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ycoon has returned RAW novel - Chapter 188
제188화
188.
팔에 무언가 닿았다.
그리고 엄청난 압력이 느껴졌다.
만약 귀기를 퍼트리지 않았다면?
방금 압력에 큰 피해를 받았을 것이다.
“크읍!”
물론 큰 피해는 받지 않았을 뿐이다.
금령사귀는 작지 않은 고통에 비명을 내뱉으며 날아갔다.
스아악!
이대로 날아가면 더욱 큰 문제가 생길 것을 직감한 금령사귀는 방향을 비틀기 위해 귀기를 더욱 끌어올려 방출했다.
덕분에 방향을 틀 수 있었고 금령사귀는 이번에도 자신의 선택이 옳았음을 알 수 있었다.
“호오.”
날아가던 방향에서 탄성이 들려왔다.
탄성의 주인공은 당연하게도 강림이었다.
반사적으로 영혼 없이 내뱉은 탄성이 아니다.
강림은 실제로 감탄했다.
‘이렇게 피할 줄이야.’
금령사귀의 육체는 단단했다.
그래서 연계 공격을 이어 나가며,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육체 내구도를 확인하려 했다.
그런데 금령사귀는 첫 번째 연계 공격이 들어가기도 전에 방향을 틀어 피해냈다.
‘너무 쉽게 생각했나.’
감탄스러웠지만 그뿐이다.
문제가 생긴 게 아니다.
‘조금 더 강하게 해야겠다.’
다시 시작하면 된다.
스앗!
강림이 자리에서 사라졌다.
그와 동시에 금령사귀는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꼈고 앞으로 몸을 날렸다.
스앗!
그러나 강림은 앞으로 몸을 날린 금령사귀 앞에 나타났고.
쾅!
폭음과 함께 금령사귀는 뒤로 날아갔다.
‘이대로 날아가면 안 되는데…….’
조금 전처럼 방향을 틀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처음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통증 때문에 바라는 대로 기운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쾅!
다시 한번 폭음이 울려 퍼졌다.
그리고 금령사귀의 이동 방향이 바뀌었다.
이후에도 몇 번 더 폭음이 울려 퍼졌다.
당연하게도 그때마다 금령사귀의 이동 방향이 바뀌었다.
쿵!
이내 봉인진에 부딪힌 뒤 바닥에 떨어진 금령사귀는 생각했다.
‘끝났나?’
공격이 끝나지 않았다면 이미 어딘가로 날아가고 있어야 했다.
아무래도 공격이 끝난 듯했다.
‘왜?’
의문이 들었다.
어째서 갑자기 공격을 멈춘 것일까?
공격하다가 힘이 다하기라도 한 것일까?
스윽
금령사귀는 힘겹게 고개를 들어 앞에 서 있는 강림을 보았다.
강림의 상태는 금령사귀가 보기에 매우 평온했다.
지친 기색이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힘이 다해 공격을 멈춘 게 아니라는 뜻이었다.
‘어찌 이런 힘을…….’
인간이 어찌 이런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설마……!’
문득 든 생각에 금령사귀가 입을 열었다.
“혹시 선배님이십니까……?”
처음에는 인간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경지가 한없이 높은 선배 요수라면?
모든 것이 설명된다.
금령사귀의 물음에 강림은 고개를 갸웃했다.
‘선배? 날 요수라 생각하는 건가?’
당황스럽지는 않았다.
지구에서 만난 멸망의 근원들도 강림에게 법칙이 아니냐 의문을 가졌었다.
강림은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금령사귀에게 싱긋 웃으며 답을 해주었다.
“아니, 인간이야.”
“…….”
금령사귀는 강림의 답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장난인지 아니면 진심인지 헷갈렸다.
강림은 넋이 나간 듯한 금령사귀에게 물었다.
“그대로 죽을 생각이야?”
“……!”
금령사귀는 강림의 말에 움찔하며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죽일 생각이 없는 건가?’
만약 죽일 것이었다면 지금처럼 시간을 주지 않았을 것이다.
말하는 대신 공격이 날아왔을 것이다.
‘그럼 왜?’
대체 목적이 무엇일까?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어찌 됐든…….’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수행이 떨어지더라도, 원기가 상하더라도 최대한 힘을 끌어올려야 한다.
그래야만 지금 상황을 벗어날 수 있다.
고민을 마친 금령사귀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기운을 끌어올렸다.
그와 동시에 금령사귀의 육체가 변화를 맞이했다.
강림은 금령사귀의 변신을 가만히 지켜보며 생각했다.
‘드디어 본체네.’
방금 전 연계 공격으로 육체 내구도 확인을 끝냈다.
그러나 100% 끝낸 것은 아니다.
인간 형태의 육체 내구도를 확인했을 뿐 아직 본체의 육체 내구도는 확인하지 못했다.
‘얼마나 단단하려나?’
무척 기대됐다.
인간 형태의 육체도 매우 단단했는데 본체는 얼마나 단단할까?
이내 금령사귀의 육체 변화가 끝났다.
강림은 변신을 마친 금령사귀의 외형을 확인했다.
몸길이는 5m, 어깨높이는 3m로 매우 거대했다.
그리고 등에 달려 있는 회색빛 날개와 미간에 자리 잡은 검은색 뿔이 눈에 띄었다.
‘날개랑 뿔은 무슨 이능을 가지고 있으려나?’
물론 이능이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럴 가능성은 0에 가깝다.
금령사귀는 평범한 요수가 아닌 9급 요수였다.
이능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강림은 더욱 기대되는 눈빛으로 금령사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런 강림의 눈빛에 금령사귀는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바로 그때였다.
스앗!
강림이 사라졌다.
변신이 끝났는데 더 이상 기다리고 있을 이유가 없었다.
“……!”
금령사귀 역시 강림이 사라지자마자 자리에서 사라졌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쾅!
폭음과 함께 금령사귀가 땅에 처박혔다.
‘호오.’
강림은 땅에 처박히자마자 일어나는 금령사귀를 보며 속으로 감탄했다.
‘인간 형태 때랑은 비교가 안 되네.’
육체가 매우 단단해졌다.
거기다 속도도 무척 빨라졌다.
인간 형태와는 확실히 차이가 났다.
강림은 다시 금령사귀를 향해 다가갔다.
그렇게 계속해서 강림은 궁금증을 해결해 나갔다.
얼마 뒤 모든 궁금증이 해결됐고 강림은 금령사귀를 보았다.
금령사귀는 처음과 달리 죽음을 바라는 눈빛으로 강림을 바라보고 있었다.
강림은 무신기에 의지를 담았다.
그러자 여섯 무신기가 튀어 나가 금령사귀의 육체를 파고들었다.
쿵!
그와 동시에 금령사귀가 쓰러졌다.
그렇지 않아도 계속된 공격에 기운이 바닥났던 금령사귀는 얼마 버티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했다.
스윽
강림이 손을 휘저었다.
그러자 무신기와 함께 금령사귀의 내단이 빠져나와 강림에게 날아왔다.
강림은 내단을 살피며 생각했다.
‘이거겠지?’
내단에는 귀기가 가득했다.
강림은 아공간을 열어 금령사귀의 내단을 넣었다.
그리고 팔찌를 보았다.
“……?”
강림의 표정에 의아함이 나타났다.
팔찌에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강림은 아공간을 확인했다.
금령사귀의 내단이 아공간에 그대로 보관되어 있었다.
‘내단이 아닌가?’
강림은 고개를 돌려 금령사귀의 시체를 보았다.
태초의 자루가 꼭 기운의 집합체를 흡수하는 건 아니다.
‘날개나 뿔이려나?’
킬리아드라의 경우 눈을 흡수했었다.
그리고 온새의 경우 깃털을 흡수했었다.
내단이 아니라 다른 부위를 흡수할 수도 있는 것이다.
‘흡수할 게 없는 건 아니겠지.’
강림은 다시 아공간을 열어 금령사귀의 시체를 넣었다.
그리고 침을 삼키며 팔찌를 확인했다.
다행히 새로운 문양이 생겨나 있었다.
‘날개였구나.’
아공간을 확인해 보니 금령사귀의 날개가 보이지 않았다.
강림은 팔찌에 집중했다.
금령사귀의 날개를 흡수해 생긴 기능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
기능을 확인한 강림은 눈을 번뜩였다.
‘귀기?’
새로 생긴 기능은 귀기였다.
강림은 바로 팔찌에 의지를 보냈다.
스아악!
그러자 군단 아공간의 동력이 소모되며 강림이 지정한 곳에 귀기의 안개가 생겨났다.
‘이 정도구나.’
금령사귀의 귀기만큼 강력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은 되었다.
강림은 귀기를 회수했다.
그리고 혹시나 놓친 게 있진 않을까 마지막으로 내부를 훑었다.
‘없네.’
확인을 마친 강림은 봉인진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고생했네!”
봉인진 밖으로 나오자 대기하고 있던 장유천이 활짝 웃으며 외쳤다.
“자네가 아니었으면 몇 년 뒤 맹의 위치를 옮겨야 했을 텐데 정말 고마우이!”
강림은 말없이 싱긋 웃음으로 답했다.
그리고 장유천이 들고 있던 서책을 내밀었다.
“여기 자네가 부탁한 정보네. 어제 들어온 정보도 전부 기재해두었네.”
“감사합니다.”
강림은 감사를 표하며 서책을 받았다.
그리고 슬쩍 확인했다.
서책에는 고위 요수들에 대한 정보가 세밀히 쓰여 있었다.
나중에 천천히 확인하기로 결정을 내린 강림은 아공간을 열어 서책을 보관했다.
그리고 장유천을 보았다.
“이제 이야기를 마무리 지어볼까요?”
* * *
“그럼 다음에 또 보세나!”
“네, 그럼 다음에 또 뵙지요.”
강림과 장유천은 작별 인사를 나눴다.
그리고 강림이 떠났다.
이내 시야에서 강림이 사라졌고 장유천은 돌아섰다.
장유천은 곧장 군사전으로 향했다.
모용현과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군사전에 도착한 장유천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다들 참 빨라.’
모용현만 있는 게 아니었다.
수많은 기운이 느껴졌다.
전부 익숙한 기운들이었다.
끼이익
장유천은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갔다.
방에는 모용현뿐만 아니라 부맹주, 장로들, 당주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
“…….”
모두가 말없이 장유천을 바라보았다.
장유천은 모두의 시선을 받으며 비어 있는 자리에 가 앉았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다들 궁금한 게 많으신 눈빛입니다.”
“많지요. 다른 이도 아니고 강림 아닙니까?”
장유천의 말에 부맹주 관설영이 답했다.
관설영의 답에 주변 이들이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관설영이 이어 말했다.
“대체 무슨 이야기를 나누신 겝니까?”
“여러 이야기를 나눴지요. 그렇지 않아도 자리를 만들려 했는데 잘됐군요.”
애초에 모용현과 대화를 나눈 뒤 고위 간부들을 소집해 회의를 하려 했다.
그런데 고위 간부들이 대부분 모여 있으니 바로 이야기하면 될 것 같았다.
“맹주, 그 전에 하나 묻고 싶은 게 있습니다.”
청성파 장로이자 무림맹 장로인 청운 도사가 눈치를 살피다가 외쳤다.
“말씀하시지요.”
“지하 뇌옥에는 왜 가신 겁니까? 설마…….”
청운 도사가 말끝을 흐렸다.
장유천은 싱긋 웃으며 답했다.
“맞습니다. 금령사귀 때문이지요.”
스윽
이어 장유천은 고개를 돌려 모용현을 보았다.
“군사.”
“예, 맹주님.”
“본부를 옮기지 않아도 될 것 같네.”
“……!”
모용현은 장유천의 말에 경악했다.
경악한 것은 모용현뿐만이 아니다.
질문을 했던 청운 도사는 물론이고 자리하고 있는 모든 이들이 경악했다.
이어 몇몇 간부들이 외쳤다.
“설마 금령사귀를 죽인 겁니까?”
“강림이 금령사귀를 처리한 겁니까? 아니면 봉인한 겁니까?”
“…….”
장유천은 외침에 바로 답하지 않았다.
대신 고개를 돌려 모든 이들을 한 번씩 쳐다보았다.
그리고 이어 말했다.
“예, 맞습니다. 본 맹주가 무신에게 부탁했고 무신이 흔쾌히 금령사귀를 죽여주었지요.”
“허어.”
“이럴 수가…….”
“아니, 어떻게 금령사귀를……?”
“상처 하나 없었다고 들었는데…….”
장유천의 말에 모두가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웅성거림을 듣던 장유천이 박수를 쳤다.
짝!
스아악!
그러자 기파가 퍼져 나갔고 웅성거리던 이들이 전부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장유천이 이어 말했다.
“이제부터 무신과 나눈 이야기를 전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