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ower of Babel and the Only Begotten Son RAW novel - Chapter 135
00135 멀랭 아더 =========================
“야 있잖아.”
“..?”
덩치 큰 남자가 운성을 불렀다.
“왠지 좀 알 것 같기도해.”
“뭐가 말이지?”
“아니, 거 왜 니가 신에 대해 말한 것 있잖아.”
기억 났다는 듯이 운성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아, 그런 걸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나.”
“으윽.”
참 별의미 없는 것을 다 기억한다는 듯한 운성의 말에 덩치 큰 남자의 표정이 똥씹은듯이 찌그러졌다.
“말해봐라.”
“거 참 성격하고는..”
참 배배꼬였다고 툴툴해며 그는 말을 이었다.
“우릴 이따위로 만들었다는 신 있잖아.”
“그런데?”
“왠지 이해가 될 것 같기도 하지 않냐?”
“…이..해…?”
별 같잖은 소리도 다 듣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왜 있잖아. 만약 우리가 신이라는 가정으로 생각해봤어.”
그의 시선이 허공을 쫓았다.
“만약 우리가 신이라면 말이지.”
의미 없는 가정일지도 모른다.
“두렵지 않았을까?”
그러나 해볼법한 생각이다.
“우리가 지구에 있던 시절 만든 로봇들이 있잖아.
우리를 창조자로 인정치 않고 자기들 중 하나를 그들의 조물주라 하며 신이라 칭하려 한다면 어떤 기분이들까?”
“…?”
“혹은 그들이 스스로가 ‘인간’이 되려한다면.”
그렇다면,
“우리들은 어떻게 해서든 로봇을 멸망시키려 하지않을까.”***온 몸이 아프다.
전신 근육이 파열하고 혈관에 피가 흐르며 비명을 토한다.
뼈는 금방이라도 신체의 무게에 짓눌려 부러질것만 같다.
머리는 지끈지끈한게 오감이 받아들이는 정보를 인식하는데 무리가 있다.
그런 고통속에서 겨우내 일어섰다.
“여긴..”
“일어났나?”
들려오는 목소리.
분명 그것은..
촤악!
덮혀진 이불을 던졌다.
급히 반응하며 몸 이곳저곳이 아우성쳤으나 꾹 눌러 참고는 양 손을 뻗었다.
“쯧, 급하기는.”
타타타탓!
팔을 뻗을 때마다 느껴지는 통증을 참으며 아더가 연신 출수했으나 운성은 너무나 여유롭게 막아냈다.
“일단 좀 누워있어.”
그리고는 이불을 잡아 아더를 휘휘감아버렸다.
“크윽..!”
털썩.
순식간에 송충이마냥 이불에 휘감긴 그는 운성의 손에 의해 침대로 배달됐다.
찌릿!
그제야 몰려오는 전신의 통증이 시야를 하얗게 매웠다.
“안정을 좀 취해라. 네 녀석이 내공과 강체 이용자였으니 망정이지, 다른 공부였으면 고치지도 못했다.”
멀랭 아더의 당시 상태는 그야말로 걸레짝이었다.
심장은 터져서 제대로 된 피의 공급을 하지 못했고 근육이 혈관을 강제로 움직여 피를 통하게 했으나, 새로 생산되지 못한 피는 탁하기 그지 없었고 그 마저도 이 곳 저곳의 혈관이 뭉게져 산소가 공급되지 못한 신체부위는 괴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한 환경에서도 살아남는 강체의 소유자기에 신체는 어떻게든 재생하려 했으나, 어떻게 전신이 다 부서진 상태라 어디하나 복구하기에도 빠듯했다.
당장 뼈가 전부 아작나서 신체의 무게에 견디지 못해 으스러지고 있으니 살린게 용할정도다.
현 인류 수준에서 최고라는 3중의 하나 암흑교단에서 몇 십개의 생명을 통째로 갈아서 만드는 생명의 액 정도 되는 급의 포션을 전신욕하듯이 욕조에 뿌리고 거기 담그는 것 부터에서 아더의 치료는 시작됐다.
심장을 대신하기 위해 가짜심장을 만들고 인공혈액을 흐르게 했다.
그나마 강체의 벽을 넘고, 수 많은 전선을 넘어 본인도 모르는 사이 영력도 벽을 넘은 그였기에 영체보존기억에 초입이라도 들어서서 가능했던 짓이지 아니었으면 그냥 즉사였다.
직접 치료를 전담한 스테인도 이 회복에 든 비용이면 차라리 이 정도 성능의 육체를 3개쯤만드는게 더 싸게 먹히겠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크윽…누..구냐”
이를 깨물며 짐승처럼 낮게 울었다.
“그렇게 이불에 대롱대롱감긴채로 말해도 정말 전혀 안 무섭지만, 내 이름은 허운성이다.”
“허..운성..?”
들어본적이 없다.
비록 자신의 견문이 넓지는 않더라도 그가 최고로 감각을 확장한 자신과 태무친의 전투에 끼어들어 한 놈은 죽이고 자신은 제압한 정도의 강자라면 이름을 듣지 못했을리가 없다.
하지만 비슷한 이름도 들어본적이 없다.
그 눈빛을 읽었는지 운성도 킬킬댔다.
“아직은 무명이라서.”
“소속은? 네가 우두머리인가?”
“소속이야 뭐, 아직 인원이 안모여서 못 만들었고 내가 우두머리는 맞지.”
“인원이 안 모여?”
“함부로는 안 받거든.”
날이 선 아더에 비해 운성은 시종일관 여유로웠다.
게다가 과일과 과도까지 꺼내서 천천히 깎고 있었다.
“괜찮군. 먹어라.”
스스로 깎은 과일을 한 조각 씹어먹어 음미하더니 이내 아더에게 내민다.
똥십은 표정으로 바라보던 아더도 결국 받아서 입에 넣었다.
‘맛있다.’
과일은 맛있었다.
과육은 씹는순간 녹아내렸으면서 달콤한 육즙이 흘러나왔다.
단맛은 크게 강하지도 않았으나 깊게 내려앉았고 싸구려 과자처럼 혀위에서 끈적하게 남는게 아닌 그 맛 그 자체로 다가왔다.
“이건…”
“반도복숭아. 신화에 나올정도는 아니나 생기를 북돋아 수명연장에 효과는 있지.”
“반..뭐?”
“동양의 신화에 나오는 거다.”
아더는 서양에 살았고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했기에 동양의 신화는 잘 알지 못했다.
과일 2개치를 더 받아먹자 시스템음으로 체력의 절대치가 오르고 몸이 회복된다는 말이 들렸다.
그 쯤되니 아더도 놀랐다.
자신정도에게 먹는 것 만으로 체력스탯의 절대치를 올려준다니.
시가를 잘 알지는 못해도 이 것은 확실히 엄청난 보물이었다.
“귀한 걸 주는군.”
“생각보다 귀하진 않고. 어차피 올려주는것도 너 정도에게는 끽해야 한 번. 그 이상은 쾌차를 위한 병문안 선물이야. 어차피 재배도 되고.”
“허, 이런 걸 재배한다고?”
동방에서 온 이들이 주로 익히는 내공을 익혔기에 영단의 개념은 알고 있는 그였다.
그 재료가 되는 신비한 약초와 기이한 재료들은 쉽게 구할 수 없음을 안다.
그걸 재배한다니.
“…이걸 내게 보이는 이유는?”
“선수를 영입하려면 카드를 보여줘야지.”
“나를 말인가?”
“그래, 멀랭 아더.”
“나를 알고있나?”
“제일 잘 알껄?”
“조사를 많이 했나보군.”
“물론.”
아더가 죽일 듯이 운성을 노려보았다.
그러나 운성은 여유만만이었다.
“내가 받아들일거라고보나?”
천생 독고다이.
지구시절부터 바벨의 지금까지.
그는 어딘가에 소속된 적도 없었고, 누군가와 함께 해본적도 없었다.
“인질이 있으니까.”
“그런 것에 속박될 것 같나.”
“풉..”
아더의 말에 운성이 피식 웃었다.
“급했긴 급했나 보군. 그렇게 약점이 될 말까지하는 걸 보면.”
“큭..”
애초에 그가 인질따위에 신경쓰일 몸이 아니면 저 말을 할 필요가 없다.
그럼에도 저 말을 한 것은 그가 그만큼이나 급박하다는 것의 반증.
최악의 신체상태와 최악의 상황이 그의 판단을 흐리게 했다.
“후.. 좋아.”
“승낙하는 건가?”
“좋다. 하지만 그 전에 소피아를 보게 해줘.”
“소피아? 흐음~”
대답하는 운성의 말꼬리가 흐려졌다.
“왜 그러지? 무슨 문제가 있나?”
“아아, 그 쪽은 방향은 다르지만. 굳이 심각도만 따지면 너보다 심각할 수도 있어.”
“뭐..? 이 ㅈ..큭!
당장에 뛰쳐나오려던 아더가 그대로 쓰러졌다.
이불에 둘둘말린 것 때문이 아닌, 신체가 그의 의지를 따르지 못했다.
“반도복숭아의 체력회복효과는 대상자의 수면을 통한 자연치료적인 효과를 따르지. 워낙에 자연스러워서 못 느꼈을거야. 네 몸은 지금 서서히 수면상태로 동화되고 있어.”
“이, 미친 ㅅ…!”
반발하려는 아더의 머리를 가볍게 내공을 담아 손가락으로 밀었다.
툭.
그리 쎄게밀지는 않았으나 그 안에 담긴 내력이 단번에 뇌를 뒤흔들었고 그 충격에 아더는 그만 실신해버렸다.
“일단 쉬고 있어라.”
몇 가지 확인절차가 끝났으니 됐다.
다음은 더한 대어를 낚을 차례다.***삐걱.
“안녕하신가.”
중후한 나무문을 열며 운성이 들어섰다.
그러자 안에 있던 소녀가 달려왔다.
“아..아더는요..? 괜찮아요?”
그 정체는 바로 소피아였다.
“물론. 몇 가지 조치를 더했으니 완쾌한다면 전보다 더 강해져있겠지.”
후우.
소피아는 다행이다라는 듯이 깊게 숨을 토해냈다.
“그렇게 걱정되면 직접 만나로 가보지 그랬나?”
“그..그게..”
만나로 가보라는 말에 그녀는 우물쭈물하며 망설였다.
‘큭큭.’
그에 운성은 속으로 웃었다.
그 감정들은 잘 안다.
죄책감.
불안감.
첫번째는 아더를 속인 것에 대한 죄책감.
두번째는 그로 인해 아더가 자신을 미워하면 어떠한가에 대한 불안감.
지구에서 뒷골목을 전전하던 아더인만큼 조련사에 대한 소문은 들었을 것이다.
만약 그가 자신을 조련하려 했다고 생각한다면 어쩌지? 라는 생각부터,
혹시나 그가 자신에게 가질 증오와 분노를 도저히 정면으로 받아낼 자신이 없는 것이다.
‘별의 소피아, 웃기는군. 이런 인격이 주인격이라니.”
위대한 마법의 경지에 다다른 태양의 대마녀도,
수 많은 이들을 짐승마냥 조련시킨 달의 조련사도 아닌,
이렇게 따스하고 여린마음을 가진 별의 소피아가 일월성신의 주인격이라는게 참 웃겼다.
‘나야 좋을일이지만.’
“뭐, 네가 만나지 않겠다면야 어쩔 수 없지. 하지만 곧 그가 쾌차하면 이렇게 미룰 수는 없을 거야.”
“그..그건..!”
스스로도 안다.
하지만 그녀는 고개를 내저었다.
사람의 감정문제란 것은 참 답이 없다 싶은 것이므로.
그렇기에 운성은 웃었다.
저 계속된 고뇌가 자신의 무기가 될테니.
========== 작품 후기 ==========
저는 가능한 해피엔딩을 지향합니다.
하지만 세상일이란게 다 그렇지는 않지요.
그런데 대마녀떡밥이랑은 꽤 많이 뿌렸는데 생각보다 마니 놀라시네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