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ower of Babel and the Only Begotten Son RAW novel - Chapter 467
00467 도룡궐刀龍闕 =========================
운성이 자리를 비운 뒤 아이오닐이 이어서 마지막 회의를 주도했다.
사실 회의라기 보다는 통보에 가까웠던 시간이 흘렀다.
그들은 운성이 미리 준 정보와 사전에 획득한 정보들을 다시 한 번 되새긴 후 각자의 함선으로 돌아갔다.
이제 곧 적과 조우하겠지, 그런 생각을 하며.
그리고 그런 생각은 빠르게 현실이 되었다.
적측에서 먼저 접근해왔다.
아니, 선공을 날려왔다.
-전방 항체 접근 반응! 1.1초 후 도달!
소리로는 도저히 시간 내에 도달 할 수 없어, 정신 간 네트워크에 직접 울리도록 설계된 알림에 적습 경보가 울려퍼졌다.
경보를 들은 이들이 뛰쳐나왔을 때는 이미 거대한 도검류가 날아들어와 그에 반응한 유령선의 방어막이 전개된 뒤 엿다.
콰콰콰쾅!
선단에 각인된 방어 술식이 전개되고, 직후 주변에서 비행하던 인류제국이 만든 공중병기가 반응해 추가로 날아드는 도검류를 요격했다.
“진짜로 칼날이 날아드네?”
막 지휘자 급 회의를 다녀온 조장급 이상 인물들에게 곧 전개될 상황에 대해 브리핑 받은 그들은 날아드는 공격에 감탄했다.
물론, 감탄만 한 것은 아니다.
그들은 빠르게 반응해 자신들의 병기로 날아드는 도검을 요격했다.
그 틈에 특수 기관의 이들은 도검이 날아든 거리를 역추적했다.
그리고,
“대략 1400KM 밖입니다!”
보고를 들은 아이오닐은 고개를 끄덕였다.
“망설일 것 없지. 작전대로 간다. 출격하라.”
아이오닐의 오더에 인류제국을 태운 유령선단이 계획된 루트로 전진했다.
우우웅!
유령선단에 부착된 각종 장치가 가동하며 굉음을 토해냈다.
날아와 부딪치는 칼붙이는 주변의 공중 병기들을 소모성으로 이용해 요격해 막아내고 최대한 선단 자체의 방어를 아끼고 돌격하니, 곧 그들의 눈 앞에 거대한 동체가 보였다.
“도룡궐刀龍闕. 이름 한 번 잘 지었네. 쯧.”
거대한 용.
지평선을 가득 매운 그 거대한 동체에는 수 많은 가시들이 나있었는데, 자세히 보면 가시가 아니라 그 몸에 때려 박힌 수두룩한 칼붙이었다.
그 몸에는 7개의 목이 자라있엇으나 그 중 2개는 어디로 갔는지 잘려있어서 보이지도 않았다.
물론, 운성은 그 2개의 목의 행방을 알았다.
하나는 어떤 마왕에 의해 영락되어 뽑혀서 저 아래층에 쳐박혔다.
도룡의 목은 뽑는다고 모가지 하나 쑤컹 뽑히는 게 아니라, 뽑으면 또 하나의 육체가 되었다.
그 육체조차 영략을 거듭해서 저 하층에 쳐박혔으니, 지금은 운성에게 먹힌 흑염룡이 바로 그것이다.
‘[분노]였지.’
그리고 또 하나는 [식탐].
저 도룡은 원래 마왕조차 혼자서는 함부로 대적할 수 없는 존재였다.
그런 존재를 영락시키는 것은 제 아무리 사후라도 홀로는 힘들었고, 그 마왕을 도왔던 다른 마왕에게 도움의 대가로 주어져 먹혔다.
‘비슷한 놈이 쳐먹었지.’
최종층에서도 알 수 없는 비사는, 어둠이가 흑염룡을 먹고 그 과거의 잔재를 스치듯 읽었기에 알 수 있는 것이었다.
‘뭐, 이것까지 굳이 알려줄 필요는 없으니까.’
“저 쪽이 우리 상대인가 보군!”
운성이 오랜만에 보는 인상깊었던 적의 모습에 짧은 감상을 느낀 사이 그들의 전쟁은 시작되었다.
날아와 꽂히는 도검은 그냥 패시브와 같은 기본 인사였고, ‘진짜’ 라고 할 수 있는 각 머리들이 그들을 반겼다.
‘이 놈이 첫번째인가.’
기준은 마주봤을 때 부터 좌측으로 시작.
6개로 나눠진 팀은 여러 부서가 혼합되어 있었고, 그 중 제 1팀장은 보르지킨 메르키가 맡았다.
‘놈의 능력은 노화.’
어떤 방식으로 발휘하는 지는 알려진 바 없으니 처음은 탐색.
보르지킨 메르키가 활을 겨누고 쏘자 그에 따라 1팀내부에서 요소요소에 맞춰 흩어져 있던 청랑대원들의 화살폭격이 이어졌다.
스르륵.
화살폭격이 적중하기 직전 첫번째 머리에서 검은 연기가 흘러나왔다.
이제는 자연체도 타격할 수 있는 화살들인데, 검은 연기에 닿자 그대로 가루가 되어 바스라져버렸다.
‘음?’
그 모습에 보르지킨 메르키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노화, 그렇군.’
무슨 뜻인가 했더니 이해가 갔다.
저 검은 연기에 닿는 모든게 즉시 노화됬다.
나무가 섞어 비틀어지고, 오래된 마나가 자연적으로 소멸한다.
그것은 저 검은 연기조차.
찰나의 순간, 화살 폭격에 닿은 검은 연기가 사라지는 것이 보였다.
물론, 그 자리는 순식간에 다시 채워졌지만.
‘골치 아파지겠군.’
마도나 마도공학에 조예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오랜 경험에 저런 경우가 더 골치 아픈 것은 안다.
차라리 일방적인 소멸을 유도하는 힘이라면 지속적인 실험으로 그 패턴을 분석할 수는 있지만, 쌍소멸하는 힘이라면 매 순간 달라지는 패턴에 분석할 수가 없다.
‘이래서 버티라고 한 건가.’
아이오닐은 운성이 남긴 말이라며, 이번 원정은 5개의 팀이 토벌이 아닌 지연과 전선 유지에 모든 것을 걸어야 된다고 했었다.
‘버틴다라…’
보르지킨 메르키는 고민했다.
그는 1팀의 팀장으로써 1팀에게 배정된 모든 물자를 자유롭게 쓸 권리가 있었다.
그렇다면.
“모든 물자를 쏟아붓는다. 다시 한 번 말한다. ‘모든’ 물자를 쏟아붓는다.”
무식한 적에게는 무식한 전술을.
선내에 들어있는 모든 병기와 탄약, 예비 무구, 그리고 공중 병기까지.
1팀에 할당된 물자들이 첫번째 머리를 향해 쏟아졌다.
***
2팀도 두번째 머리를 상대로 전투를 시작했다.
2팀의 팀장은 크림슨 혼의 단장 솔리움 듀 루멘.
그가 유령선단을 타고 나아가자 곧 두번째 머리가 사라지더니 허공에 커다란 검은 어둠이 응어리지기 시작했다.
‘이건?’
블랙 미러.
운성이 말한 두번째 머리의 능력이 떠올랐다.
도룡의 몸체에서 굴뚝에 나는 연기처럼 이어진 응어리진 검은 어둠은 마치 거대한 거울 처럼 모습을 변화하였다.
거울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어두워 무언가를 비추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을까 싶은 모습.
헌데, 그 곳에서 거대한 무언가들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그것들의 정체는 유령선단.
그들이 탄 유령선단과 똑같은 모습의 어둠이 튀어나왓다.
뿐만인가.
그 위에 탄 자신들과 비슷한 모습의 어둠이 응어리지어 나타났다.
“이래서 블랙미러인가.”
비슷한 모습이긴 하지만, 분명이 달랐다.
음습하고 어둡다.
세상 온갖 부정적인 것을 모아서 만들어 놓은 것만 같았다.
‘일단은.’
솔리움 듀 루멘은 짧은 고민 후 빠른 결정을 내렸다.
자신은 돌격병단 크림슨 혼의 단장, 인류의 최전방에선 창이다.
“크림슨 혼! 집결하라!”
그의 외침에 따라 2팀에 흩어져있던 크림슨 혼 단원들이 모여들었고, 그들은 일제히 붉은 돌진을 감행했다.
쿠쿠쿠구구구궁!
그에 맞서 상대의 검은 함선에서도 일련의 무리가 달려나왔다.
상대의 힘은 미지수.
하지만, 물러서지는 않는다.
꿰뚫는다!
한 가지 일념으로 뭉친 붉은 뿔이 검은 어둠과 부딪쳤다.
콰앙!
거대한 폭음이 울려퍼졌다.
붉은 뿔이 어둠을 갈랐다!
왈칵!
터져나오는 피를 삼키며 크림슨 혼을 선회시킨 솔리움 듀 루멘이 적의 변화를 살폈다.
그런데,
“이런.”
그들이 다시 유령선단에 복귀할 때 쯤, 블랙 미러에서 또 일련의 무리가 튀어나왔다.
조금 전 그들이 부딪쳐 깨부순 적들과 완전히 동일한 규모에 동일한 기운이 느껴졌다.
병력의 무한 생산인가?
‘그렇구나.’
미친 듯이 뽑아내지는 않는다.
다만 아무리 부셔져도 자신과 똑같은 병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래서 거울.
빛추어진 자신들과 동일한 규모를 만들어낸다.
‘유지. 전선의 유지란 말이군.’
그 또한 아이오닐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
각 머리와 각 팀이 붙었다.
세번째 머리는 머든지 녹여내리는 용해액을 내뿜었다.
첫번째 머리와 다른 점이라면 그 용해액은 닿는다면 저 자신의 몸체마저 녹여버렸다.
네번째 머리는 신속.
처음 그것과 조우했을 때 4팀은 저게 왜 신속인지 했다.
느리다 못해 아예 멈춰 있는 모습이었다.
헌데, 그게 움직이는 순간 아무도 반응하지 못했다.
그나마 피격 당한다면, 그 전에 대신 파괴시키는 인과라는 ‘현상’에 관여하는 장치가 유령선단의 본체 대신 공중병기에 피해를 전가시켰다.
신속.
그제야 그 뜻을 깨달은 그들이 빠르게 방어막을 전개 술식을 발동시켰을 때는 이미 적이 주변 공중 병기의 70퍼센트를 박살낸 후였다.
그리고 그 때 서야 그 신속이 적용된 대상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네번째 머리는 분명히 가만히 있었다.
다만, 네번째 머리에 박힌 칼붙이들이 말도 안되는 속도로 날아든다.
음속이니, 초음속이니, 광속이니 하는 고정된 수치로 붙일 수 있는 개념이 아니다.
‘~보다 빠르다’ 라는 ‘개념’의 영역이다.
그리고 마지막 다섯번째 머리, 환상.
이건 아직까지도 설명하기 힘든 개념이었다.
그야말로 별에 별 환상이 다 날아들었다.
그리고, 그들을 상대하는 5팀의 뒤에서 6팀이 움직였다.
========== 작품 후기 ==========
침투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