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ower of Babel and the Only Begotten Son RAW novel - Chapter 426
00426 결정 =========================
“상황은 어때?”
“80% 정도는 나아졌다.”
“…미안해.”
“됐다.”
인류제국의 군대는 운성과 한판 붙었다.
그리고 깔끔하게 전부 발렸다.
그가 쏘아올린 작은 빛을 마주한 이들은 차례로 정신이 감당치 못할 광경을 보고 고통속에 혼절했다.
겨우 기절하지 않고 버틴 것은 레이븐과 스타이너.
그나마도 스타이너는 뚜드려 맞은 상태였고, 혼자 남은 레이븐은 운성과 일기토를 시도했다가 마찬가지로 죽어라 얻어맞았다.
그나마 한 명은 라-파르테의 유전자를, 한 명은 마그로 에델라제로부터 얻은 유전자로 말도 안되는 재생력을 보유하였기에 운성이 떠난 직후 겨우 일어날 수 있었다.
또 하나 굴욕적이었던 것은 카카푸쿠의 초대장으로 쓰러진 이들을 인류제국의 본성으로 옮기던 중 느낀 기이할 정도의 안전함.
어느새 운성은 자신들이 안전하게 복귀할 수 있도록 길도 닦아놨던 것이다.
이건 뭐 장 리안의 도술로 몰래 왔다고 생각했던 인류제국의 군대조차 이미 눈치채고 있었던 것이다.
패배감에 절은채 겨우 인류제국으로 돌아온 그들은 최소한을 위해 본성에 남아있던 인원들과 아직 전선에 투입되기 일러 남아있던 후방거점에서 막 회복된 이들의 도움을 받아 카카푸쿠의 초대장을 통해 수송한 이들을 백운세계에 들여보냈다.
그나마 만약을 위해 과거에 한 번 카카푸쿠의 초대장에 자동으로 초대되도록 암시에 의한 수락을 전원에게 받아놓지 않았더라면 그도 힘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 빛의 정체는 뭐였지?”
자신도 당했다가 막 회복된 아이오닐은 그 빛에서 자유로웠던 스타이너에게 그 정체를 물었다.
그 질문에 생각을 정리하던 스타이너는 힘겹게 하나의 대답을 내놓았다.
“음, 세계의…편린?”
“그게 무슨 뜻이지?”
“이 세계의 진실이라고 해야될까. 진정 초월에 이른 자들만이 볼 수 있는 것이라고 해야될까.”
“또 초월인가.”
그 놈의 초월.
그 개념은 이미 중층에서도 나왔었다.
하지만 그것은 아무래도 무늬만 초월이었을까.
지금은 잘 쓰지도 않는 스탯 개념으로 100이 넘었을 때 말하던 초월은 진정한 초월이 아니었는지 스타이너는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내가 저번 원정에서 얻은 것을 말했지?”
“세계의 유사 구현 말인가?”
“맞아. 흔히 우리는 의지로 세계에 각인을 새긴다고들 하잖아. 진법에서 말하는 고유결계는 의지 혹은 욕망을 일정 범위내에 펼치는 것을 말하는데 그래도 세계안에서의 물리법칙을 왜곡시키는데 불과하지만, 한정세계는 그걸 조금 더 나아가 자신의 의지에 의해 바뀌는 작은 세계를 만드는 것이거든. 근데 그건 또 다른 세계라기보다는 이면세계를 만드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야.”
“잘 와닿지 않는군.”
“그림자와 비슷하다고 해야될까. 물질계에 속하면서도 물질계에 완연히 지배당하지는 않는다고 해야될가. 물체의 위상과 존재에 의해 변화되기는 하지만 그 법칙에 의해 완전히 지배되지는 않고 세계를 3차원이라본다면 대략3.5차원 정도라고 봐야되는 느낌이야.”
“어렴풋이 와닿는군. 그럼 네가 만든 유사세계는?”
“여기서부터는 진짜 독립적인 세계야. 원래의 세계에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봐야되지. 하지만 진짜 세계는 아니야. 극도로 짧게, 찰나에만 존재하는 독립적인 공간이라고 볼 수 있어.”
“그걸 네 존재를 한정으로 구현했다는 건가?”
“그렇지. 공간이라고 말했지만 사실 세계라는게 딱딱 정의 내리기는 힘들거든. 국가의 3원칙처럼 굳이 생명이 존재해야하는 것도 아니고.”
“그럼?”
“욕망? 의지? 다른 무언가에 의해 영향받지 않는 무언가?”
“어렵군.”
“어렵지. 내가 그걸 다 알면 진짜 세계를 구현했을거야. 그래서 유사 세계. 진짜는 아닌거야.”
“아직 닿지 못해 너도 잘 모르겠다는 건가.”
“맞아.”
“그런가. 헌데 그것이랑 너와 레이븐이 자유로울 수 있었던 이유는 뭐지?”
“나랑 녀석은 이미 알게 됬거든. 레이븐은 단순히 보았던 것 뿐이지만, 나는 완전한 세계는 아니더라도 독립적인 무언가를 구축했었으니까. 덕분에 이 세계의 진실을 볼 수 있었지.”
“세계의 진실?”
“그래, 그러니까 #!%!#^_51352~”
“뭐?”
말 하던 중 갑작스럽게 스타이너의 말에 이질감이 느껴졌다.
뿐만인가,
퍼억!
스타이너의 육신 일부가 큐브마냥 붕괴되었다가 새롭게 구축됬다.
“이런, 이것 조차 안 되네.”
“무슨 일이었지?”
“격이 안 되는 거야. 내가 그 남자에게 정말로 공포를 느꼈다고 한 이유라고 해야될 지, 어쩌면 이해 비스무리 한 것이라도 할 수 있었던 이유라고 해야될 지. 그 남자는 우리와는 차원이 다른 걸 보고 있었떤 거야.”
“격이 달라?”
“바벨에서 층이 다르다는 것은, 그리고 최종층에서 미개척지와 개척지의 차이라는 것은 정말 많은 뜻을 가지고 있더라고. 내가 격이 아무리 높다 한들 격이 낮은 것에는 간섭하는 한계가 있어.”
“좀 전의 것이 반동인가?”
“그래. 내가 너와 다른 사람들을 유도할 수는 있는데, 딱 거기까지야. 절대 직접적인 간섭은 할 수가 없어. 조금 전엔 정말 최소한의 것만 해본다고 해봤는데, 그것도 돌려돌려 말한건데 허용되지가 않네.”
“쯧.”
“그 남자는 애초에 우리와는 다른 거였어. 내가 세계의 진실, 아니 어쩌면 그 일부를 보았기에 겨우 알 수 있었는데,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에도 그 양반의 의도를 조금도 모르겠다는 거야.”
“조금도?”
“정말, 어디까지 생각하는지 짐작조차 되지 않아.”
“허…”
스타이너의 말에 그는 고개를 저었다.
대체 무엇을 말 하고 싶은지 짐작도 되지 않았다.
“그게 공포였다는 건가?”
“맞아. 어쩌면 도망치고 싶었던 것일 수도 있겠지. 미쳤던 것일 수도 있고.”
스타이너는 담담하게 자신의 절망을 이야기 했다.
“보이지가 않더라고. 많이 달려왔다 생각했는데 어느새 주변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아득한 낭떠러지 라기에는 발 디딜 곳도 없어 부유하는 무無의 지대속을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물리법칙속에 분해와 결합을 반복하며 존재와 소멸하는 느낌이었어.”
말하는 그의 눈에는 공포의 조각이 담겨있었다.
날카로웠기에, 무엇보다 앞에 있었기에 느낄 수 밖에 없는 고독감.
그것을 아이오닐은 안다.
등 뒤에 둔 이들이 제 아무리 많다고 한들 돌아볼 수 없다면 그것은 홀로인 것과 다를 바 가 없다.
그렇기에 아이오닐은 그를 문책하지 않았다.
완벽해야 한다.
우수해야 한다.
실수는 용납되지 않는다.
인류라는 종이 살아남기 위해 강요되는 것들.
하지만 인류라는 종이기에 그것은 성립될 수 없다.
누구나 실수 할 수 밖에 없다.
이 실수를 용납하면 다음에 문제가 또 생길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스타이너를 벌할 것인가.
스타이너는 자신이 한 행위가 공포에 질려 도망친 것이라 자책할테지만 글쎄, 그것과 대적하는 것이 도망이라면 도망일 수 있지만 아이오닐은 그가 거기서 맞서 싸운 것이라 믿기로 했다.
믿음은 변명이라, 결국 모든 정보를 관측하고 알 수 없는 인간이 객관적일 수 없고 그에 의해 생길 수 없는 믿음이란 허상은 변명일 뿐이라 생각할 수 밖에 없지만, 그런 변명일지라도 아이오닐은 결정내리기로 했다.
그 결단을 스타이너는 순간적으로 읽을 수 있지만 함부로 입에 올릴 수 없었다.
그건 인간이 불완정한 존재기 때문이다.
제 아무리 비정한 결단을 내리지만, 결국 어느 순간에 흐트러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아이오닐 또한 그런 것이다.
여기서 평소의 자신이라면 그 부분을 짚었겠지만, 과연 공포에 도망쳤던 자신이 그럴 자격이 있을까 싶었다.
그런 서로의 어정쩡한 배려가 잠깐의 침묵을 만들었다.
그 침묵을 먼저 깬 것은 아이오닐이었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있군.”
“…다행인 점? 아아…”
“또 그 남자가 노린 것은 모르겠지만 백운산맥을 통하여 회복된 이들이 네가 말한 세계에대해 오히려 전투를 지속하던 이들보다 더 나은 경험이 있을 줄은.”
완벽하지도 않고, 아주 약간의 경험만이 있었던 이들.
허나 그 덕에 운성이 쏘아올린 빛에 쓰러졌던 이들을 회복시키는데 큰 도움을 받았다.
스타이너와 레이븐을 도와서, 그들은 백운산맥에 다시 들어가 정신적으로 넉아웃이 된 다른 이들의 회복시켰다.
“또 그게 새로운 가능성이 됬고.”
그리고 그들은 그 과정 중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
백운산맥을 통해 정신이 회복되었고, 다시 백운산맥을 통해 다른 이들을 회복시키던 중 정신적인 문제로 후방거점에 있던 이들은 놀랍게도 자신들의 정신이 서로 관계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정확히 뭔지는 알 수 없지만.”
“연구기관과 마법병단이 붙었으니 파악이 아주 불가능 하지는 않겠지.”
그것에 성과가 생긴다면 것은 또 하나의 무기가 될 것이다.
“거 참 웃기지.”
“뭐가?”
“그 남자는 그렇게 사라졌지만, 그 와중에도 우리가 뭔가를 얻게 하는군.”
그들의 시선이 이제는 부서져 버린 버저buzzer를 향했다.
자신들이 저렇게 한 것은 아니고 돌아와보니 어느새 부서져버린 버저.
아마도 운성측에서 저렇게 만들었지 않을까 추측하는 그것이 부서진 채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 작품 후기 ==========
두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