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8 Books of the Court's Drama RAW novel - Chapter 106
106. 나, 10만 대군 격퇴!(2부 끝.)
나는 강유, 황서와 함께 일단의 병력을 이끌고 조비를 격살하기 위해 나섰다. 사마의가 나의 앞을 가로막으려 했지만 강유가 나에게 배운 추형돌파진(追形突破陣)으로 사마의의 방패진을 깼다.
강유가 사마의의 방어진을 깨트리자 나는 곧장 조비를 척살하기 위한 총공격에 나섰다.
조비 놈은 비명소리를 내지르며 살기 위해 필사적으로 달아났다. 하나, 놈이 도망치는 것도 이제 한계에 다다랐으니, 조금만 손만 뻗으면 놈을 잡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리고 실제로 그리되고 있었다. 그렇게 조비 놈을 이곳에서 처단하여 이 모든 환란을 일시에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그 순간!
그때였다.
아군의 뒤로 갑자기 적군이 나타난 것이 아닌가!
바로 조비를 구원하기 위해 나타난 상당한 조위의 병력이 있었고, 이로 인해 나의 조비 척살은 다시금 물 건너가게 된 것이다.
나는 갑자기 아군을 향해 들이치는 조위 군을 바라보았고, 적은 장합이 이끄는 오천 병사였다.
‘이런! 장합이 조비를 구하기 위해 달려왔구나!’
나는 장합의 생김새를 이미 들어 어느 정도 알고 있었기에 오천 병마를 이끌고 아군을 공격한 이가 누구인지 금시에 알아본 것이다.
* * *
형산에 매복해 있던 장합은 아무리 기다려도 형산으로 촉군이 오지 않자 이상함을 느끼고 척후를 풀어 상황을 살폈고, 양양에 촉의 구원군이 도착하여 공격을 퍼붙고 있다는 급보를 받고는 즉시 형산에서 나와 양양을 향해 달렸다.
그리하여 제때 조비를 구하게 되었으니 장합이 형산에 매복한 것이 오히려 구원군의 역할을 하게 될 줄이야. 거기다 장합군은 조위 대군 중에서도 선발한 정예여서 오천 병력이 아군을 가로막으니 조비를 놓칠 수밖에. 그리하여 나는 일단 내가 이끌고 있는 아군의 피해를 막기 위해 군을 잠시 뒤로 물렸다.
조비는 ‘이제 법정에게 죽는구나’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뜻밖에 장합이 자신을 구하러 오자 ‘이제 살았다’라는 안도하며 기뻐하였다.
“살았다! 짐이 이제 살았구나! 장합이 짐을 구하러 와주었어!”
장합은 오천 병마로 조비를 보호하는 한편 즉시 조비에게 달려와 조비를 안심시켰다.
“폐하, 신이 왔사오니 이제 폐하께서는 안전하실 것이옵니다.”
조비는 장합을 치하하였다.
“우장군이 제때 짐을 구하러 와주었구려! 우장군 덕에 짐이 살았소!”
“폐하, 어서, 어서 완으로 돌아가셔야 하옵니다.”
“짐도 그러고 싶소. 어서 완으로 퇴각합시다.”
사마의는 조비의 보호에 실패하는 줄 알고 눈앞이 캄캄했는데 장합이 제때 구원을 해오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사마의는 장합이 보호하고 있는 조비와 합류한 다음, 장합에게 촉군의 추격을 막게 하고는 즉시 병사를 이끌고 조비를 보호하며 완으로의 퇴각을 서둘렀다.
‘조비 놈의 명줄이 긴 모양이다. 하필이면 이때 장합이 나타나 방해를 하다니…’
나는 조비 놈을 놓치게 된 것이 너무나 아쉽고 분하였다. 조비 놈을 격살했다면 그것으로 조위를 멸망시키는 것이 훨씬 쉬워지기 때문이다. 한데 이번에도 조비를 놓치다니…
하지만 나는 이렇게 아쉬워할 여유가 없었다. 그것은 장합이 정예 오천 병마를 이끌고 있었기에 이제는 조비의 추격이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나의 안위를 걱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위는 나를 보호하며 뒤로 빠졌고, 나는 강유와 황서에게도 잠시 후퇴할 것을 명하였다.
다행히 아군은 기병이기에 후퇴도 빠르게 할 수 있었다.
적장 장합은 전장에서 오랜 경험을 가진 숙장으로 침착하게 대응을 하며 조비의 퇴각을 도왔다. 그러며 진영이 깨져 아군의 먹잇감으로 전락한 후군을 수습까지 하였으니 그가 만약 조위 군의 총대장이었다면 아군이 상대하는 데 상당한 애를 먹었을 터였다.
* * *
한편 조진 등의 조위 주력군은 황권 등의 양번 군의 공격을 막아내는데 처음에는 애를 먹었다. 하지만 병력이 워낙 양번 군보다는 몇 곱절이나 많은 대군인데다, 조진 또한 상당한 명장으로 이러한 급박한 상황에서도 적절한 대응을 하며 양번 군에 맞서 싸웠다.
그리하여 얼마 동안은 꽤 많은 타격을 입었으나 조진은 양번 군을 막아내는데 성공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후방의 조비였으니 조진은 양번 군의 공격을 최대한 빨리 물리고 조비를 구하기 위해 움직이려 하였다.
조위 군을 헤집고 다니며 참살하던 마초와 장비는 전장의 상황이 급변한 것을 보고는 눈빛이 마주쳤고 서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성을 나와 조진, 장패 군과 싸우고 있는 양번 군이 밀리고 있었고, 후방 또한 장합의 구원군이 도착하여 전장이 변한 것으로, 장비와 마초는 이에 대한 대응에 들어가기로 한 것이다.
바로 장비는 서량 기병 반을 이끌고 양번 군과 싸우고 있는 조진 군을 들이쳤고, 마초는 조비를 구원 온 장합군을 공격하였다.
이리 되자 전장의 전중후가 무색하게 양번 앞 평야는 일대 혼전이 벌어지는 전쟁터가 되었다.
곧 조진은 또다시 변화한 전장의 상황을 파악하는 한편 조비의 생사부터 확인하였는데, 조비가 무사히 퇴각에 성공하였음을 파악하자 미련 없이 자신도 퇴각을 결정하였다.
그리하여 정남장군의 명으로 전군에 퇴각령을 내리니, 조위군은 싸움을 중단하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이로써 그나마 대열이 복구되었던 조위 군이 어지럽게 흩어지기 시작하니, 이는 아군 기병의 좋은 공격감이라 할 수 있었다.
나는 조위 군의 퇴각을 확인하고는 즉시 명을 내려 적을 추격하게 하니 2군 약 오천 기병은 꽁지가 빠지게 도망치는 적을 추격하며 수많은 적의 수급을 베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적의 수가 워낙 많았기에 더 쫓다가는 아군이 역으로 당할 수도 있었으므로, 나는 적당한 시점에서 퇴각령을 내렸다.
조비가 친정까지 한 10만 대군을 무찌른 양번의 병사들과 우리 2군은 적이 완전히 양번에서 물러나며 격퇴되자 승리의 함성을 마음껏 질러댔다.
특히 양번에 고립되어 수공까지 당하며 죽을 위기에 처했던 황권과 왕평 등의 지휘관과 병사들은 가슴속의 응어리를 한꺼번에 풀어내듯이 힘찬 고함소리를 울려댔다.
그렇게 ‘2차 양번 공방전’은 다시 한번 아군의 승리로 막을 내렸던 것이다.
* * *
이번 ‘2차 양번 공방전’은 이렇듯 아군의 또 한 번의 승리로 끝났다. 아군의 피해는 양번 군 중 약 3천을 잃었는데 대부분은 역병으로 인한 손실이었다. 그에 반해 적들이 도망친 후에 양번 평야의 적들의 시신을 수습하니 대략 조위 군은 약 2만 이상의 병력을 이번 공방전에서 잃은 것으로 추산이 되었다.
약 2할의 병력 손실이라. 이는 상당한 피해로 조비는 당분간 양번을 공략할 엄두조차 내지 못할 터였다.
아국은 지난겨울의 폭풍과 같은 공략으로 상용과 양번을 함락하였다. 그리고 이번 봄에는 관중을 얻고 이어 조비 대군의 양번 침략을 격퇴하며 봄 훈풍의 위력을 제대로 보여주었던 것이다.
조비의 10만 대군을 격파하고 쫓아낸 다음 나는 우선 양양성으로 입성하였다.
나를 반기는 황권은 얼굴에 온통 피 칠갑을 하고 있었고, 어디 한 곳 성한 곳이 없었다.
그 정도로 혈전을 벌인 것이리라.
그것은 양양 태수 황권뿐만이 아니었으니, 부관부터 장졸까지 크고 작은 상처가 나지 않은 자가 없었다.
나는 황권에게 노고를 치하하며 내가 좀 더 빨리 구원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했다.
“황 태수가 정말 고생이 많았구려. 좀 더 일찍 구하러 왔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여 미안하오.”
내가 이리 말하자 황권이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상서령께서 구원군을 이끌고 와주셔서 정말 감사할 뿐입니다. 소장, 상서령 덕에 목숨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나는 우선 진중 의원을 불러 부상자들을 치료하게 하고 황권도 치료를 받게 하고 쉬게 하였다. 그리고 이어서 나는 번성으로도 건너가 역시 조비의 대군에 맞서 최선을 다해 막아준 왕평을 격려하고 그 또한 치료를 하게 했다.
그러며 나는 양번 내에 역병이 돌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이에 대한 조치를 취하였으니 이 과정 중 보는 것조차 끔찍한 것이 많았다.
또한 나는 양번에서 군수관리를 하고 있는 장완의 공을 치하를 하였고, 이어 장완에게 명해 우선 상용에 비축해둔 군량과 보급품을 가져오게 하여 병사들에게 지급하고 백성을 구휼하였다.
이렇게 임시 조치를 취하며 나는 양번의 승리를 자세히 적은 (황권, 왕평 등의 양번 태수와 군수 담당자 장완의 공 등과 2군의 구원 과정) 표를 올렸다.
이에 대왕 유비는 황권을 진북장군 겸 형주자사로 승차시키고 왕평은 행군사마로 삼아 황권을 보좌하게 하는 한편 번성 태수를 계속 겸직하게 하였다. 이어 장완을 한계급 특진시켜 우승(右丞)에 삼고 역시 이전처럼 양번의 군수를 관리하게 했다.
그리고 2군의 나 법정, 장비, 마초 등은 작금은 더 올릴 관직이 없다고 판단한 유비는 우리에게 촉금(비단) 수백 필과 성도 인근 토지를 내려 공을 치하하였다. 그리고 2군의 부관들인 강유, 황서, 미위 등과 작금 위연의 부관으로 있는 구부를 편장군으로 승진시켰다.
* * *
나는 이어서 양번의 재정비를 서둘렀다. 그래야 하는 이유인즉 농사를 시작할 때가 늦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백성들이 이번 난리로 많이 죽고 다친 것을 안타까워하며 양번을 정비한 병사들을 투입하여 백성들과 함께 농토를 개간하고 농사를 시작하게 하였다. 이로써 양번에서 군민 합작 농사가 진행된 것으로, 군민은 고초를 함께 하는 사이가 되어 양번의 민심이 많이 안정이 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와 동시에 나는 다시 조비가 양번으로 쳐들어올 것에 대비하여 양번 근처 요충지에 진을 여럿 설치하도록 하였다. 이리 되면 조위 군이 양번으로 오기 전에 진에서 먼저 싸우게 될 것이기에 그만큼 위 군에게 피해를 가할 수 있을 터였다.
양번 재정비 과정은 순탄하게 이어졌고, 어느 정도 한숨을 돌리자 우리 2군은 오랜만에 모여 회포를 풀었다.
이 자리에서 강유와 황서는 내가 조비의 외형을 가리키자, 조비가 점점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신이 나서 말하였다.
“글쎄 조비 그 역적 놈이 상서령께서 용포를 말하면 용포를 벗고, 수염을 말하면 제놈 스스로 수염을 자르고, 수염이 없다고 하니 자신의 깃발 자락을 잘라 얼굴을 가리지 뭡니까?”
“그러게나 말입니다. 조비는 역도이기는 하나 한 나라의 군주인데 어찌 그리 추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단 말입니까. 그때는 워낙 상황이 급박하여 몰랐는데 지금 돌이켜 보면 정말 조비의 몰골이 우습기가 그지없습니다!”
강유와 황서의 설명을 들은 장비와 마초는 그 장면을 자세히 보지 못한 것이 끝내 아쉬운 모양이었다. 하지만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통쾌하며 그 장면 자체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웃음이 절로 나는 모양이었다.
그리하여 장비는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조비 놈이 아주 꼴좋았겠습니다. 그 모습을 직접 보았어야 했는데 안타깝습니다!”
마초 또한 자신이 꺾지 못했던 조조 대신 그 아들인 조비를 이번에는 자신이 이끌고 있는 서량 기병을 통해 제대로 혼내주었다고 생각을 했는지 기쁜 웃음을 웃었다.
“지난날 소장이 조조를 이기지 못해 그것이 끝내 한으로만 남을 줄 알았습니다. 한데 이번에 이렇게 조조의 아들 조비를 그런 몰골을 할 정도로 제대로 혼을 내주니 소장의 막힌 속이 뻥 뚫리는 것 같습니다!”
나는 한편으로는 조비의 10만 대군을 격퇴한 것이 좋기도 하였으나, 한편으로는 조비를 놓친 일이 영 아쉬웠다. 그리하여 2군 장수들이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도망친 조비를 말하며 한껏 기분 좋아하고 있을 때, 나도 모르게 어두운 그늘을 내 표정에 잠시 드러낸 모양이다.
그런 나의 안색을 장비는 어떻게 포착을 하였는지 나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이렇게 말하는 것이 아닌가.
“상서령, 이번에 이렇게 조비의 대군을 다시 한번 크게 격파하여 양번을 안전하게 만들었으니 당분간은 조비 놈이 양번을 노릴 생각조차 하지 못할 것입니다. 이러한 때 잠시 시간을 내서 지난번 하지 못했던 제갈 군사의 융중 초가를 방문해 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나는 장비의 말에 ‘그것이 있었지’라는 표정이 되고 말았다.
“그렇지. 그것이 있었지요. 알겠습니다. 우장군, 내일이라도 당장 군사의 융중 초가를 방문하고 싶은데 안내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나의 요청에 장비가 마다할 리가 없었으니.
“그럼요. 소장이 상서령을 모시겠습니다.”
그렇게 나는 이번에야말로 제갈량의 융중 초가를 견학하려고 하였다. 하지만 사람의 일이란 것이 어찌 뜻대로 될 수 있겠는가.
* * *
‘이번에는 제갈량의 융중 초가를 정말로 견학 갈 수 있으리라.’
나는 그런 부푼 기대를 안고 장비의 안내를 받으며 융중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려고 하는데 성도에서 급보가 날아들었다.
그리하여 나는 두 번째 융중 방문을 또다시 다음으로 미뤄야 했으니, 나의 발걸음을 돌리게 한 성도의 급보란 무엇일지…
「삼국지, 법정 희대의 책사」
제2부 ‘관중에 불어온 봄의 훈풍’ 끝.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 글을 쓰고 있는 ’독특한유닉’입니다.
오늘로 ‘삼국지, 법정 희대의 책사’ 2부가 끝났습니다.
곧이어 3부가 계속 이어지게 되오니,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