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ycoon has returned RAW novel - Chapter 215
제215화
215.
마도귀왕은 중간중간 뒤를 확인했다.
혹시나 강림이 뒤쫓아 오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강림이 보이거나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래도…….’
방심할 수는 없다.
그 정도로 조금 전 강림이 보여준 힘은 충격적이었다.
마도귀왕은 긴장을 유지한 채 계속해서 이동했다.
얼마 뒤 목적지 근처에 도착한 마도귀왕은 활짝 웃었다.
혹시나 혈살귀왕이 다른 곳으로 이동했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혈살귀왕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마도귀왕은 마지막으로 뒤쪽을 확인했다.
여전히 강림은 보이지 않았고 느껴지지 않았다.
마도귀왕은 한결 편해진 표정으로 이동에 집중했고 곧 혈살귀왕을 만날 수 있었다.
“오, 마도. 어떻게 됐습니까?”
혈살귀왕은 호기심 가득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게…….”
마도귀왕은 말끝을 흐리며 혈살귀왕 옆에 서 있는 중년 사내를 보았다.
그리고 더할 나위 없이 공손하게 인사했다.
“태상문주님을 뵙습니다.”
중년 사내의 정체는 바로 귀문의 ‘태상문주’이자 전전대 귀왕 ‘진차용’이었다.
“흠.”
진차용은 마도귀왕의 인사에 침음을 내뱉고는 이어 말했다.
“일이 잘 풀리지 않았나 보구나.”
“……예.”
“얼마나 죽었느냐? 녀석에게 입힌 피해는?”
“그것이…….”
마도귀왕은 진차용의 말에 다시 한번 말끝을 흐리며 눈치를 살폈다.
반응을 보니 진차용은 계획에 실패했어도 어느 정도 성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는 듯했다.
사실대로 말하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걱정이 됐다.
그렇다고 보고를 하지 않을 수는 없고 거짓을 보고할 수도 없다.
“전부 죽었습니다. 피해는 전혀 입히지 못했습니다.”
결국 마도귀왕은 사실대로 보고했다.
“…….”
그리고 보고를 들은 진차용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멍하니 마도귀왕을 바라볼 뿐이었다.
정적이 찾아왔다.
“아니, 마도 그게 무슨 소리요?”
그리고 정적을 깬 것은 혈살귀왕이었다.
“전대 귀왕들께서 전부 모이셨소. 그런데 강림 하나에 전부 죽임당하셨다니?”
혈살귀왕의 목소리에는 불신이 가득했다.
“거기다 강림에게 조금의 피해도 입히지 못했다니? 그걸 믿으라는 거요?”
“……한 치의 거짓 없는 사실이오.”
마도귀왕은 혈살귀왕의 마음을 안다.
만약 마도귀왕이 직접 겪지 못했으면 결코 믿지 않았을 이야기다.
“……어떻게 된 것인지 자세히 이야기해보거라.”
정신을 차린 진차용이 마도귀왕에게 말했다.
어찌 된 상황인지 정확히 듣고 싶었다.
마도귀왕은 진차용에게 보고를 시작했다.
보고는 길지 않았다.
일이 너무나도 순식간에 끝났기 때문이다.
“그렇게 저는 가까스로 도망칠 수 있었습니다.”
보고를 마친 마도귀왕은 진차용의 눈치를 살폈다.
“…….”
진차용은 말없이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혈살귀왕 역시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그 정도로 마도귀왕이 전한 정보는 충격적이었다.
마도귀왕은 잠자코 진차용이 입을 열기를 기다렸다.
얼마 뒤.
스윽
진차용이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마도귀왕이 왔던 방향을 보았다.
“녀석이 온 것 같구나.”
“……!”
“……!”
진차용의 말에 혈살귀왕과 마도귀왕은 놀란 얼굴을 했다.
“기운을 보니 녀석들이 당할 만했군.”
강림의 기운은 보통이 아니었다.
전대 귀왕들이 왜 죽었는지 이해가 됐다.
진차용 역시 전력을 다해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나 역시 전력을 다해야 할 것 같은데 물러나 있는 게 어떻겠느냐?”
진차용은 쓴웃음을 짓고는 혈살귀왕과 마도귀왕에게 말했다.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말씀을 받듭니다.”
권유였지만 명령이나 마찬가지였다.
혈살귀왕과 마도귀왕은 고개를 꾸벅 숙여 인사하고는 주변에 대기하고 있던 수하들과 함께 물러났다.
그렇게 모두가 물러나고 진차용은 강림이 도착하길 기다리며 전투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 * *
‘허.’
놓쳤던 이를 뒤쫓던 강림은 속으로 탄성을 내뱉었다.
‘전부가 아니었구나?’
조금 전 귀문의 은둔 고수들을 전부 죽였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앞서 만난 은둔 고수들 보다 훨씬 강한 존재가 있었다.
‘이 정도면 천마나 혈마도…….’
천마와 혈마도 일대일로는 이기지 못할 것 같았다.
그 정도로 기운이 강렬했다.
더구나 귀문 특유의 신묘함을 생각하면 기운 이상의 힘을 가지고 있을 것인데 얼마나 강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다행이네.’
문득 뒤를 쫓은 게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만약 뒤를 쫓지 않았다면?
놓쳤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대참사가 일어났을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강림은 기운의 주인공을 만날 수 있었다.
“처음 뵙겠소. 무신. 난 진차용이라고 하오.”
기운의 주인공은 ‘진차용’이란 중년 사내였다.
“강림이라고 합니다.”
강림은 진차용과 인사를 나누며 생각했다.
‘바로 끝내야겠지?’
궁금했다.
진차용이 얼마나 강할지.
어떤 능력을 보여줄지.
그러나 전투 정보를 파악하기에는 상황이 좋지 않았다.
전력을 다해 전투를 끝내야 하는 상황이었다.
“제가 시간이 없어서요. 준비는 다 하신 것 같으니 바로 시작하죠.”
강림은 주변을 스윽 훑고는 진차용에게 말했다.
그러자 진차용이 기다렸다는 듯 소매를 털었다.
그와 동시에 주변에 있던 깃발들이 진동하더니 세상이 변했다.
진법이 펼쳐진 것이다.
그러나 이미 진법의 존재를 알고 있던 강림은 당황하지 않고 무신기에 의지를 담았다.
그러자 여섯 무신기가 사방으로 퍼져나갔고.
쩡!
얼마 지나지 않아 진법이 파괴되었다.
이렇게 빠르게 진법이 파괴될 것이라 생각지 못했는지 진차용은 당혹스런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당혹을 바로 떨쳐낸 진차용은 재차 소매를 털었다.
그러자 소매에서 청동 거울이 나왔고 진차용은 바로 거울을 강림에게 향했다.
스아악!
거울에서 붉은빛이 뿜어져 나와 강림에게 날아갔다.
당연하게도 강림은 붉은빛에 맞아줄 생각이 없었다.
강림은 멸검에 무형검을 덧씌운 뒤 휘둘렀다.
그러자 반월 검기가 붉은빛을 향해 날아갔다.
이내 반월 검기와 붉은빛이 마주했다.
스걱!
승자는 반월 검기였다.
반월 검기는 붉은빛을 반으로 가르며 계속해서 나아갔다.
진차용은 이를 악물며 거울을 던졌다.
반월 검기와 거울이 충돌한 순간 폭발이 발생했다.
그리고 반월 검기와 거울이 사라졌다.
강림은 재차 반월 검기를 날렸다.
그리고 진차용 또한 소매를 털었다.
이번에 소매에서 나온 것은 부적 더미였다.
진차용은 부적을 자신의 몸 곳곳에 붙였다.
그와 동시에 진차용의 육체가 변화를 맞이했다.
진차용의 육체가 순식간에 배 이상 거대해졌고 피부가 검은 비늘로 뒤덮였다.
용족이 떠오르는 모습이었다.
진차용이 반월 검기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러자 검붉은 기운이 뿜어져 반월 검기로 향했다.
그리고 이어진 상황에 강림은 살짝 당황했다.
파지직!
반월 검기가 파괴됐기 때문이었다.
생각지도 못했다.
반월 검기가 파괴될 것이라고는.
물론 당황스럽긴 했지만 걱정되지는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반월 검기는 강림의 전력이 아니었다.
강림은 무신기에 의지를 담았다.
그리고 멸검을 꽉 쥔 채 진차용에게 다가갔다.
* * *
“청마!”
황호연은 더할 나위 없이 활짝 웃었다.
부디 맡은 지역에 청마귀왕이 있길 바랐다.
그런데 바람대로 청마귀왕이 있었다.
“……!”
청마귀왕은 황호연을 보고 놀란 얼굴을 했다.
그리고 주변을 확인했다.
“설마 혼자인 건가?”
이어 주변 확인을 마친 청마귀왕이 어처구니없는 표정으로 물었다.
“왜? 안심이 되나?”
“허, 무슨 자신감인지 모르겠군.”
청마귀왕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중얼거렸다.
그리고 황호연이 자리에서 사라졌다.
사라진 황호연이 다시 나타난 곳은 청마귀왕의 머리 위였다.
황호연은 주먹에 기운을 가득 담았다.
그리고 청마귀왕에게 떨어지며 주먹을 뻗었다.
스아악!
권풍과 함께 주먹에 담겨 있던 기운이 청마귀왕에게 쏟아졌다.
너무나 갑작스런 공격이었다.
거기다 갑작스런 공격치고 강력했다.
물론 막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스아악!
청마귀왕은 기운을 뿜어내 거대한 보호막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 위로 황호연의 기운이 작렬했다.
콰아아앙!
폭음과 함께 보호막이 흔들렸다.
쩌저적!
그리고 곧 금이 갔다.
그러나 금이 갔을 뿐 파괴되지는 않았다.
‘……어찌!’
가까스로 공격을 막아낸 청마귀왕은 당혹스런 표정으로 황호연을 보았다.
전에 만났을 때와 너무나도 달라졌다.
‘기연을 몇 번이나 얻은 거지?’
특별한 기연을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 얻은 것 같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지금의 힘은 설명되지 않는다.
황호연은 청마귀왕을 보며 히죽 웃고는 재차 자리에서 사라졌다.
그렇게 계속해서 황호연의 공격이 이어졌다.
청마귀왕은 공격을 막는 데 급급했다.
반격하고 싶었지만 반격할 틈이 없었다.
‘이대로 가면…….’
답이 없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무언가를 시도하고 싶어도 시도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 정도로 황호연의 기세는 거셌다.
푹!
이내 황호연의 주먹이 청마귀왕의 가슴을 꿰뚫었다.
“큽!”
청마귀왕은 피를 토해냈다.
그리고 황호연은 주먹을 빼낸 뒤 청마귀왕을 밀어 찼다.
쿵!
청마귀왕은 힘없이 뒤로 밀려났다.
그리고 바닥에 쓰러졌다.
쓰러진 청마귀왕은 얼마 지나지 않아 모든 움직임을 멈췄다.
황호연은 청마귀왕의 시체를 보았다.
그리고 후련한 표정을 지었다.
복수하고 나면 어떤 감정이 들까 궁금했는데 무척이나 후련했다.
황호연은 기감을 확장해 주변을 확인했다.
잡아야 할 이는 청마귀왕 뿐만이 아니다.
근처에 몇몇 무리의 기운이 느껴졌다.
황호연은 귀문의 무리들을 정리하기 위해 걸음을 옮겼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황호연은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콰아아아앙…….
엄청난 기의 폭발이 발생했기 때문이었다.
황호연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폭발이 발생한 곳은 매우 멀었다.
그런데 이 정도의 여파가 느껴지다니?
‘……강림 님과 관련된 것 같은데.’
황호연은 결코 만들어 낼 수 없는 수준이었다.
기의 폭발은 강림과 관련된 것이 분명했다.
‘괜찮으시겠지만 그래도.’
강림이라면 이 정도 기의 폭발에도 큰 문제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혹시 모르는 일이다.
도와야 할 일이 있을 수 있다.
황호연은 방향을 틀어 기가 폭발한 장소로 향하기 시작했다.
* * *
폭발로 인한 먼지구름이 가라앉았다.
그리고 강림은 주변을 확인하고는 헛웃음을 지었다.
‘자폭을 할 줄이야.’
진차용이 비장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급속도로 기운이 늘어났다.
그래서 엄청난 공격을 할 것이라 생각했다.
물론, 엄청난 공격이긴 했다.
만약 호신강기를 펼치지 않고 그대로 폭발에 휘말렸다면?
강림 역시 꽤나 큰 피해를 입었을 것이다.
그 정도로 방금 전 폭발은 거셌다.
강림은 주변을 확인했다.
방금 전 폭발로 인해 모든 것이 증발했다.
지형지물은 물론 진차용이 설치해두었던 진법들도 깡그리 사라졌다.
‘가장 큰 문제는 해결한 것 같고.’
귀문에 진차용 보다 강한 존재가 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강림은 한결 편해진 표정으로 기감을 확장했다.
그리고 꽤나 떨어진 곳에서 대기하고 있는 수많은 기운을 느끼고는 이동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