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ycoon has returned RAW novel - Chapter 26
제26화
26.
“대사제님 이대로 돌아가도 되는 건가요?”
김주호가 걱정 가득한 표정과 목소리로 말했다.
“응? 뭘?”
양수진은 고개를 갸웃하며 반문했다.
“루드란 님께서 신탁을 내리셨잖아요.”
“신탁? 친분을 맺고 도움을 줄 수 있으면 도우라는 그 신탁?”
“네.”
김주호가 고개를 끄덕였고 양수진은 다시 한번 고개를 갸웃했다.
“친분을 맺었고 도움도 줬잖아? 신탁대로.”
강림과 안면을 텄다.
이 정도면 친분이 생겼다 할 수 있다.
거기다 도왔다.
예상하고 있던 도움은 아니지만 도움이 됐다고 했다.
“아니, 그게 아니라…….”
양수진의 답에 김주호는 말끝을 흐렸다.
그리고 당황, 답답함이 반반 섞인 표정으로 이어 말했다.
“죽으면 어떻게 해요?”
“누가? 강림 님이?”
“네, 지켜 주는 세력도 없는 것 같고 몰려온 녀석들 분위기 보니까 죽이려는 것 같은데 그분이 죽으면 신탁이 의미 없어지는 거 아니에요?”
지켜 주는 세력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강림은 혼자였다.
반대로 강림을 쫓은 이들은 세력이었다.
그것도 아주 강력하고 거대한 세력.
그들이 강림을 죽이려 한다면 강림이 버틸 수 있을까?
아니, 절대 버티지 못한다.
“뭐야, 다들 그렇게 생각해?”
김주호의 말에 양수진은 함께 온 사제들을 쭉 훑으며 물었다.
그러자 한 사람도 빠짐없이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푸하핫.”
그리고 양수진은 웃음을 터트렸다.
“……?”
“……?”
양수진의 웃음에 김주호와 사제들은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강림이 죽을 수도 있는 심각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어찌 웃을 수 있단 말인가?
“……혹시 다른 신탁이 또 있었던 건가요?”
문득 든 생각에 김주호가 설마 하는 표정으로 물었다.
친분을 맺고 도우라는 신탁 말고도 또 다른 신탁이 내려온 것일까?
“아니아니, 따로 또 내려온 신탁은 없어.”
“……대사제님 웃음 포인트가 남다른 건 알고 있었지만 이번엔 어떤 부분이죠?”
김주호가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그리고 양수진이 웃음을 멈추고 답했다.
“강림 님이 왜 죽을 거라 생각해?”
“예? 그거야 당연히…….”
양수진이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를 묻자 김주호는 어찌 답해야 되나 잠시 고민했다.
고민하는 김주호에게 양수진이 이어 말했다.
“강림 님이 평범한 사람 같아?”
“……아닌가요? 신력도 안 느껴지고 플레이어도 아니라고 했으면 평범……. 어?”
양수진의 물음에 답을 하던 김주호는 문득 든 생각에 탄성을 내뱉었다.
“뭐죠? 어떻게 거기서 그렇게 자연스럽게 움직였던 거예요?”
생각해 보니 이상했다.
강림을 만났던 장소의 환경은 평범하지 않았다.
강한 중력이 작용하고 있었다.
“못 움직여야 되는 거 아니에요?”
일반인은 버티는 게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그런데 강림은 그런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힘들어하기는커녕 아주 자연스럽게 움직였다.
“그러니까 쓸데없는 걱정 하지 말고 가자.”
양수진은 김주호의 반응에 피식 웃으며 말하고는 걸음을 옮기며 생각했다.
‘진짜 뭘까.’
물음에 답하지 않고 대화를 끝낸 것은 질문에 대한 답을 양수진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강림에게는 신력이 느껴지지 않았다.
즉, 강림은 간택받지 않았다.
‘플레이어도 아니고.’
평범한 수준의 간택받은 자들은 느끼지 못하지만 양수진 정도의 수준이 되면 플레이어 특유의 기운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강림에게서는 플레이어 특유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았다.
플레이어도 아니고 간택받은 자도 아니다.
그렇다고 일반인도 아니다.
일반인이었다면 김주호의 말처럼 결코 그리 움직일 수 없다.
‘루드란 님이나 강림 님 반응을 보면 뭔가 있는 것 같긴 한데.’
양수진은 여태껏 루드란에게 수많은 신탁을 받았다.
이번 신탁은 이전 신탁과 달랐다.
루드란에게서 흥분이 느껴졌다.
반응이 이상한 건 루드란뿐만이 아니다.
천마겁화를 본 강림의 반응도 이상했다.
천마겁화는 보통 사람이 보면 무력감을 느낀다.
그런데 강림은 무력감을 느끼긴커녕 아무렇지 않아 했다.
‘분명 천마겁화를 알고 있었어.’
확실한 건 아니지만 양수진이 보기에 강림은 천마겁화를 알고 있는 것 같았다.
‘난 보여 준 기억이 없는데.’
루드란교에는 대사제가 총 세 명 있다.
중국에 자리 잡은 루드란교를 이끄는 자오령, 미국에 자리 잡은 루크 그리고 마지막으로 양수진.
문제는 셋 중 천마겁화를 만들 수 있는 존재가 양수진뿐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양수진은 강림에게 방금 처음 천마겁화를 보여 주었다.
그래서 강림의 반응이 더 이해 가지 않았다.
‘……알게 되겠지 뭐.’
양수진은 생각을 멈췄다.
어차피 시간이 흐르면 알게 될 일이었다.
‘수련이나 하고 있자.’
* * *
“…….”
장호천은 말없이 고개를 내렸다.
가슴이 뚫려 있었다.
‘뭐지? 어떻게?’
지금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스윽.
장호천은 고개를 돌려 주변을 확인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활짝 웃고 있던 팀원들이 전부 쓰러져 있었다.
쓰러진 팀원 중 숨을 쉬는 이는 없었다.
스윽.
장호천은 다시 고개를 돌려 전방을 보았다.
이번 작전의 목표물인 사내 강림이 보였다.
‘일반인이라며…….’
플레이어도 아니고 간택받은 자도 아니라고, 뒤에 누군가 지키고 있는 이가 있을 것이라 전달받았다.
그리고 지켜 주는 이가 없으면 죽이라고 명령받았다.
그러나 전달받은 것과 달리 강림은 일반인이 아니었다.
강림이 일반인이었다면 지금의 상황은 설명이 되지 않는다.
팀원들을 죽인 것은 강림이었다.
그리고 장호천의 가슴이 뚫린 것도 강림의 짓이었다.
어떻게 한 것인지는 모른다.
그냥 눈 몇 번 깜빡이니 팀원들이 죽었고 가슴이 뚫렸다.
“괴물…… 악마…….”
시야가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장호천은 강림을 향해 두려움이 가득 담긴 목소리를 내뱉으며 쓰러졌다.
‘뭐라는 거야?’
강림은 장호천의 말에 인상을 구기며 생각했다.
‘죽이려고 했던 게 누군데 누구보고 괴물이고 악마래?’
먼저 공격한 게 아니다.
조우하자마자 흥분 가득한 표정으로 ‘포상은 우리 거다! 가자! 얘들아!’라고 외쳤던 게 장호천이고 팀원들 역시 탐욕 가득한 눈빛으로 강림을 바라보며 호응했다.
‘어떻게 한 사람도 없냐?’
적어도 한두 팀 정도는, 아니, 한두 명 정도는 대화를 원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명령 때문에, 다른 이들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하더라도 껄끄러워하는 반응이라도 보이길 바랐다.
그런데 놀랍게도 단 한 명도 없었다.
모두 탐욕에 눈이 멀거나 흥분 가득한 표정으로 죽음을 맞이했다.
‘근데 뭐지?’
강림은 마지막에 죽은 장호천을 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왜 기운이 안 사라져?’
앞서 죽은 이들에게서는 더 이상 기운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게 당연했다.
생을 마감하는 순간 몸에 남아 있던 모든 기운이 자연으로 돌아가 버리니까.
그런데 장호천의 기운은 여전히 몸에 남아 있었다.
기운의 양이 많아서 그런 게 아니다.
조금도 빠지지 않고 몸에 남아 있었다.
단순히 남아만 있는 것도 아니다.
기운이 활발히 움직이고 있었다.
‘설마…….’
강림은 문득 든 생각에 장호천의 시체로 다가갔다.
저벅!
이내 시체 앞에 도착한 강림은 확신했다.
‘살아 있네.’
죽은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장호천은 살아 있었다.
‘부활 스킬은 엄청 희귀하다고 했는데.’
정확히 말하면 죽기는 했다.
단지 스킬을 통해 부활했을 뿐이다.
쿵!
강림은 진각을 밟았다.
쩌저적!
그러자 흙덩이가 비산했고 장호천을 덮었다.
“컥!”
장호천은 흙덩이에 덮이는 순간 비명을 내뱉었다.
그걸로 끝이었다.
장호천의 몸에서 기운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스킬 하나로 부활이 가능하다니.’
강림은 장호천의 육체에서 기운이 완전히 사라지길 기다리며 생각했다.
‘대법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참.’
중원에서도 죽은 자를 부활시키는 방법이 있었다.
그러나 오랜 시간이 필요했고 많은 준비가 필요했다.
거기다 엄청난 대가를 필요로 했다.
그러나 스킬은 강림이 보기에 준비도, 대가도 필요치 않아 보였다.
‘대체 시스템은 뭐지?’
플레이어들의 힘은 ‘시스템’이었다.
시스템의 정체가 무엇이기에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 궁금했다.
스윽.
이내 모든 기운이 사라졌고 강림은 그제야 몸을 돌렸다.
그리고 서쪽에서 다가오고 있는 무리를 느끼며 생각했다.
‘간택받은 자들도 이런 비슷한 거 있으려나?’
서쪽에서 다가오는 무리는 플레이어가 아니다.
간택받은 자였다.
간택받은 자들은 시스템의 힘을 받지 않는다.
대신 초월자들의 힘을 받는다.
‘생명의 초월자니까 있을 것 같긴 한데…….’
지금 다가오고 있는 간택받은 자들은 ‘라숨’을 따르는 ‘라숨교’였다.
라숨이 초월한 분야는 ‘생명’이었다. 부활 ‘스킬’은 없겠지만 비슷한 무언가가 있을 가능성은 상당히 높았다.
‘근데 라숨교에서는 왜 온 거지?’
강림은 고개를 갸웃했다.
라숨교는 대한 그룹의 요청으로 신성 치료라는 가짜 목적을 가지고 주기적으로 대한 병원에 방문했었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였다.
라숨교는 강대석, 강영림, 권지호 세 사람 중 그 누구와도 인연을 맺지 않았다.
‘이야기 때문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많이 왔는데…….’
느껴지는 기운의 수가 32개였다.
양수진처럼 대화를 하기 위해 온 것이라기에는 그 수가 너무 많았다.
그리고 무슨 이유로 대화를 나누려 하겠는가?
강림은 라숨교와 아무런 인연이 없었다.
‘날 죽이려고? 아니면 쟤들도 루드란교처럼 신탁 받았나?’
곰곰이 생각을 하던 강림은 이내 생각을 멈췄다.
어차피 곧 만나게 될 것이고 그 이유도 알게 될 것이다.
강림은 걸음을 옮겼다.
한시라도 빨리 만나고 정리를 하기 위해서였다.
마중을 나간 덕분에 강림은 얼마 지나지 않아 라숨교 무리를 만날 수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먼저 이야기를 꺼낸 것은 선두에 서 있던 덩치 큰 사내였다.
“라숨교 2급 성기사 김은호라고 합니다.”
“네, 안녕하세요.”
강림은 인사에 답하며 생각했다.
‘뭐지?’
이상했다.
라숨교는 최상위 교단이었다.
라숨교의 2급은 평범하다고 할 수 없다.
즉, 김은호는 간택받은 자들 중에서 입김이 상당한 존재였다.
그러나 놀랍게도 김은호는 이 무리의 대표가 아니었다.
‘왜 숨어 있는 거지?’
32명 중 유독 강한 기운이 느껴졌다.
그 기운의 주인은 김은호가 아니다.
김은호의 뒤에 서 있는, 다른 이들처럼 로브를 푹 눌러쓴 채 수행원의 모습을 하고 있는 존재가 바로 그 주인공이었다.
양수진과 비교하면 조금 모자라지만 김은호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기운을 가지고 있었다.
김은호는 2급 성기사였다.
기운 차이를 생각하면 숨어 있는 이는 1급이 아니다.
적어도 X3급이다.
말 그대로 최소가 그렇다는 것이지 그 이상일 수도 있다.
그런 거물이 어째서 앞에 나서지 않고 김은호를 내세운 것일까?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생각에 잠겨 있던 강림은 귓가에 들려오는 목소리에 김은호를 보았다.
“저희 교에 들어오실 생각이 있으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