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8 Books of the Court's Drama RAW novel - Chapter 182
182. 낙양 공략 3 … 약점을 노출한 법정군
이렇듯 법정이 낙양을 꽁꽁 포위하고, 홍농과 함곡관의 전령이 낙양에 이르기 전에 붙잡아 버렸기에, 낙양의 조진은 서쪽의 상황을 알 수 없었고, 곽회와 학소는 어째서 낙양의 원병이 오지 않는 것인지 의아할 수밖에 없던 것이다.
* * *
조진과 장합은 법정이 포위만 한 채 공격을 가하지 않자, 조진의 말처럼 서쪽의 함곡관 등을 함락한 한의 대군이 법정의 본군에 합류할 때를 기다리는 것으로 생각을 하였다.
하지만, 실제 법정은 공성병기가 완성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하여 다 만들어진 공성무기와 함께 코끼리 부대가 낙양에 도착하자 법정은 곧 대대적인 공격에 나서기 위해 곧바로 낙양성을 향해 공성무기를 배치하였다.
한편, 한군의 공성병기와 함께 코끼리 부대가 나타나자, 조진과 장합은 한의 추가 병력이 온 것이라 생각을 하였다.
그리고 한군의 공성병기보다 낙양의 조위군을 더 놀라게 한 것은 바로 한군의 코끼리 부대였다.
법정의 전투 코끼리 부대가 굉음에 가까운 울음소리를 울어대며, 큰 발을 굴러 땅을 울리게 하며 낙양성에 이르자, 조위 병사들은 일제히 성 밖을 내다보고는 난생처음 보는 동물의 모습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저렇게 크고 이상하게 생긴 동물이 있다니!”
장합은 만총이 말했던 법정의 코끼리 부대임을 확인하고는 입술을 깨물었다.
설마 법정이 코끼리 부대를 이끌고 그 험난한 산지를 넘었을 줄을 생각지 못한 것이다.
‘저 동물이 바로 만총이 말한 코끼리로군… 그런데 저런 거대한 동물까지 험지를 넘게 하다니! 법정은 실로 무서운 자로구나!’
그때 조진이 장합을 보며 물었다.
“진서장군, 혹 거기장군 등으로부터 저 동물에 대한 이야기를 듣지 못하였소?”
이에 장합은 두 손을 모으며 답했다.
“송구합니다 대장군. 소장이 진남장군과 장 태수로부터 법정이 저 코끼리라는 동물을 전투에 쓰고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낙양을 쳐들어온 법정군에 저 동물이 보이지 않아서, 소장은 코끼리가 산을 넘지 못하기에, 법정이 완에 코끼리를 두고 온 것으로 생각하였습니다.”
장합의 답변에 조진은 인상을 살짝 찡그리기는 하였으나, 장합을 책하지는 않았다.
“진서장군의 잘못이 아니오. 법정이 저토록 저 코끼리라는 거대한 동물을 잘 다뤄 그 험한 산지를 넘게 할 줄 누가 알았겠소?”
이에 장합은 조진의 너그러움에 감사를 표하면서, 만총과 장패로부터 들은 법정의 코끼리 부대의 활약에 대해 조진에게 말하였다.
장합의 말을 들은 조진은 신야에서처럼 한군의 코끼리 부대가 낙양의 성문을 부수지 않을까 걱정을 하였다.
그러자 장합이 공수를 취하며 자신이 생각하는 대처법을 말하였으니.
“대장군, 낙양성은 신야성보다 크기 때문에 성문 또한 더 크고 두껍습니다. 그리하여 적의 코끼리라도 쉽게 성을 부수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성문에 철판을 덧대면 적 코끼리의 공격의 공격에 성문을 지켜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장합의 방책을 들은 조진은 그리하라 명하였고, 병사들이 곧 성문에 철판을 덧대었다.
이렇게 성문이 보강이 되자, 장합은 또 하나의 코끼리 대응법을 내놓았고, 이 또한 조진이 채택을 하였으니, 과연 그것이 무엇일지는 얼마 뒤 공방전에서 밝혀질 것이다.
* * *
낙양성을 향한 한군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예의 법정군 공격의 서막을 여는 것은 역시 벽력거가 적의 성을 향해 날리는 바윗돌이었다.
벽럭거에서 발사된 돌덩이는 공중을 가르며 낙양성의 성벽을 사정없이 때려댔고, 성벽 위로도 날아가며, 성벽 위 담장을 두들겼다.
그리하여 성벽에는 여기저기 생채기가 나기 시작하였다.
하나, 낙양성을 방어하고 있는 조진과 장합은 이미 성을 꽤나 공들여 보강을 해두었던 것으로 성벽 안쪽으로 벽돌을 한 겹 더 쌓아 올려 성을 더 단단하게 해두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성벽의 일부가 부서지더라도 안쪽의 성벽이 있었으니, 낙양성이 쉽게 무너질 일은 없었다.
그리고 성벽 위의 담장도 수비병들이 확실하게 숨을 수 있도록 보수를 해두어 벽력거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조위군은 큰 부상을 입지 않은 것이다.
이는 이제 조위의 장수들에게 한군이(특히 법정의) *공격하는 방식을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으로, 조진과 장합은 이미 충분한 대비를 하고 있었다.
[* 공성병기 특히 벽력거를 이용해 성을 공격하여 병사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방식]나는 벽력거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낙양성이 별다른 타격을 받지 않는 것을 보고는 벽력거의 공격을 멈추게 하고, 곧바로 전군에 총공격의 명을 내렸다.
그러자 위연, 왕평이 이끄는 병력과 맹획의 무당비군, 거기에 황서의 궁수대와 함께 기동을 하는 정란과 적의 성벽을 오르기 위한 운제 등의 공성무기가 총동원이 되어 낙양성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나는 지난 신야 공성전에서 신야성의 성문을 부수며 큰 활약을 한 코끼리 부대를 이번 낙양에서도 활용하기로 하였으니, 곧 신야에서처럼 아군의 코끼리들은 커다란 통나무를 들고서 낙양성의 성문을 부수기 위해 달려나갔다.
이에 조진과 장합은 즉시 궁수로 하여금 성을 향해 달려드는 한군을 향해 화살을 날리게 하였다.
그리고 한군의 운제가 성벽에 접안하자 그 위로 미리 준비해둔 돌덩이를 던지고, 뜨거운 기름을 끼얹게 하며, 동시에 궁수로 하여금 불화살을 날리게 하였다.
그러자 운제의 사다리를 타고 성벽을 오르던 한의 병사들이 돌덩이에 맞아 머리가 터지며 사다리에서 굴러떨어졌고, 기름이 뒤덮인 운제 또한 곧 적의 불화살에 의해 불길이 휩싸이며 금시에 활활 불타기 시작했다.
이에 황서의 궁수대와 정란 위의 사수들은 아군의 운제를 엄호하기 위해 화살을 날렸고, 조위 병사들은 황서 등이 날린 화살을 피해 신속하게 담장 뒤로 몸을 숨겼다.
성문을 향해 공격해 들어간 충차 코끼리들도 사정은 좋지 않았다.
우선 신야성보다 더 크고 묵직한 낙양의 성문은 코끼리의 공격으로도 부서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거기다 조위 병사들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코끼리를 향해 돌팔매를 하기 시작하였으니, 이것이 바로 장합이 생각한 코끼리 대응법이었다.
* * *
장합은 법정군의 코끼리를 살폈고, 코끼리에게 철갑옷을 입힌 것을 확인하였다.
그리고 코끼리 위에는 코끼리를 조종하는 기수와 궁수가 한 명씩 타고 있었으니, 그들 또한 갑옷을 입고 있어, 화살 같은 공격으로는 타격을 입히기가 어려워 보였다.
다만 갑옷이 가려주지 못하는 코끼리의 눈 부분과 긴 코가 장합의 예리한 시야에 들어왔다.
‘바로 저기로군! 코끼리의 눈과 코에 상처를 입힌다면 필시 저 거대한 동물을 화나게 할 수 있겠어!’
그랬다.
장합은 코끼리를 화나게 하는 방법으로 물리치려는 것이었으니, 이는 코끼리를 잘 알고 있는 만총으로부터 들은 코끼리에 대한 정보를 활용하려는 것이다.
즉, 만총은 장합에게 코끼리는 의외로 예민한 동물이니, 상처를 입혀 화를 돋우면 조종이 불가능해져 마구 날뛰게 된다는 사실을 알려준 것이다.
그리하여 장합은 만총의 정보를 이용하여, 돌팔매질을 잘하는 병사들을 뽑아 법정의 코끼리가 성문을 공격하기 위해 달려들 때, 돌을 던져 코끼리의 눈과 코를 맞추게 한 것이다.
조준을 하고 발사하는 화살에 비해, 돌팔매질은 곧장 돌을 집어던지면 되는 것으로 코끼리에게 큰 타격을 주지는 못하지만 코끼리를 화나게 하기는 충분하였다.
이러한 장합의 작전은 적중하여, 눈과 코에 돌멩이를 맞은 코끼리는 고통에 몸부림을 치고 화를 내며 사방으로 날뛰었다.
충차 코끼리의 기수가 코끼리를 진정시키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필요했고, 그동안 코끼리들은 오히려 한군을 덮치니, 한의 병사들이 꽤나 많이 상했다.
수레 위에 앉아 전황을 살피던 법정은 이를 보고는 즉시 코끼리 부대의 공격을 중단하고 코끼리를 후방으로 옮기게 하였는데, 법정은 조진과 장합이 맞춤 대응을 하는 것에 적이 놀라고 말았다.
‘조진과 장합이 아군의 코끼리 공격에 딱 맞는 대처를 하고 있군!’
그러며 법정은 총공세에 나선 나머지 병사들도 고전을 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에 법정은 미련 없이 퇴각령을 내려 병사들을 후퇴시켰고, 한군이 물러나자 낙양의 조위 병사들은 승리의 환호성을 내질렀다.
“이겼다! 아군이 촉적을 물리쳤다.”
조진도 처음으로 법정을 후퇴시키자 기쁨에 찬 표정으로 장합을 바라보며 말했다.
“진서장군! 드디어 아군이 법정을 물리쳤소!”
그러나 장합은 냉정함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대장군, 법정의 첫 번째 공격을 막아낸 것뿐입니다. 놈은 필시 포위망을 그대로 유지한 채로 전열을 정비한 다음 다시 공격을 해올 것입니다. 하니, 아군도 촉적의 재차 공격에 대비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장합의 진언에 조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진서장군의 말이 맞소. 그리하도록 하시오.”
* * *
이렇게 나의 첫 번째 낙양에 대한 공성은 실패하였다.
나는 병사들을 후퇴시킨 다음 다시 포위망을 구축하고 다음 공격을 준비하였다.
이렇듯 이번 첫 번째 공격이 실패한 데에는 내가 가지고 있는 초조함이 원인이었다.
즉, 여태까지 나의 전략보다 이번 낙양 공략은 어찌 보면 무모하고 *성급한 공격이었기에, 군량을 많이 챙길 여력이 되지 않았다.
[* 험난한 산지를 넘어 최대한 빨리 낙양으로 진군을 해야 했기에, 제대로 군량을 챙기기가 힘들었던 것이다.]그리하여 아군은 곧 군량 부족에 직면하게 되었으니, 나는 최대한 빨리 낙양을 떨어뜨리기 위해 무리한 공격을 선택한 것이다.
이는 원 역사에서 제갈량이 군량 부족으로 인해 최대한 빨리 진창성을 함락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대공세를 퍼부었던 때와 유사한 상황이라 할 수 있겠다.
아군에 비해 충실히 군량을 비축해 놓은 낙양의 조위군(게다가 아군보다도 병력도 많다.)이었으니, 시간이 지나면 아군은 군량 부족으로 퇴각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한편, 장합은 법정의 막아내고는 법정이 공격을 서두르는 것을 알아차렸다.
‘내가 아는 법정과는 다르게 무언가에 쫓기듯이 공격을 서두르고 있군. 그렇다면 필시 법정에게 무언가 문제가 생겼다는 것인데…’
장합은 곧 그 이유에 대해 나름 추리를 하였으니, 그것은 바로 두 가지 이유였다.
첫째, 작금 낙양을 공격하고 있는 법정군 이외에 추가 병력은 오지 않을 것이고.
둘째, 법정이 남쪽의 산맥을 넘어오는 무리한 진군을 선택한 탓에 가지고 온 병량이 충분하지 못하리라는 점이다.
이러한 결론을 내린 장합은 곧 조진에게 자신의 추론을 이야기하였다.
“대장군, 아무래도 법정이 이끄는 촉적에 두 가지 커다란 약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장합의 말에 조진의 눈이 커지며 즉시 장합에게 물었다.
“촉적에 두 가지 큰 약점이 있다니, 그것이 무엇이오?”
“예, 대장군. 우선 첫 번째 약점은 작금 낙양을 공격하고 있는 촉적의 병력 이외에 추가 병력은 없다는 것입니다.”
조진은 장합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여기고 그에게 두 번째 한군의 약점을 물으니, 장합이 말하였다.
“두 번째는 바로 저들이 무리하게 남쪽 산맥을 넘어오느라 미처 충분한 군량을 가지고 오지 못했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이에 조진은 ‘옳다고나!’라는 표정이 되었다.
“그렇군! 법정이 남쪽의 험악한 산지를 돌파하여 이곳 낙양의 공격을 감행한 탓에 추가 병력도 없고 군량도 부족하니 이번처럼 무리한 공격을 한 것이로군!”
이러한 조진의 말에 장합이 공수를 취하며 자신감이 가득한 목소리로 말하기를.
“예, 대장군! 바로 그렇습니다. 하여 아군이 이번처럼 법정의 공격을 잘 막아내기만 한다면 법정은 필시 군량 부족으로 퇴각을 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