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ower of Babel and the Only Begotten Son RAW novel - Chapter 327
00327 암흑무저갱暗黑無低坑 =========================
한바탕 레이븐과 마그로 에델라제의 친선 정도의 전투가 끝나고, 다시 여러 부대들끼리의 전투가 시작되엇다.
“흐하하, 훌륭해! 아주 멋져!”
그것이 진행될 수록, 다양한 전투가 벌어질 수록 마그로 에델라제는 좋다는 듯이 박수를 치며 휘파람을 불었다.
그에 반해 아이오닐은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자네는 너무 반응이 없군!”
“딱히 보일 반응이 없소.”
“너무 딱딱하군. 자네들 쪽이 연전연승을 하지 않고 있지 않나?”
지금껏 벌어진 전투는 전부 인류제국측의 승리.
다만, 그럼에도 아이오닐의 표정은 풀어질 줄을 몰랐다.
전투가 진행되고 마그로 에델라제가 좋다는 듯이 환호성을 내지를 수록.
“그러는 당신은, 당신의 부하들이 죽어나가는데 어째서 좋아하는 것이오?”
아무리 미친 세상에 미친 놈들 밖에 안 남았다지만, 살아가기 위해서 남을 죽이고 빼앗고 강탈해야 하는 세상이라지만 마그로 에델라제의 모습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저렇게, 충성을 받치는 모습들이 아니오?”
지금껏 보면 안다.
마그로 에델라제의 명령에 따라 전투에 나선 이들은 하나 같이 죽었다.
그리고 그 때 마다 마그로 에델라제는 오히려 좋다는 듯이 웃었다.
그것이 반복되면 당연히 후미에 전투에 나서는 이들은 거부 반응을 보여야 했다.
그런데도 그들은 아무런 거부 없이 전투에 나서고 차례로 죽어갔다.
“아아, 난 또 뭐라고.”
그런 아이오닐의 말에 마그로 에델라제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대를 위한 소의 희생, 당연한 것 아닌가?”
“대를 위한 소의 희생?”
“그래, 새로운 가능성이라는 큰 것을 위해 좀 죽어가는게 무에 그리 이상한가?”
“하…”
새로운 가능성.
좋은 말이다.
다만 그것을 위해 죽어나간 이가 벌써 수천을 넘어 만단위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전투 후 널린 사체는 차례차례 나타나는 청소부 같은 생물들에 쓸려나가고 그것을 반복하고 있었다.
대체 무엇이 작은 것이란 말인가?
“쯧쯧, 이런 작은 사람같으니라고.”
마그로 에델라제는 안타깝다는 듯이 혀를 찼고, 여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아이오닐은 진행되는 과정을 지켜봤다.
그러며 그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현 상황을 분석하기 위해 사고를 멈추지 않았다.
‘어떻게 된 것이지.’
지금껏 나온 적들이 전부 약한 적이였냐면 그것은 또 아니다.
인류제국 측은 전부 이기긴 했으나 그것이 압도적이라기 보다는 아슬아슬한 승리가 대부분이었다.
한 두 번이면 전략의 승리지 이게 계속 반복되면 의심이 생길 수 밖에 없다.
그 정도나 비슷한 병력을 벌써 만단위가 넘게 내보내 죽어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 즐길 수 있을까.
눈 앞의 있는 자도 새로운 가능성을 위해 최대한 이런 다양한 전투를 치루고 결국에는 승리하는게 목적이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이들이 죽고도 웃을 수 있다는 것은 이렇게 많은 이들이 죽고도 이길 자신 있을 정도의 병력이 남아있다는 것일 것이다.
‘대체 어떻게?’
설혹 그 병력이 남아있다고 해도 이해가 안되는 부분은 또 있었다.
전쟁을 공격과 방어로 나누자면 인류제국측은 그 중 방어를 우선시에 두고 있다.
전쟁에 승리하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하는 쪽을 우선한다.
왜냐하면, 더 이상 인류는 그 수가 늘지 않으니까.
제 아무리 군대를 대신할 기계 로봇들이, 마도 공학 골렘들이 개발되고 부상자에 대한 회복과 재활 기술이 발전해도 인류 그 자체의 수는 더 이상 늘지 않는다.
사랑하는 이들간의 성행위는 있어도 임신은 없으니까.
그 이유 역시 간단하다.
임신 같은 걸 해서는, 생존 확률이 극악으로 떨어져 버릴 정도이고, 그렇게 해서 겨우 출산한 아이는 이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없으니까.
워낙에 초인적인 존재들이라 버티고 있는 것이지 이 세상은 기본적으로 살아있는 이들에 대해 극단적의로 적의를 가지고 있다.
대기에 산재해있는 유해한 요소들은 살아있는 모든 것에 대한 적의를 가지고 그 생명을 해하려 한다.
지금이야 수 많은 고난의 과정을 거치고 최종층까지 올라온 인류지만, 원래는 최하층에서 시작한 이들이고, 그 때도 죽고 죽이는 싸움을 거친 이들이다.
즉, 종 자체의 기본적인 강함을 레벨로 따지자면 한 없이 낮다.
다른 종족은 막 태어난 어린 상태여도 어느 정도 버틸 수는 있다.
문제는 인간은 그게 되지 않는다.
그 동안의 과정으로 빠르게 강해지는 방법등은 알고 있기에 일단 살아남는다면 급속도로 강해질 수 있지만 그 살아남는게 안 된다.
인류제국의 본성안에 존재하는 방어, 보호 결계 안에서라도 도저히 방법이 없다.
또한 그렇게 살아남아 급속도로 강해진다지만 그것은 그간 쌓아온 과정에 대한 상대적인 속도지, 그것을 절대적인 관점에서, 그들에게 주어진 시간속에서 보자면 결코 짧지 않은, 정말이지 긴 시간을 필요로 한다.
인간이 태어나 전투에 참여하려면 약 15년의 시간이 걸린다.
지구라면 숟가락 하나 구부리기 힘들 정도의 성장시간이, 지금 그 정도면 산 하나를 짓뭉갤 정도의 성장시간이 된다.
아득하고 압도적인 성장 속도 차이라고 할 수 있으나, 15년이란 시간 자체가 인류에게는 없다.
후방 거점에 있는 이들은 그나마 주변 환경으로 부터 버틸 정도는 되지, 새로 태어난 인류는 그것도 안되니 보호에 드는 비용과 가치가 도저히 환산할 수 가 없다.
물론 극에 이른 마도 공학 기술로는 그들의 성장을 촉진시킬 수 있다.
그러나 이 미친 세상에 누가 그 소중한 자신들의 사랑의 결실에 그런 짓을 할 것인가.
그렇기에 인류는 더 이상 늘지 않는다.
오히려 줄어들기만 할 뿐이다.
물론 지구 시절에도 인간과 그 가치관이 극히 다른 종족들은 있었다.
생존을 위해 부모자식간을 서로 먹기도 하고,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일단 많이 놓기도 했다.
쉽게 벌 수 있는 ‘벌’들만 해도 자식을 놓으면 그것을 자식이라기 보다는 일꾼의 개체로 생산하는 수준이었다.
종족에 따른 차이가 그리 천차만별이기에 타 종족을 이해하려는 행위는 사실 현명하다고 할 수 없었다.
허나 그것도 정도가 있지 지금 마그로 에델라제가 보이는 행위는 그냥 낭비나 다름없다.
이렇게 하고도 자신들을 이길 여유가 있다면 그것은 정말 답이 없는 상황이다.
그리고 그런 상황이라면 절대 운성이 자신들에게 이 곳에 올 것을 은근슬쩍 정보를 던지는
식으로 권유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런저런 고민에 휩싸여 마그로 에델라제를 노려보던 아이오닐은 문득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는 둔중한 충격을 느꼈다.
“…그렇군.”
“응? 뭐가 말인가?”
“찍어내는 거였군. 당신은, 그리고 당신의 병사들은.”
“이런. 눈치챘나.”
한 가지 생각이 들자 그제야 병목현상 마냥 막혀있던 사고가 가속하기 시작했다.
“기술, 성능. 우리가 생각하던 그 개념이 당신에게는 조금 다르게 적용되는 것이었군.”
지금껏 기술이란 인간이 가진 미천한 성능을 바탕으로 더 위의 경지로 향하기 위한 그런 것이라 생각했다.
마력이 그러했고 내공이 그러했다.
챠크라를 운용하고 도력을 쌓으며 강체를 수련하는 모든 행위가 그러하다고 여겼다.
헌데, 그 기술이란 행위가 마그로 에델라제에게는 다른 의미로 적용됬다.
“마치 하나의 공장이군. 당신은 우리가 낮은 성능으로 높은 성능에 닿기 위한 기술을 연마할 동안, 말 그대로 높은 성능을 ‘만들어내는 기술’을 연마한 것이었어.”
그렇게 따지면 이해가 된다.
왕이라 부르면서도 그 충성심은 바닥을 보이는 이 암흑무저갱의 다른 이들을.
그들에게 있어 마그로 에델라제는 분명 왕이고 그들의 조물주이나 그저 자신들은 실험체에 불과하니까.
“우리의 기술 또한 당신이 참조 할 수 있는 것이었군. 우리가 더 높은 경지로 나아가기 위해 연마해온 그것들을 당신은 모방해내 하나의 제작공정으로 구현해낼 수 있으니까.”
밖에 널려있던 이들은 거기서 나온 처참한 실패작인 것이다.
겨우 성능하나 넣기도 힘든 그런 것들부터 외형까지 변화시켜가며 꾸역꾸역 쑤셔넣었는데
고작 몇 개 넣으니 한계에 도달하는 그런 것들.
“전투가 끝나고 가져간 시체들의 잔해는 어디에 쓰나 했더니 재생산의 공정에 투과될 부산물에 불과했군. DNA 정보를 가지고 있을 거라던 그의 짐작이 사실이었어.”
씹어뱉듯 내뱉는 그의 말에 마그로 에델라제는 웃으며 답했다.
“으하하, 정답일세. 아주 훌륭해.”
정말로 즐겁다는 듯이 웃다가,
“그런데.”
갑작스레 멈춰버렸다.
“그래서 어쩔거지?”
욱씬!
아이오닐은 그 웃음이 사그라들자 막중한 무게가 눌려오는 것만 같은 착각을 느꼈다.
그러나 그것에 조금도 위축되지 않은 채로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
“그야 당연한 것 아닌가.”
슥.
그리고는 품에서 어떤 거대한 뿔과도 같은 것을 꺼내들어 입에 물고는 힘차게 불었다.
우우웅!
무겁고 장엄한 소리가 울려퍼졌다.
그것은 모든 인류제국의 인원에게 톡톡히 들렸다.
또 재밌는 것을 본다는 표정으로 마그로 에델라제가 물었다.
“호오, 그것은 무엇인가?”
그에 아이오닐은 짧게 답했다.
“전면전이다.”
========== 작품 후기 ==========
전장의 나팔을 불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