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ycoon has returned RAW novel - Chapter 258
제258화
258.
솔직히 말해 눈에 차지는 않았다.
하지만 최선이었다.
그리고 지금 상태로도 당분간은 아무 문제 없을 것이다.
강림은 한결 편해진 표정으로 무신기를 회수했다.
‘확인하러 가볼까.’
제련도 끝냈고 더 이상 이곳에 있을 이유가 없었다.
스아악!
포털이 나타났고 강림은 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포털을 지나 목적지에 도착한 강림은 고개를 들어 허공에 둥둥 떠 있는 최후의 문장을 보았다.
기억을 되찾고 나니 전에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렇게 정보를 주는 거였구나?’
발로그와 무들린이 무엇을 본 것인지 궁금했었다.
그리고 지금 그 궁금증이 해결됐다.
‘뭐, 이걸 보러 온 거는 아니니까.’
최후의 문장이 어떻게 정보를 주는지도 궁금하긴 했지만, 강림이 확인하려는 것은 정보가 아니었다.
강림은 한발 더 나아가 최후의 문장의 ‘구조’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이것 봐라?’
그리고 구조를 살피던 중 한 가지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래, 개입하는 녀석들이 없을 리가 없지.’
여태껏 강림은 시험을 운영하는 게 최초의 법칙 라키넨 그리고 몇몇 법칙들이 남긴 잔재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잔재들뿐만 아니라 그 외에도 시험에 개입하는 이들이 존재했다.
물론 존재한다는 것만 알 수 있을 뿐 정확히 어떤 이들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러나 누군지는 몰라도 평범한 이들은 아닐 것이다.
‘그냥 들어갔으면 귀찮아질 뻔했네.’
원래 강림은 공간을 찢어 멸망의 대붕의 거처로 이동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공간을 찢으면 시험에 개입한 이들에게 공간이 찢겼다는 정보가 전달된다.
기억을 완전히 되찾은 것도 아니고 상황을 완전히 파악한 것도 아니다.
지금 상황에서 모험을 할 필요는 없다.
‘어쩔 수 없이 기다려야겠네.’
강림은 기다리기로 결정을 내렸다.
물론 결정과는 별개로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강림은 아쉬운 표정으로 최후의 문장을 바라보며 앞으로의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일단 카디악교부터 마무리 짓는 게 좋겠지?’
결전에서 철저히 박살 냈다.
그러나 박살 난 것은 카디악이지 아직 지구에는 카디악교가 남아 있었다.
그것도 엄청난 규모로.
강림은 대붕의 거처가 열리기 전까지 카디악교를 정리하기로 결심했다.
‘개입도 하기 힘들 테고.’
카디악은 이번 결전에서 많은 힘을 가지고 강신했다.
거기다 라테르탄에게 권능까지 줬다.
지금 카디악의 상태는 좋지 않을 것이다.
상태를 생각하면 교단이 공격받더라도 개입하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만에 하나 개입하더라도 깊은 개입은 하지 못할 것이다.
아니, 솔직히 말해 깊게 개입한다고 해도 상관없다.
강림은 카디악의 개입이 전혀 두렵지 않았다.
‘어디까지 처리해야 하나.’
카디악교의 모든 교인을 죽일 생각은 없었다.
그러기에는 교인의 수가 너무 많았다.
강림은 어느 선까지 정리를 할지 고민했다.
한동안 고민한 끝에 강림은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고위 간부들까지만 처리하자.’
고위 간부들만 처리해도 카디악교는 알아서 와해 될 것이다.
결정을 내린 강림은 바로 포털을 열었다.
* * *
카디악교 허난성 지부 대사제 야오천.
야오천은 교단 내 금지에 설치해둔 진법 앞에서 흡족한 표정으로 진법 안을 바라보고 있었다.
“사…… 살려…….”
“제……발…….”
진법 안에는 수많은 이들이 엎드려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단순히 떨기만 하는 게 아니었다.
한 사람도 빠짐없이 전부 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야오천은 바들바들 떠는 이들을 향해 활짝 웃으며 외쳤다.
“여러분들은 아주 숭고한 희생을 하는 겁니다! 이 숭고한 희생은 죽음께서 보답해주실 겁니다!”
그리고 야오천의 외침에 그나마 상태가 괜찮은 중년 사내가 입을 열었다.
“개……소……리.”
물론 다른 이들에 비해 괜찮다는 것이지 중년 사내의 상태도 정상은 아니었고 중년 사내는 힘겹게 목소리를 내뱉었다.
“…….”
야오천은 중년 사내의 목소리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차디찬 눈빛으로 중년 사내를 바라볼 뿐이었다.
스윽-
이내 야오천이 손가락을 들어 중년 사내를 가리켰다.
팟!
이어 야오천의 손가락에서 자그마한 기운 덩어리가 튀어나와 중년 사내에게 날아갔다.
중년 사내는 기운 덩어리를 피하지 못했고 기운 덩어리는 그대로 중년 사내의 심장을 관통했다.
“커……억.”
심장이 뚫린 중년 사내는 마지막으로 비명을 내뱉고 죽음을 맞이했다.
그리고 이어 놀라운 상황이 발생했다.
스아아…….
중년 사내의 육체가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녹아내린 육체는 진법에 흡수됐다.
10초.
중년 사내는 죽음을 맞이한 지 10초 만에 완전히 진법에 흡수되어 사라졌다.
야오천은 고개를 돌려 진법 중앙에 떠 있는 거대한 ‘수정구’를 보았다.
수정구 안에는 검은색 액체가 절반 정도 차 있었다.
그리고 야오천이 이를 응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액체가 살짝 늘어났다.
‘역시 얼마 안 늘어나네.’
야오천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리고 남은 이들을 보았다.
입을 열 힘이 없는 것일까?
아니면 중년 사내의 죽음 때문일까?
남은 이들은 바들바들 떨 뿐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았다.
‘그래도 남은 녀석들이 전부 흡수되면…….’
야오천은 계산을 했다.
‘충분하겠네.’
이내 계산을 마친 야오천은 다시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다행히도 모자라지 않을 것 같았다.
얼마 뒤 진법 위에 있던 이들이 하나, 둘 죽음을 맞이했고 처음 죽었던 중년 사내처럼 10초 만에 진법에 흡수됐다.
그리고 그때마다 수정구 속 검은 액체가 늘어났다.
얼마 뒤 마지막 여인이 죽음을 맞이했고 진법에 흡수됐다.
야오천은 수정구를 보았다.
수정구는 검은색 액체로 가득 차 있었다.
‘됐다. 됐어.’
야오천은 더할 나위 없이 밝은 표정으로 수정구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러자 수정구 속 검은 액체가 밖으로 빠져나와 한곳에 압축되어 뭉치기 시작했다.
이내 모든 액체가 뭉쳤고 주먹만 한 구슬로 변했다.
야오천은 손을 휘저었다.
그러자 검은 구슬이 야오천에게 날아왔다.
야오천은 검은 구슬을 조심스레 쥐며 생각했다.
‘엄청난 힘이야.’
검은 구슬에는 죽음의 기운이 가득 담겨 있었다.
‘몇 개만 더 있으면…….’
야오천은 다른 대사제들에 비해 영향력이 약한 편이었다.
영향력이 약한 이유는 당연히 힘이 약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검은 구슬을 몇 개만 더 모은다면?
대사제 중 가장 강한 샤오렌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다.
야오천은 사랑에 빠진 눈빛으로 구슬을 바라보았다.
바로 그때였다.
쩡!
진법을 보호하기 위해 설치해두었던 결계가 파괴됐다.
“……?”
야오천은 당황했다.
결계가 갑자기 왜 파괴된단 말인가?
야오천은 기운을 끌어올리며 주변을 확인했다.
번쩍!
그리고 주변을 확인하던 중 야오천은 빛을 보았다.
‘엇?’
이어 시야가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뭐지?’
야오천은 의아했다.
갑자기 왜 시야가 기울어진단 말인가?
야오천의 의아함은 곧 해결됐다.
‘……몸통!’
몸통이 보였다.
머리가 보이지 않는 몸통이었다.
‘누가 내 목을!’
야오천은 경악했다.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대체 무엇에 목이 잘린 것일까?
‘비술이 아니었으면…….’
야오천은 생존을 위해 육체에 비술을 걸어두었다.
덕분에 목이 잘렸음에도 죽지 않을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 죽지 않았을 뿐이다.
위기를 벗어난 것은 아니었다.
야오천은 어떻게 해야 할지 빠르게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머리를 굴리고 있던 그때.
스앗!
한 존재가 야오천의 시야에 나타났다.
“……!”
그리고 야오천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강림!’
시야에 나타난 존재가 강림이었기 때문이었다.
야오천은 재빨리 눈을 감았다.
‘여, 여기에 왜?’
샤오렌과 교단 정예들이 강림과 전투를 벌이러 떠났다.
지금쯤 한창 전투 중일 것이라 생각했다.
‘설마 벌써 끝났다고……?’
전투가 끝난 것일까?
아니면 강림이 도망친 것일까?
그러나 도망쳤다면 진즉 연락이 왔을 것이다.
거기다 지금 강림이 보여준 힘을 생각하면 전투는 카디악교의 패배로 끝났을 확률이 매우 높았다.
‘죽음께서는 아무런 말씀이 없으셨는데…….’
야오천은 당황스러웠다.
‘설마 죽음께서도……?’
바로 그때였다.
“……!”
야오천은 눈을 부릅떴다.
그리고 자신의 몸을 보았다.
가슴이 뻥 뚫려 있었다.
가슴뿐만이 아니다.
오른쪽 허벅지도 뻥 뚫려 있었다.
“아, 안…….”
전부 비술의 핵을 심어둔 곳이었다.
핵이 하나라도 남아 있으면 살 수 있다.
문제는 이제 남은 핵이 하나뿐이라는 점이었다.
번쩍!
그 순간 빛이 번쩍였다.
그리고 야오천은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왼쪽 발목에 심어둔 마지막 핵이 파괴됐다는 것을.
모든 핵이 파괴되자 시야가 흐릿해지며 정신 역시 흐릿해졌다.
‘이렇게 죽을 수는…….’
죽고 싶지 않았다.
‘죽음이시여…….’
야오천은 간절히 카디악을 불렀다.
그러나 카디악은 응답하지 않았고 그렇게 야오천은 죽음을 맞이했다.
그리고 야오천을 죽인 강림은 야오천의 시체를 보며 생각했다.
‘이 정도면 경고는 충분히 되겠고.’
야오천을 끝으로 허난성 지부 내 모든 고위 간부가 죽었다.
이제 남은 이들은 일반 교인 그리고 교인들을 관리하는 하위 간부들뿐이었다.
강림이 고위 간부들의 시체를 남겨둔 이유는 경고였다.
허튼짓 말고 알아서 사리라는.
‘다음 지부로 가볼까.’
강림은 바로 포털을 만들었다.
그리고 포털로 걸음을 옮기며 손을 휘저었다.
쩌저적!
그러자 근처에 설치되어 있던 진법이 그대로 어그러져 파괴됐다.
그렇게 진법을 파괴 후 포털을 지나 다음 목적지 ‘충칭 지부’에 도착한 강림은 도착과 동시에 기감을 확장했다.
수많은 기운이 느껴졌다.
‘……음?’
그리고 기운을 통해 고위 간부들을 구별하던 강림은 고개를 갸웃했다.
강렬한 죽음의 기운이 느껴졌다.
그러나 생명체가 아니었다.
생명체가 아님에도 강렬한 죽음의 기운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하나였다.
‘신물이 있을 줄이야.’
카디악의 신물이 분명했다.
‘잘됐네.’
강림은 활짝 웃었다.
기억을 찾기 전이었다면 그냥 파괴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요긴하게 사용할 방법이 있었다.
강림은 곧장 신물이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 * *
세계 마스라드.
“…….”
카디악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멍하니 포털을 바라볼 뿐이었다.
대사제를 포함해 힘을 나누어준 고위 간부들이 죽고 있었다.
당연히 그들을 죽이고 있는 것은 ‘강림’이었다.
“망할!”
카디악은 욕을 내뱉으며 왕좌를 내리쳤다.
강림이 활개 치고 있지만, 지켜보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바로 그때였다.
그그극!
공간이 갈라졌다.
그리고 갈라진 공간에서 한 존재가 걸어 나왔다.
바로 벨피오드였다.
“……!”
카디악은 놀란 얼굴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베, 벨피오드 님을 뵙습니다.”
그리고 데브스에게 그랬듯 재빨리 부복하며 외쳤다.
벨피오드는 카디악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해서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