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ycoon has returned RAW novel - Chapter 105
제105화
105.
‘도움이 되겠지?’
솔드럼을 상대하다 보면 ‘빛’에 대해 뭔가를 깨닫게 될 수도 있다.
깨달음을 얻지 못해도 상관없다.
적어도 ‘빛’에 익숙해질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소득이다.
‘그런데 무슨 능력이 추가되려나?’
문득 든 생각에 강림은 태초의 자루를 보았다.
솔드럼은 멸망의 근원이었다.
그리고 태초의 자루는 멸망의 근원을 흡수해 성장한다.
솔드럼을 흡수하면 과연 어떤 능력이 추가될까?
태초의 자루가 어떻게 업그레이드될지 매우 궁금해졌다.
‘빨리 왔으면 좋겠다.’
강림은 부디 솔드럼이 반나절 안에 오길 바랐다.
바로 그때였다.
제갈무영과 김철수가 돌아왔다.
“이만 가 보겠습니다.”
김철수가 온 이유는 인사를 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솔드럼이 출발하는 대로 연락드리겠습니다.”
“네네, 그럼 연락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작별 인사를 나눈 뒤 김철수가 워프 게이트로 향했다.
이내 포털이 나타났고 김철수가 사라졌다.
강림은 김철수가 떠나자마자 제갈무영에게 물었다.
“다 배운 거야?”
“생각보다 쉽더군!”
“사용법만 배운 건 아니지?”
“물론, 원리도 들었고 기운이 어느 정도 소모되는지도 들었네. 이제 게이트 마스터가 됐다고 할 수 있지.”
제갈무영은 자신만만한 목소리로 답했다.
“가고 싶은 곳 있으면 언제든 말하게나!”
“알겠어.”
강림은 제갈무영의 말에 은은히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제갈무영이 강림의 눈치를 살피며 이어 말했다.
“돌아가서 게이트를 만들어 볼까 하는데 혹시 지원해 줄 수 있겠나?”
“……!”
강림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지원해 달라는 이야기 때문이 아니다.
마르지 않는 우물을 가지고 있는 강림이다.
지원이야 얼마든지 가능했다.
“……게이트 제작 방법도 들었어?”
강림이 놀란 이유는 게이트를 제작하겠다는 말 때문이었다.
제갈무영과 김철수는 그리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
게이트 사용법, 원리를 듣는 데에도 부족한 시간이었다.
그런데 그 짧은 시간에 게이트 제작법까지 배운 것일까?
“아직 듣지는 못했네. 이번 일이 끝나는 대로 알려 주겠다고 약속받았지.”
“아아.”
강림은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지원이야 얼마든지, 마르지 않는 우물이 뭔지 보여 줄게.”
이어 지원을 약속했다.
무려 게이트 제작이다.
지원해 달라는 이야기가 없어도 발 벗고 나서서 지원해야 하는 일이었다.
얼마가 들든 상관없다.
“하하, 기대되는군!”
지원을 약속받은 제갈무영은 껄껄 웃었다.
강림 또한 싱긋 미소를 지은 채 생각했다.
‘게이트 제작에 성공하면…….’
이미 제작에 성공한 김철수가 알려 주기로 했다.
제갈무영은 당연히 제작에 성공할 것이다.
그리고 제갈무영이 제작한 게이트를 강림이 원하는 곳곳에 설치하면?
원하는 곳은 언제든 갈 수 있다.
일이 생겨도 빠른 대처가 가능해질 것이다.
‘근데 국외로는 못 가려나?’
김철수가 말했다.
국내 한정 어디든 갈 수 있다고.
아직 국내에만 설치했기 때문일 수 있다.
그런데 애초에 국내에서만 사용이 가능한 것이라면?
‘진짜 안전지대가 돼서 그런 거라니까 아무래도 후자 같긴 한데.’
워프 게이트 사용이 가능해진 이유는 한국이 ‘진정한 안전지대’가 됐기 때문이었다.
즉, 국외에서는 설치를 해도 사용이 불가능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안전지대를 늘리면 가능하려나?’
방법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인접해 있는 국외 금지를 안전지대로 만들어 영토로 편입한다면?
해당 지역에서는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만 되면…….’
강림은 눈을 번뜩였다.
국외 금지 수복이 매우 수월해질 것이다.
“……무슨 생각하나?”
제갈무영이 강림의 눈을 보고 물었다.
“국외에서도 게이트를 이용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
“아, 가능할 걸세.”
“……가능하다고?”
“확실한 건 아니지만 원리를 들어 보니 안전지대만 된다면야 가능할 걸세.”
“…….”
강림은 잠시 말을 잃었다.
바라긴 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가능할 것 같다니?
스윽.
이어 강림은 바다를 보았다.
‘빨리 와라.’
한시라도 빨리 솔드럼을 잡고 돌아가고 싶었다.
어서 제갈무영에게 게이트를 만들게 하고 싶었다.
“그런데 말일세.”
제갈무영이 강림을 따라 바다를 보며 말했다.
“바다에 있는 녀석들은 어떻게 할 생각인가?”
“……그러게.”
강림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연안에 머물고 있는 몬스터들은 쉽게 잡을 수 있다.
그러나 먼 바다에 있는 몬스터들은 잡기가 힘들다.
특히 심해에 있는 몬스터들은 잡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봐야 했다.
“방법이 생길 것 같긴 해.”
강림이 지구에 막 도착했을 때와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바다에 있는 몬스터를 잡을 방법이 생기거나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다.
아니, 만들어질 것이다.
* * *
지이잉!
지이이잉!
지상에 솔드럼의 광선이 도착했다.
콰아아아앙!
콰아앙!
그리고 폭음과 함께 지상에 있던 모든 것이 증발했다.
솔드럼은 깨끗해진 지상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이 정도면 됐다.’
아직 방문하지 않은 곳이 많았다.
모든 곳을 방문하면 확실하게 격을 올릴 수 있다.
그러나 이제 한국으로 떠나야 할 시간이었다.
‘다른 녀석들이 오기 전에 어서 가야지.’
솔드럼이 한국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한국에 있던 후보들이 전부 죽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후보들이 전부 죽은 것을 아는 이는 한둘이 아니었다.
그들 중 한국에 관심을 가진 이가 솔드럼 하나뿐일까?
아니, 솔드럼은 분명 자신 말고도 관심을 가진 이가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그들이 도착하기 전 자리를 잡아야 한다.
솔드럼은 곧장 한국을 향해 비행을 시작했다.
빠른 속도에 주변 배경이 휙휙 바뀌었다.
그렇게 한국을 향해 쭉쭉 나아가던 그때.
스아악!
갑자기 바다가 치솟아 솔드럼의 앞을 막았다.
“……이게 무슨 뜻이지? 로든.”
솔드럼은 인상을 구기며 자신의 앞을 막아선 바다, 몰아치는 파도 로든에게 물었다.
-내가 묻고 싶은 말이다. 내 영역에 발을 들이다니 경고했을 텐데?
스윽.
로든의 말에 솔드럼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다시 로든에게 말했다.
“이곳이 네 영역이라고? 세르카니와 합의된 사항인가?”
-……제드를 믿고 까부는 건가?
“…….”
솔드럼은 인상을 구겼다.
“너야말로 시비드를 믿고 까부는 것 같은데.”
-……죽고 싶은가 보군. 시비드 님의 이름을 그 입에 담다니.
“내가 할 소리다. 제드 님의 이름을 함부로 담지 마.”
-…….
“…….”
솔드럼의 말을 끝으로 잠시 정적이 찾아왔다.
두 존재는 말없이 서로를 노려보았다.
-내 일부가 되고 싶지 않으면 다시는 눈에 띄지 마라.
정적을 깬 것은 로든이었다.
“흥.”
솔드럼은 로든의 말에 코웃음을 쳤다.
-…….
로든은 코웃음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스아아…….
이내 로든이 바다로 돌아갔다.
그리고 솔드럼은 다시 비행을 시작했다.
로든 이후에도 수많은 후보들의 기운이 느껴졌다.
다행이라고 해야 될지, 당연하다고 해야 될지 더 이상 로든처럼 앞을 막아서는 후보는 없었다.
덕분에 솔드럼은 예상했던 것보다 빨리 목적지 ‘제주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솔드럼은 제주도에 자리를 잡은 뒤 한국에 무엇이 있는지 파악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감당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들면 바로 내뺄 예정이었다.
격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생존’이었다.
죽으면 모든 게 끝이다.
바로 그때였다.
‘응?’
솔드럼은 잠시 비행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비행을 멈춘 이유는 해변에 보이는 두 인간 때문이었다.
인간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나를 보고 있어?’
거리가 멀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인간은 솔드럼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기운이 안 느껴지는데?’
두 인간에게는 별다른 기운이 느껴지지 않았다.
지극히 평범했다.
‘본체라서 그런가?’
평소에는 형태 변환을 사용해 육체의 크기를 줄인 채 활동한다.
그러나 비행 때문에 변환을 풀 수밖에 없었다.
현재 솔드럼은 체고 6m로 지구에서는 나름 큰 편이었다.
‘그래, 본체라서 그런 거겠지.’
특별한 능력이 없더라도, 거리가 멀더라도 눈에 띄는 상태였다.
‘그래도…….’
왠지 껄끄러웠다.
그대로 두면 안 될 것 같았다.
스악! 스악! 스악!
이내 빛의 구체 3개가 나타났다.
지이잉! 지이잉! 지이잉!
이어 3개의 광선이 해변을 향해 날아갔다.
콰아아앙! 콰아앙!
광선이 작렬하며 폭발이 일어났다.
그리고 모든 것이 증발했다.
“……!”
솔드럼은 눈을 번뜩였다.
두 인간 때문이었다.
해변에서 사라지기는 했다.
그러나 폭발로 인한 ‘증발’이 아니다.
솔드럼은 보았다.
광선이 도착하기 전에 두 인간이 잔상을 남기며 사라지는 것을.
‘잠깐.’
문득 든 생각에 솔드럼은 경악했다.
전신에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두 인간에게서는 별다른 기운이 느껴지지 않았다.
기운을 느끼지 못했는데 평범하지 않다?
모순적인 상황이었다.
이런 모순된 상황을 솔드럼은 처음 겪는 게 아니다.
여러 번 겪어 보았다.
법칙과 초월자들에게서.
‘말도 안 되는 일!’
그러나 두 인간이 법칙, 초월자들과 동급이라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두 인간이 이번 시험 무대 ‘지구’의 후보들이라 해도 불가능하다.
애초에 그 정도 힘을 가지고 있다면 후보가 아니다.
바로 그때였다.
쩡! 쩡! 쩡!
귓가에 들려오는 소리에 솔드럼은 멈칫했다.
코앞이라 할 수 있을 만큼 가까운 곳에서 들려왔다.
이런 소리를 낼 만한 것은 하나뿐이었다.
스윽
솔드럼은 고개를 휙 돌려 빛의 구체를 확인했다.
“……!”
그리고 솔드럼은 인상을 구겼다.
빛이 구체가 산산조각이 나 있었다.
그것도 하나가 아니라 세 개가 전부.
‘이런 미친!’
구체가 공격받았다는 것은 솔드럼 역시 공격받을 수 있음을 의미했다.
스아악!
솔드럼은 공격을 막기 위해, 혹은 근처에 있을지도 모르는 두 인간을 공격하기 위해 기운을 사방으로 방출했다.
‘역시!’
기운을 방출하며 솔드럼은 자신의 생각이 옳았음을 깨달았다.
두 인간은 근처에 있었다.
‘죽지는 않겠지만.’
솔드럼의 기운에는 모든 것을 ‘증발’시키는 권능이 담겨 있다.
두 인간은 평범하지 않다.
죽지 않을 확률이 매우 높았다.
그래도 상관없다.
큰 상처를 입게 될 테니까.
“이런 느낌이었구나?”
하지만 이어진 상황에 솔드럼은 당황했다.
“나는 좀 따가운데 자네는 괜찮나?”
“응, 이 정도야 뭐.”
두 인간의 대화가 들려왔다.
그런데 대화 내용이 이상했다.
‘따갑다? 괜찮다? 이 정도?’
솔드럼은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두 인간을 보았다.
솔드럼의 기운에 둘러싸여 있는 두 인간의 표정은 매우 평온했다.
지지직…….
지지직…….
권능이 발휘되지 않은 게 아니다.
제대로 발휘되고 있었다.
문제는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솔드럼의 기운이 두 인간의 육체를 파고들지 못하고 있었다.
믿기지 않는 광경을 보며 솔드럼은 깨달았다.
‘……이 녀석들이었나.’
네 명의 후보가 죽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두 인간 때문이 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