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ower of Babel and the Only Begotten Son RAW novel - Chapter 147
00147 지하도시 베네프 =========================
“아이고, 스테인 아재가 보고싶다.”
연속된 전투로 진이 빠진 태식은 다리를 쭉 펴고 앉아 툴툴댔다.
“죽는 소리좀 그만해라”
그걸 보며 천수는 핀잔을 줬지만 사실 그 자신 또한 스테인이 없는게 아쉽기는 했다.
현재 그들은 혜진의 식물결계속에서 쉬고 있었다.
혜진의 결계는 완연한 보호색은 되지 않더라도 특정 파장을 내는 물질을 삼키면 그 물질로부터 차폐시켜주는 기능이 있다.
어떻게보면 좋지만 사실 파탄이 존재한다.
누군가 무엇을 찾기 위해 파장을 뿌렸는데 이상하게 한 쪽 방향에서만 조용할 정도로 되돌아오는 파장이 없다면 그것은 의심을 느끼기에 충분하니까.
결국 감지로부터는 피하지만 의심을 피할 수는 없어 상대가 어느정도안에 눈치채는가에 따른 시간문제로 바뀐다.
허나 스테인은 달랐다.
그는 항시 챙겨다니는 몇가지 도구를 바탕으로 연구하고 분석해 해당 파장과 완전히 동화, 주변 자연물로 자신들을 완벽히 속이는 결계를 만들어준다.
그렇게되면 일행은 연속된 전투중에도 안정된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된다.
뿐만일까,
천수처럼 상대의 능력과 자신의 능력을 계산해 택틱을 짜는 유형에게는 스테인이 정말 도움이 많이 됐다.
자신은 수 많은 경험으로 쌓아올린 임기응변에 기반해 상대에게 카운터를 먹인다면 스테인은 체계적인 정밀분석으로 적의 약점을 파헤치고, 카운터 칠 것을 그 자리에서 뚝딱 하고 만들어낸다.
적이라면 참 이런 개같은놈이 따로없지만 아군이라면 든든하기 그지없다.
태식이 앓는 소리를 하지만 그만큼이나 빈자리가 크긴 하다.
“혜진아, 어때?”
“으으, 좀 어렵네.”
한 쪽에서는 혜진또한 나름의 분석작업을 하고 있었다.
거대한 아귀같은 꽃의 식물이 바로체의 파편조각을 삼키고 있었고, 그 식물이 혜진의 손위에 맺힌 빛의 구체에 뿌리를 내려서는 그 감각을 혜진이 읽어내고 있었다.
스테인과 같은 분석이긴 하지만, 스테인이 이성적인 분석이라면 혜진은 감각적인 분석이였다.
색체의 조화와 기묘한 선의 흐름.
그런 것들 속에서 파장을 해석해내는 것이 혜진의 분석이다.
허나 이번 것은 아무래도 힘들었다.
“마나가 너무 강렬하게 요동쳐서 완전히 폐허야. 아론들이 남긴 오랜 잔류사념도 너무 강하고..”
“그런가.”
아쉽기는 하지만 어쩔 수는 없다.
놈들의 결전병기가 그리 쉽게 해석되리라 기대하는 건 스테인 쯤 되는 사람에게만 할 것이었다.
가볍게 혀를 차고는 천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다시 출발하자.”
“엥? 벌써?”
“더 쉬면 꼬리가 잡힐지도 모른다.”
“어차피 싸울거아니냐?”
“선공권의 여유를 가질 수 있겠지.”
“으으, 쳇.”
투덜거리면서도 태식은 일어섰다.
짱구를 굴려봐도 결국 결론은 친구놈의 의견을 따르는게 낫다는 의견을 내린다.
“그런데 어디로가냐?”
“여기.”
태식의 질문에 천수는 나뭇잎 지도를 꺼내들어 한 곳을 가리켰다.
그 곳은,
“엥? 여기 너무 빡센거아니냐?”
베네프의 중앙 거주지역.
아론들이 살아가는 곳이며, 당연 가장 많은 병력이 밀집될 수 밖에 없는 곳이다.
지금이야 전시상황이니 병력배치에 변동이 생겼겠지만 그게 일행에게 나쁜 쪽이면 나쁜 쪽이지 좋은 쪽일리는 없다.
“네 말대로 어차피 싸울거니까. 우리가 먼저 들이친다.”
그렇기에 천수는 단호히 결론지었다.
그렇게 다음 목표가 결정됐다.***어둠과 녹음.
이제는 익숙해진 공간에 들어선 스테인이 들어섰다.
“요새 자주 오는군.”
그리고 들려오는 운성의 목소리.
‘정말 사람인지도 의심스럽다.’
처음 그를 만났을 때는 그 강함과 자유로움에 경악했다.
하지만 스스로의 연구가 성과를 발이하고 많은 것을 알아갈수록 할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허나 분명 그의 연구는 처음과 비교도 할 수 없이 발전했건만 어느새부터인가 운성에 다다르는 것에 회의심이 생겼다.
지금 들려온 목소리,
그것은 마치 인간의 아날로그적인 음성이 아닌 기계의 디지털적인 것과 같았다.
완전히 기계음은 아니다.
하지만 인간으로서의 기준이 흩어진 것만 같았다.
최근에는 어느순간부터 좀 나아지는가 싶긴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여전히 비인외도非人外道의 길을 걷고 있는것 같았다.
“당신에게는 좋은 소식이겠지요.”
“그건 그래.”
스테인이 이 곳에 오는 것은 기본적으로 운성이 요구한 것이 일정단계에 닿아 보고를 위할 때가 많다.
“제가 만들었지만 실로 놀랍군요.”
“후후, 두려운가?”
“예, 점점 두려워지네요.”
스테인이 최고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무언가의 효과를 단순히 넘어가는 것이 아닌 물질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었다.
그리고 스스로가 이해하지 못하고 사용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졌기에 가능했다.
지구에 있던 시절 많은 이들은 자신이 사용하는 것들의 편리함만을 생각하고 그 무지에 대해서는 너무나 당연스럽게 넘어갔다.
가장 쉽게 예를 들자면 불.
지구에 있던 시절 인류는 불이 플라즈마상태인가 분자인가 원자인가에 대해 그 정체조차 정의하지 못했다.
그 존재가 인류에게 나타난지 몇십만년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그 누구도 그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을 가지지 않았다.
스테인은 그것이 무엇보다 신비로었다.
신화에 기록되길 최초 신이 내려주어 인간이 야생을 물리치는 가장 근본적인 무기이자 생존의 토대가 된 그것.
허나 아무것도 밝혀진 것은 없었다.
뿐만인가, 새로운 발명품이 나올때마다 그러했다.
사람들은 그 효과에 신비로움을 가지고 쓸지모르나, 스테인이 보기에는 그 새로운 것의 근본에 대한 아무런 의심도 걱정도 없이 그 편이만을
이용하는 인류의 무신경함이 더욱 신비로웠다.
또한, 두려웠다.
그런 무관심함이 가져올 미래가.
그리고 그것은 바벨에 와서도 마찬가지.
인류는 새로운 것들에 아무런 의심도 없이 그저 이용하려 했다.
스킬이란게 나타나고 시스템이 나타났을때, 저런 게임같은게 어찌 존재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파고든 이들은 없었다.
다른 세계의 것을 접하면 그저 편리하구나 싶어 사용하는게 고작이었다.
그저 당연스레 이용했던 것을 그렇지 않고 파고들었다면 더욱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었을 것을.
인류의 그러한 행동을 무지하고 어리석다여겼다.
하지만 현재 운성의 부탁을 받아 그가 하는 행위는 스스로가 어리석다고 여겼던 것.
다른 세계들의 당연한 현상과 효과를 엮어 만들어낸 초상의 것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 스스로도 원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로 그저 여러 세계의 당연한 현상을 이용해 운성이 준 지식을 활용해 말도 안되는 것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스테인은 스스로 걸어가는 그 길에 두려움을 느꼈으나, 운성은 그를 보며 미소짓고 있었다.
‘훌륭하군.’
에덴의 일행 중, 오직 그만이 자신이 바라는 선을 따라오고 있었다.
현재 그가 닿은 경지는 그 분야에 한해서는 이미 운성 조차도 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는 막대한 지식을 가졌으나 오직 지식만을 가진 상태였다.
지구에서 현대인이 제 아무리 많은 지식을 알고 중세로 돌아가도 중세에 증기기관을 만들수 없는 것과 같았다.
지식적인 측면에서야 더욱 많은 것을 본 운성이 나았으나 그 경지는 스테인이 역전했다.
물론 분야가 분야이니 어쩔 수 없다고도 할 수 있으나 어쨋거나 그의 기대를 충족시켜준 이는 스테인이 유일했다.
운성의 영향에 의해 워낙 다양한 관점을 접하고 다양한 세계를 접하며 보다 넓은 것을 바라본 덕이 컸다.
그가 준비된 것들을 모두 사용할 수 있다면 홀로 인류 10대길드 전부와 붙을 수 있는 무력은, 그러한 높은 경지에서 떨어져 나온 부산물에 불과했다.
그리고 그것이 운성이 일행의 원정에서 그를 제외시킨 이유였다.
스테인은 이제 그 원정에 참여해봐야 얻을 게 없으니까.
오히려 다른 이들에게 방해였다.
그런 그를 향해 운성은 물었다.
“그래, 하지만 진짜 온 목적은 그게 아니겠지?”
“하하, 네. 사실은 레인이 좀 걱정이 됩니다.”
과학자로서의 그는 그러한 무지한 것을 당연스레 넘기고 만들어가는 현재에 두려워했지만,
그보다 스테인이란 개인으로서의 자신은 레인의 안위가 더욱 크게 다가왔다.
“어차피 내용은 알고 있을텐데.”
“그래도 걱정은 어쩔 수 없습니다.”
“쯧, 인간이란.”
사실 스테인은 일행에게 해주었던 브리핑보다 더욱 많은 것을 알고있었다.
운성의 지시에 의해 몇가지는 숨겼지만 스스로는 여러 정보를 토대로 그들의 생환가능성까지 점치고 있었다.
허나 걱정되는 것은 걱정되는 것이었다.
그의 정찰기구의 성능은 일행이 알 고 있는 것보다 훨씬 좋긴했다.
하지만 베네프에서 무선으로 닿을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지하8km의 깊이는 크게 문제 될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베네프 곳곳에 자리한 수정이 문제였다.
그 자체로 고유의 기운을 품은 것이 그 지역에서 수없이 오랜 시간 살았던 아론들의 오랜 잔류사념이 뒤엉키며 마나의 펄스로 가득찬 곳을 만들었다.
드론에 장착한 자아기능이 있으니 탐지와 정보수집자체야 문제가 없었으나, 마나펄스로 스테인과의 링크가 되지 않으니 생중계가 되지를 못했다.
정보 분석결과 생환가능성이야 높았으나, 운성의 행보는 하나하나가 걱정됐다.
그는 분명 이겨낼만한 시련을 내리지만, 그 시련에 목숨이 달아나도 하등 이상할 것이 없으니까.
그 마음을 읽은 운성을 그 모습을 드러내지도 않은 채로 그저 웃음기담긴 음성을 울렸다.
“너무 걱정하지 마라. 이번의 대상은 그녀가 아니니.’
========== 작품 후기 ==========
아, 4번이나 썼는데 페이지 오류뜨면서 날아가버렸어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