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ower of Babel and the Only Begotten Son RAW novel - Chapter 76
00076 일단 정리 =========================
드르륵드르륵.
모터소리가 울려퍼지는 공방.
그 곳에는 각종 도구를 여기저기 걸어놓은체 한참 작업에 빠진 스테인이 있었다.
“흠..”
스테인의 주변에는 정 육면체의 수정이 널부러져있었다.
‘기록 수정’이라는 것으로 전세계의 마도공학의 유산이 담긴 것 부터 각종 주술적 기록까지가 담겨있는 유물이다. 운성이나 그 휘하의 일행들이 원정을 떠났다가 구해오는 것은 차곡차곡 쌓여져 그의 실험의 참고자료가 되었다.
이번에도 그가 하는 연구는 그 중 하나에서 발쵀한 것으로 빌론들이 새기던 주술각인과 관련된 것이 였다.
드르륵드르륵.
모터에 의한 드릴이 작동하다 멈추고, 이내 극도의 집중을 하던 스테인이 잠시 한숨을 쉬며 흐르는 땀을 닦았다.
“후… 힘들군.”
모터가 작동하는 곳은 다름이 아닌 스테인의 팔.
지금 스테인의 팔은 그야말로 인체실험의 현장이였다.
팔뚝은 책상위에 올려진채로 팔꿈치 관절과 손목은 쇠고랑에 의해 고정되어 있었다.
그대로 길게 절개되어서는 근육과 안쪽 혈관과 뼈가 전부 보였다.
그 안에는 갈라진 혈관속에서 꿈틀거리는 벌레들이 여럿보였다.
벌레의 이름은 아벤.
생물체에 기생하여 혈관속에서 숙주가 죽지 않도록 끊임없이 생명력을 자극시켜주는 기생체다.
이름만들어보면 몸에 좋을 것 같지만, 그 대가로 생물체를 기분좋은 꿈을 꾸며 영원히 가사상태로 빠트리는 마약성물질을 뿌린다.
이러한 성질덕분에 스테인은 생중계로 자신의 팔을 가르고 그 안을 조작할 수 있었다.
물론 혈관을 타고 아벤이 신체 전부로 퍼져나가지 않게 쇠고랑의 바깥쪽에는 아벤이 싫어하는 성질로 움직임을 제한하는 주사기와, 아벤이 분비하는 마약성물질을 중해하는 약물이 담긴 주사기가 여러개 꽂혀있었다.
“할만한가?”
그 때 그런 스테인의 뒤로 운성이 나타났다.
“생각보다 쉽지는 않습니다.”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방법장치를 설치했음에도 무슨 수법인지 언제나 단 하나에도 포착되자 않고 나타나는 운성에, 이제는 면역이 된 그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답했다.
그리고는 작은 메스를 꺼내들어 뼈를 파내며 문양을 새겨넣었다.
“재생 강화계열이군.”
흘깃 새겨진 문양의 중추를 본 운성이 말했다.
살아남기 위해 거의 모든 것을 익혔던 그의 방대한 지식에는 주술적인 부분도 남아있었고, 단순히 무슨 주술인지 읽어내리는 것은 그에게는 쉬운 일이였다.
“어.. 예, 아머드슈트의 수준을 높이려면 버텨줄 신체적 내구력이 필요하니까요.”
어떻게 아냐고 물으려던 스테인은 그저 고개를 저었다.
이 남자라면 어떻게든 알고 있을테니까.
“괜찮군.”
빈말이 아니라 운성은 실로 만족스러웠다.
단순히 주술적 문신을 보고 그것이 뭔지 파악하는 것과, 주술을 응용하는 것은 수준이 다른 행위다.
우라늄의 원소 기호를 외우는 것과 그 우라늄으로 핵분열을 시켜 막대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것이 차원이 다른 수준인것과 다름없었다.
스테인이 지금 하는 행위는 마도공학의 장비와 주술공학의 기술 생명공학의 메커니즘을 전부 이해한 폭넓은 바탕으로 행하는 연구였다.
게다가 대상이 실험체도 아닌 자기 자신임에도 저리 망설임없는 행동력은 박수를 쳐줄만했다.
“네, 그렇긴 한데 아무래도 신체적 제약이 크네요.”
끼릭끼릭
아쉬움이 담긴 투로 나무못을 뼈에 박아넣었다.
톨골이라는 몬스터들이 뼈에 금이나는 등 상처가 나면 먹는 식물인 로셜로 만들어진 식물이다. 체내에 들어가면 뼈 속에 분해흡수되는 물질을 가공해서 만든 것으로 뼈에 새긴 주술 각인의 부분부분의 핵이 되고 각인을 새기느라 파낸 덕에 부실해진 뼈를 튼튼하게 만들어주는 영양제적인 역할도 겸했다.
“몸이 하나인게 아쉬운가?”
“아무래도. 관절상 볼 수 있는 한계가 있으니까요.”
스르르.
자파낸 각인을 따라 푸른 액체를 흘려넣었다.
상처를 아물게하며 동시에 회로가 되는 마력농축액이다.
이 행위가 전부 끝나고 봉합이 완료된다면 뼈는 아물고 마력농축액만이 남게 된다.
그러면 올롱이 있는 자리를 따라 남은 마력농축액의 잔재가 주술회로가 되는 것이다.
그로 인해 얻게 될 방어력은 현 인류의 수준으로 하자면 중상급 탱커정도.
운성의 휘하의 인원들은 기본이 인류 최상급이다.
그런면에서 겨우 중상급의 방어력은 그리 높지 않아보일지 모르지만,
저런 신체 내구력은 적의 공격을 막는게 아닌 자신이 착용할 파워드 슈트의 반작용에 대비하기 위함일 뿐이다.
진정한 본방송은 따로 있으니 저 정도만으로도 충분히 괜찮았다.
“웃차”
다시 시간이 흘러 스테인의 실험이 끝을 맺었다.
능숙하게 근육을 봉합하고 피부를 연결한뒤 치료액을 부었다.
자연에서 얻는 재료는 트리니티가 합류한 후 드루이드의 주술을 다루는 혜진 덕에 운성이 없어도 더욱 원활하게 수급이 가능하게 바꼈다.
혜진이 원래 숲을 가꾸는 것도 좋아했기에 그녀는 한편에 자신만의 화원을 만들기도 하고 전체적으로 조경활동을 하며 신비한 약초등을 재배했다.
그것은 스테인이 무슨 재료등이 있는지 파악하기 쉽게 해주고 더욱 능동적인 활동을 하도록 만들었다.
척척척척.
봉합이 완료되자 팔꿈치 관절과 손목 부위를 잡아주던 쇠고랑을 해제하고 다시 팔뚝에 파워드 슈트를 착용했다.
착용 자의 근력과 민첩등을 올려주지는 않지만 대신에 안에 난 돌기와 바늘이 신체의 리들을 체크하고 분석해 사용자에게 알려주고 또한 안정적인 흐름을 맞추도록 도와준다.
또한 분석을 통해 안에 넣어둔 약물을 자동적으로 투과해 가장 알맞은 신체 효율을 맞추도록 도와주었다.
아마 이대로 놔둔다면 몇시간이 지나지 않아 왼쪽 팔은 제 상태로 돌아올 것이다.
그 동안 하도 신체에 여러가지 약물을 넣어둔 덕에 신체의 자연 재생력과 독에 대한 내성은 운성의 휘하일당중에서도 꽤 높은 편인 스테인이였다.
턱턱.
만족스럽다는 듯이 이리저리 팔을 휘두르고 건들여보던 스테인은 이내 고개를 돌렸다.
“그나저나, 오랜만입니다.”
“뭐가 말이지?”
“당신이 이렇게 오랫동안 제 실험을 지켜본 것이 말입니다.”
처음 스테인이 그와 만났을 때를 제외하고는 그는 자신의 실험을 그리 오래 지켜본적이 없었다.
그렇기에 이번에 운성이 오래도록 자신의 실험을 지켜보자 왠지 시험을 치는 어린아이라도 된 듯한 기분이 들어 꽤 열심히했던 것 같았다.
“그렇군.”
그것을 깨달은 운성도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이번의 것은 중간평가에 가까웠다.
전생에서 거의 모든 분야에 통달한 운성이기에 아직 까지는 마도공학적인 부분도 스테인보다 우위에 있었다. 하지만 운성은 결국 스스로의 한계를 알았다. 지금 당장 마도공학의 지식은 100이고 누구보다 빠르게 200정도에 도달할 수 있지만, 그게 운성의 한계치였다.
하지만 스테인이라면 처음 계기를 주어 그 재능을 발화시키고 제대로 성장한다면 그 재능을 폭발시켜 1000이 넘게 도달할 수 있었다.
바벨에서 천사와 악마가 인류에 개입할 수 있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과 인류 전체의 격에 비례한 절대값이 필요하다.
운성의 계산은 제한된 시간 내에 최대한 효율적인 팀원을 만들어내는 것이였다.
자신은 중간중간 관리만 해주면 된다.
스테인은 지금 빠른 속도로 전생의 강함을 되찾아가고 있었다.
‘전생의 광기가 나을 것인지, 현생의 광기가 나을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운성또한 스테인의 마음속에 자리한 어둠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러한 어둠은 잘 다루기에 따라 스스로를 강하게 만들어준다.
전생에서는 ‘복수’라는 광기가 그를 미쳐 날뛰게 만들었다.
과거 스테인이 만들었던 최강의 인조생명체 ‘레인’이 무엇인가 했더니 현재 그의 ‘집착’이라는 ‘광기’가 향하는 그녀임이 분명했다.
현생에서야 제 아무리 최고의 재료와 자원을 준들 그 정도의 목적의식이 없다면 전생을 쫓아가긴 힘들다.
“요새는 빠르게 나가더군.”
“예?”
“지난번 때문인가?”
“아, 네네”
최근에 들어서는 운성의 주도하에 휘하의 인원들이 함께 원정을 가는 일이 빈번해졌다.
그 과정에서 만난 적의 스케일은 점점 커져가고 있었다.
당장 지난번에 싸운 거대한 조류형 몬스터는 날개를 펴면 길이가 100m를 넘었다.
어마어마한 스케일에 한 번 놀랐고 거기서 보인 일행의 저력에 스테인은 두번 놀랐다.
그가 설치해둔 기지 방어시설은 인간형이라면 수백 수천이 와도 홀로 막아낼 수 있지만 만약 적이 계속해서 거대해진다면 무리를 지은 적들이 생겨 그들이 자살폭격이라도 한다면 그대로 방어시설이고 뭐고 단번에 초전박살이 날것이 뻔했다.
“조급함이 느껴지긴 하더군요.”
경박하게 느껴지던 트리니티의 태식은 최전방에서서 그 거체가 날아드는 것을 단신으로 막아내는 묵직함을 보였다.
혜진의 식물은 거대한 두 날개를 잡고 늘어졌고,
천수의 저격은 정확히 상대를 뇌진탕시켜 바닥으로 추락시켰다.
세희의 어둠은 그 거대한 거체를 땅바닥에 질척하게 붙잡았고,
용화의 검이 단번에 최후를 장식했다.
그저 함께 지내느라 잘 알지 못했던 그들의 강함이 실제로 보자 자신만이 뒤쳐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한 번 힘좀 써볼려합니다.”
========== 작품 후기 ==========
당분간은 전력 정비에 들어갈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