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ycoon has returned RAW novel - Chapter 94
제94화
94.
‘수복 끝나는 대로 밀고 들어올 텐데.’
이제 곧 금지 원정대가 귀환한다.
다른 곳은 몰라도 라숨교, 대한 그룹, 제왕 길드.
세 곳만큼은 결코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분명 공격을 해 올 것이다.
‘다른 녀석들은 몰라도 강림이 오면…….’
백지호는 강림을 떠올렸다.
과연 지금 카디악교의 힘으로 강림을 막을 수 있을까?
장종석도 없는 지금 상황에?
강림이 혼자 온다고 해도 막는 게 불가능할 것 같았다.
‘근데 장종석은 누구한테 죽은 거지?’
백지호는 장종석의 죽음이 이해 가지 않았다.
처음에는 강림이나 김철수의 짓인 줄 알았다.
그러나 당시 라숨교에는 강림도 없었고 김철수도 없었다.
강림은 킬리아드라를 막기 위해 부산 근처에 있었고 김철수는 도세르를 잡기 위해 울진에 있었다.
그렇다면 누가 장종석을 죽인 것일까?
‘한소영이 그 정도로 강할 리는 없는데.’
백지호가 알기로 한소영은 전투 경험이 많지 않았다.
연구실에 박혀 연구만 했다.
거기다 백지호는 한소영을 직접 본 적 있다.
한소영이 가진 죽음의 크기는 컸다.
하지만 ‘연약’했다.
장종석이 가진 죽음을 결코 이길 수 없다.
바로 그때였다.
똑똑.
“대사제님께서 호출하셨습니다.”
노크와 함께 목소리가 들려왔다.
백지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집무실에서 나와 어제 막 대사제가 된 김청운의 집무실로 향했다.
스윽.
집무실로 향하며 백지호는 주변을 훑었다.
서울에 있던 모든 이들이 인천 지부로 넘어왔다.
여러 부분이 부족했고 한창 공사 중이었다.
‘의미가 있을까.’
곧 전쟁이 일어날 것이다.
숙소보다 함정을 지어야 될 때가 아닐까 싶었다.
그러나 의견을 피력할 수가 없었다.
이번 사건과 인천 이전을 통해 최고 간부들이 가지고 있던 영향력이 대폭 줄어들었다.
더구나 백지호는 감찰관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영향력이 적었는데 더욱 적어졌다.
‘죽음의 무도도 익혀야 되는데.’
백지호는 인상을 구겼다.
장종석은 라숨교에 다녀온 뒤 알려 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장종석은 돌아오지 못했다.
‘후.’
백지호는 속으로 한숨을 내뱉었다.
여러모로 답답해 미칠 것 같았다.
“대사제님, 감찰관이 왔습니다.”
“들어와.”
이내 목적지에 도착한 백지호는 김청운을 만날 수 있었다.
“……!”
그리고 김청운을 본 백지호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상황이 상황인지라 대관식을 하지 않았다.
그냥 공표만 했을 뿐이고 김청운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어떻게 죽음이…….’
그런데 못 본 사이 김청운이 가지고 있는 죽음이 무지막지하게 강렬해졌다.
같은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축복을 받으셨군요.”
아무리 생각해도 수련을 통해 강해진 게 아니다.
카디악에게 축복을 받은 것이 분명했다.
“감사하게도.”
김청운은 백지호의 답에 흡족한 표정으로 답했다.
“장종석과 비교하면 어떠냐?”
“음…….”
백지호는 침음을 내뱉었다.
그리고 장종석이 가진 죽음과 비교를 했다.
죽음의 크기 자체는 비슷했다.
그러나 종류가 달랐다.
장종석이 가지고 있던 죽음은 끈적했고 기분이 더러워지는 거북한 죽음이었다.
그런데 김청운이 가지고 있는 죽음은 깔끔했다.
특색이 없는 보편적인 죽음이었다.
“종류가 달라 확실치는 않지만 결코 밀리지 않습니다.”
“그래? 하하하.”
이내 백지호가 답했고 김청운은 껄껄 웃었다.
“좋군, 정말 좋아!”
김청운은 알고 있다.
장종석이 얼마나 강한지.
그런데 축복 한 번에 그 ‘장종석’과 비슷한 수준이 되다니?
웃지 않을 수가 없었다.
김청운의 반응에 백지호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호출하신 이유를 여쭈어봐도 되겠습니까?”
상황이 좋지 않았다.
김청운이 가진 죽음이 강렬해진 것은 분명 좋은 일이지만 그것 때문에 부른 것은 아닐 것이다.
“아아, 이거.”
백지호의 물음에 김청운은 봉투를 내밀었다.
“……?”
봉투를 받아 내용물을 확인한 백지호는 고개를 갸웃했다.
인천 지부 지도였다.
평범한 지도는 아니었다.
곳곳에 X 자로 표시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지도를 보는 백지호에게 김청운이 말했다.
“저기 구석에 있는 것들 전부 표시된 곳에 박아 둬. 한 곳도 빠짐없이 전부.”
스윽.
김청운의 말에 백지호는 고개를 돌려 구석을 보았다.
기묘한 문양이 그려져 있는 긴 막대기가 여럿 보였다.
막대기를 확인한 백지호가 김청운에게 물었다.
“무엇인지 여쭈어봐도 되겠습니까?”
“나도 잘 모른다.”
김청운이 어깨를 으쓱였다.
“……예?”
백지호는 반문할 수밖에 없었다.
설치하라면서 무엇인지 모른다니?
무엇인 줄 알고 설치하라 한단 말인가?
“카디악 님께서 이것만 설치하면 외부의 압박을 능히 막아 낼 수 있을 것이라 하셨다.”
“아…….”
백지호는 나지막이 탄성을 내뱉었다.
“알겠습니다.”
무엇인지 모른다.
그러나 카디악의 신탁이었다.
“바로 설치하겠습니다.”
“그리고 설치 끝나면 다시 와. 죽음의 무도를 알려 줄 테니.”
“……옙!”
백지호는 막대기를 챙겨 집무실에서 나왔다.
그리고 곧장 지도에 표시된 곳으로 향했다.
팍!
첫 번째 장소에 도착한 백지호는 막대기를 박았다.
‘이게 대체 뭘까.’
막대기를 박으며 백지호는 고개를 갸웃했다.
‘뭔가 있는 건 분명한데.’
카디악이 아무 이유 없이 설치하라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분명 특별한 뭔가가 있다.
그러나 막대기를 설치한 순간에도, 직후에도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흠.’
백지호는 속으로 침음을 내뱉으며 다음 장소로 향했다.
그렇게 계속해서 막대기를 설치했고 이내 마지막 장소에 도착한 백지호는 마지막 막대기를 설치했다.
그리고 바로 그때였다.
“……!”
백지호는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이, 이게 무슨.’
* * *
“으음…….”
강림은 침음을 내뱉으며 눈을 떴다.
눈을 뜬 강림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역시 안 되는구나.’
강림은 이번 수련을 통해 익히기를 포기했던, 아직 이름을 짓지 않은 ‘무공’을 완성시킬 생각이었다.
당연하게도 실패했다.
고작 3일이었다.
3일 만에 완성시킬 수 있는 것이었다면 진즉 완성시켰을 것이다.
‘그래도 뭐.’
강림은 아쉬움을 떨쳐 냈다.
‘하나는 만들었으니까.’
아무 소득도 없던 것이 아니다.
강림은 첫 번째 무신기에 의지를 담았다.
쇽!
그러자 몸 안에 잠들어 있던 첫 번째 무신기가 손바닥에서 튀어나왔다.
원래 무신기는 길이 15cm, 두께 1cm의 새하얀 막대기였다.
그러나 이번 수련을 통해 무신기는 변화를 맞이했다.
길이 15cm, 두께 1cm.
크기는 여전했다.
변한 것은 바로 ‘색’.
새하얗던 무신기는 더 이상 순백이 아니었다.
‘붉다, 붉어.’
강렬한 붉은 빛을 발산하고 있었다.
단순히 색만 변한 게 아니다.
무신기는 강림의 내공 그 자체다.
그리고 강림은 첫 번째 무신기의 내공 성질을 ‘극양’으로 바꿨다.
‘이 정도면…….’
강림은 킬리아드라의 보호막을 떠올렸다.
이제 전보다 훨씬 빠르게 보호막을 파괴할 수 있게 됐다.
첫 번째 무신기의 성질이 극양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물론 극양으로 바뀐 것이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다.
화기에 강한 저항을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는 역효과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도 문제없다.
첫 번째 무신기만 성질이 바뀌었을 뿐이다.
나머지 네 개의 무신기의 성질은 그대로였다.
‘다 바꾸는 데 얼마나 걸리려나.’
물론 다른 무신기도 전부 변화를 줄 생각이었다.
당연히 극양은 아니다.
전부 다른 성질을 부여할 생각이었다.
스윽.
강림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핸드폰을 확인했다.
수많은 메시지가 와 있었다.
‘슬슬 가 볼까.’
이제 카디악교와의 전쟁이 시작될 예정이었다.
물론 전쟁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일방적일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힘의 차이가 너무 컸다.
더구나 카디악교 최강 전력이었던 장종석도 죽은 상황에 카디악교가 저항할 수 있는 수단은 없다고 봐도 된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그렇다고 방심할 생각은 없었다.
카디악교는 배교와 뿌리가 같다.
중원에서 배교를 지울 때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리고 강림은 그때 깨달았다.
힘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만약 제갈무영이 아니었다면?
결국 승리하기는 하겠지만 상처뿐인 승리가 됐을 것이다.
즉, 카디악교도 배교와 마찬가지로 무슨 준비를 했을지 모른다.
그래서 강림은 조심히 그리고 확실히 처리할 생각이었다.
-출발하겠습니다. 5분이면 도착할 겁니다.
강림은 문자를 보낸 뒤 자택에서 나왔다.
그리고 약속 장소로 달리기 시작했다.
‘근데…….’
문득 든 생각에 강림은 고개를 갸웃했다.
‘금지 전부 수복하면 뭐 있는 거 아니었나?’
직접적으로 김철수가 언급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김철수는 국내 금지가 전부 수복되면 특별한 일이 있을 것처럼 말했다.
‘아직 수복이 안 된 곳이 있나?’
강림은 곰곰이 생각해 봤다.
‘설마 위 지역까지 전부?’
이북 지역은 전부 금지가 됐다.
혹시 그곳까지 전부 수복을 해야 되는 것일까?
‘그건 아닐 텐데.’
강림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혹시나 아직 수복이 되지 않은 지역이 있는지.
‘아, 한 곳 남아 있구나.’
생각해 보니 수복되지 않은 금지가 한 곳 있었다.
‘환상의 숲.’
바로 서울 한복판에 있는 금지 ‘환상의 숲’.
몬스터가 존재하지 않는 곳이라 잊고 있었다.
환상의 숲 역시 금지라는 것을.
‘그렇지 않아도 한번 가 볼까 했는데.’
환상의 숲은 참으로 기묘한 곳이었다.
몬스터는 없지만 환경이 극악했다.
‘무영이도 신기해하겠지.’
후에 상황이 안정되면 가 보려 했는데 이번 일이 끝나는 대로 제갈무영과 함께 가면 될 것 같았다.
“왔군!”
“오셨습니까.”
이내 약속 장소에 도착한 강림은 네 사람을 볼 수 있었다.
한소영, 제갈무영, 김철수, 황서연이었다.
“진짜 괜찮은 거예요?”
황서연이 물었다.
“뭐가 말입니까?”
“강한 건 알겠지만 그래도 두 분이서 가시는 건…….”
“아아, 괜찮습니다.”
강림은 황서연의 물음에 싱긋 웃으며 답했다.
“그래도…….”
황서연이 말끝을 흐리며 걱정스러운 눈빛을 지었다.
바로 그때였다.
“……호오.”
제갈무영이 탄성을 내뱉었다.
“……?”
너무나 뜬금없는 탄성에 강림은 의아한 표정으로 제갈무영을 보았다.
강림뿐만이 아니다.
함께 있던 한소영, 황서연, 김철수 역시 의아한 눈빛으로 제갈무영을 봤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하하.”
제갈무영은 쏠린 시선에 어깨를 으쓱였다.
“……그럼 나중에 연락드리겠습니다.”
강림은 제갈무영의 반응에 다시 고개를 돌려 세 사람에게 말했다.
“조심하시길.”
“대기하고 있겠습니다. 필요한 일 있으시면 언제든 말씀해 주세요.”
“도움이 필요하면 말해요. 갈 테니까.”
그렇게 세 사람과 인사를 나눈 뒤 강림과 제갈무영은 함께 목적지 ‘카디악교 인천 지부’로 향했다.
두 사람의 이동속도는 빨랐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저벅!
저벅!
두 사람은 약속이라도 한 듯 이동을 멈췄다.
“…….”
“…….”
그리고 두 사람은 카디악교 인천 지부를 말없이 바라보았다.
인천 지부를 바라보는 두 사람의 표정은 상당히 진지했다.
“이거…….”
먼저 입을 연 것은 강림이었다.
“죽마사혈진 맞나?”
“아무래도 그런 것 같군.”
“미친 새끼들. 자기 영역에 죽마사혈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