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8 Books of the Court's Drama RAW novel - Chapter 183
183. 나, 수공으로 낙양 공격!
세상사에서 원래 좋지 않은 일은 한 번만 생기지 않고 연이어 발생하는 경우가 흔하다.
낙양 공략 과정에서도 이러한 일이 생겼으니, 내가 낙양의 1차 공성에 실패한 직후, 남쪽에서 만총과 장패가 수만의 병력을 이끌고 낙양의 구원에 나선 것이다.
이에 대해 잠시 살펴보자면.
완을 경계하던 조인과 만총 등은 완의 한군이 별다른 움직임이 없자 이를 수상히 여겼다.
이때 적장의 의중을 잘 꿰뚫어 보는 만총이 법정의 전략을 알아차렸다.
“아차! 장군! 큰일입니다! 법정이 이곳이 아닌 산지 쪽을 지나 낙양을 치려는 것이 분명합니다!”
만총의 말에 조인이 화들짝 놀랐다.
“뭣이? 진남장군 그 말이 정녕 맞는 것이오?”
“예, 장군. 법정이 낙양을 치려고 한다면 가장 예상할 수 있는 길은 바로 이곳 진을 통하는 길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많은 진을 통과해야 하고, 게다가 여러 개의 물길까지 지나는, 낙양까지도 상당히 먼 길로 법정은 이를 택하지 않을 것입니다. 대신, 산맥 쪽은 길이 험하여 이동하기가 힘들지만 지름길이라 할 수 있으니, 필시 법정은 군을 이끌고 산맥을 넘어 낙양을 들이칠 것입니다.”
이러한 만총의 설명을 들은 조인이 무언가 좋은 방안이 떠오른 표정이 되었다.
“진남장군의 말대로 실로 그리하다면 완의 병력이 별로 없을 것이니, 이때 아군이 완을 들이치면 되겠소!”
즉, 조인의 전략은 법정이 완에서 자리를 비운 사이, 완을 공격하자는 것으로 일견 타당한 것 같다.
하지만 만총은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어 조인의 전략을 반대하고 나섰다.
“장군, 이미 법정이 완의 방비는 철저히 해두었을 것입니다. 거기다 장군도 아시지만, 완은 높은 지대와 성벽 그리고 해자까지 있기에, 쉽게 성을 함락할 수 없는 곳입니다. 그리고 만약 아군이 완을 공격하다가 촉적의 원병이 들이치게 되면 아군은 크게 패할 수도 있습니다.”
만총의 설명에 조인은 못마땅하지만 수긍을 하였다.
“그렇군… 그럼 진남장군은 아군이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이오?”
“예, 장군. 진서장군(장합)이 그러했던 것처럼 이곳 진들의 병력을 한데 모은 원병으로 당장 낙양을 구원해야 할 것입니다.”
만총의 진언에 조인이 이맛살을 찡그렸다.
하지만 낙양이 떨어진다면 그때는 더 큰 문제가 될 것이기에, 조인은 만총의 의견을 수락하였다.
그리하여 만총은 장패와 함께 진의 병력을 끌어모아 수만의 병력을 이루어 낙양을 구원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 * *
하지만 이미 앞서 살펴보았듯이 법정은 조위의 원병에 요격할 준비를 해두었으니, 바로 *마초와 강유가 이끄는 한의 정예 기병 등이 그것이다.
[* 마초와 강유가 낙수의 가교를 넘어 남쪽의 조위 원병을 막기 위해 포진해 있었고, 장비는 파서군을 이끌고 낙양 북쪽 북망산에 진을 쳐 적의 원군이 올 경우 요격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마초군의 척후는 곧 남쪽에서 상당한 조위 병력이 낙양을 향해 진군을 해오는 것을 발견하여 보고하였다.
이에 강유는 마초에게 ‘저들은 필시 낙양을 구원하기 위해 오는 원군이 분명하다’라며 즉각적인 공격에 나서야 한다고 진언하였고, 마초가 이를 받아들였다.
그리하여 한의 기병은 만총과 장패가 이끄는 조위의 원군을 맞받아치기 위해 빠르게 달려 나갔고, 얼마 안 가 조위의 대군을 발견하고 곧장 강한 공격을 퍼붓기 시작하였다.
마초와 강유가 이끄는 기병의 기습에 만총과 장패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법정이 이미 아군이 원병으로 올 것을 예상하고 있었구나!”
그러한 가운데서도 만총은 최대한 방어진을 펼치며 한 기병의 공격을 막아내려고 하였다.
하지만, 마초와 강유가 이끄는 강력한 서량기병의 공세는 실로 강맹한 것으로, 만총의 방어는 금시에 뚫리며 수많은 조위병사들이 순식간에 썰려나가기 시작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낙양을 구원하기는커녕 이끌고 온 원병을 모두 잃게 될 수도 있었기에, 만총은 입술을 깨물며 퇴각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하여 만총은 퇴각령을 내려 장패와 함께 병사들을 이끌고 진을 향해 황급히 후퇴를 하였다.
마초와 강유는 도망치는 만총군의 뒤를 쫓아 상당한 병력을 박살 내고는 의기양양하게 돌아왔다.
한편, 나는 군을 재정비하며 다시 낙양을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때, 마초가 보낸 전령이 황급히 지휘소 안으로 들어오며 급보를 전하는 것이 아닌가.
“대사마 보고입니다! 낙양 남쪽 30리에서 표기장군(마초)의 기병이 적의 원병 수만을 요격하여 물리쳤습니다!”
이러한 보고에 나는 미리 대비를 해두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 이렇듯 남쪽의 조위 원병을 무찔렀지만, 북쪽의 원병(업에서 보내는 원병)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거기다 작금 아군의 군량도 조금 있으면 바닥을 드러낼 것이기에, 하루라도 빨리 낙양을 함락해야만 했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다!
* * *
– 낙양성, 조진군 진영.
법정이 비록 1차 공성전에서 패하기는 하였으나, 완전히 물러서지 않고 낙양에 대한 포위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기에, 낙양에서는 만총과 장패가 원병을 이끌고 구원을 오다가 마초와 강유의 기병에 대차게 깨진 사실도 알지 못하고 있었다.
다만, 조진과 장합은 한군의 병량이 부족하기에 막기만 하면 한군이 물러갈 것을 예상하고 더 최선을 다해 한군의 공격을 막아내려 하고 있었다.
그런데 법정의 공격은 1차와 같은 공성병기를 총동원한 전면 공세가 아니었다.
전술한 바대로 나는 더는 시간을 끌 수 없다고 판단을 하였고 낙양성을 빨리 함락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였는데, 지난날 2차 양번 공방전에서 사마의가 벌인 일이 떠올랐다.
‘그렇지. 사마의가 지난날 양번에서 수공을 펼쳐 아군을 큰 위기에 몰아넣은 적이 있었지.’
이에 나는 작금 이곳 낙양에서 지난날 사마의가 양번에서 벌인 짓을 그대로 갚아주기로 하였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고 사마의가 양번을 물바다로 만들었으니, 나 또한 낙양을 침수시킬 것이야!’
그리하여 나는 곧 공병부대와 후방에 대기하고 있던 코끼리 부대를 동원하여 낙양을 거쳐 지나가고 있는 낙수를 막게 하였다.
이에 아군의 공병부대와 코끼리 부대는 최고의 조합을 선보였는데, 수백 마리의 코끼리가 물길을 막아서는 동안 아군의 공병은 베어낸 나무로 강에 뼈대를 세우고 그 사이에 모래주머니를 채워 넣어 둑을 만들어낸 것이다.
나는 둑이 완성되었다는 보고를 받고는 물이 다 차오를 때를 기다렸다.
* * *
한군의 2차 공격을 대비하고 있던 조진과 장합은 어째서인지 법정이 공격할 기미조차 보이지 않자, 마음이 불안하였다.
“진서장군, 진서장군의 말처럼 법정군의 군량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빨리 이 낙양성을 떨어뜨리기 위해서라도 필시 법정은 다시금 대공세를 펼치려 할 것인데, 어찌하여 공격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것인지… 혹 놈이 흉악한 흉계를 꾸미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소.”
이러한 조진의 우려에 장합도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대장군의 말씀에 일리가 있습니다. 필시 법정과 같이 꾀가 많은 자라면 낙양성을 한 번에 함락할 흉악한 계략을 준비하고 있을지 모르는 일입니다.”
장합은 그렇게 말하며 낙수 쪽을 쳐다보았는데, 낙수의 유량이 눈에 뜨게 줄어든 것이 보였다.
‘낙수의 유량이 어째서 갑자기 줄어든 것 같지?’
그렇게 의문을 표하던 장합의 뇌리를 스치는 것이 있었고, 장합은 경악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유량이 줄었다는 것은 물길을 막았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수공이구나! 법정이 수공으로 이 낙양성을 공격하려고 하고 있어!’
법정의 수공을 눈치챈 장합은 곧 이를 조진에게 알렸다.
“대장군! 큰일입니다! 낙수를 흐르는 물의 양이 줄어든 것을 보면 법정이 물길을 막아 이곳 낙양성에 수공을 펼치려 준비하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자 조진은 크게 걱정을 하며 장합에게 어찌해야 하는지 물었다.
“법정이 수공을 펼친다면 정말 큰일이 아니오! 진서장군 이를 어찌하면 좋겠소?”
그러자 장합이 곧장 두 손을 모으며 자신이 생각하는 방책을 조진에게 피력하였다.
“대장군 소장이 직접 결사대를 이끌고 성을 나가, 법정이 수공을 펼칠 정도로 물을 가두기 전에 낙수를 막고 있는 둑을 부숴버리겠습니다! 하오니 명령을 내려주십시오!”
이러한 장합의 요청에 조진은 처음에는 말렸으나, 법정이 낙수를 막은 것이 확실하다면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모이는 물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수공이 엄청난 위력을 발휘할 것이 뻔하였기에, 조진은 결국 장합의 청을 받아들였다.
그리하여 장합은 즉시 결사대를 구성하여 이들을 이끌고 낙양성의 성문을 열고 나갔다.
그러나 법정은 이미 낙양의 조위군이 낙수에 만들어 놓은 둑을 파괴하기 위해 나설 것을 예견하고 있었다.
‘필시 장합이라면 아군이 낙수의 물을 막는 것을 확인하고, 물길을 막고 있는 둑을 어떡해서든 파괴하려고 할 것이야. 아마 결사대라도 이끌고 성을 나와 이를 실행하려고 하겠지. 하지만 내가 그렇게 두지는 않지!’
그리고 나의 예상대로 장합이 결사대를 이끌고 성에서 튀어나오자, 나는 미리 준비해둔 맹획이 이끄는 *무당비군으로 장합을 막도록 하였고, 무당비군은 악착같이 장합군을 막아내더니 오히려 적군을 밀어붙이며 마치 그들을 완전히 전멸시킬 기세로 싸웠다.
[* 나는 맹획의 무당비군이 아군에 종군을 한 후 여태껏 승리만을 해오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후퇴를 하여 기가 죽어 있을 줄 알았다. 하나, 오히려 무당비군은 무당개구리처럼 독이 잔뜩 올라서 조위군에 당장이라도 복수를 하고자 했던 것이다.]이러한 무당비군의 엄청난 방어에 장합의 결사대는 결국 이를 뚫지 못하고 오히려 크게 패하며 장합과 일부 병사들만이 간신히 도망쳐 성으로 퇴각했던 것이다.
* * *
장합의 결사대가 실패를 하자, 이제 법정의 수공에 당할 일만 남은 조진은 절망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한편, 나는 장합의 결사대를 막는데 성공하자,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낙수를 막고 있는 둑에 얼마큼 물이 차올랐는지 직접 확인을 하였고, 이제 조금만 있으면 둑의 높이를 넘어 물이 넘쳐흐를 상태가 된 것을 눈으로 목도하였다.
이에 나는 아군의 포위를 좀 더 뒤로 무르게 한 다음 즉시 명을 내려 둑을 터트리게 하였다.
그러자 굉장한 굉음을 내며 둑이 터졌고, 그 안에 갇혀 있던 엄청난 양의 물이 무시무시한 수마의 모습을 한 채로 낙양성을 향해 덮쳐들었다.
낙양성의 성루에 있던 조진과 장합은 둑이 터지며 엄청난 물이 성을 향해 덮쳐오는 것을 두 눈으로 보게 되었고, 곧장 병사들을 대피하게 하였다.
그렇게 조진 등이 조치를 취한 뒤 얼마 되지 않아 거대한 공성병기가 성을 때리는 듯한 소리가 성벽을 울려대며 엄청난 물보라가 일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낙양성 안으로 순식간에 물이 차오르면서 낙양성의 성벽 윗부분을 제외한 대부분이 물에 잠기기 시작하니 미처 성벽 위으로 오르지 못했던 상당수의 병사들이 물에 빠져 죽었다.
이러한 법정의 수공이 한동안 낙양성을 할퀴었고, 낙양성에 거대한 상처를 남긴 채 며칠이 지나서야 겨우 성 안을 가득 채웠던 물이 빠져나갔다.
이렇게 성 안의 물이 빠지자 수많은 병사들의 시신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큰 문제가 발생하였으니, 그것은 첫째, 죽은 시신이 부패하며 발생한 전염병이 낙양성 안에 창궐하였다는 것이고.
둘째, 성 안에 보관해둔 막대한 양의 군량이 모두 물에 빠지며 썩어들어간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조진과 장합은 난감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장합은 무언가 단단히 마음을 먹더니, 조진을 향해 공수를 취하며 자신의 결심을 이야기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