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ycoon has returned RAW novel - Chapter 236
제236화
236.
발로그가 강림에 대한 이야기를 했을 때 멜리비아는 발로그가 과장한 것이라 생각했다.
너무나 터무니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니었다.
막상 보니 과장은커녕 오히려 과소 평가됐다.
강림의 힘은 멜리비아가 들었던 것 이상이었다.
“권역의 근원은 어떻게 생겼나요?”
강림이 물었다.
권역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사라진다.
그러나 강림은 기다릴 생각이 없었다.
권역의 근원을 파괴해 바로 권역을 없앨 생각이었다.
“죄송합니다. 권역의 근원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저도 잘 모릅니다. 딱히 정해진 형태가 있는 게 아닌지라.”
“아…….”
강림은 이해했다는 듯 탄성을 내뱉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특징은 있겠죠?”
형태가 정해져 있지 않다고 해도 특징은 있을 것이다.
특징조차 없다면 어찌 알아보고 파괴하겠는가?
“권능이 응축되어 있기에 강렬한 기운을 뿜어냅니다. 문제는 레이스카르가 기운이 새어나가지 않게 은폐해 놓았을 겁니다.”
“그러면…….”
“일일이 뒤집어엎으며 찾아야 되겠지요.”
“흐음.”
강림은 침음을 내뱉으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오래 걸리겠는데.’
권역은 좁지 않았다.
넓디넓었다.
바로 그때였다.
“혹시 직접 파괴하셔야 되는 게 아니라면 제가 파괴할까요?”
강림의 눈치를 살피던 멜리비아가 물었다.
“……!”
멜리비아의 물음에 강림은 눈을 번뜩였다.
“그래 주시면 감사하죠.”
권역의 근원이 궁금하긴 했다.
그러나 오랜 시간을 들여 확인할 정도로 궁금한 것은 아니었다.
멜리비아가 대신 찾아 파괴를 해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고마웠다.
“하핫, 그러면 제가 책임지고 파괴해 없애겠습니다!”
강림의 말에 멜리비아는 껄껄 웃으며 외쳤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강림은 다시 한번 감사를 표한 뒤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눈 후 떠났다.
멜리비아는 강림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이내 시야에서 강림이 사라지자 주변을 둘러보며 생각했다.
‘어디에 숨겨놨으려나?’
거처에 숨겨 놨을 가능성이 제일 높기는 했다.
안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으로 정말 외진 곳에 숨겨 놨을 수도 있다.
‘일단 여기서부터 확인하자.’
멜리비아는 이번 사냥을 위해 힘을 비축했었다.
그러나 강림 덕분에 힘을 쓸 상황이 오지 않았다.
얼음의 권능을 방어하는 데 아주 조금의 힘만 사용했을 뿐이다.
그래서 힘이 넘치는 상황이었다.
스윽-
멜리비아가 손을 들었다.
그리고 손에 뭉쳐 있던 멜리비아의 권능이 사방으로 퍼졌다.
그그그그!
권능이 퍼진 직후 주변 땅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멜리비아는 미간을 찌푸렸다.
‘역시 보통이 아니네.’
평소였다면 진즉 땅이 뒤집어졌을 것이다.
그러나 권역에 남아 있는 얼음의 권능이 멜리비아의 권능을 제한하고 있었다.
‘그래, 어차피 둘 다 죽었으니까.’
레이스카르, 다부타스는 죽었다.
멜리비아가 권능을 과하게 사용한다고 해도 제지할 이가 없는 상황이었다.
생각을 마친 멜리비아는 더욱 강하게 권능을 발현했다.
그러자 얼음의 권능이 밀려났고 흔들리기만 했던 땅이 뒤집혔다.
‘일단 여기에는 없고.’
멜리비아는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그리고 다시 권능을 발현해 땅을 뒤집어엎었다.
그렇게 계속해서 땅을 뒤집으며 권능의 근원을 찾던 멜리비아는 이내 레이스카르의 거처에 도착했고 인상을 구겼다.
‘여기서부터 시작할걸.’
권역의 근원은 레이스카르의 거처에 있었다.
멜리비아는 권역의 근원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그그그극!
권역의 근원이 자리하고 있던 땅이 치솟아 권역의 근원을 강타했다.
그러나 기운이 조금 상했을 뿐 권역의 근원은 여전했다.
‘둘이 힘을 합쳐 만든 거라 그런가.’
레이스카르 혼자 만든 게 아니다.
다부타스와 함께 만들어서인지 무척이나 단단했다.
파괴하는데 꽤나 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
‘강림님이라면 손짓 한 번에 파괴됐겠지?’
문득 강림이 떠올랐다.
강림은 레이스카르와 다부타스를 일격에 소멸시켰다.
권역의 근원이 제아무리 단단해도 레이스카르나 다부타스 보다 단단하지는 않다.
강림이었다면 손짓 한 번에 파괴됐을 것이다.
벨리비아는 권역의 근원을 향해 계속해서 권능을 발현하며 생각했다.
‘시험 끝나면 파벌 만드시려나?’
강림의 힘을 보니 이번 시험은 이전 시험들과 달리 빠르게 끝날 것 같았다.
시험이 끝난 이후가 무척 궁금했다.
과연 강림은 파벌을 만들까?
아니면 파벌 없이 홀로 활동을 할까?
‘파벌 만드시면 지원 바로 해야겠지?’
강림은 강하다.
그리고 잠깐 본 것이지만 성품도 무척이나 좋아 보였다.
만약 강림이 파벌을 만든다면?
받아줄지는 모르겠지만 지원을 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았다.
* * *
강림은 기감을 확장했다.
몇몇 몬스터 무리가 감지됐다.
‘여기는 몬스터도 별로 없네.’
그러나 그 수가 많지는 않았다.
기감을 최대한으로 확장한 상태임에도 감지된 몬스터의 수는 100마리가 되지 않았다.
‘하기야 환경이 이러니, 몬스터들이라 해도.’
애초에 대격변 이전에도 환경 때문에 버려진 땅이었다.
오히려 몇몇 몬스터들이 서식하고 있는 게 대단한 일이었다.
강림은 무신기에 의지를 담았다.
무신기가 감지된 몬스터 무리를 처리하기 위해 사방으로 날아갔고 강림은 무신기가 돌아오길 기다리며 핸드폰을 꺼냈다.
그리고 문자를 확인했다.
김철수에게 문자가 와 있었다.
지구로 넘어온 무림인들에 대한 정보와 세계 곳곳에서 발생한 중요 사건들에 대한 정보가 쓰여 있었다.
‘진짜 잠자코 준비만 하는 건가.’
멸망의 근원에 대한 정보는 없었다.
‘아직 50일 넘게 남아 있으니까.’
결전의 날까지 54일이 남은 상황이었다.
54일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뒤통수를 칠 수 있으니 계속해서 주시해야 했다.
그사이 무신기가 돌아왔다.
강림은 핸드폰을 넣고 포털을 만들었다.
대한연구소로 연결된 포털이었다.
포털을 통해 연구소에 온 강림은 기감을 확장해 제갈무영의 위치를 확인 후 걸음을 옮겼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강림은 제갈무영을 만날 수 있었다.
“…….”
강림은 바로 말을 꺼낼 수 없었다.
제갈무영이 무언가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었다.
스아악!
얼마 뒤 제갈무영이 자리하고 있던 작업대에서 빛이 번쩍였다.
“후.”
그리고 제갈무영이 흡족한 표정으로 숨을 내뱉었다.
분위기를 보아 제작에 성공한 듯했다.
“자네 왔군! 청소는 다 끝낸 겐가?”
“응, 그 근처는 싹.”
강림은 물음에 답하며 제갈무영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작업대 위를 힐끔 보았다.
작업대 위에서 빛을 번쩍인, 제갈무영에게 흡족함을 가져다준 물건은 지름 5cm 크기의 동그란 노란색 구슬이었다.
노란색 구슬에서는 아무런 기운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서 더 궁금했다.
아무런 기운이 느껴지지 않지만, 아무것도 아닌 것은 아닐 것이다.
대체 무엇일까?
“하하, 저게 무엇인지 궁금한가 보군!”
제갈무영이 강림의 시선에 껄껄 웃으며 말했다.
“응, 뭐야 대체?”
“그게…….”
강림의 반문에 제갈무영은 말끝을 흐리며 잠시 고민했다.
“한번 만들어냈으니 또 만들 수 있겠지!”
잠시 고민하던 제갈무영이 혼잣말을 내뱉고는 강림에게 말했다.
“직접 보여 주겠네! 혹시 조용한 곳 없나? 아무것도 없는, 큰 실험을 해도 문제없는 곳, 이 녀석이 엄청난 녀석이라서 말이지.”
“……?”
제갈무영의 말에 강림은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 제갈무영이 보이는 반응은 강림도 처음 보는 반응이었다.
‘진짜 뭐길래?’
노란 구슬의 정체가 더더욱 궁금해졌다.
“잠시 자리 비워도 되는 거지?”
“물론일세. 5분 정도면 다 볼 수 있을 테니.”
“알겠어.”
강림은 제갈무영의 말에 답하며 포털을 만들었다.
‘거기서 하면 되겠지.’
조금 전까지 강림은 몬스터 청소를 하며 곳곳을 돌아다녔다.
그중에는 반경 30km 내 아무것도 없는 장소도 있었다.
스아악!
포털이 생겼고 강림은 제갈무영과 함께 포털로 들어갔다.
목적지에 도착한 강림은 제갈무영을 보았다.
제갈무영은 강림의 시선에 히죽 웃으며 노란색 구슬에 내공을 주입했다.
스아악!
그러자 노란색 구슬이 빛나기 시작했다.
“……!”
강림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빛이 나기 때문이 아니었다.
원래 노란색 구슬에서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런데 제갈무영이 내공을 주입하자 노란색 구슬에서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제갈무영의 기운을 말하는 게 아니다.
노란색 구슬이 자체적으로 발산하는 기운이었다.
물론 단순히 기운을 발산하기 때문에 놀란 것은 아니다.
발산되는 ‘기운’의 정체가 문제였다.
‘발로그?’
발로그의 권능과 매우 흡사했다.
강림은 제갈무영을 보았다.
제갈무영은 강림의 반응에 더더욱 흡족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뭐야 저거?”
“하하, 얼마 전 그 친구의 힘이 친숙하다고 했던 것 기억나나?”
“……그랬지.”
“그래서 한 번 만들어 보았네.”
“…….”
강림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친숙하다고 하기는 했다.
그래서 만들었다니?
‘시공간의 권능을?’
물론 발로그의 권능과 똑같지는 않다.
비슷할 뿐이었다.
그러나 비슷한 것을 만들어냈다는 것 자체가 놀라웠다.
“그거 쓸 수 있어?”
강림이 물었다.
노란색 구슬은 시공간의 권능을 발산하고 있었다.
단순히 ‘발산’할 뿐이다.
제갈무영이 이용을 할 수 있는지 궁금했다.
“물론일세!”
강림의 물음에 제갈무영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답하며 손을 휘저었다.
그리고 이어진 상황에 강림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구슬이 발산하는 시공간의 권능이 제갈무영의 손길을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쩌저적!
시공간의 권능은 움직이며 공간을 일그러트렸다.
한동안 권능을 움직이며 공간을 일그러트리던 제갈무영은 하늘로 손을 뻗었다.
그러자 시공간의 권능이 하늘로 솟구쳤다.
“이게 최대 파괴력일세.”
제갈무영이 강림에게 말하며 주먹을 쥐었다.
그러자 하늘로 솟구친 시공간의 권능이 ‘폭발’했다.
쩌저적!
폭발과 동시에 공간이 일그러졌다.
강림은 일그러진 공간을 보고 다시 한번 놀랐다.
‘이 정도면 무신기공이랑 비슷한데?’
무신기공 1초식과 비슷한 파괴력이었다.
범위는 1초식보다 더욱 넓었다.
‘준비 시간도 거의 없고.’
강림은 제갈무영에게 물었다.
“하나 만드는 데 얼마나 걸려?”
“3일 걸렸네. 익숙해지면 2일 정도까지는 단축할 수 있지 않을까 싶네.”
“혹시 너만 사용할 수 있는 거야?”
“……그건 모르겠네. 이걸 무어라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군. 아마 나와 같은 느낌을 가지고 있다면 사용할 수 있을 것 같긴 하네.”
바로 그때였다.
스악!
회색 팔찌가 빨간색으로 변했다.
급한 일이 생겼다는 의미였다.
“……?”
그러나 강림은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회색 팔찌는 제갈무영이 준 것이다.
그리고 제갈무영은 눈앞에 있었다.
누가 신호를 보낸 것일까?
강림은 제갈무영을 보았다.
제갈무영이라면 알고 있을 것이다.
“음?”
당연하게도 제갈무영 역시 빨간색으로 변한 회색 팔찌를 보았고 당황스런 침음을 내뱉었다.
그리고 이어 눈을 번뜩이며 외쳤다.
“철수 군 연락일걸세. 바로 확인하게나!”
제갈무영의 외침에 강림은 핸드폰을 꺼냈다.
수많은 문자가 와 있었다.
강림은 먼저 김철수의 문자를 확인했다.
“……!”
그리고 문자를 확인한 강림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무들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