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ycoon has returned RAW novel - Chapter 189
제189화
189.
장유천의 말에 한 사람도 빠짐없이 전부 눈을 번뜩이며 장유천에게 집중했다.
한마디도 놓치지 않겠다는 분위기였다.
집중된 시선과 분위기에 장유천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이런 반응이라니.’
여태껏 회의를 수없이 했다.
그러나 이렇게 모두가 진지한 표정으로 집중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하기야.’
강림이 중원에서 어떤 위치였는지, 어떤 존재였는지를 생각하면 이상할 것 없는 반응이기는 했다.
“무신이 지난 10년 동안 어디에 있었는지, 무엇을 했는지 궁금하신 분들이 계실 겁니다.”
장유천의 말에 몇몇 이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무신은 신세계에 있었습니다.”
“……!”
“……!”
이미 예상하고 있던 몇몇 이들을 제외하고는 전부 경악했다.
“애초에 신세계가 무신의 고향이라 하더군요.”
그리고 이어진 장유천의 말에 몇몇 이들이 웅성이기 시작했다.
“그럼 무신이 온 이유가…….”
“허어, 선봉을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금령사귀를 죽일 정도라면 여전히 강하다는 것인데…….”
장유천은 가볍게 탁자를 두들겼다.
그러자 다시 웅성임이 사라지고 장유천에게 시선이 집중됐다.
“지부를 만들고 영역을 확장해도 상관없다고 합니다.”
“신세계에 고향이 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도 지부를 만들고 영역을 확장해도 상관없다?”
청운 도사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반문했다.
“네, 분명 그리 말했습니다.”
장유천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그러자 모두의 얼굴이 밝아졌다.
“다만 충돌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하더군요.”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어진 장유천의 말에 모두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장유천은 계속해서 이어 말했다.
강림이 세력을 만든 것과 이미 혈교, 태선문과 만나 이야기를 나눈 것.
그리고 다음에는 사황련에 갈 예정이라는 것 등 모든 이야기를 했다.
“여기까지가 무신과 나눈 이야기입니다.”
이내 장유천이 말을 마쳤고 자리하고 있는 이들을 스윽 훑었다.
각기 다른 표정을 짓고 있었다.
몇몇은 매우 심각한 표정을.
몇몇은 매우 놀란 표정을.
몇몇은 매우 흥미로운 표정을.
몇몇은 매우 미묘한 표정을.
표정을 확인한 장유천은 생각했다.
‘반발은 없겠어.’
충돌을 피하기 위해서는 계획을 수정해야 할 수도 있다.
계획 수정은 쉬운 일이 아니다.
많은 이들의 이권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강림에 대한 반응을 보니 별문제 없이 계획을 수정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바로 그때였다.
“근데 무신의 말을 꼭 들어야 하는 겁니까?”
생각에 잠겨 있던 장유천은 귓가에 들려온 목소리에 살짝 당황했다.
장유천은 목소리의 주인공을 확인했다.
청룡단 단주 염무철이었다.
“무신이 강한 것은 압니다. 중원제일인이었다는 것도요. 10년 전에는 말이지요.”
염무철은 ‘10년 전’을 강조하며 이어 말했다.
“지난 10년 저희는 엄청난 힘을 손에 넣었습니다. 그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졌지요. 무신이 지금도 10년 전의 위용을 떨칠 수 있을까요? 전 아니라고 봅니다.”
“염단주, 무신이 금령사귀를 잡았다는 걸 잊은 겐가?”
이야기를 듣던 청운 도사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아니요. 똑똑히 기억하고 있지요.”
“…….”
염무철의 말에 청운 도사는 어처구니없는 표정을 지었다.
곧바로 정신을 차린 청운 도사가 재차 물었다.
“그런데 그런 말을 한 이유가 무엇인가? 너무 궁금하구먼.”
청운 도사도 처음에는 강림에게 휘둘릴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금령사귀를 홀로 죽였다는 이야기에 생각을 버렸다.
강림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범접할 수 없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게 분명했다.
그래서 궁금했다.
염무철은 대체 무슨 생각으로 말도 안 되는 말을 한 것일까?
“요수와의 전투, 무인의 전투는 다르니까요.”
청운 도사의 물음에 염무철이 답을 시작했다.
“거기다, 맹주께서 말씀하셨듯이 무신은 중원 내 모든 조직에게 똑같은 의견을 전하겠지요. 모든 조직이 무신의 말을 따를 것이라 보십니까?”
염무철은 청운 도사를 시작으로 주변을 스윽 훑고는 이어 말했다.
“그리고 10년 전 무신은 지킬 게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지킬 게 생겼지요.”
세력을 꾸리지 않았던 10년 전과 달리 무신에게는 이제 세력이 생겼다.
웅성웅성
염무철의 말에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이제 무신도 지킬 게 생겼으니 전처럼 막 나가지는 못할 것 같은데…….”
“염 단주 말이 일리가 있군.”
동조하는 분위기였다.
장유천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직접 봤으면 이런 말을 하지 못했을 것을!’
이 자리에 강림을 데리고 왔어야 했다.
강림의 힘을 직접 봤다면 결코 할 수 없는 이야기였고 생길 수 없는 분위기였다.
‘좋지 않아.’
이미 늦었다.
강림은 떠났고 장유천이 아무리 이야기해도 분위기는 반전되지 않을 것이다.
‘끙…….’
속으로 앓는 소리를 내뱉으며 장유천은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을 시작했다.
* * *
“허.”
사황련으로 이동하던 강림은 탄성을 내뱉었다.
현재 강림은 장유천에게 받은 서책을 읽고 있었다.
‘이러면 거의 다 한 마리씩은 있는 거잖아?’
혈교, 태선문의 본부가 있는 귀주성 그리고 천마신교를 제외한 중원 모든 거대 세력 근처에는 상위 요수가 최소 한 마리씩 자리 잡고 있었다.
물론 무림맹처럼 본부에 바로 붙어 있는 요수는 없었다.
그러나 날뛰면 본부에 영향을 끼칠 정도로 가까웠다.
‘거래할 수 있겠는데?’
사황련 본부 근처에 있는 요수는 ‘상마수’라는 8급 요수였다.
상마수를 명분 삼으면 쉽게 이야기가 될 것 같았다.
이내 서책 확인을 끝낸 강림은 아공간을 열어 서책을 보관했다.
그리고 속도를 높였다.
얼마 뒤.
“음?”
강림의 표정에 의아함이 나타났다.
기감에 잡힌 여러 기운 때문이었다.
하나의 강렬한 기운과 그보다 약한 기운 다섯이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문제는 강렬한 기운이 익숙하다는 점이었다.
‘누구지?’
익숙하긴 했지만, 누구인지 알 수가 없었다.
이런 경우는 여러 번 마주했지만 큰 인연이 없는 경우였다.
강림은 전투 장소로 향했다.
그리고 곧 전투를 벌이고 있는 이들을 볼 수 있었다.
‘목옥련이었구나?’
익숙한 기운의 주인공은 바로 목옥련이었다.
목옥련은 태살문의 문주이자 사황련의 부련주 중 하나였다.
‘근데 여기서 목옥련을?’
본부와 거리가 좀 있기는 했지만 분명 사황련의 영역이었다.
그런데 사황련의 영역에서 부련주인 목옥련을 공격하다니?
강림은 목옥련을 몰아붙이는 다섯을 보았다.
세 명의 사내와 두 명의 여인이었다.
저마다 들고 있는 무기는 달랐지만, 기운의 성질이 같은 것을 보니 같은 문파에 속해있는 것이 분명했다.
강림은 전투에 개입할지 말지 고민했다.
고민 끝에 강림은 개입하지 않기로 결정을 내렸다.
‘곧 끝날 테니까.’
정체불명의 다섯이 목옥련을 몰아붙이고 있었다.
그러나 강림이 보기에 지금 상황은 목옥련이 의도한 상황이었다.
머지않아 전투가 끝날 것으로 보였다.
바로 그때.
목옥련이 빈틈을 보였다.
당연히 진짜 빈틈이 아닌 함정이었다.
가까이 있던 사내는 함정인 것도 모르고 히죽 웃으며 검을 휘둘렀다.
그 순간 목옥련이 기묘한 움직임으로 검을 쳐냈고 동시에 왼손을 털었다.
그러자 목옥련의 왼쪽 소매에서 장침이 튀어 나갔고 가까이 있던 사내의 미간에 꽂혔다.
그와 동시에 사내가 움직임을 멈췄다.
그 사이 목옥련의 연검이 사내의 목을 휘감았다.
스걱!
그렇게 사내는 죽음을 맞이했다.
다섯이었기에 균형이 깨지지 않고 있었다.
하나가 줄어 균형이 깨졌고 목옥련은 순식간에 남은 넷을 죽였다.
그렇게 전투가 끝나자마자 강림은 목옥련에게 다가갔다.
“누구냐!”
목옥련은 반사적으로 외침과 함께 연검을 뻗으며 소매를 털었다.
강림은 연검을 쳐내고 장침을 잡았다.
그리고 목옥련을 빤히 보았다.
“……!”
목옥련은 너무나도 자연스레 공격이 막히자 놀란 표정으로 강림을 보았다.
“헉!”
그리고 강림을 알아본 목옥련의 놀람이 더욱 커졌다.
“어, 어떻게…….”
목옥련은 제대로 말을 하지 못했다.
계속해서 말을 더듬었다.
“본부에 가는 길이야?”
강림이 목옥련에게 물었다.
“……그렇습니다.”
목옥련은 강림의 질문에 정신을 차리고 놀람을 가라앉힌 뒤 답했다.
“그럼 같이 가지.”
“예?”
“날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 같아서 말이야.”
혈교도 그렇고 무림맹도 그렇고 10년 동안 많이 바뀌었다.
사황련 역시 바뀌었을 것이고 강림을 알아보는 이가 많지 않을 것이다.
즉, 사황련주 마성운을 만나려면 여러 귀찮음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목옥련과 함께 간다면?
수월하게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아하, 이해했습니다. 안내하겠습니다.”
목옥련은 어색한 미소로 답했다.
그렇게 강림은 목옥련과 함께 사황련 본부로 향했다.
본부로 향하며 강림은 목옥련에게 물었다.
부련주인 목옥련이 왜 공격을 받은 것인지, 방금 공격을 한 녀석들은 누구인지.
8급 요수 상마수에 대한 사황련의 입장 등 다양하게 물었다.
그렇게 질문에 대한 답을 들으며 강림은 목적지에 도착했다.
“부련주님을 뵙습니다!”
입구를 지키고 있던 이들이 목옥련을 알아보고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가시지요.”
목옥련은 인사에 답하지 않았다.
대신 강림에게 예를 취하며 안으로 안내했다.
그렇게 목옥련의 안내를 받아 사황련 내부로 들어온 강림은 계속해서 목옥련의 뒤를 따르며 기감을 확장했다.
그리고 곧 마성운의 기운을 찾을 수 있었다.
‘혈소린이랑 비슷하네.’
마성운 역시 10년 전보다 훨씬 강해졌다.
혈소린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바로 그때였다.
저벅!
목옥련이 걸음을 멈췄다.
강림은 따라 걸음을 멈추고 앞을 보았다.
목옥련이 걸음을 멈춘 이유는 도착해서가 아니다.
앞을 막아선 무리 때문이었다.
“목 부련주, 돌아왔구려.”
무리의 대표로 보이는 창백한 피부의 사내가 목옥련에게 말했다.
“……돌아온 것에 놀란 표정입니다?”
목옥련은 싸늘한 표정으로 답했다.
강림은 목옥련의 반응에 사내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저 녀석이 심창석이구나?’
강림이 없던 10년 동안 사황련은 많은 변화를 맞이했다.
사황련주 마성운은 그대로였지만 부련주의 경우 목옥련을 제외하고는 전부 바뀌었다.
심창석은 새로 부련주가 된 인물로 목옥련과 적대 관계에 있는 인물이었다.
물론 마성운 때문에 대놓고 전쟁을 벌이지는 못한다.
그러나 암중공작은 가능했다.
목옥련의 말에 따르면 조금 전 목옥련을 공격했던 다섯도 심창석이 보낸 이들이었다.
“하하, 놀랄 이유가 있겠습니까? 반가워서 그렇지요.”
심창석이 껄껄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는 강림을 힐끔 보며 이어 말했다.
“뒤에 계신 분은 누구입니까? 혼자라고 들었는데요.”
“그건 나중에 차차 알아보시지요. 저희는 련주님을 뵈어야 해서.”
목옥련이 방향을 틀었다.
그러나 심창석이 걸음을 옮겨 재차 앞을 막아섰다.
“뭐 하자는 겁니까?”
목옥련은 인상을 구기며 외쳤다.
그리고 강림의 눈치를 살폈다.
“허허, 지금 상황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자를 련주님에게 데려간다니요? 그럴 수는 없지요.”
심창석이 실실 웃으며 말했다.
“흠.”
강림은 침음을 내뱉었다.
그러자 목옥련이 움찔했고 심창석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리고 강림이 이어 말했다.
“너희는 진짜 변함이 없구나?”
이런 상황을 처음 겪는 게 아니다.
사황련은 예전에도 이랬다.
사람들은 바뀌었는데 어째서 상황은 바뀌지 않는지 참으로 신기했다.
강림은 목옥련에게 손짓했다.
목옥련은 과거를 떠올리고 재빨리 옆으로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