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the law RAW novel - Chapter (2658)
오광훈은 경찰들에게 접촉해서 혼자 퇴근하거나 퇴근 이후에 무방비인 사람들에 대해 보고서를 올리라고 했다.
“뭔 깡인 거야?”
그리고 그 안에서 몇몇 사람들을 찾아낼 수 있었다.
가족들을 아파트로 보낸 이후에도 혼자 사는 사람들이 분명 존재했다.
“그게, 남하고 지내는 게 불편하다고…….”
“저러다가 모가지가 날아가 봐야 인생 헛살았다고 생각하겠지.”
멀어지는 남자를 멀찌감치에서 바라보며 혀를 끌끌 차는 오광훈.
슬쩍 주소를 본 노형진도 혀를 끌끌 찼다.
“인생을 헛살았다기보다는, 보여 주고 싶지 않은 거지.”
“응? 그게 무슨 소리야?”
“여긴 제법 비싼 동네거든.”
“어? 아…… 무슨 소리인지 알겠네.”
이 지역은 정상적인 경찰의 월급으로는 절대 살지 못할 곳이다.
그런데 지금 저 앞에서 가고 있는 경찰은 이 동네에 살고 있다.
“저 사람의 집은 담보로 빌린 돈도 없어.”
“해 처먹은 게 많은 거군.”
“정답.”
범죄자들을 잡는 게 경찰의 일이다.
눈치 빠른 사람들은 집에 들어가는 순간 일반적인 경찰 월급으로는 꿈도 못 꾼다는 걸 알 것이다.
“그중 누가 내사를 시작할지 모르는 일이거든.”
“으음…….”
“더군다나 지금 경찰과 검찰은 상급자와 하급자의 사이가 좋은 상황이 아니야.”
그럴 수밖에 없는 게, 하급자들에게 상급자들의 경호를 명령했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하급자들의 가족들이 죽어도 경찰은 대응할 전력이 전혀 없었고, 하급자들은 자기 가족은 죽게 내버려 두고 자기들 안위만 챙기는 상급자들을 좋게 볼 수가 없었다.
“그러니 혼자 살 수밖에.”
같이 살자니 영 꺼림칙할 수밖에 없으니까.
“그리고 네가 생각하기에는 중화영웅이 저 사람을 노릴 가능성이 높다는 거지?”
“가능성일 뿐이지만.”
노형진은 가장 의심스러운 지역인 대림동 지역 경찰을 감시하기로 했는데, 그중에서 혼자 사는 사람들은 세 명뿐이었다.
그런데 그중 둘은 이해가 가는 사유가 있었다.
한 명은 결혼 준비를 하느라고 집을 구해 둔 상황이고, 한 명은 아예 가족이라는 게 없었다.
“직접적으로 노린다면 저 사람뿐이지.”
“하지만 왜 대림동이야?”
“대림동은 중국인들이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곳이야. 세력을 늘리려면 여기서부터 시작하는 게 최고지. 이 지역만 먹으면 중화영웅에서 인원을 보충하는 건 어렵지 않을 테니까.”
노형진은 그렇게 말하면서 힐끔거리며 경찰의 뒤를 멀찌감치에서 따라갔다.
“내 예상대로 세력을 늘리는 게 우선 해결 사항이라면 중화영웅은 여기서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어.”
“지방도 있잖아.”
오광훈의 말에 노형진은 고개를 흔들었다.
“그건 쉽지 않아.”
일단 지방에는 중국인이 많지 않다.
물론 많은 곳도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공단 지역에 몰려 있다.
상업에 종사하면서 건물을 가지는 등 부자들이 몰려 있는 건 대림동 쪽이다.
“기본적으로 폭력 조직은 돈을 추구한다. 지방 상권 차지해 봐야 많은 돈은 못 받아. 하지만 대림동은 다르지.”
대림동이 낙후되어 있다지만 서울의 한가운데. 당연히 돈 있는 중국인들이 대부분 거기에 몰려 있다.
“내가 알기로는 대림2동 같은 경우는 중국인이 거의 90% 이상일걸.”
“으음…….”
“그리고 중국인들이 많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 대국론이지.”
중국은 대국이며 한국보다 우월하다는 생각.
“물론 생각 자체는 나쁘지 않아. 하지만 그 이후가 문제야. 만일 그런 이들이 세력을 만들고 무력 집단화된다면 어떻게 행동하겠어?”
그들을 감춰 주고 그들에게 자금을 밀어주기 시작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에이, 설마.”
“설마가 아니야. 그건 전 세계에서 다 벌어지는 현상이야.”
심지어 미국에서도 벌어진다.
흑인이 많이 사는 지역에 경찰이 순찰을 돌던 중 습격받은 사건이 있었다.
갱단원으로 의심되는 놈이 무차별적으로 총격을 가한 건데, 결국 총격전이 벌어져서 그 갱단원이 사살되었다.
“그런데 그 이후에 주변에서 몰려온 사람들은 경찰이 무차별적으로 지나가는 시민에게 사격했다고 주장했지.”
한두 명이 아니었고 그 문제로 거의 폭동 분위기까지 만들어져서 경찰서장까지 출동하고 난리가 났었다.
다행히 미국의 경찰은 몸에 캠코더를 달게 되어 있기 때문에 그걸 현장에서 바로 공개했고, 거기에는 단순 순찰 중이던 경찰에게 먼저 총격을 가하던 모습이 그대로 찍혀 있었다.
“그러면 그 지역 시민들이 반성할 것 같지? 아니야.”
그들은 끝까지 경찰 잘못이라고 떠들었다.
“한 지역이 세력화, 토착화되면 공권력은 의미가 없어져. 당장 한국 지방 세력도 그런데 중국에 지역이 다 먹혀 버린 대림동이라고 멀쩡하겠냐?”
“쩝…….”
그렇잖아도 경찰이 출동했을 때 중국인들이 경찰을 적대하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현재 대림동이 그렇게 토착화되어 있으니 그들이 숨으려면 여기가 최고지.”
“그리고 가장 가까운 곳부터 정리할 거다?”
“그래, 맞아.”
노형진은 그렇게 말하면서 코너를 돌다가 순간 멈춰서 오광훈을 확 당겼다.
“어? 어? 왜 그래? 아직 집은 멀었어.”
“알아.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붙은 것 같아서 말이지.”
“다른 사람?”
정신이 번쩍 든 오광훈은 코너에서 살짝 고개를 내밀어 살펴보았다.
한구석에 옹기종기 모여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
흔하게 볼 수 있는 중국 사람들이다.
그런데 그중 몇몇이 슬쩍슬쩍 퇴근 중인 경찰을 살피는 모습이 보였다.
“답 나오지?”
그냥 흔하게 지나가는 사람을 그렇게 바라볼 이유는 없다.
더군다나 예쁜 아가씨도 아닌 다 늙은 아저씨를 말이다.
“오래 걸릴까?”
“오래는 안 걸릴걸.”
노형진은 어깨를 으쓱했다.
“아마 바로 시작해야 할 거야, 후후후.”
* * *
황성희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요즘 같은 때는 퇴근하는 게 무리일 정도로 비상사태로 돌아간다.
“망할 놈들, 좀 살자.”
그는 힘겹게 자신의 집으로 기어들어 가고 있었다.
승용차가 있기는 했지만 너무 피곤해서 운전도 못 할 지경인지라 어쩔 수 없이 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했고, 그렇게 막 하차해서 집으로 들어가려고 하는 순간이었다.
“니 황성희 맞니?”
어눌한 한국말.
순간 그는 온몸에 소름이 쫘악 돋았다.
잠은 날아가고 본능적으로 온몸에 힘이 들어갔다.
그는 저항하기 위해 몸을 돌리려고 했지만, 그 순간 허리춤에 뭔가가 가까이 다가와 쿡 찌르는 게 느껴졌다.
“황성희, 우리랑 같이 가지비.”
“큭.”
차갑고 따가운 느낌.
황성희는 저항하려고 했지만 주변에는 사람이 가득했다.
“씨발…….”
이 늦은 시간에 사람이 가득할 이유가 없다.
그리고 그들의 허름한 옷은 그들이 이 지역의 주민들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고 있었다.
“이런다고 우리가 포기할 것 같아?”
“한국 공안이 우리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황성희는 말문이 막혔다.
한국 경찰이 아니라 한국 공안이라고 했다.
그 말은 그가 아직 경찰보다는 공안이라는 단어에 익숙하다는 뜻이니, 중국에서 온 킬러라는 걸 의미한다.
‘내가 오늘 끝이구나.’
그는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하긴, 가족들을 무차별적으로 죽이던 놈들이 직접 경찰을 노리지 않을 이유가 없다.
“고통 없이 보내 줄게.”
허리춤에 칼을 대고 이죽거리는 그를 보면서 황성희는 말문이 막혔다.
‘내가 무슨 짓을…….’
돈을 받고 정보를 팔고 사건을 감춰 왔다.
사실 가족이 죽었다고 절망하는 다른 경찰들을 보면서도 한편으로는 자기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미친놈들에게 끌려가면서 두려워했을 희생자들을 생각하자 그동안 너무나 멍청한 짓을 해 왔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 아이들은 얼마나 살고 싶었을까.
‘하늘이시여, 제발…… 한 번만 제게 기회를 주십시오. 제 손으로 제 죄를 씻겠습니다.’
그가 하늘을 바라보면서 이미 늦은 소원을 비는 순간.
끼이익!
긴 파열음이 들리면서 뭔가가 돌진해 들어왔다.
그리고 중국 조직원들의 뒤에 있던 차를 그대로 들이받았다.
쾅!
황성희를 끌고 가기 위해 기다리고 있던 차는 그대로 박살이 났고, 주변에 있던 놈들은 바닥을 나뒹굴었다.
“으악!”
“#$%#!”
사방에서 터지는 중국 욕, 그리고 그들에게 쏟아지는 차가운 빛.
“꼼짝 마, 이 새끼들아!”
“움직이는 새끼들은 대가리에 바람구멍 내 준다!”
그와 동시에 어둠 속에서 튀어나오는 사람들.
그들의 손에는 권총이 아니라 기관단총이 들려 있었다.
위험 때문에 일반 수사관이 아니라 경찰 특공대를 불러온 것이다.
“니미, 씨발!”
몇몇은 아차 싶었다.
“막으라우!”
품에서 사시미를 꺼내는 범죄자들.
오광훈은 손에 들고 있던 메가폰을 꽉 쥐었다.
“좋아! 이렇게 나와야지!”
그리고 눈을 희번덕거리면서 앞으로 달려 나갔다. 이어 바로 앞에 있던 조폭의 대가리를 메가폰으로 후려쳤다.
메가폰이 깨지면서 그의 머리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이게 선빵이라는 거다, 이 새끼들아!”
“으아!”
“저 새끼 죽이라우!”
“담가!”
그들은 달려 나오려고 했다.
하지만 경찰 특공대는 바보가 아니었다.
“사격!”
그들은 주저하지 않고 사격을 개시했다.
자기 가족들을 죽이는 놈들이다.
징계? 그런 게 두려웠다면 애초에 오지도 않았다.
차라리 깡그리 죽이고 징계받겠다는 게 그들의 마음이었다.
물론 진짜로 그럴 수는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어쩔 수 없이 총구를 낮췄다.
퍼퍽!
“끄아악!”
“내 다리!”
원래 사격할 때의 규정은 무력화할 수 있는 허벅지를 쏘는 것이다.
하지만 경찰들은 정확하게 무릎을 쏴 버렸기 때문에 관절이 박살이 났고, 달려오던 범죄자들은 바닥을 나뒹굴었다.
그 정도는 조준 미스로 징계받으면 그만이라고 다들 생각했다.
사실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대가리만 정조준하지 않으면 징계는 받을 일이 없기도 했다. 그 정도로 모든 사람들이 화가 난 상황이었으니까.
범인들은 관절이 박살 난 이상 평생 바닥을 기어 다닐 수밖에 없다.
이게 그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복수였다.
“덤벼, 이 새끼들아!”
“제발 덤벼라, 이 씨발 새끼들아!”
“관절이란 관절은 다 날려 줄게!”
살기 가득한 경찰 특공대의 외침에 중국 조폭들은 움찔했다.
그들이 그동안 상대해 온 건 무장도 하지 않은 일반인이었다.
충실히 무장을 갖추고 살기까지 가득한 경찰을 보자 그들은 움직일 수가 없었다.
“한 발자국만 와라. 총 있으면 쏴도 좋아. 합법적으로 너희들 대가리에 바람구멍을 내 줄 테니까.”
경찰 특공대장은 이를 박박 갈면서 말했다.
“제발 덤벼 줘. 제발.”
“큭…….”
어쩔 줄 몰라 하는 조직원들.
그러는 사이 오광훈이 다가가서 선두에 있던 조직원의 대가리를 남아 있는 메가폰으로 내리찍었다.
“끄아악!”
날카로운 면이 머리로 파고들자 비명을 지르면서 주저앉는 조직원.
모두의 시선이 그쪽으로 향하자 오광훈은 자신의 옷을 들어서 배를 들이밀었다.
“쑤셔 봐, 이 새끼들아! 쑤셔! 쑤시라고! 수사관 쑤시겠다고 온 거 아냐? 이 씨발 새끼들아, 쑤셔!”
“…….”
“왜? 앞에 총이 있으니까 못 쑤시냐? 어? 이 씨발 새끼들아!”
범죄자들은 서로를 돌아보았다.
만일 여기서 열 받는다고 검사의 배를 쑤신다?
그러면 저기서 노리고 있는 경찰 특공대가 1초도 기다리지 않고 그들에게 사격을 가할 게 뻔하다.
“못 쑤시겠으면 칼 버려!”
“…….”
“어, 그래. 못 버리겠다?”
오광훈은 피식 웃었다.
그는 머리를 부여잡고 끙끙거리고 있는 눈앞의 조직원을 발로 뻥 차 버렸다.
그리고 그 옆에 있는 사람의 대가리를 남은 메가폰 손잡이로 내리찍었다.
“끄아악!”
워낙 빨랐기 때문에 저항도 못 하고 쓰러지는 남자.
손에 들려 있던 조각은 결국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부서졌다.
그러자 오광훈은 그가 놓친 사시미를 들고 웃었다.
“너희, 지금까지 칼 안 놓고 있는 거지? 그러니까 이건 명백하게 체포를 위한 격투 중인 거다? 맞지?”
“저 종간나 새끼가 뭐라 하는…….”
오광훈은 피식 웃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 그 막 뭐라고 하려던 남자가 팔을 부여잡고 비명을 질렀다.
“허억!”
조폭들은 눈이 동그래졌다.
그래도 검사라고 했으니 선은 지킬 줄 알았다. 그런데 다짜고짜 뛰어들어서 칼로 어깨를 찌른 것이다.
“끄아아악!”
처절한 비명이 사방에 울려 퍼졌다.
그 상황에서 오광훈은 히죽 웃으며 몸을 돌리더니 천진하게 말했다.
“여러분,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 지금 정당방위 한 거 맞죠?”
“맞습니다! 칼을 들고 저항하는 범죄자들과의 격투 중에 벌어진 불가피한 일입니다!”
경찰 특공대장은 이를 박박 갈면서 말했다.
오광훈이 다시 몸을 돌렸다.
“다 들었지? 칼 들고 있는 새끼는 내가 한 놈씩 쑤실 거야. 나 한때 날렸던 칼잡이거든? 신경만 똑 끊어 줄게, 이 씨발 새끼들아.”
“…….”
“칼 들고 있다 쑤심당하든가 칼 버려, 이 새끼들아!”
그제야 폭력배들의 손에서 힘없이 칼이 떨어졌다.
경찰들이 다가와 수갑을 채우자 아까 황성희를 잡고 있던 놈이 이죽거렸다.
“동무, 후회할 끼야. 우리가 누군지 알아? 우리는 자랑스러운 중화영웅이야!”
“아, 그래?”
오광훈이 피식 웃었다. 그리고 그대로 주먹을 휘둘렀다.
“끄으아악!”
“중화영웅이고 나발이고, 아가리 좀 닥쳐, 이 씨발 새끼야!”
“죽여 버리겠어! 죽여 버리겠어!”
“죽여 봐, 이 씨발 새끼들아!”
이번에는 발길질을 하는 오광훈.
“짱깨 놈 주제에 얼마나 잘났는지 두고 보자!”
“짱깨?”
“그래, 이 짱깨야! 너 이 말 알아? 착짱죽짱! 착한 짱깨는 죽은 짱깨다!”
“이 빵즈 새끼가!”
“짱깨! 짱깨!”
“이 빵즈 새끼!”
“엘레렐! 짱깨.”
발광하는 놈에게 혀까지 돌려 가면서 놀리는 오광훈을 보면서 다들 왠지 속이 시원하다고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