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ycoon has returned RAW novel - Chapter 208
제208화
208.
-네, 경청하겠습니다.
김철수가 답했고 메이코가 조심스레 말했다.
“혹시 다른 의도가 있으신 건 아니겠죠?”
-……다른 의도요?
김철수가 반문했다.
-무슨 의도를 말씀하시는 걸까요?
그리고 이어 살짝 차가워진 목소리로 말했다.
메이코는 김철수의 반응에 재빨리 답했다.
“아니요! 그게 아니라. 혹시나 저희가 도울 수 있는 다른 이유 때문에 오시는 거라면 도와드리려고요. 점수 좀 따야 좋을 것 같아서요.”
-아아…….
김철수의 목소리가 다시 부드러워졌다.
-다른 의도는 없으실 겁니다.
-애초에 도쿄에 갈 생각이 없으셨거든요.
“그렇군요. 아쉽네요. 점수 딸 기회가 있나 했는데.”
물론 거짓말이었다.
솔직히 말해 메이코는 그가 귀문 때문이 아니라 다른 이유가 있지 않을까 의심하고 있었다.
-하하,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감사하네요.
-혹시나 요청할 일이 생기면 바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그럼 나중에 또 연락드리죠.”
-옙.
김철수의 답을 끝으로 통화가 끝났다.
‘진짜일까?’
통화를 마친 메이코는 방금 전 김철수와 나눈 대화를 상기했다.
‘수백, 수천만이라니 말이 안 되잖아.’
믿기 힘들었다.
수백, 수천 명이라 해도 믿기 힘든데 수백, 수천만이라니?
‘하지만 무림인들이 나온 건 사실이고…….’
메이코는 관자놀이를 꾹꾹 눌렀다.
“후.”
그리고 나지막이 한숨을 내뱉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메이코는 창가로 다가가 창밖을 보았다.
수많은 이들이 오가고 있었다.
만에 하나 혈제가 사실이라면?
지금 밖에 있는 이들 전부 제물이 될 수 있다.
‘……준비는 해야겠지.’
혈제가 사실이든 아니든 방어 준비는 해야 했다.
각현과 하도광 같은 이들이 대거 넘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근데 준비한다고 막을 수 있을까.’
메이코는 미간을 찌푸렸다.
각현과 하도광은 매우 강했다.
솔직히 말해 메이코도 일대일로는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그 정도로 각현과 하도광이 보여준 힘은 강력했다.
만약 유예 기간이 끝난 뒤 포털에서 각현, 하도광과 비슷한 수준의 무림인들이 쏟아져 나오면 어떻게 될까?
아무리 준비를 해도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렇다고 준비를 하지 않을 수는 없다.
준비한 것과 준비하지 않은 것에는 아주 큰 차이가 있을 것이기에.
메이코는 뒤로 돌아섰다.
그리고 다시 자리로 돌아가 핸드폰을 들었다.
* * *
가고시마시 나포리 거리.
거리에는 단 한 명의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말 그대로 ‘사람’만 보이지 않았다.
거리에는 수많은 오크들이 무리를 지어 다니고 있었다.
물론 오크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가장 높은 건물의 옥상.
옥상에 한 존재가 지상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지상을 내려다보는 존재의 정체는 바로 규슈 지방 남쪽에서 활동하는 ‘차훌’이었다.
“좋다, 좋아.”
차훌은 매우 흡족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 정도면 섭취해도 되겠어.”
흡족해하는 이유는 기다리고 기다리던 때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스윽
차훌이 손을 들었다.
지지지직!
그러자 손에서 스파크가 일기 시작했다.
주먹만 했던 스파크는 점점 커졌고, 어느새 차훌을 전부 가릴 정도가 되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2배 이상 더 커진 순간.
차훌이 손을 내렸다.
그러자 스파크가 차훌의 손에서 빠져나와 지상으로 날아갔다.
스파크는 순식간에 지상에 도착했다.
그리고 스파크가 지상에 도착한 그 순간.
츠아아아앗!
스파크가 폭발하며 사방으로 전기와 불꽃이 퍼졌다.
전기와 불꽃은 거리를 오가던 오크들을 엄습했다.
당연하게도 전기와 불꽃에 살아남은 오크는 없었다.
오크뿐만이 아니다.
구구궁…….
가로수, 건물 가릴 것 없이 전부 사라졌다.
“흐흐.”
차훌은 실실 웃으며 중얼거렸다.
“자리를 아주 잘 잡았단 말이지.”
경쟁자도 없고 위협이 되는 존재도 없다.
덕분에 차훌은 아주 편하게 격을 올리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차훌은 말끝을 흐리며 상상했다.
지금처럼 계속해서 무난히 격을 올린다면?
언젠가는 법칙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법칙이라니 흐하하핫.”
차훌은 법칙이 된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고는 껄껄 웃었다.
그리고는 다음 장소로 이동하며 생각했다.
‘근데 슬슬 파벌을 알아봐야 할 것 같긴 한데.’
차훌은 아직 파벌에 가입하지 않았다.
제안을 받지 못한 것은 아니다.
여러 곳에서 제안을 받았다.
다만 지금 상황에 파벌에 들어가봤자 잡일이나 하게 될 것이 뻔했기에 가입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 얻게 될 격의 양을 생각하면 이제는 가입을 준비해도 될 것 같았다.
‘어디로 가야 할까.’
차훌은 고민했다.
‘시비드 파벌은 너무 위험하고…….’
가장 먼저 떠오른 곳은 시비드 파벌이었으나 그곳에 가입할 바에 혼자 활동하는 게 낫다.
파벌에 들어가는 이유는 안전을 위해서인데, 시비드 파벌은 안전은커녕 위험한 경우가 많았다.
‘제드 파벌은 너무 제약이 심하고…….’
다음으로 떠오른 파벌은 제드 파벌이었다.
제드 파벌은 확실히 안전하다.
그러나 안전한 만큼 제약이 심했다.
‘쵸룰 파벌이 그나마 나으려나?’
극명하게 반대되는 시비드, 제드 파벌의 중간 성격을 가지고 있는 곳이 바로 쵸룰 파벌이었다.
시비드, 제드 파벌보다는 확실히 쵸룰 파벌이 활동하기 좋아 보였다.
물론 문제가 하나 있었다.
‘가입 조건이 문제인데…….’
많은 곳에서 제안이 왔지만 쵸룰 파벌에서는 제안이 오지 않았다.
제안이 오지 않은 이유를 안다.
쵸룰 파벌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조건’을 충족해야 했다.
‘격 좀 올리면 가능할 것 같기도 한데…….’
가입 조건에 대해 생각하고 있던 바로 그때.
저벅!
차훌은 이동을 멈췄다.
“……!”
그리고 놀란 표정으로 전방을 보았다.
전방에 나타난 존재 때문이었다.
‘인간?’
앞을 막아선 존재는 이곳, 지구의 인간 모습을 하고 있었다.
‘아니, 그럴 리가.’
물론 지구의 인간은 아닐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지구의 인간이라면 차훌이 느끼지 못할 리 없다.
분명 시험 참가자 중 하나일 것이다.
그것도 차훌 보다 아득히 높은 수준을 가지고 있는.
그래서 문제였다.
참가자들 중 하나가 우연히 앞을 막아섰을까?
아니, 분명 앞을 막은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아무 문제 없는 이유라면 상관없다.
그러나 문제가 있는 이유라면?
“……누구신지 여쭈어봐도 되겠습니까?”
차훌은 공손히, 인간 모습을 하고 있는 정체불명의 참가자에게 물었다.
“차훌이 맞나?”
“예, 맞습니다.”
“어느 파벌에 속해 있지?”
“아, 저는 아직 가입하지 않았습니다.”
차훌은 물음에 답하며 생각했다.
‘소속을 왜 묻는 거지? 가입 제안은 아닌 것 같은데…….’
느낌이 좋지 않았다.
왠지 좋지 않은 일이 벌어질 것 같았다.
“혹시 어떤 이유로 저를 찾으신 건지 여쭈어봐도 되겠습니까?”
차훌이 눈치를 살피며 물었다.
그러자 정체불명의 참가자가 싱긋 웃으며 말했다.
“이제부터 난 널 죽일 거야.”
“……예?”
차훌은 반문할 수밖에 없었다.
다짜고짜 죽이겠다니?
‘잘못 걸렸다. 이거 완전 미친놈이잖아.’
느낌이 좋지 않기는 했다.
그런데 최악의 상황이 찾아왔다.
“혹시 그런 결정을 내리신 이유를 알려주실 수 있으실까요? 제가 다른 참가자들과 척지는 행동을 기피 하는 편인데 혹시나 오해하신 것일 수 있으니…….”
“난 참가자가 아니야.”
“……?”
차훌은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
참가자가 아니라니?
“내가 너를 죽이려는 이유는 우리 세계를 침공했기 때문이야.”
“그게 무슨…….”
차훌은 말끝을 흐리며 당황스런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차훌이 참가자라 생각했던 존재, 강림은 차훌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러니 있는 힘껏 발버둥 쳐봐. 살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
차훌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고 강림은 생각했다.
‘어떤 능력이 추가되려나?’
차훌의 이명은 ‘연쇄’였고 권능은 ‘연쇄 폭발’이었다.
그것도 전기와 불 두 가지 속성이 섞인.
만약 태초의 자루가 차훌의 권능을 흡수하면 어떤 능력이 추가될지 궁금했다.
전기가 추가될까?
아니면 불?
혹은 다른 무언가?
바로 그때 차훌이 정신을 차렸는지 눈빛이 변했다.
지지지직!
그리고 차훌의 전신에서 스파크가 일었다.
강림은 무신기에 의지를 담았다.
그러자 무신기 하나가 튀어나와 차훌에게 날아갔다.
물론 최고 속도는 아니었다.
차훌이 반응하고 반격할 만한 수준으로 날렸다.
그러나 이어진 상황에 강림은 미간을 찌푸렸다.
스앗!
차훌이 자리에서 사라졌다.
‘순간이동!’
무신기를 막거나 피하는 것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줄 알았다.
그런데 차훌은 세 번째 선택지를 선택했다.
바로 도망이었다.
강림은 바로 기감을 확장했다.
준비 시간이 길지 않았다.
멀리 가지 못했을 것이다.
강림은 곧 차훌을 찾아냈다.
차훌은 2km 정도 떨어진 곳에서 빠르게 멀어지고 있었다.
‘연달아 쓸 수는 없나 보네.’
강림은 전속력으로 차훌을 뒤쫓았다.
그러자 벌어졌던 거리는 빠르게 좁혀졌고 강림은 고민했다.
‘그냥 바로 죽여야 하나?’
순간이동을 연달아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은 강림의 예상일 뿐이다.
막상 순간이동을 이용해 또다시 도망칠 수도 있다.
전투 정보를 포기하고 바로 죽여야 하나 고민이 됐다.
‘……그래, 어차피 정보도 제대로 얻을 수 있을 것 같지 않고.’
고민 끝에 강림은 결정을 내렸다.
시간을 주지 않고 바로 죽이기로.
이내 거리가 가까워졌고 강림은 무신기에 의지를 담았다.
그러자 이번에는 여섯 무신기가 튀어 나갔다.
전과 달리 여섯 무신기 전부 최고 속력이었다.
차훌 역시 강림과 무신기를 발견했고.
지지지직!
전신에 스파크가 일었다.
다시 한번 순간이동을 통해 도망을 치려는 듯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전과 상황이 달랐다.
무신기는 최고 속력으로 날아가고 있었다.
차훌이 사라지기 전 무신기가 도착했고.
푝! 푝! 푝! 푝! 푝! 푝!
여섯 무신기는 차훌을 꿰뚫었다.
그와 동시에 차훌의 전신에 일었던 스파크가 흩어졌다.
순간이동에 실패한 것이다.
강림은 고통스런 표정을 짓고 있는 차훌을 보며 무형검을 만들어 휘둘렀다.
차훌은 무형검을 보았다.
그러나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무신기에 의해 이미 치명적인 상처를 입은 상황이었다.
스걱!
이내 무형검이 차훌의 목을 가로질렀다.
‘……역시 안 죽는구나.’
강림은 미간을 찌푸렸다.
목이 날아갔다.
그럼에도 차훌은 죽지 않았다.
아무래도 기운을 전부 소진시켜야 할 것 같았다.
강림은 무신기에 의지를 담았다.
그러자 무신기가 차훌의 몸을 헤집기 시작했다.
차훌의 기운이 빠르게 소모되기 시작했고, 이내 바닥이 났다.
스아아…….
그러자 차훌의 육체가 먼지로 변해 사라졌고.
지지직…….
스파크가 일고 있는 동그란 구슬이 나타났다.
권능의 핵이 분명했다.
강림은 아공간을 열어 권능의 핵을 넣었다.
그리고 팔찌를 확인했다.
기존 문양의 변화가 아닌 새로운 문양이 생겨나 있었다.
새로운 기능이 추가됐다는 의미였다.
강림은 새로 생긴 기능을 확인했다.
‘……어?’
그리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