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8 Books of the Court's Drama RAW novel - Chapter 173
173. 법정의 2군, 언성 함락!
법정의 2군 활약을 본격적으로 알아보기 전에, 이 당시 조위의 상황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법정의 계책에 속아 사마의를 실각시킨 조비는 대장군 조진에게 명해 병마를 이끌고 낙양에 주둔하게 하였다.
그리고 조진을 보좌하고 있는 장합을 진서장군으로 승진시켰다.
이리하여 낙양에 주둔하게 된 조진은 기존의 병력을 포함하여 총 약 5만 대군을 이끌게 되었으니, 여기에는 사마의가 남긴 신병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리고 조비는 신야에 머물고 있는 조인에게 명해 사마의 대신 완을 포함한 남양 일대를 통제하게 하니, 이로써 사마의가 실각한 자리를 조인이 꿰차며 완의 약 7만 병력을 조인이 거느리게 되었다.
이러한 7만의 대군 중 상당수는 지난번 사마의가 낙양에서 데리고 온 병력으로, 사마의가 단기간에 심혈을 기울여 육성한 병마였다.
하지만 조비는 이러한 조치를 취하면서도 지난날 조인이 법정의 1차 북벌 당시 연거푸 대패를 하며 작금의 위기를 초래한 것을 잊지 않고 있었다.
그리하여 만총을 진남장군으로 승차시켜 조인과 함께 완으로 향하게 하여, 그가 항시 조인의 곁에 붙어 있으며, 조인이 잘못된 판단을 하는 것을 막게 하였다.
또한 조비는 남양태수였던 장패를 신야로 보내 만총 대신 신야를 지키게 하였다.
* * *
조인은 군부의 막강 실세였던 자신이 촉의 책사 법정에 대패하며 신야에 쪼그려져 있게 될 줄은 꿈에도 알지 못하였다.
거기다 조인의 조카뻘인 조진이 자신을 제치고 군부의 최고 자리인 대장군이 된 데 이어, 사마의가 남양 일대의 책임자로 임명되자, 조인은 화가 나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조진이나 사마의에 밀려 그들의 통제를 받아야 하다니! 이런 치욕이 어디 있다는 말인가!’
그런데 조인에게 기회가 찾아왔으니, 그것은 바로 법정의 사마의에 대한 보복으로 사마의가 실각되고 업으로 소환되어 연금 상태가 된 것이다.
그리하여 앞서 살펴본 것처럼 조비는 사마의의 역할을 조진과 조인이 대신 맡게 하니, 이로써 조인은 남양 일대를 관리하는 권한을 갖게 되어, 그동안 무너졌던 자존심이 어느 정도 회복될 수 있었다.
‘사마의 그놈이 그렇게 나대더니 결국은 폐하의 눈밖에 나서 제대로 된서리를 맞게 된 모양이로군. 덕분에 내가 사마의 대신에 남양 일대를 다스리게 되었으니 이것이 바로 전화위복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하지만 조인은 조진이 거기장군인 자신보다 높은 자리인 대장군인 것에 여전히 불만이 있었다.
‘내가 조진보다 못한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한데 놈이 나보다 높은 대장군이라니… 능력도 없으면서 폐하와 *친분을 믿고 높은 자리를 꿰차고 않아 나대고 있는 조진이 정말 꼴도 보기 싫구나!’
[* 조조는 조카뻘인 조진이 고아가 되자 이를 불쌍히 여겨 자식들과 함께 기르며 조비와 함께 하게 하였다. 그리하여 조진은 조비와 가까울 수밖에 없었다.]조인은 자신이 홀대받는 것을 본인이 계속하여 법정에 참패했던 것 때문이라 생각하지 않고, 엉뚱하게 조진의 탓으로 돌리고 말았다.
앞서 살핀 것처럼 조인은 자신이 세운 공과 경력을 고려하면 원래 자신이 대장군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조진이 눈에 가시처럼 느끼고 있던 것이다.
낙양의 조진도 조인이 껄끄럽기는 마찬가지였다.
조진은 자신이 엄연히 황제 조비가 임명한 군부를 통솔하는 대장군이기에, 조인 또한 자신의 명에 따라야 한다고 여기고 있었다.
물론 조인은 겉으로는 조진의 명을 따르는 척하였으나, 속으로 조진을 업신여기고 있었고, 이를 조진이 모를 리 없었기에 조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그의 표정이 좋지 못하였다.
이리 되자 조위의 군부 최고위 수뇌 간의 신경전에 대한 소문이 아니 퍼질 수 없었고, 이를 한의 세작과 척후가 포착을 하고 나, 법정에게 보고한 것이다.
나는 조인과 조진 사이에 불화가 있다는 것을 전해 듣고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조인과 조진의 사이가 좋지 못하다니 참으로 잘 되었구나! 내가 파악한 바로 조인의 병력이 7만에, 낙양에 주둔하고 있는 조진이 5만 병마를 거느리고 있으니, 도합 12만이 넘는 대군이 아닌가. 이들이 만약 합심하여 아군을 공격한다면 아군이 이를 꺾기가 여간 어렵지 않을 것이야. 한데, 저들이 스스로 자중지란을 일으키고 있으니 아군에게는 절호의 기회가 아닐 수 없음이야!’
그렇다.
원래 망하는 나라를 보면 나라의 중책을 맡고 있는 자들이(특히 군부라면 더욱 문제가 있을 터.) 단합을 하지 못하고, 내분을 일으키는 경우를 왕왕 볼 수 있다.
작금의 조위 또한 군부의 최고 수뇌인 조인과 조진이 알력 다툼을 하고 있으니, 조위의 입장에서는 나라의 우환이고, 아국인 한의 입장에서는 조위를 칠 좋은 기회인 것이다.
* * *
병마의 정비가 끝나자 나는 즉시 작전에 돌입하였으니, 지난번 참모회의에서 말하였던 것처럼 2군은 양면 이상의 공략에 즉시 나서게 되었으니.
우선 약 6천의 기병을 마초, 장비, 강유가 각각 2천씩을 이끌게 하여 완성 주위의 진부터 공격하게 하였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왕평에게 병 1만으로 언성을 직접 공격하게 하여, 언성이 주변진을 돕지 못하게 하였다.
그리고 양양과 번성의 방비는 황권이 단단히 지키게 조치를 하였다.
조위의 언성 성주는 한군이 사방에서 공격을 가해오자 즉시 완의 조인에게 전령을 보내 구원병을 요청하였다.
완에 주둔하고 있는 조인은 언성으로부터 구원 요청이 오자 화들짝 놀랐다.
“뭣이? 촉적이 언성을 공격하고 있다는 말인가?”
“예, 장군! 촉적이 사방에서 공격을 하고 있기에 언성이 위급한 상황입니다!”
바로 법정이 북벌을 시작했기 때문이니, 법정에 여러 차례 대차게 깨진 조인으로서는 혹시 이것이 지난번처럼 자신을 유인하기 위한 법정의 계책이 아닐지 의심부터 들었다.
그리하여 쉽사리 구원을 결정하지 못하자, 곁에 있던 만총이 조인에게 말하였다.
“장군, 언성과 이곳 완성은 순치(脣齒)의 관계입니다. 언성이 떨어지면 이곳 완성을 지키는 것이 어렵게 될 것이니 어서 언성으로 구원군을 보내야만 합니다!”
이에 조인이 만총에게 말했다.
“한데, 이는 법정이 아군을 유인하여 병력을 분산시키려 하는 술책일지도 모르는 일이 아니오?”
“장군, 아군의 병력이 7만이 넘습니다. 병력이 갈라지더라도 최소 3만이 넘는 병력입니다. 그리고 폐하께서 이러한 대군을 이곳 완에 주둔하게 한 이유는 언성이나 신야가 공격을 당할 경우 빠르게 구원을 하라는 뜻일 것입니다. 하오니, 장군 어서 언성에 구원군을 보내십시오!”
만총이 이렇게 강하게 나오자 조인은 어쩔 수 없이 휘하 장수에게 3만의 병력을 주어 언성을 구원하게 하였다.
이렇게 조인이 만총에 쩔쩔맬 수밖에 없는 것은 전술한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조비가 만총의 관직을 높이고, 조인의 감시 및 조언 역으로 곁에 두었기 때문이다.
* * *
이리하여 조위군 3만이 언성을 구원하기 위해 빠르게 언성으로 진군을 하였다.
그런데 구원군을 가로막는 한군이 있었으니, 조위군은 한군에 막혀 언성을 구원에 차질이 빚어졌던 것이다.
이렇듯 완성의 구원군을 막아선 것은 바로 위연의 한중군 1만이었으니, 이는 지난번 참모회의에서 언급된 법정이 안배해둔 또 다른 병력인 것이다.
법정은 2군이 언성을 치게 되면 필시 완성에서 구원군을 보낼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
그리하여 관중 일대를 손에 넣은 한에서 비중이 적어진 한중의 위연에게 명해 성도에서 보내온 병력을 합치게 한 후에, 한중에 최소의 수비 병력을 남기고 이번 2군의 북벌에 합류하게 한 것이다.
위연은 법정이 자신을 중용하자 크게 기뻐하며 법정의 명에 따라, 완성의 구원군의 요격에 나섰다.
적의 구원군이 비록 3배가 넘는 대군이었으나, 위연이 이끄는 한군은 그 위력이 상당하였기에 거의 백중세로 적의 구원군과 맞서 싸울 수 있었다.
이렇게 완성의 구원군이 발목이 묶여 있는 동안 마초, 장비, 강유 등의 6천 기병과 왕평군 1만은 언성 일대의 진을 함락한 데 이어, 언성을 둘러싸고 맹공을 퍼부었고 얼마 안 가 언성이 떨어뜨릴 수 있었다.
언성에는 약 1만의 병력이 있었지만 워낙 강력한 한군의 공격에 얼마 버티지 못하고 성이 함락되었다.
이렇게 언성이 떨어지자, 마초와 장비, 강유 등은 법정이 미리 내린 지시대로 기병을 이끌고 그대로 북진을 하여, 완성의 구원군과 싸우고 있는 위연을 돕게 되었다.
완성의 구원군은 위연군과 치열한 싸움을 벌였는데, 처음에는 위연군의 맹공에 고전하며 우위를 점하지 못하였다.
하지만 병력의 차이로 인해 점점 위연군이 밀리기 시작하니, 구원군을 이끄는 적의 장수는 조위군에게 더 강한 공세를 취할 것을 명하였다.
그리고 이미 구원군의 장수는 완성에 약 1만에 달하는 한군이 막아선 것을 알렸기 때문에 추가로 병력이 올 것을 기대하고 있었다.
하나, 이대로라면 추가 병력이 오기 전에 위연군을 무찌를 수 있을 듯 보였다.
위연은 1만 병력으로 적 3만과 치열하게 싸움을 이어갔지만, 수적 열세로 인해 점점 밀리게 되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하나, 예의 법정이 자신에게 보낸 비단 주머니에 담긴 계책을 생각하며 좀 더 버텨보기로 하였다.
이번에 법정이 위연에게 보낸 비단 주머니의 계책은 다음과 같았으니.
[정북장군(위연의 관직)이 적의 대군을 한동안 막아내면 아군의 구원병이 지원을 올 것이오. 그때까지 최선을 다해 버텨주기를 바라오.]위연은 법정의 비단 주머니의 계책의 효험을 잘 알기에 이를 믿고 버텨냈던 것이나, 이대로 가다가는 적에게 밀려 참패를 면할 수 없었다.
그리고 마침내 위연군의 한쪽이 무너지자 조위군은 그쪽으로 공세를 강화하였고, 이렇게 위연군이 속절없이 당하게 되는 것이 기정사실로 되는 순간이 찾아왔다.
‘아! 이대로 적의 공격을 막지 못하고 아군이 지게 되는구나!’
반면 조위군의 장수는 쾌재를 부르며 병사들에게 위연군의 무너진 쪽으로 총공격을 가할 것을 명하였다.
“촉적의 한곳이 무너졌다! 저 무너진 곳으로 총공격을 하라!”
그러자 조위군이 함성을 내지르며 위연군에 총공세를 가하였고, 한쪽이 무너졌던 한군은 다른 곳들도 무너져 내렸다.
이렇게 위연군의 패배가 눈앞에 다가왔을 때, 뒤편에서 천지를 구르는 엄청난 말발굽의 소리가 들려왔다.
위연은 말발굽 소리에 듣고서 뒤를 돌아 보았고, 그러자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마초, 장비, 강유의 정예 기병이었다.
위연은 법정이 말한 구원군이 온 것을 보고는 크게 기뻐하며 소리를 내질렀다.
“구원군이다! 아군의 구원군이 도착하였다!!”
이에 조위군에 크게 밀리던 위연군은 기운을 차리고 함성을 내지르며 다시 칼을 꽉 잡고 힘을 내어 조위군에 맞서 싸웠다.
곧 마초와 장비, 강유의 한 기병이 세 갈래로 조위군을 들이쳤고, 조위군의 전열이 일시에 무너지고 말았다.
“이런! 다 이긴 상황에서 갑자기 촉적의 구원군이라니!!”
조위군의 장수는 한의 구원군이 나타나 다 잡은 승리를 놓치는 것은 물론 거꾸로 패배의 위기에 놓이게 되자, 어쩔 수 없이 퇴각을 명할 수밖에 없었다.
“전군 퇴각하라!”
그렇게 조위군이 후퇴하자 마초, 장비, 강유의 기병은 즉시 뒤를 쫓으며 크게 조위군을 격파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