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8 Books of the Court's Drama RAW novel - Chapter 74
74. 나의 계책과 대응하는 학소 1
강유가 결사대와 함께 성벽으로 올라 성벽 위의 조위 군사들을 척살하기 시작하자, 이를 확인한 학소는 즉시 별동대를 이끌고 즉시 강유를 막기 위해 움직였다.
이리하여 이 역사에서는 강유와 학소가 서로 칼을 직접 맞대게 되었으니.
학소는 칼을 빼들고 촉의 젊은 사자 강유를 향해 달려들었다.
강유 또한 칼을 들어 학소를 막으니 곧 강유와 학소의 칼이 맞부딪치며 강렬한 금속의 타열음이 울렸다.
강유는 학소와 칼을 맞대자마자 이 자가 보통 인물이 아님을 직감하였고 곧 학소를 향해 물었다.
“지금 나와 칼을 맞대고 있는 장수의 이름이 무엇이오?”
학소는 아직 약관도 채 지나지 않은 것이 분명해 보이는 촉의 어린 장수가 자신이 누구인지 묻자 업신여기지 않고 그대로 답을 해주며 강유가 누구인지 되물었다.
“나는 대위의 량주 자사의 부관 학소요. 그쪽은?”
“나는 대한의 아문장 강유요.”
아문 장군은 장군의 반열 중 말석이기는 하나 장군은 장군인 것이다.
‘강유… 아무리 보아도 채 약관이 넘지 않은 나이 같은데 아문장이 되다니. 촉은 확실히 능력 위주로 인재를 선발하는 모양이로군.’
강유와 학소가 성벽 위에서 대결을 펼치고 있을 때 학소의 뒤에서 서막이 구원군을 이끌고 달려왔다.
그리고 강유가 성 벽 한쪽의 위나라 병사들을 제거해둔 탓에 그쪽으로 촉군 병사들이 운제를 타고 쉼 없이 올라오니 학소는 서막에게 강유를 맡기고 곧장 그쪽으로 별동대를 이끌고 움직였다.
이리하여 강유는 서막의 증원군에 맞서 싸우게 되었는데 강유의 결사대에 비해 워낙 수가 많아 강유는 고전을 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학소의 별동대가 추가로 성벽으로 오르는 촉군을 잘 막아내니 성벽 위에 오른 강유를 포함한 촉의 병사들이 위기에 빠지게 되었던 것이다.
강유가 성벽 위에서 고전을 하는 모습을 보자 장비와 마초가 우려의 탄성을 내뱉었다.
“저… 저런! 강 부관이 위험하군!”
나는 강유를 잃고 싶지 않았기에 곧장 대응에 들어가니, 황서의 궁수대에게 명하여 강유를 공격하는 조위 병사들을 공격하게 한 것이다.
그와 동시에 나는 오늘은 이쯤에서 퇴각을 하기로 결정을 하였다.
그리하여 나는 학우선을 들어 퇴각을 명하니 곧 아군의 퇴각 북을 치고 징을 울렸던 것이다.
강유는 퇴각령을 듣고는 지체 없이 결사대와 함께 운제를 타고 성벽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고 이를 위나라군이 막으려 했다.
하나, 나의 명을 받은 황서의 화살 부대가 강유를 엄호하니 강유는 마침내 성벽 아래로 내려올 수 있었다.
이어서 내가 다시 학우선을 움직이니 아군의 깃발이 펄럭였고, 적의 성에 접안 되어 있던 운제를 아군 병사들은 신속하게 움직이며 퇴각을 시행하였다.
또한 적 성문을 향하던 충차 부대도 역시 대열을 흐트러뜨리지 않은 채 퇴각을 하였던 것이다.
아군이 퇴각을 시작하자 고장성의 병사들은 승리의 함성을 울려댔다.
하나, 이를 지켜보던 학소는 표정이 어두워졌으니, 그것은 이렇게 갑작스러운 퇴각령에도 촉군 병사들이 침착하게 대응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보통 퇴각령이 떨어지면 대부분의 병사들은 대열을 흩트리고 저만 살기 위해 등을 보이며 도망치기 마련인데 촉군은 퇴각도 침착하게 하는구나. 그렇다는 이야기는 촉군이 상당한 훈련이 이루어진 정예병이라는 것인데… 비록 오늘 저들이 퇴각을 하나 앞으로의 싸움이 순탄하지만은 않겠어…’
그랬다.
학소의 걱정이 기우만은 아니었으니, 이곳 무위를 들이치고 있는 병사들은 말 그대로 대왕 유비가 심혈을 기울여 훈련시킨 정예 병사들이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공격을 할 때와 퇴각을 할 때에도 정해진 규칙에 따라 침착하게 움직이니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아군이 이렇게 무사히 퇴각에 성공을 했으나 첫날의 공방전에서 적어도 수십수백의 아군 병사들이 죽거나 다쳤다.
그만큼 공성전은 공격 측에 불리한 것이다.
나는 강유가 무사히 돌아오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강 부관 정말 고생하였네. 그리고 무사히 퇴각을 해 참으로 다행이네.”
나의 말에 강유가 아쉬움을 표하였다.
“소장, 적의 성벽에 오르는 데는 성공했으나 저들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습니다. 소장이 아직 부족한 모양입니다.”
“아닐세. 저들이 너무나 잘 막아낸 것이야. 자네가 자책할 것이 아니네.”
그리고 장비와 마초도 다가와 강유를 칭찬하고 위로하였는데 강유는 마초를 보고는 자신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마초는 강유가 자신을 적대시하는 눈빛을 보내는 것을 보고는 자신도 모르게 놀라 흠칫할 수밖에 없었다.
장비는 내가 퇴각령을 내린 것에는 분명 내가 준비하고 있는 다른 묘수가 있을 것이라 확신을 하였다.
“상서령, 소장이 여태껏 상서령께서 적을 공격하는 모습을 지켜본 것을 미루어 짐작하자면 상서령이 잠시 퇴각을 하는 것은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일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여 소장이 추측하기로는 상서령께서 소장이 미처 생각지 못한 묘수를 준비하고 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소장의 말이 맞지 않습니까?”
역시 장비로다.
그의 말대로였다.
사실, 오늘 첫날의 공격은 저 고장성의 서막과 학소가 아군의 총공격에 어찌 대응하는지 찔러보는 의미가 강하였다.
한데, 나의 예상을 뛰어넘어 저들이 준비를 철저히 하고 대응을 잘 하였기에 나는 다음 수를 위해 퇴각령을 내렸던 것이다.
그리고 비록 퇴각이라 하나 나는 즉시 포위망을 재구축하라 명하였으니 아군에 의해 서막과 학소가 완전히 포위된 상태는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다.
그리고 장비의 예상대로 나는 묘수를 준비하고 있었으니.
* * *
“상서령께서는 소장이 생각 못 한 묘수를 생각하고 있으실 것입니다. 소장의 말이 맞지요?”
나는 장비의 물음에 미소를 지으며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나의 묘수는 행동으로 보일 터였다.
나는 곧 장비와 마초 등의 제장들에게 명을 내리니 아군의 공격 방식에 대한 것이었다.
바로, 낮에는 아군이 2교대로 공격을 하고, 밤에는 역시 2교대로 장비와 마초가 기병대를 이끌고 성 주위를 공격의 함성을 지르며 마치 당장이라도 공격을 할 것처럼 움직이게 하였다.
특히 야밤에 횃불을 밝히고 장비와 마초의 기마가 번갈아 화살의 사정거리를 아슬아슬하게 비껴가며 성 주위를 내달리자, 고장성의 적들에 낮보다 더한 공포 분위기를 선사했던 것이다.
이리 되면 저 고장성의 서막과 학소가 아무리 수성의 달인이라도 병사들이 쉬지 못하기 때문에 금시에 적병은 피로가 누적될 터였다.
그리되면 아군의 공격에 점점 대응하는 것이 무뎌질 것이고 결국에는 저 고장성을 아군은 쉽게 함락할 수 있는 것이다.
하나, 역시 학소는 수성의 달인이었다.
학소는 내가 이렇게 아군을 교대로 돌리며 공격을 하는 것이 자신들을 지치게 만들려는 계책임을 즉시 간파하고 서막에게 진언하여 고장성의 병사들 역시 절반으로 나누어 2교대로 아군을 상대하게 했던 것이다.
나는 학소가 나의 수를 간파한 것을 깨닫고는 준비한 다음 수를 꺼내들었다.
* * *
이제 때는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인 봄으로 접어들고 있었다.
그리하여 그동안 얼어붙었던 것들이 녹아내리며 땅속에 잔뜩 움츠려 있던 씨앗들이 싹을 튀며 생명의 기지개를 켜고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봄으로 접어드는 때에 발생하는 자연현상이 있었으니 나는 이를 이용하기로 한 것이었다.
나는 작전을 펼치기 전에 황서를 따로 불러 물었다.
“황 부관, 아군의 화살은 충분한가?”
뜬금없는 나의 물음에 황서는 나의 물음이 무슨 의미인지 몰랐지만 그저 답변을 할 수밖에 없었다.
“예, 상서령. 화살은 충분합니다.”
“화살은 충분한 것처럼 보여도 적들에게 쏘게 되면 금시에 바닥나는 것이 화살이네.”
그러면서 나는 황서에게 은밀히 명을 내려 나의 작전을 준비하라 명하니 황서는 나의 계책을 듣고는 놀라며 두 손을 모아 나의 명을 받들었던 것이다.
– 고장성, 서막과 학소 진영.
서막은 학소의 진언대로 적의 교대 공격에 맞서 성의 병사들을 교대로 돌리며 대응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피로는 계속 쌓이고 있었으니 점점 촉군에 대응하기가 어려워지고 있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난 어느 날…
겨울이 지나 봄으로 접어들고 있던 고장성의 새벽이었다.
그날따라 고장성 주위로 자욱한 안개가 끼었고 주위는 말 그대로 ‘오리무중’이었다.
그런데 성 밖 촉군 진영에서 엄청난 함성소리와 함께 북을 울리고 징을 쳐대는 것이 아닌가!
“총공격! 총공격하라!!”
그랬다.
촉군이 다시 총공격에 나선 것이다.
서막은 학소는 적의 총공격 소리에 즉시 성루로 올라 안개 가득한 성벽 너머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안개 사이에서 적들이 한꺼번에 이 고장성으로 공격해오는 것이 잘은 보이지 않으나 안개에 비치는 수많은 적들의 그림자로 알 수 있었다.
“적들이 또다시 총공격에 나섰군! 이는 분명 아군이 이제 적들에 대응하지 못할 만큼 피로해졌을 것이라 촉의 책사 법정이 판단한 것이야!”
“예, 자사. 저도 그리 생각합니다.”
“학 부관 어서 사수들에게 명해 적들을 화살로 공격하게! 어서!”
“예, 자사!”
그렇게 학소는 서막의 명에 따라 성벽 위의 위나라 병사들은 쉴 사이 없이 화살을 날리기 시작하였다.
날아간 수많은 화살은 안갯속 촉군의 음영에 그대로 박혀들었던 것이다.
그렇게 한참을 고장성의 사수들이 화살을 날려 보냈는데, 학소는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분명 아군의 화살에 촉적들이 맞은 것 같은데 어째서 적들의 비명소리가 들리지 않는단 말인가! 그리고 이 정도면 적들이 성벽에 다다를 것인데… 아무래도 안갯속의 적들의 움직임이 수상해…’
그렇게 생각한 학소는 순간 이것이 법정의 계략임을 깨달았다.
“아! 당했다! 촉적 책사 법정에게 당했어! 이건 분명 법정의 계략임에 분명해!!”
그리하여 학소는 즉시 사수의 화살 발사를 중지시켰다.
“발사 중지! 화살 발사를 중지하라!!”
이에 서막이 학소에게 달려와 학소가 화살 발사를 멈춘 이유를 물으니 학소가 답하길.
“자사, 아무래도 촉적 책사 법정이 오리무중과 같이 짙은 안개를 이용해 술수를 벌이는 것 같습니다.”
“술수?”
“예, 자사. 생각해 보십시오. 저들이 총공격에 나서 아군이 화살로 저들을 공격하였고 분명 안갯속 촉적이 화살을 맞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한데 적들의 비명소리가 들리지 않았습니다. 거기다 이 정도 되었으면 충분히 저들이 성벽에 도달했을 것인데 적들은 여전히 안개에 몸을 숨기고 고함과 함께 움직임만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분명 촉의 책사 법정의 술수가 분명합니다.”
학소의 말에 서막이 수긍하였다.
“그렇군. 법정의 수작이 워낙 교묘하니 우리가 더 걸려들기 전에 여기서 멈추는 것이 낫겠군.”
그렇게 서막과 학소가 화살을 쏘는 것을 중지하는 순간, 서서히 날이 밝아오며 안개 또한 차츰 걷히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성 밖에 드러나는 촉군의 진정한 모습을 보고는 서막과 학소는 경악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바로 안갯속에서 보이던 적의 대군이 실상은 법정이 만든 허수아비였던 것이다.
수많은 허수아비에는 학소가 날려보낸 수많은 화살이 박혀 있었던 것이다.
나는 학소가 화살을 멈춘 것을 보고는 그제야 학소가 나의 수를 눈치챈 것을 알았다.
하지만 이미 늦은 다음이었으니.
안개가 걷히며 아군의 화살이 잔뜩 박힌 허수아비가 드러나자 나는 지체 없이 허수아비를 회수하라 명했다.
그리하여 허수아비에 달린 줄을 아군 병사들이 당기어 곧 회수가 되었다.
그러며 나는 병사들에게 고장성을 향해 감사(?)를 표하게 하였던 것이다.
“서막과 학소야! 이렇게 화살을 잔뜩 선물해 주니 고맙게 받아쓰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