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ycoon has returned RAW novel - Chapter 129
제129화
129.
상황과 외형을 봤을 때 주작이 분명했다.
‘음…….’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제갈무영은 속으로 침음을 내뱉으며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주작을 어떻게 해야 할까?
크기, 기운을 보면 아직 새끼다.
그러나 새끼라고 해도 신수는 신수.
모르는 척하기에는 너무 위험했다.
‘죽여야 하나? 어차피 봉인진이랑 관계도 없는데.’
강림에게 문자가 왔다.
그리고 모든 것을 알게 됐다.
새끼 주작은 카룸, 봉인진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즉, 죽인다고 해도 아무 문제 없다.
‘그래도…….’
새끼라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신수라는 이름값 때문일까?
죽이기에는 뭔가 찜찜했다.
‘으음…….’
제갈무영은 다시 침음을 내뱉으며 고민에 잠겼다.
아무래도 생각을 조금 해봐야 할 것 같았다.
* * *
“에휴.”
역린 길드 소속 플레이어 진링이 한숨을 내뱉었다.
그리고 바로 앞에서 걸음을 옮기고 있는 팀장 샤오후에게 물었다.
“여기 있는 거 맞는 거겠죠?”
“모르지.”
“에? 확실한 거 아니었어요?”
샤오후의 답에 진링이 그게 무슨 소리냐는 표정으로 반문했다.
“위에서 있다고 하긴 했지만, 아닐 수도 있잖아.”
“그, 그렇긴 한데…….”
예상과 다른 반응에 진링은 말을 더듬으며 어찌 말을 이어 나가야 하나 고민했다.
바로 그때였다.
“근데 이상한걸.”
샤오후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중얼거렸다.
“……뭐가요?”
“몬스터가 없는 거.”
“……!”
진링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러고 보니 이상했다.
이곳이 어디인가?
수많은 몬스터들이 서식하고 있는 죽음의 숲이었다.
그런데 아까부터 몬스터들이 보이지 않았다.
단 한 마리도.
“이 근처에 있는 건가?”
이어진 샤오후의 말에 진링은 침을 꿀꺽 삼켰다.
만약 이곳에 주작이 있다면?
몬스터가 없는 게 설명된다.
주작이 영역을 침범한 몬스터를 가만히 둘 리 없고, 영역임을 아는 몬스터는 침범할 리 없으니까.
“그럼 저희 위험한 거 아니에요?”
“그렇겠지. 일단 신호 보내.”
“넵.”
진링은 샤오후의 말에 답하며 스킬 ‘텔레파시’를 사용했다.
[범위 내 모든 연결자에게 현재 위치를 전달합니다.]사용과 동시에 메시지가 나타났고 진링이 샤오후에게 말했다.
“보냈어요.”
“그럼 가자.”
“에? 안 기다리고요?”
진링은 기겁했다.
이제 곧 길드원들이 도착할 것이다.
그런데 굳이 둘이 더 움직일 이유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괜히 그러다가 주작을 마주하기라도 한다면?
살 수 있을까?
아니, 죽을 확률이 99%였다.
“같이 발견하면 그만큼 공이 떨어지는데 그러고 싶다면 여기 있어도 되고.”
“아…….”
샤오후의 말에 진링은 나지막이 탄성을 내뱉었다.
주작의 영역으로 추정되는 것이지 아직 주작을 발견한 게 아니다.
길드원들과 함께 움직인다면?
공을 나눠야 할 것이다.
“난 그러고 싶지 않아서.”
샤오후가 앞장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가, 같이 가요!”
어떻게 해야 하나 갈팡질팡하고 있던 진링은 이내 샤오후의 뒤를 따랐다.
스윽
얼마 뒤 샤오후가 걸음을 멈추며 손을 들었다.
진링은 따라 걸음을 멈췄고 고개를 살짝 내밀어 샤오후의 앞을 보았다.
‘……저건 뭐야?’
앞을 확인한 진링은 당황했다.
바닥에 지름 1m 정도의 원형판이 놓여 있었다.
“저게 뭐예요?”
진링은 샤오후에게 조용한 목소리로 물었다.
“글쎄…….”
샤오후는 물음에 답하며 생각했다.
‘뭐지?’
당황스러웠다.
그리고 불길했다.
‘이런 곳에 있을 물건이 아닌 것 같은데.’
무슨 효과를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리 봐도 아티펙트 같았다.
이런 곳에 떡하니 놓여 있는 아티펙트?
느낌이 좋지 않았다.
바로 그때였다.
허공에서 한 사내가 스르륵 나타났다.
“……!”
“……!”
샤오후와 진링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응?”
갑작스레 나타난 사내 역시 샤오후와 진링을 보고 멈칫했다.
이어 사내가 물었다.
“너희 뭐야?”
“…….”
진링은 물음에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주작이 인간화도 가지고 있었나? 아니지, 퀘스트가 안 떴잖아.’
청룡의 경우 근처에만 있어도 퀘스트가 떴다.
그러나 사내를 마주한 지금도 퀘스트가 뜨지 않았다.
즉, 사내는 주작이 아니다.
그래서 더 문제였다.
사내는 대체 누구일까?
진링은 샤오후를 보았다.
샤오후 역시 당혹스런 표정으로 사내를 바라보고 있었다.
“내 말이 안 들렸나?”
사내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러자 샤오후가 입을 열었다.
“저는 역린 길드 소속 샤오후라고 합니다. 이쪽은 제 팀원 진링이라고 하구요.”
“아, 역린 길드였구나?”
사내의 표정에 반가움이 나타났다.
“여기는 어쩐 일이야?”
“……누구신지 여쭈어봐도 되겠습니까?”
샤오후는 물음에 물음으로 답했다.
이곳은 역린 길드의 탐색 구역이었다.
그리고 이곳에 모인 이들은 탐색 목적을 안다.
그런데 사내는 역린 길드 소속도 아니고 탐색 목적을 모르고 있었다.
즉, 외부인이라는 뜻이었다.
“음.”
샤오후의 물음에 사내는 답하지 않았다.
이어 사내의 표정이 변했다.
반가움이 언제 그랬냐는 듯 사라졌다.
“눈치가 좀 있는 친구군. 아니, 없다고 해야 되나?”
“…….”
사내의 말에 샤오후는 말없이 검을 꺼냈다.
갑작스런 상황 변화에 당황했던 진링은 샤오후를 따라 전투 준비를 했다.
그리고 샤오후가 물었다.
“존함을 여쭈어봐도 되겠습니까?”
샤오후의 물음에 사내는 소매에서 단검을 꺼내며 답했다.
“제갈무영이라고 하네.”
답을 함과 동시에 제갈무영이 사라졌다.
“……!”
“……!”
샤오후와 진링은 움찔했다.
푹! 푹!
그리고 이어진 상황에 경악했다.
“…….”
샤오후는 말없이 고개를 내렸다.
가슴을 뚫고 나온 단검이 보였다.
스윽-
샤오후는 고개를 돌려 진링을 보았다.
진링 또한 가슴에 단검이 보였다.
‘말도 안 돼…….’
샤오후는 지금 상황이 믿기지 않았다.
마치 꿈 같았다.
이내 시야가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털썩! 털썩!
샤오후와 진링이 쓰러졌다.
“흠.”
제갈무영은 침음을 내뱉었다.
그리고 주변을 훑고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주변에서 수많은 기운이 느껴졌다.
역린 길드원들이 분명했다.
문제는 시간이 흐를수록 기운의 개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었다.
“좋지 않은데…….”
제갈무영은 말끝을 흐리며 주작의 진법을 보았다.
아마도 역린 길드의 목표는 주작일 것이다.
현재 진법 안에는 새끼 주작이 잠들어 있다.
물론 새끼 주작이 나올 수도 그리고 누군가 들어갈 수도 없게 벽을 만들어 두기는 했다.
그러나 플레이어들의 기묘한 능력을 생각하면 안심할 수는 없다.
제갈무영이 만들어 둔 벽을 뚫고 새끼 주작을 채갈 수도 있다.
“제물이 되는 건 막아야 되니까.”
잠시 고민하던 제갈무영은 결정을 내렸다.
“정리하고 가야겠네.”
이대로 가면 안 될 것 같았다.
제갈무영은 가장 가까이 있는 무리에게 다가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목적지에 도착한 제갈무영은 무리를 훑었다.
총 여덟.
기운의 크기를 보니 방금 죽인 샤오후, 진링 보다 훨씬 약했다.
‘둘이 다닌 이유가 있네.’
탐색을 마친 제갈무영은 무리에게 다가갔다.
* * *
“드디어!”
메이는 활짝 웃었다.
혹시나 시간 내 찾지 못하면 어쩌나 걱정했다.
그런데 다행히 발견했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메이는 보고 받은 좌표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이번 작전의 목표는 평범한 몬스터가 아닌 ‘주작’이다.
‘준비를 했어도 쉽지 않겠지.’
주작을 잡기 위해, 못해도 포획이라도 하기 위해 철저히 준비했다.
그러나 청룡 때를 생각하면 준비를 했어도 쉽지 않을 것이다.
바로 그때였다.
[길드원 ‘샤오후’가 사망했습니다.]메시지가 나타났고 메이는 잠시 이동을 멈췄다.
‘샤오후가 죽어?’
메이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샤오후는 강하다.
길드 내에서도 열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였다.
그런 샤오후가 죽다니?
‘주작한테 당한 건가?’
보고에 따르면 최초 발견자는 ‘진링’.
진링은 샤오후의 부관이자 팀원이었다.
아마도 샤오후의 죽음은 주작 때문일 것이다.
‘……끙.’
메이는 인상을 구겼다.
‘샤오후만 죽은 건가?’
모든 길드원들의 생사를 확인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메이가 지정한 20명의 생사만 확인이 가능했다.
메시지가 나타난 것은 샤오후 뿐이지만 샤오후 말고도 많은 길드원들이 당했을 수도 있다.
메이는 다시 달리며 생각했다.
‘녀석들이 제때 와야 할 텐데.’
이번 작전에 투입된 것은 역린만이 아니다.
환혼, 소림, 명왕 길드도 투입됐다.
그리고 당연히 세 길드에도 좌표가 전달됐다.
‘늦게 오지는 않겠지?’
만약 세 길드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천천히 온다면?
역린은 그만큼 많은 피해를 받게 될 것이다.
1위 자리를 빼앗길 수도 있다.
바로 그때였다.
[길드원 ‘마오랑’이 사망했습니다.]다시 한번 사망 메시지가 나타났다.
‘이런 미친.’
메이는 인상을 구겼다.
샤오후와 마찬가지로 마오랑 역시 역린 길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강자였다.
느낌이 좋지 않았다.
메이는 속도를 높였다.
* * *
강림은 아공간을 열어 컬러 몬스터의 시체를 넣었다.
‘이제 둘 남았네.’
계획의 끝이 보였다.
남은 것은 멸망의 근원 중 하나인 ‘라온’과 신수 ‘현무’.
현무는 백호가 가서 미리 이야기를 했을 테니 라온만 처리하면 끝이라 할 수 있었다.
‘빨리 가자.’
어서 현무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강림은 방향을 잡고 라온이 있는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목적지에 도착한 강림은 감지 범위를 최대로 늘렸다.
그리고 라온을 찾아 이동을 시작했다.
‘……뭐지?’
얼마 뒤 강림은 고개를 갸웃했다.
거의 대부분의 지역을 확인했다.
이제 남은 곳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라온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았다.
남은 곳에 있을 수도 있지만 느낌이 좋지 않았다.
“흐음.”
강림은 침음을 내뱉으며 탐색을 이어 나갔다.
그리고 마지막 장소를 확인한 강림은 미간을 찌푸렸다.
‘없어.’
라온이 보이지 않았다.
‘다른 곳으로 넘어간 건가?’
물론 꼭 이곳에 있어야 되는 것은 아니다.
다른 지역으로 넘어갔을 수도 있다.
강림은 핸드폰과 중계기를 꺼냈다.
그리고 김철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네! 강림 님!
“문제가 생겼습니다.”
-문제요?
“네, 라온이 없네요.”
-예? 그게 무슨…….
김철수가 당혹스런 목소리로 말끝을 흐렸다.
“다른 곳으로 넘어간 것 같아요.”
-아뇨, 그게 아니라 강림 님이 죽이신 거 아니셨어요?
“……예?”
강림은 김철수의 말에 반문할 수밖에 없었다.
“설마 라온이 죽은 겁니까?”
김철수는 멸망의 근원의 죽음을 알 수 있다.
반응을 보니 아무래도 라온이 죽은 것 같았다.
-예, 죽었습니다.
“언제죠?”
-20분 정도 됐습니다.
“……제가 조금 이따가 연락드릴게요.”
-넵!
강림은 통화를 끝냈다.
스윽
그리고 고개를 돌려 마지막 목적지이자 현무가 위치한 방향을 보았다.
‘설마 현무랑 백호가?’
라온을 죽일만한 존재는 이 근처에 현무와 백호뿐이다.
그 둘 말고는 라온을 죽일 수 있는 존재가 없다.
강림은 현무가 있는, 마지막 목적지로 향하며 생각했다.
‘라온 부산물 가지고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