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8 Books of the Court's Drama RAW novel - Chapter 86
86. 합비 공방전 2 … 일진일퇴
그렇게 육손 군의 발석차가 발사한 바윗돌이 합비성을 두드리며 본격전인 3차 합비 공방전이 시작되었다.
장료는 병사들에게 성벽 뒤로 우선 숨어 오군의 발석차가 발사한 돌덩이를 피하게 하였다.
하지만 모두가 피할 수는 없었고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온 바윗돌에 상당수 장료의 병사들이 죽거나 다쳤으며, 합비성 안으로도 몇몇 큼지막한 돌덩어리가 날아들어 성안 건물을 부수었다.
다만 장료로서는 다행인 것은 조위의 발석차보다 작금 오군의 것이 파괴력이 작았기에 전자보다 피해가 덜하다는 것이다.
한참을 발석차로 바윗돌을 날려보내며 합비 공방전을 시작한 육손은 이어서 정란과 운제, 충차 등의 공성 무기를 총동원하여 합비성 공격에 나섰다.
성벽 위에서 몸을 숨기고 적의 발석차 공격을 피하고 있던 장료는 육손이 공성 병기를 모두 투입하여 성 공격에 나서자 즉시 몸을 일으켜 병사들에게 이에 대응한 공격을 펼칠 것을 주문하였다.
“적의 공성 무기가 성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화살 공격을 퍼부어라!”
장료의 1만 정병은 정말 훈련이 잘 된 정예 중의 정예로 활을 들면 그 즉시 궁수대가 되어 적을 정확히 화살로 맞출 정도였으니.
지휘관 장료의 명이 떨어지자 성벽 위 장료 군은 즉각 활을 들어 활시위에 화살을 매겨 함성을 지르며 공성 병기를 밀며 끌며 성으로 접근하는 오군을 향해 화살을 날려 보냈다.
그러자 성 벽 위에서 수많은 화살비가 오군을 향해 날아드니 잠시 하늘이 화살비로 인해 어두워져 보일 정도였다.
그렇게 엄청나게 날아든 화살은 오군의 공성 병기를 이동시키던 병사들과 공성 무기에 직격이 되어 많은 오군 병사들이 죽거나 다쳤다.
이는 이미 보았던 법정의 공성전과는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 것으로, 법정은 적의 화살 공격에 대비하여 공성무기를 이동하고 조종하는 병사들을 지키기 위해 방어병들에게 큼지막한 방패를 들고 조종병을 보호하게 하며 성으로 나아가게 하였다.
하나, 오군의 경우 이러한 대규모 공성전을 치른 경험이 지난 2차 합비 공방전 이후로는 거의 없다시피 하였기에 경험이 부족하였고, 거기다 이러한 많은 공성무기를 동시에 투입하여 성을 공격하는 것 또한 실상은 처음이라 공격 방법이 서툴렀던 것이다.
물론 육손도 방패병을 붙여 공성 무기와 조종병을 보호하기는 하였으나, 그 방패가 일반 병사들이 드는 보통의 방패였기에, 방패병과 조종병 모두를 보호하지 못하였다.
그러한 오군의 약점을 간파한 장료는 방패가 막지 못하는 곳에 화살을 날렸고 이것이 주효하여 많은 오군이 죽거나 다치게 된 것이다.
육손은 공성 무기가 성에도 닿기 전에 많은 병사들이 죽어나가자 당황을 하였으나, 여기서 공성 병기를 뺀다면 더한 병사들의 희생이 있을 것이기에, 공성 무기를 성으로 접안 시키기로 하고 피해를 무릅쓰고 더 많은 병사들을 투입시켰다.
그리하여 오군은 꽤 큰 희생을 치르고 마침내 운제와 정란, 충차 등을 합비성에 접안 시키는데 성공하였다.
오군 병사들은 육손의 명에 따라 운제의 사다리를 타고 성을 오르기 시작하였고, 장료는 부관과 병사들을 보내 운제를 타고 성으로 오르는 오군 병사들을 격퇴하게 하였다.
그리하여 운제의 사다리를 타고 오르는 오 군 병사들을 향해 위 군이 화살을 날리고 돌덩이를 집어던지니 가까운 거리에서 이런 공격을 받은 오나라 병사들은 화살에 맞고 돌덩이에 머리가 터지며 사다리 아래로, 성벽 아래로 그대로 꼬꾸라져 박히며 중상을 입거나 주검이 되었다.
운제가 막히는 기미가 보이자 육손은 정란에서 합비성 성벽 위의 위 군을 향해 화살을 날리게 하였는데, 여기서 장료가 준비한 비장의 무기가 등장하였다.
그것은 바로 성벽 위에 거치할 수 있는 작은 벽력거로 장료는 즉시 소 벽력거를 작동시켜 오군의 정란을 향해 돌덩이를 날려댔다.
그러자 성벽과 지근거리에 붙어 있던 오군의 정란이 장료의 소 벽력거의 돌덩이에 맞아 파괴가 되니 정란 위에서 화살을 날리던 오군 궁수들은 부서지는 정란과 함께 아직은 차디찬 겨울의 땅바닥으로 떨어지며 큰 부상을 입었다.
이렇게 장료는 소 벽력거의 발사 거리가 짧은 것을 염두에 두고 적의 공성병기가 접근할 때까지 기다려 공격을 펼치니 제대로 적중이 된 것이었다.
하나, 오군의 공성 무기의 공격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었으니.
바로 많은 오나라 병사들이 다치고 죽었음에도 마침내 육손 군의 충차가 합비성의 성문에 다다른 것이다.
그리하여 충차가 힘을 발휘하기 시작하였고, 성문은 충차가 연이어 때려대는 커다란 타격음을 울려댔다.
이에 장료는 직접 일단의 병사들을 이끌고 성문 위로 향하였고, 미리 준비해둔 기름을 오군의 충차를 향해 들이붓고 불화살을 날렸다.
그러자 곧 기름을 뒤집어쓴 오군의 충차와 조종 병들은 불길에 휩싸였고, 병사들은 지옥에서나 들을 법한 무시무시한 비명소리를 지르며 사방으로 뛰어가거나 대굴대굴 굴렀다.
장료는 거기에 더해 불타고 있는 충차를 향해 돌덩이를 던지게 하니 불길이 타오르는 충차는 여지없이 부서지고 말았다.
이어서 장료는 성문으로 불이 옮겨붙기 시작한 불길을 물을 부어 끄게 하였으니.
장료의 이러한 빠르고 정확한 대처는 수성전의 모범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 * *
이렇게 육손의 오군이 공성무기를 총동원하여 공격하자 장료는 유격 군을 직접 이끌고 오군의 공격을 막으며 분전한 것이다.
육손은 실제 공성전이 자신의 생각과는 다르게 돌아가는 것을 보고 이 이상 공격을 하였다가는 오군의 피해가 커질 것을 알았기에 거기서 첫날의 공격을 마치기로 하였다.
그리하여 육손은 퇴각령을 내리니 여기서도 촉군과 오군의 공성전의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났다.
바로, 퇴각의 북소리와 징 소리가 들리자 오군 병사들은 법정의 촉 군과는 다르게 대열이 무너지며 무질서하게 퇴각을 하게 되니 공성 무기도 챙기지 못할뿐더러, 등을 보였기에 위나라 궁수 부대의 손쉬운 먹잇감이 된 것이다.
그렇게 오군 병사들은 진영으로 돌아오기 위해 필사의 도망을 쳤으나 상당수가 장료 군이 날린 화살에 그대로 직격되며 차단한 겨울의 냉기가 그대로 느껴지는 차디차고 냉정하기까지 한 얼어붙은 땅 위로 그대로 쓰러져 갔다.
그 가운데서도 그나마 공성무기를 챙기며 퇴각을 성공한 오 군이 있던 반면, 함께 퇴각을 하지 못한 오군의 공성 병기들은 이 역시 장료 군의 불화살과 돌덩어리에 맞아 불에 타고 부서져 내렸다.
이리하여 호기롭게 공성 무기를 최대한 동원하여 공격을 펼쳤던 육손은 장료의 완벽한 대응에 막히며 패배를 하고 말았다.
오군이 꽁지 빠지게 오군 진영으로 도망치자 합비성의 장료 군은 승리의 함성을 질렀고, 일부는 육손을 조롱하는 소리를 크게 외쳤다.
“듣도 보도 못한 오군 총사 육 가야! 장료 장군이 얼마나 무서운 줄 알았느냐? 네놈의 주인인 손권처럼 도망치는 꼴이 정말 우습구나!!”
* * *
첫날의 공성전에서 장료에게 패한 육손은 실제 공성전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뼈저리게 느꼈다.
‘역시 공성전은 정말 공격 측에 불리한 것이구나. 거기다 적장 장료는 대왕(손권)의 10만 대군을 상대한 용장이니 그 어떤 자보다 수성에 능한 것이지. 내가 너무 자만하였어…’
그러며 육손은 공성 무기의 위력이 자신의 생각보다 떨어지는 것과 그것의 운용 또한 부족하였음을 인정하였다.
‘아군의 공성 무기가 생각보다 위력이 떨어지고 게다가 이를 운용하는 방법 또한 많이 부족하였어.’
그렇게 첫날 패배의 원인을 스스로 분석한 육손은 만약 자신이 지금의 장료라면 어떠한 움직임을 가져갈지 생각을 하였다.
그리고 육손이 내린 결론은 하나였고, 육손은 곧바로 이에 대한 대응을 시작한 것이다.
* * *
한편 첫날의 수성전에서 승리한 장료는.
오군의 많은 공성 무기에 긴장을 했던 장료는 성공적으로 육손의 공격을 막아내고 승리를 거두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지만 오군이 피해를 입었다 한들 아직 객관적인 전력 차이가 컸기에 방심을 할 수는 없었다.
장료는 그러면서 생각을 하였으니.
‘나를 곤경에 처하게 만들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던 육손이 나에게 제대로 당하였으니 아마 그는 많이 당혹스럽고 놀랐을 것이야. 총사가 이러하니 나머지 장수들과 병사들도 많이 당황을 하고 있겠지. 이러한 때 내가 지난번 손권에게 했던 것처럼 새벽에 기습을 가한다면 의외로 육손 군을 쉽게 무너트릴 수 있어.’
그랬다.
원래 한번 당한 것은 또 당하는 법.
장료는 패배로 당황하고 뒤숭숭해 있을 오군 진영을 지난 1차 합비 공방전처럼 새벽에 결사대 수백을 이끌고 들이칠 생각을 한 것이다.
그리고 밤이 되고 어둠이 더욱 짙어지며 장료가 기다리던 그 새벽이 다가왔으니.
아직 겨울의 밤은 어둡기만 하다.
동이 아직 트기 전인 새벽은 그 어둠이 칠흑보다 더 한 것.
오군 진영은 이러한 짙고 짙은 어둠 속에서 조용하기만 하다.
그러한 때, 합비성의 성문이 열리며 일단의 수백 기병이 튀어나왔다.
바로 장료가 이끄는 결사대였다.
횃불을 든 장료의 결사대는 오군 진영을 향해 단숨에 내달렸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오군 진영에 다다랐다.
장료는 즉시 오군 지휘관인 육손의 막사부터 찾아 그곳을 향해 말을 달렸다.
새벽의 갑작스러운 장료의 기습에 오군 진영은 미처 대응을 못하는 눈치였으니.
장료는 쾌재를 부르며 육손을 제거하게 되면 이번 3차 합비 공방전은 2차 때보다 더한 승리가 될 것이라는 것을 확신하였다.
그렇게 장료가 육손의 막사에 다다른 순간!
갑자기 주위가 대낮처럼 밝아지는 것이 아닌가!
장료가 놀라 말고삐를 쥐어 말을 멈추게 하고 주위를 돌아보니 수많은 오나라 병사들이 횃불을 들고 장료의 기습 군을 포위한 채 빤히 쳐다보고 있던 것이다.
그리고 장료를 향해 이런 목소리가 들려왔다.
“장 장군, 낮의 승리에 취해 아군을 새벽에 기습까지 하다니 정말 배포가 크시군요! 하나, 6년 전처럼 내가 그리 쉽게 당해 드릴 수야 없지요!”
바로 육손이었다.
‘이런 육손이 나의 기습을 알아차렸구나!’
장료는 육손이 자신의 새벽 기습을 기다리고 있던 것에 당황을 하였으나, 빨리 이곳을 빠져나가는 것이 급선무라 여기며 결사대와 함께 육손의 포위를 뚫으려 하였다.
육손은 이곳에서 장료를 처리하지 못하면 큰 낭패를 볼 것이란 것을 알기에 다급하게 장료의 탈출을 막으라 명하였다.
이에 육손 군의 장수인 서성이 장료를 가로막으려 했다.
그러자 장료가 차가운 겨울 새벽의 공기를 크게 진동시키는 커다란 벽력같은 목소리로 서성을 향해 외치니.
“나는 장료다! 감히 나를 막는 것이냐!!”
이런 일성의 벽력같은 소리를 내지르자 서성은 자신도 모르게 주춤하였고, 장료는 대도를 휘둘렀으니 서성은 간신히 대도를 칼로 막아냈으나 그대로 밀리고 말았다.
그렇게 서성이 옆으로 밀려나자 장료는 그때를 놓치지 않고 결사대와 함께 쐐기진을 펼치며 육손의 포위를 뚫기 시작했다.
장료가 쐐기진의 앞에 서서 대도를 휘두르며 달려나가자 육손의 장수와 병사들은 자신도 모르게 몸이 굳어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하였다.
이에 육손은 즉시 화살을 쏘게 하였으나 단단한 갑옷을 입은 장료를 상처 내지도 막지 못하였다.
하지만 아무리 장료의 결사대라도 모두가 빠져나가지는 못하였으니 적어도 수십 기의 장료의 기병이 오 군의 포위를 뚫지 못하고 죽거나 생포가 되었다.
장료는 죽을힘을 다해 간신히 육손의 포위를 뚫고 합비성으로 도망칠 수 있었으니, 낮과 밤의 싸움에서 장료와 육손은 일진일퇴가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