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Shrine RAW novel - Chapter 2
00002 장자지몽 =========================
장주가 꿈에 나비가 되었는데 훨훨 나비처럼 날아다니는 것이 스스로 기뻐 제 뜻에 맞았더라.
그래서 자신이 장주임을 알지 못했다.
그런데 갑자기 깨어 놀라 보니 장자가 되어 있었다.
알지 못하겠다. 장주가 꿈에서 나비가 된 것인가.
나비가 꿈에서 장주가 된 것인가.
나비로서 삶을 살아 온 장주는,
장주로서 삶을 살아 온 나비는.
과연 누구라고 할 수 있을 것인가.
“….”
머리가 아프다.
“아이고…”
절로 신음이 나온다.
분명히… 기억을 되새겨보니 나무에 오르다가 떨어졌던 기억이 있다.
“그렇지만 이건…”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농협 지점장님이랑 술을 마시다가 쓰러진 기억 역시 남아 있다.
“…뭐지.”
너무나 생생한 꿈이다.
마치 지금이 꿈인 것이라고 느껴질 정도의 생생한 꿈이다.
“으으으…”
생각을 이어갈 수록 머리가 지끈거린다.
뒤통수를 만져보니 커다란 혹이 나 있다.
머리는 붕대로 칭칭 감겨져 있다.
살짝 누르자마자 비명이 터져나올 뻔할 정도로 아프다.
이정도 혹인데 살아 있다니.
정말 죽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
“하으으…”
신음이 절로 나온다.
“난… 누구지.”
홀로 뱉은 질문에 답은 바로 나왔다.
당연하지.
기억상실증같은 건 아니니까.
나는 진유하다.
진유하.
조부님께서 지어주신 이름이다. 유하(流河). 흐르는 강.
십상시와 하진의 집권으로 흔들리는 황실과 천하 속에서 흐르는 강물처럼 고요하게 살아달라는 조부님의 깊은 뜻이 담겨진 이름이다.
하지만 그 답과 별개로 나는 또다른 답을 내놓았다.
“이유하…”
전주이씨 효령대군파 이명남씨의 장남.
유하(儒厦).
선비들이 모이는 큰 집이라는 뜻으로 훌륭한 사람들을 많이 포용하라는 의미로 할아버지께서 지어주신 이름이다.
가족관계는 온화한 아버지와 호랑이같은 어머니.
승냥이같은 여동생이 하나.
대한민국의 특별할 것 없는 남자로서 초중고를 졸업하고 대학교에 들어가고 군대까지 갔다온데다가 졸업하고 바로 취업해서 지금까지 살아 온 청년.
(주)태형유통의 국내 영업부 과장. 만으로 삼십세가 되어 아직 이십대라고 떠들지도 못하게 된 대한민국의 청년.
애인은 없음.
지금도 없고 과거에도 없었음.
한마디로 모태솔로.
삼십세까지 동정을 유지하여 마법을 쓰게 될 지도 몰랐던 청년.
하는 일은 국내 영업부 과장 이지만 말이 과장이지 국내 영업부에 사람이 없어서 여기저기 출장과 접대만 다니는 영업부 막내.
“나는… 이유하인가. 아니면 진유하인가.”
지끈거리는 머리를 잡은 채 나는 지금의 내가 누구인지 심각하게 고민했다.
“아씨. 모르겠다.”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
너무 생생한 꿈이다.
꿈이라고 생각하기에 무서울 정도로 실감나서 이유하의 삶이 꿈인지 아닌지 모를 정도다.
아니, 지금 이렇게 있는 것 자체가 꿈이라고 생각된다.
“아픈 걸 보니 꿈은 아닌 것 같은데…”
고전적인 방법대로 볼따구를 꼬집어 보았지만 볼만 얼얼했다.
“흐으으으으음…”
기억을 되돌려보자.
일단 진유하의 기억을 되돌려보면 어렸을 때의 기억이 떠오른다.
아니, 지금도 어리지만.
동경에 비추어진 내 얼굴을 보면 이유하와는 완전히 다른 얼굴이다.
일단 나이가 다르다.
서른살에 술과 담배로 찌들어 있는데다가 하도 농촌부터 시작해서 도시까지 여기저기 출장을 많이 다니고 걸어다니느라 다 탄 얼굴은 그럭저럭 뇌내망상으로 포장해서 귀엽다고 까지는 할 수 있는 꼬맹이의 얼굴이 되어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얼굴이 어색하냐?
그건 또 아니다.
불과 사흘 전에 봤던 얼굴과 똑같이 생긴 얼굴이다.
두 인간의 기억이 혼재되어 있으니 그야말로 미칠 노릇이다.
동경 속에 있는 내 얼굴을 아무리 봐도 어색함따위는 조금도 없다.
“하던 생각이나 마저하자…”
진유하의 기억에서 특별한 것은 별로 없었다.
일단 내 나이가 이제 아홉살이 되었으니 뭐 날 것도 얼마 없다.
특징적인 기억이라고 해봤자 어머니께서 역병 때문에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몇일 전에 들었다는 정도?
조부모님께서는 내가 한살때 모두 돌아가셨다고 하니 아예 기억 조차 안나고.
“아버지.”
아버지의 기억이 생생하다.
나무에서 떨어질 때 보였던 아버님의 파랗게 질린 얼굴.
아버지가 그런 표정도 지을 수 있었나 싶을 정도였다.
언제나 근엄하시며 표정 변화를 잘 보이지 않던 아버님께서 나무에서 떨어진 내가 기절하기 직전까지 어쩔 줄 몰라하던 표정을 짓던 것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놀랄 노자다.
“그리고 여기는…”
연주 동군 동아현.
아버님은 이천여 호 정도 되는 동아현의 현장이시다.
일만호가 넘어가는 복양 현이나 돈구현에 비하면 작은 현이지만 그래도 근처에 하천도 있고 산도 있고 밭도 있고 있을 건 다 있는 현이다.
무려 다른 현에서는 찾아보기도 힘든 시장도 있으니 말이다.
“이정돈가.”
이래저래 머리를 굴려봤지만 막상 떠올리려니 진유하의 기억은 이렇다 할 만한 것이 없다.
그 외에는 친하게 지내고 있는 사람들 정도?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아버지는 현장이셨고 동아현을 그럭저럭 잘 다스린다는 이야기 정도 밖에 모른다.
아버님에게 가르침을 받으며 글자는 다 떼고 지금 논어를 배우고 있지만 그 외에는 별로 공부한 것이 없다.
“이정돈가… 진유하의 기억은 그렇다고 치고… 문제는 이유하로 살았던 기억인데.”
고작해야 9년에 불과한 삶을 살았던 진유하보다는 방금 전에 꾸었던 이유하의 기억이 더 상세하게 떠올랐다.
“일단 군대가…”
생각만해도 이가 갈린다.
뭔놈의 쓰레기들이 그렇게 많았는지.
“아니 왜 안좋은 기억부터 떠오르지? 좋은 기억 많잖아. 가족들도 그렇고.”
가정환경이 그렇게 나쁜 것은 아니었다.
아버지는 공무원이셨고 어머니는 가정주부.
여동생은 백수.
청년 실업에 휘말린 불쌍한 아이다.
하늘같은 오빠에게 동네 개새끼만도 못한 취급을 하지만 그래도 지 앞가림은 자기가 하겠다고 대학교를 졸업하고 취직이 안되니까 바로 아르바이트에 들어간 아주 훌륭한 녀석이다.
가끔가다 소개팅도 시켜주고.
여자치고는 보기 드문 이과 졸업생인데 취업이 이렇게 안되다니.
“자… 그리고. 나는 어땠지?”
취업하는 것이 하늘에 별따기라는 인문대를 평범한 성적으로 졸업해서 어찌어찌 태형유통 영업직에 들어갔는데 이게 또 생각보다 재밌어서 어쩌다보니 과장 자리까지 올라갔다.
물론 신입은 들어오는 족족 일년을 못버티고 나가서 아직도 막내이기는 하지만.
내가 갈궈서 나간 것 아니다.
요새 애들이 낯가림이 심한건지 아니면 발로 뛰는 영업이 싫은 건지 얼마 못버텼을 뿐이다.
꼰대기질 안부리면서 열심히 가르쳤는데.
그 외에는… 고등학교에 별 일 없었고.
여성관계도 없었고.
대학교때도 별 일 없었고.
여성관계도 없었고.
“하… 이렇게 깨끗한 삶을 살았었나.”
이유하의 삶이 꿈 속의 삶인 것을 알았더라면 좀 더 방탕하게 놀걸.
타의적으로 동정을 유지한 자신에 대한 회의감이 느껴진다.
“그리고… 마지막 기억은.”
물건을 납품하던 충북 제천 덕산면의 농협 여직원에게 고백했다가 냅다 차이고 거기 농협의 점장님이 위로 차원에서 술을 사주겠다고 해서 같이 술을 진탕 먹었는데.
그 이후로는 기억이 안난다.
“하… 진짜. 돌겠네.”
이유하로서 이유하의 몸을 가지고 여기 있는 것이라면 그렇다고 칠 수 있겠다.
하지만 진유하의 기억까지 완전히 가지고 있다.
거기에 나는 스스로를 진유하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유하의 기억은, 그리고 경험은 그저 생생한 꿈이라고 밖에 인식되지 않았다.
그러니 내가 이런 고민을 할 수 밖에 없는거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이거지.”
진유하의 기억과 이유하의 기억을 대조해보면 이유하의 기억 속에서 진유하의 기억에 대해 알 수 있는 것이 몇가지 있었다.
“첫번째. 여기는…”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고풍스러운 방이다.
중국 드라마에서 볼 수 있을 법한 방.
나무로 만들어진 책장과 책 몇권. 죽간 잔뜩.
이제는 시골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물건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는 방이다.
창문 너머에 보이는 것은’삼국’이라는 드라마에서 봤던 옛 중국의 건물들과 비슷한 형태의 건물들이었다
거기에 입고 있는 옷은 허름하기 그지 없는 옷.
“그리고 두번째…”
진유하의 기억 속에 있는 이름. 그리고 시대상.
“황건적, 십상시. 하진, 황실… 그리고 천하.”
아무리 생각해도 그거다.
“후한 말이라…”
후한 말.
십상시는 황실을 능멸하고 황제는 주색과 아부에 빠져 정사를 돌보지 않으며 외척인 하진이 득세하여 천하에 혼란이 일어나는 시기.
각지의 군웅들이 자신의 야망을 펼치며 전쟁을 벌이고, 모략을 쓰고, 인재를 등용하며 천하를 흔드는 이야기.
혼란스러운 후한 말기.
혹자는 난세라 부르고.
혹자는 군웅할거의 시대라 부르는
삼국지의 시대에 와 있다.
삼국지?
하… 말도 안되는 소리지.
그렇지만 그렇게 치부하기에는 이유하의 기억이 너무 생생했다.
단순한 꿈이라고 넘어갈 만한 것일까?
내가 골똘히 생각하고 있을 때 방문이 열리며 한 여인이 들어와 놀란 얼굴로 외쳤다.
“어이구! 도련님! 깨셨어요!?”
“으악!! 어딜 만져! 더럽게시리!”
“도, 도련님!”
그런 더러운 손으로 어딜!
내가 현장의 아들이라 깔끔 떠는 것이 아니라 여인의 손은 진짜 더러웠다.
검댕과 때가 잔뜩 뭍은데다가 손톱에는 검은 때가 득실거린다.
진유하의 기억에 있는 저 여자가 자신을 만지는 것이 처음은 아니라는 걸 잘 알지만 아직 이유하의 기억이 너무 생생해서 거부감이 느껴진다.
“더럽다뇨! 씻고 왔는데요!”
“그게 씻은거야!?”
씻은 거라는게 더 놀랍다. 어떻게 씻으면 저렇게 때가 남지?
“도련님…”
내 말에 잔뜩 울상을 지은 여인이 시무룩해하는 것을 보며 한숨을 폭 내쉬었다.
내가 질색하자 날 만지려던 손을 내린 그녀의 모습에 겨우 안심하고 그녀를 찬찬히 살펴보았다.
아무리 봐도 삼십대 초 중반 정도로 보이지 않는 여자다.
이유하의 기억에는 없지만 진유하의 기억에는 그 기억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여자.
유모다. 어려서 어머니가 역병으로 돌아가시고 내 유모로 들어 온 여자다.
이름이…
“박앵이었던가.”
“기억하시는군요! 아아아… 천지신명이시여. 감사드립니다…”
내 막말에 상처받은 듯 보였지만 내가 기억을 한다는 것 때문인지 그녀, 유모 박앵은 기뻐하며 슬쩍 눈물을 흘렸다.
“이럴게 아니라 어서 현장님을 모시고 와야겠습니다. 도련님.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뭐라 말을 걸 새도 없이 박앵이 뛰어나가자 난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렇게 생각하고 분석할 수 있는 것도 이유하의 기억이 영향을 주기 때문이겠지.”
이유하로서 살았던 기억은 생각보다 내게 많은 영향을 주고 있었다.
유모를 보고 저렇게 대하는 것도 이유하로서 살아 온 기억 때문이다.
진유하의 기억에서 유모는 크게 바뀐 것이 없으니 말이다.
그때도 유모는 저런 손에 저런 얼굴이었고 저 모습 그대로 날 보살폈다.
“으으… 생각만 해도 역겹네.”
딱히 유모가 싫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다.
아니, 어머니의 얼굴도 제대로 기억이 나지 않는 날 어머니처럼 보살펴 온 것이 유모인만큼 유모를 좋아한다.
근데 이건 좋아하고 싫어하고의 문제가 아니잖아.
위생의 문제라고.
“아이고…”
신경을 썼더니 뒤통수가 아프다.
일단 눕자. 눕고나서 생각하자.
침상 위에 냅다 엎드려 목침에 머리를 기대고 아까 전 하던 생각을 이어나갔다.
“왜 하필이면 삼국 시대일까.”
많고 많은 시대 중에서 하필이면 왜 삼국 시대일까.
아니, 이건 너무 이유하로만 생각한걸까? 진유하에게 있어선 이게 당연한 일이겠지.
그냥 나무에서 떨어졌다가 의식을 잃고, 다시 깨어난 것에 불과하니 말이다.
“으으으으으으음…”
신음은 깊어만 간다.
아예 이유하의 기억이 없다면 그냥 세상 물정 모르고 놀면서 공부하다가 아버지처럼 관직에 오르고, 황실을 위해서 일을 했겠지.
“그냥 이대로 살아야하나… 뭐 나쁜 것은 아닌가.”
이유하가 삼국지에 미쳐산 것도 아니고 대학 시절에 배운것과 군대에서 할일 없을 때 읽은 것,
그리고 사장님과 이사님, 그리고 영업부 부장님이 삼국지 게임과 소설, 만화에 미쳐서 옆에서 구경하거나 빌려보는 정도였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이 세상의 지식은 알고 있다.
지금 상황이 내가 알고 있는 삼국지의 배경이 되는 후한 말기라면 말이다.
“같다면 좋은 거고 아니라면 뭐 어쩔 수 없는건가.”
삼국지는 정사와 연의로 나뉘어진다.
대학교에서는 교양시간에 정사에 대해서 배웠고 그 외에는 죄다 연의위주로만 접했다.
하지만 그런 지식이라고 하더라도 큰 흐름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적당히 주의하면서 살아갈 수는 있으려나. 역시 나쁜 것은 아니야.”
역사를 알고 있다는 것은, 시대의 흐름을 알고 있다는 것은 상당히 유리한 것이다.
물론 지금 이유하로 살던 세상에서 로또 번호를 안다거나 어디 땅값이 오른다거나 어디 주식이 오른다는 것보다는 못하지만.
“만약 이유하로 살아 온 기억의 삼국지와 지금이 맞다면 큰 무리 없이 살아갈 수 있겠네. 최종적으로는 진나라가 천하를 잡지. 대충 그게… 몇년 정도 후더라. 위나라에서 진나라로 변경되는 정도니까 조조의 신하로 살아갈 수 있으면 만사태평이겠구만.”
아니면? 아니면 말아야지.
두개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대한 혼란은 이미 잠재워졌다.
진유하든 이유하든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다.
어쨌든 몸은 진유하이고 내가 나를 진유하로 인식하고 있으니 이유하의 기억을 이용해 진유하로서 살아가면 그만이다.
생각보다 내가 냉정하다는 것에 피식 웃으며 난 느긋하게 중얼거렸다.
“나랑은 뭐 큰 상관이 없으니까.”
이유하의 기억에 있는 삼구지라는 역사 속에서도 진유하라는 이름은 알려지지 않았다.
정사에서도.
연의에서도.
그렇다면 그 흐름에 따라 살아가면 된다는 것이다.
“어쨌든 뭐…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으니까.”
이 세계가 이유하의 기억 속에 있는 삼국지의 시대라면.
그렇다면 이유하의 기억에 있는 지식을 이용한다면 적어도 나와 내 가족이 굶어 죽을 일은 없을 것이다.
전란에 휘말리는 일도 없을 것이다.
그저 평안히, 평탄하게 난세를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흐흠…”
이유하로서의 삶이 단순한 꿈이라면 그냥 넘어갈만한 일이겠지만
그것이 꿈이 아닌 진짜라고해도 나에게 나쁠 것은 없다.
하진이 십상시에게 죽더라도 나는 아무런 상관이 없겠지.
어차피 내가 하진과 관련될 일은 없을테니까.
십상시가 동탁에게 죽더라도 나는 아무런 상관이 없겠지.
어차피 내가 십상시와 관련될 일은 없을테니까.
동탁이 여포에게 죽더라도 나는 아무런 상관이 없겠지.
어차피 내가 동탁과 관련될 일은 없을테니까.
여포가 조조에게 죽더라도 나는 아무런 상관이 없…
“지 않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상관없…지 않아. 상관없지 않다고. 뭐야. 이거…”
등골이 서늘하다.
식은땀이 흐르는 것이 느껴질 정도다.
내 이름은 진유하.
그리고 내 아버지는…
“유하야!! 괜찮으냐!? 온아! 애비를 알아 볼 수 있겠느냐!?”
문이 열리며 들어 온 남자를 보며 난 진유하의 기억 속에 있는 아버지의 이름을 중얼거렸다.
“진궁… 공대.”
만약 이유하의 기억대로 시대가 흘러간다면.
“아이고… 천지신명이시여! 공자님! 맹자님! 제 아들을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고…! 아이고…!!”
아버지는 조조를 배신하게 되고 조조에게 패배하여 그에게 처형당하고 만다.
난 날 끌어안고 엉엉 우는 아버지의 품에서 멍한 표정을 지우지 못했다.