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ower of Babel and the Only Begotten Son RAW novel - Chapter 210
00210 만신전 =========================
“크아아악…!”
푸욱.
발을 뽑아내자 그 사이로 내장되 불로 반쯤 원소화 되다가 말아버린 불꽃이 흘러내린다.
“까꿍.”
퍼억!
반대쪽 발에 차인 마그란은 그대로 땅을 굴러 나선의 테두리 직전까지 나가떨어졌다.
“쿨럭!”
“화끈하지.”
피를 토하는 마그란을 조롱한다.
그 모습에는 여유가 넘친다.
“이.. 놈… !”
부릅 뜬 눈에는 핏줄이 선명하다.
“그리 본다고 바뀌는 것은 없어.”
넘실거리는 화기는 증오를 머금고 피어오르나 그것을 마주하는 운성은 그저 평온하다.
자신의 실력으로는 저 침입자에게는 닿을 수 없다.
그것을 깨달은 마그란은 이가 부셔져라 깨물었다.
“…그래, 나는 안 되겠지.”
그렇다면 인정한다.
“허나!”
그럼으로 다른 방법을 찾을 뿐.
촤아아악!
뒤돌아선 그가 양 손으로 회전하는 나선의 경계선을 긋는다.
그의 양 손에 피어오르는 것은 모든 것을 태우는 성화.
운성이 제어하는 마력의 나선은 분명 빽빽한 밀도를 가지나 성화는 ‘태운다’는 현상으로 그 밀도를 무시하며 길을 연다.
그 틈을 향해 마그란이 몸을 던졌다.
화르르륵!
성화가 그의 몸에 옮겨붙는다.
모든 것을 태우는 성화는 불조차 태운다.
당연 그것을 몸으로 받아내는 마그란은 전신에서 아릿한 고통을 느낄 수 밖에 없으나, 꾿꾿이 참아내고 후면을 폭파시켰다.
그가 나아가는 곳에 있는 것은 그가 양 손에 나눠받은 성화의 파편이 아닌 진정한 그들의 정수, 성화가 허공중에 떠있다.
“성화시여, 내면에 임하소서!”
– 내면의 불꽃 Inner Fire Rank S 발동!
– 성화가 내면에서 피어오릅니다.
불꽃이 피어오른다.
성화가 피어오른다.
흘러내리는 용암의 폭포안에 숨겨져있던 성화가 마그란과 합일하여 피어오른다.
그에게 덮여져있던 옷가지가 전부 타버리고 그의 육신은 불꽃으로 화한다.
지금껏 그가 변화했던 원소화가 아니다.
그의 전신이 성화로 타오르는 것이다.
“아아…!”
부유감, 초월감, 황홀함을 담은 신음이 흘러나왔다.
상위의 감각에 온 몸이 젖을 것만 같다.
“크,크하하.. 대단해! 이것이야! 이것이야 말로 위대한 성화의 힘일터!”
그 힘에 취한 그가 한 팔을 위로 들어올리자 주변 용암이 솟구치며 역류한다.
뿐만인가 화산전체가 뒤흔들리더니 화맥이 터져서는 분화구 저 높이 까지 용암이 폭발해버렸다.
외부에 있던 타 종교세력들은 난리가 났다.
각자가 모여사는 만신전이니 만큼 어느정도 마지노선은 지켜줘야하는데, 갑자기 태고의 용광로에서 어마무시한 기운이 느껴지더니 용암이 터져서는 주변 반경을 화산재를 동반한 검은연기와 함께 뒤덮고 있는 것이다.
허나 그것은 중요치 않다.
지금 중요한 것은 이 아찔한 고양감이니까!
“거 적당히 좀 해라, 기다리는 사람 안보이냐?”
그런 고양감을 적시는 목소리가 들렸다.
슬쩍 내려보니 자신을 핀치까지 밀어넣던 그 남자가 아직까지도 여유로운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본다.
“크크, 네 놈은 이 힘이 느껴지지 않는가?”
“잘 느껴지지.”
얼마나 잘 느껴지는지 저 멍청한 놈보다 잘 알 것이다.
타오르는 성화가 제 놈의 영혼까지 태우고 있는데.
애초에 내면의 불꽃이라 하는 그 내면이 어디일까, 바로 자신의 영혼이다.
그런데 성화는 모든 것을 태운다.
그리고 성화가 존재하기 위해 현계의 영혼을 제물로 바쳐야한다.
그 3가지를 추론하면 저 내면의 불꽃이 요구하는 대가는 간단해진다.
술자의 영혼, 그것을 태운다.
성화는 그렇게 현현하는 것이다.
“크흐흐, 좋아, 이 위대함을 너 또한 느끼게 해주마!”
너를 태워주마.
간단히 그런 뜻을 담으며 마그란은 운성을 향해 쇄도했다.
“뭘 또 굳이 꺼내. 넣어둬.”
그 행위 자체야 어리석지만 위력은 그렇지 않았다.
운성 역시 경시하지 않고 양 손을 펼쳤다.
성화는 강기마저 태워버린다.
그렇다면.
츠직.
양 손을 뻗었다.
그러자 주변이 일렁이더니 바닥의 바위들이 부서지며 운성의 손을 따라 일어났다.
“얕은 잔재주구나!”
두께 1m 높이 3m로 치솟는 돌벽을 향해 손을 뻗는다.
성화는 모든 것을 태운다.
이런 암벽이라도 우습다.
화르르륵!
암벽을 태워 길을 뚫는다.
당장에 너머의 상대를 태워버리기 위해!
그런데,
“넣어두라니까 뭘 또 거내오냐.”
눈 앞에 빛치는 상대의 그림자가 이상하다.
그러나 그 의문에 앞서 운성이 한발자국 먼저 다가온다.
츠팟!
운성이 양손이 섬전처럼 뻗어진다.
어찌나 빨랐던지 운성의 양 팔이 반작용으로 뿌득거리며 관절에 무리가 가는 소리가 울렸다.
그러나 그 대가로 마그란의 팔이 벌어지며 몸이 열린다.
헛점을 만들려는 것이 분명하나 어리석다.
성화는 모든 것을 태우고 그것은 영혼 역시 마찬가지.
단순히 그의 육신을 태우는 것이 아닌 그의 영혼을 태워, 닿였다면 그 부위를 자른다 한들 화마에 범해질 터!
헌데,
툭툭!
반쯤 녹아내린 무언가가 땅에 떨어진다.
‘..의수?’
이상을 느끼기에는 늦었다.
어느새 운성의 그림자에서 솟구친 무언가가 그의 전면을 파고든다.
‘흥, 무엇이든..!’
전부 태워버리면 그만!
성화로부터 오는 힘이 그에게 든든한 자신감을 제공한다.
그런데,
오싹.
그것을 뚫고 느껴지는 한줄기 차가운 감각.
“무엇이든 베어버리면 그만.”
서걱
열린 그의 몸을 그가 반응하기도전에 일검이 베어가른다.
“커..억!”
무엇이든 태워버리는 성화이나,
무엇이든 베어버리는 용화다.
두 가지 다 현상에 관여한다면 무엇이 이기는가를 꼽는다면 그 현상에 관여하는 의지력의 차이다.
차라리, 최초에 붙었다면 모를 일이다.
그러나 지금의 마그란은 운성에게 뚜드려맞을 때로 뚜드려맞고 멘탈이 완전히 나간상태다.
거기다 성화의 힘을 초래하느라 영혼까지 불타는 상황.
그의 영혼이 타오르는한 성화로부터 끊임없이 힘을 받는다쳐도 제 힘도 아니요, 감당할 수도 없는 힘을 다루며, 멘탈도 완전히 나가버렸으니 의지로 현상을 발현시켜야 하는 그 힘의 밀도는 터무니 없이 낮다.
허나 용화는 다르다.
비록 마그란 처럼 화산을 폭발시키는 듯한 폭급하고 거대한 기세를 자랑하지는 않으나 그의 검에 담은 의지는 무엇에 비교할 수 없이 굳건하다.
세희는 만신전에 들어올 때 부터 운성의 그림자에서 그 존재감아래에 숨어있었고, 마그란과 운성이 격돌하는 순간 용화를 데리고 함께 은신했다가 운성이 미리 말해주었던 기회에 뛰쳐나온 것이다.
“이…이건..!”
단순한 검격이 아니다.
무언가 중요한, 그를 구성하는 기틀이, 현계에 구현된 성화가 베였다.
쩌적.
그의 몸에 세로로 실선이 생기고 그로부터 갈라져간다.
영혼이 베이고, 그것으로부터 피어오르는 성화 역시 베인 것이다.
“마, 말도..안..ㄷ!”
“야, 우리 손님 혓바닥 길어진다. 빨리 끝내드려라.”
현실을 부정하는 마그란에게 운성이 종말을 선언하고 용화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한번 검을 휘두른다.
그것으로 마그란은 완전히 붕괴되어버린다.
쿠우우우우우웅!
마그란이 무너지고 사람의 형상이었던 성화는 붕괴된다.
성화는 어떻게든 자신의 존재를 유지하고자 자신을 가장 따르던 신도의 영혼이 붕괴되는 것 까지 감수하며 그 영혼의 가능성을 마지막 한가닥까지 태우며 타오른다.
허나 이미 용화의 검에 베인 이상 회생의 가망은 없다.
그것을 보며 운성은 차갑게 조소한다.
“그래, 네 놈들의 그 찌찔함은 어찌할 도리가 없지.”
일그러져가는 성화를 향해 다가가는 용화의 손이 일순간 아까의 숨겨진 성화를 들어낼 때 마냥 기이하게 변한다.
운성의 손은 시각적으로는 그대로인데 마치 그 곳에 없는 것 마냥 희미해지고 넓어지고 진해져간다.
인간의 표현을 초월한 현상이 일어나며 뻗어진 그 손은 단번에 성화를 뒤덮는다.
“잘 먹겠습니다~”
닿는 모든 것을 태워버리는 성화지만 중추가 부서진 이상 그 기능이 온연치 못하고 먹이를 노리듯 운성의 손이 단번에 부서져내리는 성화를 움켜쥐었고, 그리고 삼켜버렸다.
우우우우우우우우우웅!
거대한 파동이 울린다.
그것은 마치 거대한 형상을 가진 무언가가 죽기전 남긴 최후의 단말마.
공간을 뒤흔들던 그 비명을 끝으로 성화는 종말을 고한다.
그에 따라 심령이 연결되어 있던 태고의 용광로에 소속된 이들은 모두 죽어버렸다.
수 많은 이들이 이 화산 여기저기서 피를 토하며 비명횡사 했을 것이나 운성은 제 알바 아니기에 그저 희희낙낙거리며 웃었다.
“좋아, 두 개째.”
그제서야 전투가 끝났음을 인지한 다른 이들이 다가왔다.
“으메, 수고했소 아재요.”
가장 먼저 태식이 뒷머리를 벅벅 긁으며 다가섰다.
조금전의 전투는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았으나 태식같이 일정 경지에 이른 이들은 그 소규모의 전투내에서 벌어진 일들이 얼마나 굉장했는지 알 수 있었다.
어설프게 범위만 큰 것이 아닌 소규모이나 무엇이들 부수고 태워버릴 듯한 전투는 한 쪽이 어설프게 범위만 키웠다가 파멸하는 결과로 끝을 맞이했다.
“별로, 다음으로 가자고.”
========== 작품 후기 ==========
포켓몬 마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