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ycoon has returned RAW novel - Chapter 209
제209화
209.
‘포털 생성?’
강림이 놀란 이유, 그 이유는 이번에 생성된 기능이 ‘포털’이었기 때문이다.
‘자세히 기억하고 있는 장소로 어디든 이동이 가능하다라…….’
팔찌가 보내온 정보에 강림은 헛웃음을 지었다.
생각지도 못한 기능이었다.
물론 아무 곳이나 마음껏 자유로이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거리가 멀수록 포털 생성에 많은 기운이 필요했다.
‘너무 유용한 기능인데.’
얼마나 들지는 아직 확인해보지 않았지만 아무리 봐도 너무나 유용한 기능이었다.
‘강화가 되면 효율도 좋아질 테고…….’
강화를 하면 할수록 태초의 자루 기능은 효율이 좋아진다.
만에 하나 지금 당장 사용이 불가능해도 강화를 하다 보면 수월히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일단 한 번 확인해볼까.’
강림은 처음 차훌을 마주했던 곳을 떠올리며 포털을 생성했다.
스아악!
이내 눈앞에 포털이 나타났고 강림은 군단 아공간의 동력을 확인했다.
‘거리가 짧아서 그런가?’
생각했던 것보다 소모된 동력의 양이 적었다.
‘이 정도면 아무 때나 막 쓸 수 있겠는데?’
장거리는 확인해봐야겠지만 단거리는 제한 없이, 끊임없이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면 이번에는…….’
강림은 나가사키 항구를 떠올리며 포털을 생성했다.
스아악!
이내 기존 포털이 사라지고 새로운 포털이 나타났다.
강림은 바로 동력을 확인했다.
‘……확실히 늘어나긴 했네.’
할증이 붙은 것처럼 소모되는 동력의 양이 거리에 비해 무지막지하게 늘어났다.
‘귀찮음을 감수하는 비용인 건가.’
동력을 아끼려면 아낄 수 있다.
근거리 이동을 연달아 하면 된다.
‘뭐 그래도 이 정도는.’
물론 동력이 부족했다면 그렇게 했겠지만, 솔직히 말해 이번에 소모된 동력도 전혀 부담이 없었다.
‘카지안이 아주 좋은 기능을 주고 갔단 말이지.’
이게 전부 카지안 덕분이었다.
카지안의 낫을 흡수해 ‘기운 흡수’ 기능이 생겼고 강림은 이번 규슈 지방 몬스터 청소를 통해 엄청난 양의 동력을 손에 넣었다.
앞으로도 동력은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다.
포털에 소모되는 양보다 늘어나는 양이 더 많지 않을까 싶었다.
강림은 싱긋 미소를 지으며 포털을 제거했다.
그리고 뒤로 돌아섰다.
‘이제 거의 끝났네.’
차훌이 활동하던 가고시마는 강림이 청소할 규슈 지방 마지막 지역이었다.
가고시마 몬스터들만 청소하면 이제 규슈 지방에서 몬스터를 보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 될 것이다.
‘삿포로까지 가도 시간 충분하겠지?’
원래는 몬스터 청소를 마친 뒤 도쿄에 워프 게이트를 설치하고 돌아갈 생각이었다.
그리고 포털 유예 기간이 끝나기 직전 다시 도쿄에 방문해 귀문 일을 해결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포털 때문에 생각이 바뀌었다.
포털을 생성할 수 있게 삿포로까지 방문해두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강림은 기감을 확장했다.
그리고 사방으로 무신기를 보내며 청소를 시작했다.
* * *
아마존 남부, 모글의 거처.
현재 모글의 거처에는 손님이 와 있었다.
바로 아마존 북부를 지배하고 있는 드라구드린이었다.
시비드 파벌의 모글.
제드 파벌의 드라구드린.
두 파벌은 경쟁 관계였다.
그것도 선의의 경쟁이 아닌 피 튀기는 경쟁이었다.
지배 지역뿐만 아니라 각자 속해 있는 파벌 간의 관계를 생각하면 모글과 드라구드린의 관계는 최악이라 할 수 있었다.
사이가 좋으려야 좋을 수 없는 두 존재가 만난 이유.
“우리 둘이 힘을 합치는 날이 올 줄이야. 모글, 네 녀석은 상상 해봤나? 난 상상도 못 해봤는데.”
그 이유는 모글, 드라구드린 두 존재가 팀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럴 리가.”
모글은 어깨를 으쓱이며 답했다.
“시비드 님의 명이 아니었다면 네 녀석과 이렇게 마주 보고 대화를 나누지도 않았을 거다.”
두 존재가 팀이 된 것은 각 파벌의 주인인 공허의 법칙 시비드, 시간의 법칙 제드 때문이었다.
“하기야.”
드라구드린은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말해 드라구드린도 제드의 명령이 아니었다면 결코 모글과 말을 섞지 않았을 것이다.
말을 주고받는 게 아니라 공격을 주고받았을 것이다.
“근데 대체 언제 출발하는 거지? 설마 다른 의도가 있는 건 아니겠지?”
드라구드린이 물었다.
모글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는 하늘을 보았다.
하늘을 잠시 바라보던 모글이 다시 고개를 내리며 말했다.
“앞으로 2시간 정도면 될 것 같군.”
“2시간이나? 확실한 거야?”
드라구드린은 의심스런 눈빛으로 반문했다.
“내 능력을 의심하는 건가?”
“……아니, 천기누설 때문에 그 모양 그 꼴이 됐는데 어찌 믿지 않겠어. 당연히 믿어드려야지요.”
모글의 반문에 드라구드린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모글은 인상을 구겼다.
그러나 여태까지 수없이 들어왔던 언행이었기에 인상을 구길 뿐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모글의 반응이 예상 밖이었는지 드라구드린은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중얼거렸다.
“흠, 심심한데.”
“……내 영역이다. 건들 생각하지 마. 다른 팀에 밀리고 싶지 않다면.”
모글은 드라구드린의 반응에 짜증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아, 알았다고.”
드라구드린은 어깨를 으쓱이며 답하고는 바닥에 드러누웠다.
모글은 드라구드린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눈을 감았다.
그렇게 정적이 찾아왔고 이야기했던 2시간이 순식간에 흘렀다.
“이제 된 것 같은데?”
바닥에 누워 있던 드라구드린이 일어나며 말했다.
그러자 모글이 눈을 뜨며 말했다.
“출발하지.”
모글이 앞장섰고 드라구드린이 뒤를 따랐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목적지에 도착한 모글과 드라구드린은 걸음을 멈춘 채 목적지에 있는 거대한 ‘포털’을 보았다.
포털은 붉디붉었는데 무척이나 위험한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
모글이나 드라구드린도 쉽게 볼 수 없을 정도로 위험한 기운이었다.
“……저거라고?”
드라구드린이 포털을 보며 물었다.
“그래, 저게 우리가 이용할 포털이다.”
“이곳 인간들의 포털을 이용하면 안 되나? 저거 너무 위험해 보이는데?”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시험을 주관하는 법칙들이 잘도 응원하겠군.”
“…….”
모글의 말에 드라구드린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돌아올 때도 저걸 이용해야 하는 건가?”
“아니, 이곳에서 건너갈 때만 검사하니까. 돌아올 때는 상관없다.”
“그거 하나는 다행이군.”
다행이라 말하는 드라구드린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표정이 좋지 않은 것은 모글 역시 마찬가지였다.
드라구드린 만큼은 아니지만 모글 역시 포털 이용에 껄끄러움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시비드의 명령이었다.
거부할 수 없다.
오히려 경건한 마음으로 다가가야 했다.
“가지.”
모글은 드라구드린에게 말하며 포털 앞으로 향했다.
그리고 포털 앞에 도착한 순간.
스아악!
포털에서 뿜어져 나오던 기운이 기다렸다는 듯 모글과 드라구드린을 덮쳤다.
이미 예상했던 상황이었다.
모글은 당황하지 않고 기운을 방출해 보호막을 만들었다.
지지직!
포털의 기운이 보호막을 두들기기 시작했다.
엄청난 파괴력이었다.
모글은 보호막에 기운을 쏟아부으며 포털 안으로 재빨리 들어갔다.
얼마 뒤 반대편으로 나오자 보호막을 두들기던 포털의 기운은 언제 그랬냐는 듯 사라졌다.
‘위험했어.’
모글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뱉으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수많은 생명체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지구의 인간과 생김새가 완전히 같았다.
“@#!$@”
“@$!@!!”
다만 언어가 달라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었다.
모글은 계속해서 소리를 내뱉는 생명체들을 보며 생각했다.
‘듣던 대로 정말 맛있는 세계군.’
지구의 인간들과 비교해 매우 강했다.
이들을 전부 흡수한다면?
많은 격을 올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생각만으로 짜릿했다.
바로 그때였다.
“후, 죽을 뻔했네.”
뒤따라 나온 드라구드린이 숨을 내뱉으며 말했다.
“이야, 이것 봐라? 이 녀석들 왜 이리 맛있어 보여?”
그리고 이어진 드라구드린의 말에 모글은 선수를 치기로 결심했다.
스아악!
모글은 하늘로 손을 들었다.
그러자 모글의 손에서 녹색 기운이 뭉실뭉실 뿜어져 나와 하늘로 올라갔다.
녹색 기운은 녹색 구름이 되었고 이어 구름에서 비가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빗방울에 닿은 모든 생명체들이 ‘노쇠’하기 시작했다.
노쇠는 순식간이었다.
20대 청년이 5초도 지나지 않아 40대가 되었고 또 5초가 지나지 않아 60대가 되었다.
유독 강한 기운을 가진 존재들은 노쇠가 더디긴 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더딘 것이지 노쇠 속도는 결코 더디지 않았다.
결국 30초도 지나지 않아 포털 주변에 있던 이곳 ‘중원’의 모든 생명체들이 죽음을 맞이했다.
그리고 모든 생명체를 죽인 노쇠의 구름은 다시 모글의 손으로 돌아왔다.
모글은 무척이나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맛있군.’
많은 기대를 했다.
그런데 기대 이상이었다.
“……뭐 하자는 거야?”
바로 그때 드라구드린이 어이없는 눈빛으로 모글에게 물었다.
“뭘? 어차피 죽일 거 아니었나?”
모글은 더할 나위 없이 활짝 미소를 지은 채 답했다.
“…….”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한 모글의 반응에 드라구드린은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다음엔 내가 먹겠어.”
“물론 그때는 양보해주지.”
모글은 흔쾌히 양보했다.
어차피 지금보다 더 맛있지는 않을 것이기에.
“그 말 어기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드라구드린은 모글에게 경고하고는 이어 물었다.
“근데 어디로 가야 하지?”
“그건 모르지. 우리가 직접 찾아야 되는 거니까.”
모글의 말에 드라구드린은 잠시 생각하고는 씨익 웃으며 말했다.
“……강한 녀석들이 가지고 있지 않을까? 방금 이곳을 알짱거리던 녀석들이랑 비슷한 규모의.”
* * *
북해빙궁의 금지 중 하나인 ‘설천원’.
설천원에는 현재 북해빙궁의 궁주 빙수연과 대장로 빙아연, 2장로 빙지연 총 세 사람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야기 주제는 설천원 중앙에 나타난, 신세계와 연결된 ‘포털’이었다.
“굳이 신세계로 인원을 파견해야 할까요?”
빙수연이 빙아연, 빙지연에게 물었다.
“그렇지 않아도 요수 때문에 벅찬 상황이잖아요. 여기서 누군가 빠지면…….”
북해빙궁은 북해에 머물고 있는 요수 군단과 전쟁을 벌이고 있었다.
전쟁 상황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박빙’이었다.
박빙의 상황에서 신세계 탐사에 인원을 파견한다?
그러면 전쟁의 균형이 무너질 것이고 북해빙궁 역시 무너지고 말 것이다.
북해빙궁이 무너지면 신세계가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그래서 빙수연은 신세계 탐사를 반대하고 있었다.
문제는 대장로인 빙아연과 2장로 빙지연의 생각이 빙수연과 다르다는 점이었다.
빙아연과 빙지연은 신세계를 탐사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말씀하신 대로 지금 전쟁 구도에서 누군가 빠지면 큰 문제가 생길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말끝을 흐린 빙아연이 씁쓸한 미소로 이어 말했다.
“어차피 이대로라면 무너질 겁니다. 요수들은 끝이 없으…….”
그러나 빙아연은 중간에 말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세 사람은 약속이라도 한 듯 놀란 표정으로 고개를 휙 돌려 포털을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