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ycoon has returned RAW novel - Chapter 184
제184화
184.
10년 전 사라졌던 무신 강림.
혈우진과 함께 이쪽으로 오고 있는 사내는 그 강림이었다.
‘무신이 왜 여기에?’
장진호는 지금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어째서 10년 만에 나타난 것인지.
왜 혈우진과 함께 하고 있는지.
모든 게 다 이해가 가지 않았다.
‘잠깐, 무신이 신세계의 사내?’
문득 든 생각에 장진호는 침을 꿀꺽 삼켰다.
혈우진이 신세계의 사내와 함께한다고 했다.
그러나 제자들이 강림을 신세계의 사내로 착각한 것이라면?
‘애초에 잘못 알았던 건가?’
세월이 흘렀고, 강림의 얼굴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태선문에도 장진호, 사마윤을 포함해 그를 아는 이가 다섯이 채 되지 않는다.
제자들이 잘못 알았을 수도 있다.
장진호는 강림이 점점 가까워지자 고개를 돌려 사마윤을 보았다.
사마윤 역시 강림의 정체를 깨닫고 놀란 상태였다.
이내 강림과 혈우진이 도착했다.
“오랜만입니다. 장문주.”
강림의 말에 장진호는 움찔했다가 허리를 숙여 공손히 인사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공손한 장진호의 반응에 앞을 막아섰던 혈교인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혈교인들의 웅성거림은 강림의 옆에 있던 혈우진의 눈빛에 금방 사그라들었다.
그렇게 웅성거림이 사라지고 정적이 찾아오자 강림이 입을 열었다.
“그렇지 않아도 이곳 일을 끝내고 뵈려 했는데 잘되었군요.”
“……저를요?”
장진호는 그게 무슨 소리냐는 표정으로 반문했다.
혈교에서의 일을 끝내고 보려 했다니?
‘무슨 이유로?’
궁금하기도 했고 불안하기도 했다.
“네, 시간 괜찮으십니까?”
강림이 물었다.
“예, 괜찮습니다.”
다른 이도 아니고 강림이다.
강림이 대화를 나누자는데 거절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애초에 거절할 생각도 없었다.
강림이 무슨 말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장진호 역시 궁금한 게 많았다.
* * *
“더 하실 말씀은……?”
장진호가 눈치를 살피며 강림에게 물었다.
“지금은 없습니다.”
강림은 싱긋 웃으며 답했다.
많은 대화를 나눴다.
궁금한 것은 전부 물었고 들었다.
추후 더 궁금한 게 생길 수 있지만, 그것은 그때 가서 물어보면 된다.
“그럼 나중에 또 뵙지요.”
강림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그러자 장진호와 사마윤이 따라 일어났다.
그리고는 꾸벅 숙여 인사를 하고 떠났다.
그렇게 두 사람이 떠난 뒤 강림과 혈우진은 혈대호의 방으로 향했다.
강림은 걸음을 옮기며 방금 나눈 대화를 떠올렸다.
‘태선문도 후쿠오카라…….’
태선문의 첫 번째 세력 퀘스트 수행 장소는 후쿠오카였다.
혈교와 같았다.
다만 태선문은 혈교와 달리 신세계에 관심이 없었다.
그럼에도 신세계에 거점을 만들려는 이유는 혈교를 견제하기 위해서였다.
물론 장진호의 이야기를 마냥 믿을 수는 없다.
다른 의도가 숨겨져 있을 수도 있다.
‘지켜보면 되겠지.’
강림은 태선문에 대한 관심을 접고 황호연, 무명, 금진영을 떠올렸다.
‘기간 내에 다 데리고 갈 수 있으려나.’
장진호에게 세 사람의 위치를 물어보았다.
아쉽게도 장진호가 아는 것은 황호연의 위치뿐이었다.
‘호연이랑 무명은 데리고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혈우진이 무명의 위치를 알고 있었다.
현재 위치가 파악되지 않은 것은 금진영뿐이었다.
‘일단 둘만 데리고 가야 하나?’
만약 금진영이 끝까지 연락이 되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이 황호연과 무명만 데리고 가야 할 것이다.
‘……둘은 데리고 갈 수 있겠지?’
물론 황호연과 무명도 확실치는 않았다.
만약 두 사람에게 일이 있다면?
일 때문에 중원에 있어야 한다면?
혼자 귀환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일이 없었으면 좋겠네.’
* * *
혈교 교주전.
“…….”
혈소린은 말없이 서신을 보고 있었다.
서신을 보는 혈소린의 표정에는 놀람이 가득했다.
‘이게 무슨.’
이내 서신을 다 읽은 혈소린은 불신 가득한 눈빛으로 다시 한번 서신을 읽었다.
‘돌아왔다고?’
다시 읽어도 서신 내용은 달라지지 않았다.
‘강림이?’
서신에는 여러 이야기가 쓰여 있었다.
그 중 혈소린에게 놀람을 안겨준 이야기는 2가지였다.
첫 번째는 신세계가 강림의 고향이라는 것.
두 번째는 강림이 지금 오고 있다는 것.
스윽
혈소린은 서신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정보창을 열었다.
힘 : 1,625
체력 : 1,214
정신력 : 2,523
혈기 : 4,523
정보창을 보며 혈소린은 생각했다.
‘평생 격차 확인은 못 할 줄 알았는데.’
솔직히 강림을 다시는 보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강림이 나타났다.
‘잘됐네.’
혈소린은 싱긋 웃었다.
강림이 오는 이유는 혈교의 방향성에 관해 이야기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혈소린은 이야기 따위 관심 없었다.
혈소린이 관심 있는 것은 강림과의 비무였다.
‘얼마나 강해졌을까?’
서신에는 강림이 더 강해졌다는 이야기도 쓰여 있었다.
‘좁혀졌을까?’
10년 전에는 격차가 매우 컸다.
그러나 지금은 어떨까?
강림도 강해졌지만 혈소린 역시 강해졌다.
지금이라면 격차가 많이 좁혀지지 않았을까?
아니, 좁혀진 것을 넘어 비무의 승자가 강림이 아니라 혈소린이 될 수도 있다.
‘만약 내가 이긴다면…….’
혈소린은 상상했다.
비무에서 승리한다면?
상상만으로 짜릿했다.
‘빨리 왔으면 좋겠네.’
혈소린의 얼굴에 흥분이 나타났다.
한시라도 빨리 강림과 비무를 하고 싶었다.
* * *
“바로 연락하실 생각이십니까?”
사마윤이 물었다.
“그럴 생각이오.”
장진호는 사마윤이 말하는 게 무엇인지 깨닫고 고개를 끄덕였다.
“직접 부탁도 하셨고 어려운 일도 아니니.”
강림이 부탁했다.
무림맹에 곧 방문하겠다는 이야기를 전해달라고.
어려운 일도 아닌데 부탁을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예, 그럼 도착하는 즉시 바로 연락 넣겠습니다.”
사마윤의 말에 장진호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사마윤은 한없이 진지한 표정으로 다음 이야기를 꺼냈다.
“신세계는 어떻게 하실지 생각해보셨습니까?”
“그렇지 않아도 군사와 이야기해 볼 생각이었소.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시오?”
놀랍게도 신세계는 강림의 고향이 있는 세계였다.
“괜찮다고 하셨지만 진짜로 괜찮을지…….”
강림은 신세계에 지부를 세워도 된다고 했다.
그러나 말만 그런 것이라면?
물론 강림의 성정을 생각하면 말만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지부를 세워도 문제없을 확률이 높았다.
하지만 무려 10년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할 시기였다.
강림의 성정이 변했을 수도 있다.
“음…….”
사마윤이 침음을 내뱉으며 생각에 잠겼다.
“일단 지부는 세우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생각을 끝낸 사마윤이 말했다.
“혈교에서도 지부는 세울 테니까요.”
만약 혈교가 신세계에 지부를 만들지 않는다면?
태선문 역시 지부 설립을 고민했을 것이다.
그러나 혈교는 신세계에 지부를 만들 예정이었다.
현상 유지를 위해서는 강림이 마음에 들지 않아 해도 따라 지부를 만들어야 했다.
“천뇌 선배가 신세계에 있다고 하니 지부를 세운 뒤 제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군사가 천뇌와 인연이 있었지요?”
“예, 천뇌 선배와 대화해보면 상황을 정확히 알 수 있을 겁니다. 강림 님의 말이 진심인지 아닌지도 알게 되겠지요.”
“좋습니다! 그럼 우선 계획대로 하는 걸로 알겠습니다.”
장진호가 은은히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그리고 사마윤이 장진호의 눈치를 살피며 이어 말했다.
“근데 하나 여쭈어보고 싶은 게 있습니다.”
“……?”
장진호는 사마윤의 분위기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고 사마윤이 입을 열었다.
“강림님의 힘은 그대로입니까?”
무신, 중원제일인은 가장 강한 존재에게 주어지는 별호로 중원에서 매우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10년 세상이 변했고 무림인들은 강력한 힘을 손에 넣었다.
지금은 어떨까?
강림은 여전히 무신, 중원제일인일 수 있을까?
“음…….”
사마윤의 말뜻을 이해한 장진호는 침음을 내뱉었다.
그리고 강림을 떠올렸다.
장진호는 강림을 만났을 때부터 대화가 끝날 때까지 계속 강림의 힘을 가늠했었다.
궁금했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강림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을지.
“모르겠소. 볼 수 없었으니까.”
놀랍게도 장진호는 보지 못했다.
정말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나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은 것.
그것은 강림이 힘을 완벽히 감췄다는 것을 의미했다.
완벽히 감추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별한 무공이나 신물의 도움 혹은 상대와의 압도적인 격차가 아니면 완벽히 감출 수 없다.
“그래도 10년 전보다 약해지지는 않으셨을 거라 확신이 드오.”
* * *
“……비무를 하자고? 지금?”
강림은 어처구니없는 표정으로 반대편에 서 있는 혈소린에게 물었다.
“응!”
혈소린이 활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스윽
강림은 혈소린의 답에 고개를 돌려 주변을 보았다.
‘이래서 여기로 온 거야?’
현재 강림과 혈소린이 위치한 곳은 수련장이었다.
그것도 평범한 수련장이 아니라 교주인 혈소린의 전용 수련장이었다.
왜 방이 아닌 수련장에 온 것일까 궁금했는데, 비무 때문이라니?
스윽
강림은 다시 혈소린을 보았다.
“이야기할 생각은 없고?”
“비무 끝나고 천천히 해도 되잖아?”
혈소린은 강림의 물음에 답하며 생각했다.
‘어떻게 숨긴 거지?’
처음부터 지금까지 계속 기운을 가늠하고 있는데,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강림이 힘을 잃은 게 아니다.
살아 있다면 느껴져야 할 자그마한 기운도 느껴지지 않았다.
어떻게 이리 완벽히 숨긴 것인지 궁금했다.
‘그걸 써야 하나.’
물론 알아낼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비무 전에 뭐 하나 확인해 봐도 되나?”
혈소린은 강림에게 물었다.
“뭔데?”
“네 능력 좀 측정해보고 싶어서, 오래 걸리거나 귀찮지는 않을 거야.”
“내 능력을?”
“응, 신물이 있거든.”
“……그래.”
강림은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힘을 보여줄 생각이었다.
쓸데없는 짓을 하지 못하게.
그리고 궁금했다.
어떤 신물이기에 능력을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인지.
스윽
혈소린이 이내 품에서 무언가 꺼냈다.
‘거울?’
무언가의 정체를 확인한 강림은 고개를 갸웃했다.
혈소린이 꺼내 든 것은 거울이었다.
“설마 그게 신물이야?”
“응.”
강림의 물음에 혈소린은 고개를 끄덕이며 거울을 보았다.
거울의 정식 명칭은 ‘진실의 거울’이었다.
대상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신물이었다.
플레이어에게만 사용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요수에게도 사용할 수 있고 아직 플레이어가 되지 않은 이들에게도 사용이 가능했다.
즉, 플레이어가 아닌 강림에게도 사용이 가능했다.
‘어느 정도일까.’
강림의 정보가 무척 기대됐다.
“시작할게.”
혈소린은 기대 가득한 눈빛으로 진실의 거울을 사용했다.
스아앗!
거울이 빛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강림의 정보창이 나타났다.
“……?”
정보창을 본 혈소린의 표정에 의아함이 나타났다.
힘 : 10,000
체력 : 10,000
정신력 : 10,000
내공 : 10,000
‘이게 무슨…….’
그도 그럴 것이 모든 항목이 1만이었다.
‘고장 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