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8 Books of the Court's Drama RAW novel - Chapter 22
22. 천신만고 요화의 귀환(歸還)
“우장군, 구부를 어서 우장군의 부장으로 발탁하십시오.”
장비 또한 구부가 말한 것이 아까 내가 언급한 상용 공략 전술과 거의 유사하였기에 구부를 다시 보며 놀라워했다.
그리하여 나의 요청을 받아들여 구부를 부장으로 삼았다.
“알겠소이다 상서령. 내 즉시 구부를 부장으로 임명하겠소이다.”
그리하여 구부는 왕평과 함께 장비의 부장이 되었다.
나는 구부를 발탁한 것에 속으로 크게 쾌재를 불렀는데 그 이유를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내가 아직 현생에 있을 때 삼국지 게임에도 빠져들게 되었는데 할 때마다 느꼈던 것은 결국 삼국 중 누가 더 능력 있는 인재를 확보하느냐에 천하통일이 달려있다는 것이다.
정사에서나 연의에서나 촉은 고질적인 인재 부족에 시달렸으니 이 역사에서 나, 법정이 인재 구부를 발탁하는 것을 기뻐한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그러면서 나는 장비에게 구부를 잠시 동안 나의 주부(主簿)로서의 역할도 겸할 수 있게 해달라 요청했는데 장비는 내가 왕평을 수련(?) 시킨 전적이 있었기에, 이를 당연하다는 듯이 허락하였다.
그리하여 구부는 한동안 나의 주부로서 일을 하며 실무를 익히게 되었던 것이다.
* * *
이때가 220년 10월 중순을 넘어서고 있던 시점이었다.
내가 파서로 와서 벌써 여러 가지 일이 있었으니 그 짧은 기간이 더 짧게 느껴졌다.
그리고 이제 원 역사대로라면 위의 조비가 제위를 찬탈할 때가 정말 지척에 다가오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마음이 바빠지고 있었다.
그런 나에게 미축으로부터 또 다른 급보가 전해졌는데 그것은 정말 반가운 소식이었다.
바로 관우의 주부였던 요화를 찾았다는 소식이었던 것이다.
“뭐? 요화를 찾았어?”
요화라면 촉의 장수로 삼국지에서 떠오르는 오래 장수한 대표적 인물로 촉의 건국에서 멸망까지를 지켜본 산증인이었다.
또한 요화는 꽤 유능한 장수였기 때문에 나는 귀환이 못내 반가웠다.
지난 관우의 패배 당시, 요화는 형주가 함락되면서 오나라의 포로가 되었는데 자신이 죽었다는 헛소문을 퍼트려 감시를 따돌리고는 노모를 모시고 멀고 먼 촉 귀환 길에 올랐던 것이다.
원 역사대로라면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나서 오 원정 때 유비가 자귀에서 요화를 만나게 될 터였다.
그러나 미축의 장사꾼(?)에게 발견된 요화는 원 역사보다 빠르게 촉으로 귀환할 수 있었다.
이는 미축이 지난 관우의 패배가 모두 자신의 동생인 미방의 일이었다고 자책을 하면서 당시 살아남은 촉의 인재들을 한 명이라도 찾기 위한 끈질긴 노력 덕분이었다.
미축은 오나라로 가 있던 장사꾼들에게서 요화가 살아서 도망쳤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급히 장사꾼들을 더 풀어 요화를 찾게 하였다.
이리하여 요화를 찾게 된 미축은 이번에도 곧장 나에게 우선 서신을 보내니, 나는 요화를 내가 작금 머물고 있는 파서로 데리고 올 것을 청하였다.
어차피 지존인 대왕 유비를 요화가 만나러 가야 하기에 성도로 가는 길에 있는 파서를 우선 거쳐야 하는 것으로 이는 요식적인 요청일 뿐이었다.
그렇게 요화는 파서로 오게 되었다.
나와 장비는 멀리까지 나와 요화를 반겼는데 요화는 노모를 모시고 있었다.
내가 그의 얼굴을 보니 이제 한참 때인 젊은 장수였다.
오랜 귀환길에 그의 얼굴은 많이 말라 있었지만 눈빛에서는 의기(意氣)가 빛나고 있었다.
장비는 요화를 보고는 관우가 살아돌아온 것 마냥 크게 기뻐하였다.
“이게 누구인가? 원검(元儉, 요화의 자)이 아닌가? 자네가 살아 있었어! 허…! 자네를 보니 운장 형님이 살아오신 것 마냥 기쁘고 또 기쁘네!!”
장비의 말에 요화는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는 용서를 빌며 오열하였다.
“장군 소인이 관공을 제대로 모시지 못하여 관공이 돌아가시게 했습니다! 소인이 큰 죄를 지었으니 어서 벌하여 주십시오!”
나는 옆에서 요화의 오열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가슴에 울컥하는 것이 몰려왔다.
‘역시 촉나라의 인물들이 후세에까지 기억되는 것은 바로 저러한 가슴을 뜨겁게 하는 충정이 있어서지… 죽을 때까지 유비의 유업을 이루기 위해 목숨을 바쳐가며 북벌에 매진했던 제갈량이나 작금의 요화나 순수한 충심은 확실히 사람을 감동시키는 무언가가 있군…’
요화가 오열하면서 죄를 청하자 장비는 굵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요화를 끌어안았다.
“흑흑흑… 그것이 어찌 원검 자네의 잘못인가… 자네는 미방과 부사인 같은 배신자의 무리들과는 다르게 끝까지 성을 지키며 싸웠네. 운장 형님은 멀리 나가 계셨는데 어찌 자네가 운장 형님을 제대로 모시지 못했다고 하는 것이야… 절대 자네의 잘못이 아니야…”
나는 장비가 하급 장수를 이리 다독이는 것을 처음 보았기 때문에 속으로 놀라고 있었다.
‘장비도 저런 면이 있었군… 하기야, 요화는 장비의 직속 부하가 아닌 관우의 부하였지…’
그렇게 장비와 요화는 한참을 눈물을 흘렸다.
나는 그들이 어느 정도 감정을 추스르자 장비에게 말하였다.
“장군, 성도에 계신 대왕께서도 요 주부가 생환한 소식을 전해 들으셨을 것입니다. 장군처럼 대왕께서도 요 주부를 만나고 싶어 하실 것입니다. 하여, 제가 요 주부와 함께 성도로 가 대왕을 알현하고자 합니다.”
이에 장비는 퉁퉁 부은 눈으로 그저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 * *
그렇게 나는 장비에게 잠시 동안 요화와 함께 그의 노모를 모시고 성도로 가 유비를 알현하겠다고 했고, 장비는 이를 허하였던 것이다.
그리하여 나와 요화는 성도로 가게 되었고, 대전으로 향하여 유비를 알현하게 되었다.
유비 또한 장비처럼 요화를 보고는 관우가 떠올랐는지 펑펑 눈물을 흘렸다.
“그래… 원검이 살아 돌아왔구나! 살아 돌아왔어… 운장도 이렇게 무사히 살아 돌아왔다면 얼마나 좋았겠는가…”
요화는 유비가 관우가 무사 귀환하지 못하고 오의 손권에게 참수된 일을 안타까워하자, 장비에게 그리하였던 것처럼 유비의 앞에서 무릎을 꿇고 오열하면서 칭죄하였다.
“대왕! 관공의 주부인 제가 관공을 제대로 보좌하지 못하여 관공을 돌아가시게 했습니다! 소인의 죄가 너무 크오니 벌하여 주십시오!!”
이리 요화가 장비에처럼 죄를 청하였으나, 유비 또한 그것은 요화의 죄가 아니라고 말했다.
“아니야… 아닐세. 그것이 어찌 원검 자네의 잘못이라는 말인가? 운장을 배신한 자들의 잘못이지… 자네는 끝까지 오에 굴복하지 않고 포로가 된 것이야. 거기다 과인과 이 나라에 대한 충심을 버리지 않고 노모까지 모시고 이리 천신만고 끝에 귀환을 하였으니 이는 만고에 남을 충신의 귀감일세…”
그리하여 유비는 성도에 요화와 그의 노모가 살 수 있는 좋은 저택을 하사하고, 요화에게 의도(宜都) 태수 직을 내렸다.
* * *
유비는 또한 미축을 따로 불러 미축이 단시간에 여러 공을 세운 것을 치하하였다.
“자중(子仲, 미축의 자) 자네가 이리 짧은 시간에 적국 오에 포섭된 배신자들을 색출하고 거기다 요화의 무사 생환을 이루어냈으니 안한장군 자네의 공이 참으로 크네.”
그러자 미축이 두 손을 모아 고개를 숙이며 유비에게 다짐을 하듯이 말했다.
“대왕, 소신은 동생 놈의 큰 잘못을 아직 하나도 갚지 못하였나이다! 신, 동생 놈의 잘못을 모두 갚을 그날까지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알겠네. 자중 계속하여 이 나라와 과인을 위해 일하여 주게…”
“예, 대왕 신, 대왕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
한편 나는 성도로 돌아온 김에 유파를 만나러 갔다.
이는 얼마 후 시작될 아국의 대위 공략 과정에서 나의 부재 시 나를 대신해 상서대를 책임질 이가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이전에도 언급하였지만, 유파는 대표적인 반유비파였음에도 불구하고 나라를 위한 일이라면 두 팔 걷고 나서는 인물이었다.
유파는 능력 또한 출중하였고 작금 상서의 높은 직에 있었기 때문에 나를 대신하여 상서대를 책임질 적임자였던 것이다.
내가 유파를 이리 따로 방문한 것은 처음이었는데, 유파는 놀라 버선발로 나와 나를 반겼다.
“상서령께서 이리 저의 집을 직접 찾아주시니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하하하, 유 상서를 나를 이리 반기니 나 또한 고마울 뿐이오.”
그렇게 나는 유파의 안내를 받아 안채에 들게 되었다.
유파는 여기서 지난번 일에 대해 다시 한번 나에게 감사를 표하였다.
“상서령께서 대왕께 잘 말씀을 해주셨기에 저는 큰 벌을 받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다시 한번 상서령께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
유파는 지난번의 사달을 두고두고 마음에 두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유 상서, 나에게 감사를 표할 것이 아니라 너그러이 용서를 해주신 대왕의 크나큰 은혜에 보답하는 것이 좋을 것 같소…”
나의 이러한 뼈 있는 말에 유파는 찔린 표정이 되어 답했다.
“… 예… 알겠습니다.”
여기서 나는 곧장 유파를 찾아온 이유를 밝혔다.
“오늘 내가 이리 유 상서를 찾아온 연유는 다름이 아니라 내가 이번처럼 파서 등으로 오랫동안 출장을 갈 경우 유 상서가 나를 대신하여 상서대의 총괄을 맡아주었으면 해서요.”
그랬다.
이제 얼마 있지 않으면 아국의 사활을 건 대위 공략이 시작될 것이었다.
그렇게 되면 필연적으로 책사인 내가 전선으로 나가야 했기에 상서대를 나 대신 책임질 사람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람을 나는 유파로 결정했던 것이다.
나의 이러한 요구에 유파는 손사래를 쳤다.
“아… 아닙니다… 상서령, 저는 그렇게 능력이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리고 상서복야(마량)가 계신데 어찌 제가 상서복야 대신에 상서대를 맡을 수 있겠습니까.”
유파의 말은 자신보다 상사인 마량이 있기에 상서대의 장관이 나의 부재 시에는 당연히 마량이 상서대를 맡아야 한다는 말이었다.
하나, 마량은 이미 제2군의 보급 책임자로 확정된 상태였기에 마량이 오롯이 보급에만 전념하기 위해서는 상서대를 대신 맡아줄 누군가가 필요했고 그게 유파인 것이다.
나는 유파에게는 아국의 대위 전략에 대해 말하지 않고 그저 유파가 적임자임을 강조하였다.
“유 상서, 어찌 그대가 능력이 없다고 하는 것이오? 지난날 대왕께서 익주에 드셨을 때, 이곳 익주는 경제가 말이 아니었소. 하나, 그대가 대왕께 정책을 상주하여 그것을 시행하자 거짓말처럼 익주의 경제는 회복이 되었소. 아니, 회복을 넘어서 나라 곳간에 식량이 쌓이게 되었지. 그대의 말처럼 원래는 마 복야가 나의 부재 시 나의 자리를 대신해야 할 것이나 내가 보기에 마 복야보다 그대 유 상서가 이 일에 적임자인 것 같소. 하여, 나는 유 상서를 나의 부재 시 상서대의 책임자로 임명하고자 하오.”
“하나… 상서령…”
유파가 망설이자, 나는 단호한 어조로 명령하였다.
“유 상서, 이것은 상서대의 장관인 나의 결정이오. 하니, 유 상서는 당연히 따라야 할 것이오!”
직장 상사가 이리 최후의 수단을 꺼내드니 부하인 유파는 따를 수밖에…
“알겠습니다 상서령… 그러면 제가 부족한 능력이나마 상서령의 부재 시에는 상서대를 맡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유 상서가 이리 흔쾌히(?) 나의 제안을 받아주니 그저 기쁠 뿐이오. 내 대왕께도 상신을 드려 놓겠소.”
그렇게 나는 나의 부재 시에 상서대의 일을 유파에게 맡겨 차질이 없도록 하였다.
* * *
나는 이왕에 성도에 온 김에 또 한 사람을 만나러 갔다.
상용 공략을 위해 내가 반드시 만나야 하는 그 사람은 누구일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