 쪽으로 와서 수십여명이 다중영창을 외우고 있는 상황이였다.
어태커가 워낙에 화려하게 전방을 사수한 덕에 여유가 남았고 그 덕에 주문은 이제 막 완성된 상황이였다.
“일단 몰려온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오케이!”
적들의 웨이브가 한 번더 몰려온 것을 이미 예상했던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2차적으로 몰려오는 적들에 대해 그들이 대책을 세웠다는 것이다.
-넘실거리는 화염의 경계 Rank C 발동!
준비가 완료 됬음을 말한 남자가 양 손을 들어올려 수인을 맺자 전투가 벌어지는 주위를 둘러싸는 거대한 화염의 벽이 솟구쳤다.
불꽃의 벽은 넘실거리며 타오르더니 그 벽이 형성되는 자리에 놓여있던 적들의 시체를 태우고 분해시키더니 스스로의 에너지원으로 환원시키며 불의 세기를 강화시켰다.
“가능하다면 벽을 향해 적들을 밀어넣으십시요.”
“우리가 들어가면?”
“궁금하십니까?”
프렌들리 파이어같은게 없는 세상이다.
아마 인류가 들어간다면 똑같이 저 불꽃의 양분이 되어 타오르겠지.
“좋아, 밀어 붙여라!”
푸욱!
대책이 세워졌다 싶자 적들 사이로 뛰어든 아라곤이 본신의 무용을 떨쳤다.
널부러진 시체를 걷어차고 살아있는 놈들을 창대로 후려쳐 불의 벽으로 날려버리고,
5마리의 동족을 포식해서 2m가 넘을정도로 거대해진 놈도 단박에 꿰뚫더니 그대로 화염의 벽으로 던져버렸다.
“크으으으어어어어!”
바깥에서 달려오던 놈들은 괴성을 지르며 불의 벽을 들이받았다.
그 결과 그들은 타오르는 불의 양분이 되었다.
그렇게 몇번더 박아보니 답이 없다 싶었는지 우르르 몰려오던 대군이 멈춰섰다.
그 틈에 인류는 힘을 내어 화염의 경계 안쪽에 있는 놈들을 정리해나가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와, 어제 아주 순간적이지만 투베 1위를 찍었네요.
감사합니다 여러분!
그런데 오늘 보니 선작 수가 추천 수보다 많은 걸 봤습니다.
되게 신기하네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