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ycoon has returned RAW novel - Chapter 179
제179화
179.
“답변 감사합니다. 내일 뵙죠!”
-예, 내일 뵙겠습니다.
강림은 김철수와 통화를 마친 뒤 훈련실로 향했다.
훈련실에 도착한 강림은 중앙에서 가부좌를 틀었다.
그리고 운기를 하며 생각했다.
‘얼마나 변했을까.’
내일 중원 포털이 열린다.
물론 유예 기간이지만 강림은 차원석을 통해 바로 중원에 갈 예정이었다.
중원의 상황이 어떻게 변했을지 너무나 궁금했다.
* * *
혈교 교주전.
교주전 왕좌에 한 여인이 앉아 있었다.
여인의 정체는 혈교의 주인이자 교주전의 주인 혈소린이었다.
혈소린은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허공을 바라보는 혈소린의 눈빛에는 짜증이 가득했다.
“하.”
이내 혈소린이 한숨을 내뱉었다.
그리고 정보창을 열었다.
힘 : 1,625
체력 : 1,214
정신력 : 2,523
혈기 : 4,523
정보창은 매우 단출했다.
힘, 체력, 정신력, 혈기.
4가지 항목뿐이었다.
“…….”
말없이 정보창을 바라보던 혈소린이 기운을 끌어올렸다.
그러자 정보창에 변화가 생겼다.
힘 : 2,128
체력 : 1,732
정신력 : 3,473
혈기 : 6,223
모든 항목이 기운을 끌어올리기 전과 비교해 대폭 상승했다.
물론 여기서 끝이 아니다.
혈소린은 한계까지 기운을 끌어올렸다.
그러자 정보창에 다시 한번 변화가 찾아왔다.
힘 : 2,829
체력 : 2,132
정신력 : 3,973
혈기 : 9,223
처음과 비교해 모든 항목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
그러나 정보창을 바라보는 혈소린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짜증이 가득했다.
이내 혈소린이 기운을 가라앉히자 모든 항목의 수치가 처음으로 돌아갔다.
혈소린은 정보창을 보며 생각했다.
‘양도윤 이 무식한 녀석은 어떻게 힘 3천을 달성한 거지?’
천마신교의 수장이자 혈소린의 경쟁자 중 하나인 천마 양도윤.
1년 전, 양도윤은 힘 3천을 달성했다.
‘신세계가 열리기 전에 꼭 넘기고 싶었는데.’
내일 신세계가 열린다.
혈소린은 그 전에 힘 3천을 넘기고 싶었다.
넘길 것이라 스스로 다짐도 했다.
그러나 3천은커녕 2,900조차 넘기지 못한 지금 상황이 무척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 양도윤 말고 넘긴 녀석은 없으니까.’
혈소린은 짜증을 털어냈다.
힘 3천을 달성한 이는 양도윤뿐이다.
양도윤 말고는 그 누구도 힘 3천을 달성하지 못했다.
혈소린이 확신하는 이유는 ‘공개 서열’ 때문이었다.
공개 서열은 정보창처럼 정체불명의 존재들이 제공하는 것 중 하나였다.
힘, 체력, 정신력뿐만 아니라 던전 클리어, 요괴 처치, 대련 승리 등 수많은 분야에서 순위를 매겨 공개한다.
물론 공개되는 것은 1위와 본인의 순위뿐이다.
2위부터는 공개되지 않는다.
힘의 경우 1위가 양도윤이었고, 그의 힘은 3,000이었다.
만약 다른 이가 3,000을 달성했다면?
공동 1위로 공개가 됐을 것이다.
‘근데…….’
문득 든 생각에 혈소린은 호기심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강림은 어느 정도였으려나?’
세상이 변하기 전 중원을 떠났던 강림.
강림은 혈소린 인생에 가장 강했던 무인이었다.
만약 강림이 플레이어가 됐다면 힘, 체력, 정신력, 내공 수치가 어느 정도였을까?
‘시작이 4 자릿수였겠지?’
혈소린의 경우 현재 모든 항목이 4 자릿수였다.
그러나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혈기만 4 자릿수였고 힘, 체력, 정신력은 전부 3 자릿수였다.
당시 강림과의 격차를 생각하면 강림은 분명 4 자릿수로 시작했을 것이다.
‘지금이라면 이길 수 있을까?’
혈소린은 곰곰이 생각했다.
강림이 떠날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졌다.
지금이라면 당시 강림에게 이길 수 있을까?
‘흐음…….’
확신이 들지 않았다.
그 정도로 당시 강림과의 격차는 컸다.
‘근데 강림 이 인간은 어디로 간 거지?’
세상이 바뀌고 강림을 찾았다.
강림이라면 혼란스러워진 세상의 구심점이 되어줄 것이기에.
그러나 그 어디에서도 강림을 찾을 수 없었다.
자그마한 소문도 들을 수 없었다.
‘죽은 걸까.’
공개 서열 그 어떤 분야에도 강림은 없었다.
강림이 없다는 것은 둘 중 하나를 의미했다.
죽었거나 혹은 플레이어가 되지 않았거나.
혈소린은 두 상황 중 죽음에 비중을 두고 있었다.
죽음에 비중을 둔 이유는 강림이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었다.
플레이어가 되지 않았어도 현 상황을 생각하면 진즉 모습을 드러냈어야 한다.
혈소린이 아는 강림이라면 분명 그래야 했다.
바로 그때였다.
가까워지는 기운에 혈소린은 강림에 대한 생각을 접었다.
그리고 정보창을 닫으며 외쳤다.
“들어오세요.”
혈소린의 외침이 울려 퍼졌고 이내 교주전으로 중년 사내가 들어왔다.
중년 사내의 정체는 혈교의 대장로 ‘혈대호’였다.
“……?”
혈소린은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혈대호의 표정이 어두웠다.
표정을 보니 문제가 생긴 것이 분명했다.
현재 혈대호는 신세계의 입구와 관련된 일을 처리하느라 바빴다.
즉, 입구와 관련된 문제로 추정됐다.
“교주님을 뵙습니다.”
이내 혈소린 앞에 도착한 혈대호가 부복하며 외쳤다.
혈소린은 미간을 찌푸렸다.
평소와 달리 부복을 했다는 것은 예삿일이 아님을 의미했다.
“숙부, 무슨 일입니까?”
혈소린이 다급히 물었다.
“그것이…….”
혈대호가 난감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3장로가 습격을 당했습니다. 현재 혈의가 치료 중입니다.”
“……!”
혈소린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상태는 어떻습니까?”
“적어도 석 달은 요양해야 할 것 같다고 합니다.”
“어떤 녀석들입니까?”
3장로의 상태를 확인한 혈소린은 분노 가득한 목소리로 물었다.
“설마 태선문입니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태선문이었다.
3장로는 내일 신세계로 향할 선봉대였다.
태선문에서 혈교의 일을 방해하기 위해 3장로를 습격한 게 아닐까 싶었다.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태선문의 부문주도 3장로를 습격한 녀석들에게 습격당해 지금 사경을 헤매고 있습니다.”
“……!”
그의 말에 혈소린은 다시 한번 놀랐다.
3장로와 마찬가지로 태선문의 부문주 역시 태선문의 신세계 선봉대였다.
“그럼 설마…….”
귀주성 양대 세력인 혈교, 태선문의 선봉대가 습격당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하나였다.
다른 ‘성’의 세력이 개입한 것이 분명했다.
“어떤 녀석들인지 파악되는 대로 곧장 보고드리겠습니다.”
“……알겠습니다.”
혈소린은 눈을 감았다.
그리고 숨을 내뱉으며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가라앉혔다.
이내 분노를 가라앉힌 혈소린이 눈을 떴다.
“일단 선봉을 바꿔야겠군요.”
3장로는 석 달의 요양이 필요하다.
즉, 신세계 선봉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선봉과 관련해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말씀하시지요.”
“2장로를 보내는 게 어떻겠습니까?”
“……넷째 숙부를요?”
혈소린은 마음에 들지 않는 표정으로 반문했다.
2장로 혈우진의 성격은 한마디로 표현하면 ‘불’이었다.
뻔한 도발에도 쉬이 넘어갈 정도였다.
알려진 게 거의 없는 신세계에 그런 혈우진을 보낸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데 선봉으로 보내는 게 맞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힘만큼은 확실하니까요. 그리고 현 상황에서 3장로 대신 선봉에 설 이는 2장로뿐입니다.”
“……알겠어요.”
혈소린은 결국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생각해 봤는데 선봉으로 보낼만한 이들은 전부 맡은 임무가 있었다.
혈대호의 말대로 지금 선봉으로 보낼 이는 2장로인 혈우진뿐이었다.
“문제 일으키지 말라 단단히 일러두겠습니다.”
“예, 단단히 일러주세요. 조카가 제발 좀 부탁한다고도 전해주시고요.”
“그 말도 꼭 전하겠습니다.”
이내 혈대호가 꾸벅 숙여 인사하고는 교주전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혈소린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 * *
제주도 백록담.
현재 백록담에는 강림, 제갈무영 그리고 김철수 세 사람이 모여 있었다.
세 사람이 모인 이유는 이제 곧 나타날 중원 포털 때문이었다.
“준비는?”
강림이 제갈무영에게 물었다.
“완벽하네.”
제갈무영이 싱긋 웃으며 답했다.
“오기 전에 한 번 더 확인했으니 걱정 말게나, 하하.”
“알겠어, 근데 뭘 확인하려고 했던 거야?”
“던전 말인가?”
“응.”
“저주석을 확인하고 있었네.”
“저주석?”
강림은 고개를 갸웃하며 반문했다.
그러자 제갈무영이 눈을 번뜩이며 입을 열었다.
“진법과 비슷한…….”
“아아, 이해했어.”
강림은 바로 제갈무영의 말을 끊었다.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듣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들어도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곧 중원에 가야 하는데, 피로를 느끼고 싶지 않았다.
“정말 이해한 게 맞나?”
제갈무영이 아쉬운 표정으로 강림에게 물었다.
“응, 완전.”
“허어, 내가 보기에는…….”
바로 그때였다.
“……!”
“……!”
강림과 제갈무영은 약속이라도 한 듯 대화를 멈췄다.
그리고 전방을 보았다.
두 사람의 반응에 김철수 역시 따라 그들이 바라보는 곳을 보았다.
스아악!
몇 초 지나지 않아 허공에 작은 빛의 구체가 생성됐다.
빛의 구체는 순식간에 길쭉이 늘어났고 세로 4m, 가로 3m의 포털로 변했다.
변화가 끝났고 김철수가 외쳤다.
“3분 뒤 완전히 연결된다고 합니다!”
김철수의 외침에 강림은 제갈무영을 보았다.
“충분해?”
“충분하네. 문제도 없고.”
3분이면 진법 설치를 마치는데 충분했다.
거기다 포털의 크기나 위치도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아 계획대로 설치하면 될 것 같았다.
“시작하겠네.”
제갈무영은 손을 휘저었다.
그러자 뒤에 두었던 자루 다섯 개가 허공으로 두둥실 떠올랐다.
이어 자루 안에 담겨 있던 물품들이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물품들이 하나, 둘 자리를 잡기 시작했고.
스앗!
스아앗!
스악!
진법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했다.
“…….”
강림은 어처구니없는 표정으로 설치된 진법들을 보았다.
진법석을 사용한 것도 아닌데, 이리 빠르게 진법이 설치되다니?
이내 제갈무영이 말했다.
“설치 끝났네.”
“허…….”
강림은 헛웃음을 지었다.
눈에 보이는 진법만 5개였다.
‘걱정할 필요 없겠네.’
이제 포털에서 누가 나오든 백록담을 빠져나가지 못할 것이다.
“연결됐습니다!”
김철수가 외쳤다.
그와 동시에 포털에서 한 사내가 걸어 나왔다.
사내가 걸어 나온 순간 주변 공기가 무거워졌다.
김철수는 답답해진 가슴에 미간을 찌푸리며 생각했다.
‘역시 달라졌나.’
원래 포털에서 나올 이는 진혈쌍검 혈진청, 태선 장진호였다.
시기가 앞당겨져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긴 했는데 진짜 달라지다니?
‘누구지?’
처음 보는 사내였다.
물론 걱정은 되지 않았다.
강림과 제갈무영이 있기 때문이다.
김철수는 고개를 돌려 두 사람을 보았다.
“……?”
두 사람을 본 김철수는 의아함에 빠졌다.
그도 그럴 것이 강림과 제갈무영이 활짝 웃고 있었다.
바로 그때였다.
“이런 곳이었군. 근데 마중까지 나왔을 줄이야.”
귓가에 들리는 소리에 김철수는 다시 고개를 돌려 사내를 보았다.
사내는 혼잣말을 내뱉으며 주변을 훑고 있었다.
“근데 셋이라니 날 막기에는 수준이 너무 낮……?”
주변을 훑다가 이내 강림과 제갈무영을 본 사내는 말을 멈췄다.
“…….”
그리고 사내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멍하니 강림과 제갈무영을 바라볼 뿐이었다.
곧 사내가 불신 가득한 눈빛을 지었다.
그리고 강림이 입을 열었다.
“혈우진, 오랜만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