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Shrine RAW novel - Chapter 1141
손상향의 반대에 관평은 눈쌀을 찌푸렸다.
그리고 으르렁거렸다.
“손 도위. 당신이 나설 자리가 아닙니다.”
“관 도위님. 지금 그 몸으로 추격을 하겠다는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이정도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침만 좀 바르면 나을겁니다.”
그럴리가 있나.
사실 상처들은 계속해서 욱씬거리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치료를 할 여유따위는 없다.
진유하에게는 혼나겠지만 고통을 억제하는 약을 가지고 있으니 그걸 먹으면 될 뿐 이다.
관평이 무덤덤히 말하자 손상향은 눈썹을 치켜떴다.
“무리하지 마십시요. 그러다가 죽습니다.”
“절대 죽지 않습니다. 고작 이정도 상처따위는… 저의 죽음이 아닙니다.”
관평이 싸늘히 말하자 손상향은 고개를 저었다.
“그럼 유언장이나 쓰고 가십시요.”
“하후상. 나 죽으면 내 재산 네가 다 가져.”
“가진 거라고는 참마도 한자루인 주제에. 개소리 말고 너는 빠져.”
하후상 역시 관평의 말을 부정했다.
관평은 지금 움직여서는 안된다.
피가 주륵주륵 흐르고 있는 놈이 무슨 추격을 하겠다는 건가.
하후상과 손상향이 말리자 감녕은 심드렁한 눈으로 모두를 둘러보았다.
“뭐든 좋아. 결정은 우리 대장이 하는 거지.”
모두가 방통을 지켜보았다.
관평의 말대로 시간을 많이 끌 수는 없었다.
적들에게 좀 더 피해를 입혀야 한다.
법정을 잡지 못하더라도 지금 적들의 병과가 하나 일 때 최대한 피해를 입혀놔야 다음 전투가 편했다.
방통은 빠르게 결단을 내렸다.
“관평. 너는 복귀해라.”
“형주목!”
“명령이다. 하후상, 손상향. 너희들은 관평을 데리고 영안성으로 복귀. 복귀하는 도중 유하를 만나면 그와 교대하고 지원을 하게 해라.”
아마 지금쯤이면 영안에서도 지원을 나왔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과 교체하면 된다.
“추격은 어떻게 합니까?”
“나와 감녕이 한다. 이상.”
더 이상 의견을 받지 않으려는 듯 방통은 딱 잘라 말하고 말에 올랐다.
감녕은 히죽 웃었다.
“괜찮겠수? 이런 추격은 원래 안하시는 분이잖수.”
“영안성의 안정을 위해서라도 최대한 피해를 입혀야 해. 지금이 아니면 기회는 없다. 감녕. 창운곡 까지 가는 길은 알지? 예정대로 그곳까지만 추격을 한다.”
영안성 일대의 지형은 방통과 감녕도 잘 알고 있었다.
언제든지 영안성을 차지하고 파성까지 노릴 준비는 항상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알겠수. 갑시다.”
“형주목! 적어도 하후상이라도…”
“미안하지만 네 녀석을 신뢰할 수 없다.”
“…그게 무슨.”
“손 도위만 두고 간다면 너는 분명 병사들을 이끌고 지원하러 따라올 것이다. 그렇지?”
방통의 싸늘한 말에 관평은 입을 다물었다.
분명 그랬다.
손상향은 객장에 불과했다.
병사들이나 장교들이나 관평을 더욱 따를 것이 분명했다.
그렇기에 하후상을 붙여 둔 것이다.
하후상은 비록 관평과 친구이지만 관직도 더 높고 병사들의 인망도 괜찮았다.
관평과 하후상의 명령이라면 그들은 하후상의 명령을 따를 것이다.
“하지만 하후상. 너는 관평이 날뛴다면 그를 이길 수 없을거다.”
“으음… 뭐 그렇습니다만.”
“만약 문제가 생긴다면 손상향과 함께 관평을 제압하도록. 아무리 미친 짓을 하려고 하더라도 너희 둘에게 상처를 입히지는 않겠지.”
“예.”
불만스러운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관평을 향해 방통은 빙긋 웃었다.
“나는 유하와 형제와 같은 사이. 그의 뜻을 어길 수는 없다. 이해해다오.”
“…알겠습니다.”
진유하는 관평이 위험한 짓을 하지 않기를 바랬다.
그런만큼 이런 상처를 입은 관평은 돌아가야 한다.
그가 체념한 듯 고개를 끄덕이자 방통은 감녕에게 지시했다.
“기병대 오천은 네가 이끌어. 궁병대는 내가 데리고 간다. 보병대의 창을 궁병대에게 넘겨. 근접전이 발생하면 창을 쓰게 하면 되니까.”
“음. 알겠수. 갑시다. 그럼.”
편제를 빠르게 바꾸고 궁병들이 장비를 보급받은 후 감녕과 방통이 후퇴하는 익주군을 쫓는다.
그들이 멀어지는 것을 지켜보던 하후상은 한심하다는 듯 관평을 지켜보았다.
“멍청이. 그러니까 평소에 잘 좀 하지 그랬냐?”
“…제길.”
관평은 휙 손상향을 노려보았다.
하지만 손상향은 그저 무덤덤한 시선으로 그를 마주 응시할 뿐 이었다.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빨리 움직이자. 승상부주와 장 교위님이 오시면 형주목을 빨리 도울 수 있을테니까.”
손상향을 노려보는 관평의 어깨를 잡았다.
그가 거칠게 걸어가 부상자들을 챙기자 하후상은 웃었다.
“감사합니다. 손 도위가 아니였다면 저 자식은… 아마 어떻게든 추격전에 참가했을 겁니다.”
“별 것 아닙니다. 다만… 걱정이군요.”
“형주목께서 쉽게 당하실 분은 아닙니다. 또한 창운곡까지 가는 길목의 지도는 저도 확인해봤습니다.”
잠시 말을 멈춘 하후상은 걱정하는 손상향을 안심시키듯 여유롭게 웃었다.
“창운곡은 함정을 쓰기에 용이한 곳입니다. 또한 기습을 당할 수도 있고. 하지만 그 전까지만 추격을 한다면… 괜찮을 겁니다. 산세가 험해서 함부로 습격을 할 수 없는 곳이니까요.”
“그럴까요? 만약 적들이 후퇴하는 척 하다가 다시 공격을 시작하면…?”
“그리 된다면 감 교위와 형주목께서도 후퇴하시겠지요.”
무리한 짓까지 해가면서 감녕과 방통이 그들을 공격하지는 않을거다.
추격을 하다가 역습을 하는 것은 쉽게 볼 수 있는 일.
경험 많은 감녕과 방통이 그런 것에 당할리 없다고 하후상은 생각했다.
“적들도 전투를 치루느라 크게 지쳐있을 겁니다. 기병들과 보병들이 힘을 합쳐 공격해 들어온다면 영안성을 지켜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겁니다.”
하후상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추격을 해주는 것이 맞습니다. 실제 전투는 하지 않더라도 추격을 하는 것만으로도 적들의 피로가 더 쌓이지요.”
전쟁은 전투 한번으로 절대 끝나지 않는다.
패배도, 승리도.
다음 전투를 위한 준비 작업에 불과했다.
방통이 그것을 모를리 없다 생각한 하후상은 손상향에게 빙긋 웃었다.
“그보다 대단하시던데요?”
“예?”
“관평 그놈이 노려보는데도 그렇게 무덤덤하고. 그 녀석 생긴게 험상궂어서 업에서도 어린애들이 보고 엉엉 우는데.”
“음… 그렇습니까?”
“예. 관평이 잘생긴 얼굴은 아니잖습니까.”
“후훗.”
손상향은 그저 밝게 웃을 뿐 이었다.
그녀를 향해 살짝 목례한 하후상이 관평을 돕자 손상향은 살짝 주먹을 쥐었다.
“…나름 잘생기고 귀엽게 생긴 건데.”
기병만으로 추격을 한다면 문제가 생기기에 보병들도 함께 하지만 그 탓에 기동력이 약화되었다.
흔적을 쫓으며 익주군의 후퇴 방향을 쫓은 감녕은 매복하고 있던 이들을 쓰러트리며 말했다.
“어쩌지?”
“흐음…”
법정, 그리고 왕평과 진도까지 낀 부대다.
퇴각을 할 때 그들이 어설프게 퇴각할 리 없었다.
길목마다 추격을 막기 위해 남겨진 듯한 적 기병부대들을 잡았다.
벌써 조우한 부대만 해도 세 부대.
삼천 가량 되는 이들을 궤멸시켰다.
“이런 걸 보면 태상전하가 확실히 선견지명이 있기는 하단 말이지.”
“병사들은 죽어나지만. 창병 훈련을 끝내지 못하면 다른 부대는 들어갈 수도 없다니. 참나.”
위국의 모든 병사들은 기본적인 창술 훈련을 끝내야 한다.
기병이든 궁병이든.
하다못해 지휘관과 군사 지망생들이라도 모두 창술 훈련을 마쳐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다른 병과는 갈 수 없다. 라고 아예 법에 명시되어 있었다.
이것을 제안한 것은 조조였다.
각 병종이 가지는 단점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였다.
궁병들이나 기병들도 창을 들고 다녀야 한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그것은 병사들의 훈련, 그리고 보수의 지급으로 해결되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지휘관들의 움직임은 다채로워질 수 있었다.
병종에 대한 약점을 엄청나게 줄일 수 있는 것이다.
방금 전의 전투도 그랬다.
궁병대들이 창을 쥐고 싸운 것만으로도 어렵지 않게 적 기병들을 잡을 수 있었다.
방통은 궁병들이 창을 돌려 등에 매는 것을 확인하고 말했다.
“여기서 멈추는게 나을까?”
“하지만 고작 이정도로?”
“음…”
“선택은 방 도련님이 하는거여.”
만약 여기서 멈춘다고 한다면 그래도 상관없다.
적 기병이 보병들과 합류하여 공격해 들어온다면 그것을 막으면 되니까.
여기서 영안성까지는 약 두시진에서 세시진 거리.
보병과 기병들이 움직이는 것을 감안한다면 더 시간이 걸릴 것이다.
진유하라면 분명 지금쯤 어느정도 수성 준비는 끝냈을 터.
감녕의 말에 방통은 차분히 생각하다 고개를 저었다.
“좀 더 간다. 주변의 상황을 파악하도록 하자고.”
“그러지.”
감녕이 말에 오르자 방통은 눈쌀을 찌푸렸다.
아까 전투 때문에 감녕의 말이 꽤 지쳐보인다.
방통은 감녕에게 손짓했다.
“왜?”
“내 말을 타라.”
“어? 괜찮겠수?”
“나는 보병을 이끄니까 좀 지친 말을 타도 괜찮아. 여차하면 궁병대를 움직여야 하니 기동력도 필요 없고. 하지만 너는 다르잖아?”
“그러니까 바꿔.”
“으음… 그럽시다.”
방통은 자신의 흑마를 감녕에게 주고 감녕의 말에 올라탔다.
얌전한 말이지만 꽤나 체력이 빠져 있었다.
“이제 어쩔거요?”
“길은 두개다. 아랫 길과 산길. 산길 쪽은 우리가 가지.”
길이 좁고 험한 곳이지만 매복이 숨어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둘 모두 넓고 평평한 아랫길로 가다가 윗길에서 낙석을 시도한다면 크게 당할 수 밖에 없다.
방통의 제안에 감녕은 인상을 썼다.
“혼자 윗길로 갔다가 문제라도 생기면 어쩌려고?”
“차라리 이게 나아. 문제가 생기면 바로 신호할테니 빠져.”
멀리 볼 수 있고, 또 상황 전체를 판단하여 전황을 만들어갈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방통이다.
하지만 감녕은 불안할 뿐 이었다.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요?”
“이쪽 길은 나도 잘 아는 길이야. 그러니까 걱정마라.”
산세가 험한 곳이라 전투가 벌어지기도 힘들다.
그리고 벌어진다고 하더라도 위국병의 특성상 근접전이 가능하니 바로 후열로 빠질 수 있을 것이다.
“위험할 것 같으면 도망치쇼!”
“알았어. 걱정마.”
비록 방통이 책사이기는 하지만 그 역시 기본적인 무력이 있었다.
형주목으로 있으며 꽤 자주 암살 위협을 당했고 거기서 벗어난 방통이다.
수경원에서 배운 무예도 있고, 또 위국 군사 훈련도 받았다.
거기에 여포나 감녕에게도 기술을 배운 방통이니 위기 상황에서 몸을 빼는 정도는 가능할 것이다.
“도적 토벌 할 때도 나 혼자 나간 적이 많아. 걱정마.”
감녕이 자꾸만 쳐다보자 방통은 손을 휘저었다.
그가 아랫길을 통해 움직이자 방통은 뒤를 보았다.
병사들 활과 화살을 등에 매고 창을 잡는다.
여차하면 근접전을 치뤄야 하기에 다들 준비를 마친 것이다.
그들을 보며 방통은 천천히 말했다.
“가자.”
산세가 험하기는 하지만 윗길로 올라오니 전체적인 상황을 볼 수 있었다.
험난한 산길을 넘어 걸어 올라간 방통은 망원경으로 전황을 살폈다.
망원경 끝에 청운곡이 걸린다.
협곡인 그곳의 위쪽에 대기하고 있는 부대와 돌무더기를 발견한 방통은 깃발을 크게 휘둘렀다.
밑에 쪽에 있던 감녕의 부대가 자신들을 발견하자 방통은 담담히 말했다.
“청운곡 안쪽에는… 역시 함정이 있군.”
망원경으로 청운곡 위쪽을 살핀다.
그곳에 설치되어 있는 낙석을 발견한 방통은 고개를 끄덕였다.
적 기병들은 이미 보이지 않는 것이 청운곡 통과하여 본대와 합류한 것으로 예상되었다.
“복귀한다.”
괜히 힘만 뺀 것 같지만 그래도 적들의 상황을 알 수 있으니 다행이다.
저곳까지 적들이 물러갔다면 성문을 보급받아 수성전의 준비를 시작할 수 있겠지.
그리 생각한 방통은 밑의 감녕대에 효시를 날렸다.
퇴각의 신호를 들은 기병대가 회군을 시작하자 방통은 천천히 말했다.
“우리도 가자. 첨병들 복귀시켜.”
“…이미 복귀령은 내렸습니다만.”
“…응?”
장교가 떨떠름히 말하자 방통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미 복귀령이 내려졌다고?
그런데 왜 아직 복귀하지 않은 거지?
그때 험준한 산 위쪽에서 포효가 터져나왔다.
“우리의 은인!! 비 종사의 원한을 갚아라!!”
거의 절벽이나 다름없는 가파른 경사다.
그 경사를 타고 날랜 병사들이 뛰어내려온다.
그 중 몇백은 발을 헛디뎌 굴러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경사를 타고 뛰어내려오는 이들은 그런 두려움 따위는 없었다.
그저 잔나비처럼 몸을 날리며 방통의 부대를 향해 적의를 드러낼 뿐 이었다.
등갑으로 무장한 그들을 본 방통은 기겁했다.
“이런 미친!! 산악병을 여기에 투입시켜!?”
저들은 익주군의 특수 병과인 산악병들이다.
그들이 왜 이곳에 있단 말인가.
험한 산도 어렵지 않게 탈 수 있는 산악병들은 모두 양평관과 검각 근처로 보낸 것이 아닌가?
저들 없이 어떻게 북쪽을 막으려고?
너무 관문만 믿고 있는 것 아닌가?
방통은 까득 이를 갈았다.
‘법정 이 개자식. 작정을 했구만…!’
물 밀듯이 흘려내려오는 수많은 산악병들을 보며 방통은 강하게 외쳤다.
“전원 창 들어!! 입구 쪽으로 빠진다!”
뿔피리를 불어 신호를 확인했으니 감녕도 움직일터.
힐끔 밑을 보니 감녕의 기병들도 입구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뚫엇!!”
비의의 죽음에 분노하고 독이 오른 산악병들.
그리고 방통이 이끄는 군세는 서로를 향해 무기를 겨눴다.
========== 작품 후기 ==========
안녕하세요! 레데입니다!
과연 방통은 어찌 될까요!?
히히
내일을 기대해주세요!
天空意行劍 // 성립은 안됐지만요 ㅋㅋ 그래도 대륙 내의 일이니까! 뚜둥!
타루티어루 // 함정에 걸린 방통의 운명은 과연!?
vofjelaosldk // 익주전 끝나면 나오겠죠 ㅎㅎ
마리오넷 // 어이구 힘듬…ㅠㅠ
일반사람 // 일단 외전으로 생각해둔건 꽤 있네용… ㄷㄷ
Bobbylow // 왘ㅋㅋ 사양ㅋㅋㅋ
슈비듀비 // 일단 거의 최종보스급이니까요 ㅋㅋ
Byrus // 감사합니다 ㅠㅠ
Guaaaaak // 맘같아선 빨리 익주전 끝내고 싶은데 그러면ㅋㅋㅋ 너무 허무…
으으…
그럼 내일 봅시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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